뒤돌아 본 7봉
영덕군 옥계리에 자리잡은 팔각산은 “산 정상을 따라 8개의 바위봉우리가 구름 쌓인 하늘을 향하여 첩첩히 솟아있다고 하여 팔각산(八角山)이라 하며, 달 밝은 밤에 정상에 오르면 그림자가 동해에 어른거린다고 한다. 옥 같이 투명한 물이 흐르는 옥계계곡과 그 배경이 팔각산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이상 영덕군 안내)
팔각산장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정상에 올랐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회귀산행의 경우, 그 도상거리는 약 4.5Km에 불과하지만, 8개의 험한 암봉을 오르내려야 하는 코스라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가 소요되고, 체력소모도 많은 만만치 않은 곳이다. 암릉에 철주가 박혀있고, 로프가 걸려 있는 둥 안전시설이 잘 되어있지만, 코스의 난이도는 춘천의 팔봉산이나 충북 알프스의 구병산보다 한 수 높게 느껴진다.
팔각산 등산안내도
2009년 10월 21일(수)
자이안트 산악회의 팔각산 산행을 신청 해 놓았지만, 이틀 전, 집사람이 계단을 헛디뎌 발을 다치는 바람에 산행을 단념한다. 하지만 정형외과에서 X-Ray를 찍어본 결과는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어, 약도 필요 없고 며칠 물리치료를 받아보라는 소견이다. 집사람은 그 정도라면 차를 타야하는 정형외과까지 가지 않고, 집에서 가까운 한의원에 혼자 가서 침을 맞아도 되겠다며, 예정대로 산행을 하라고 등을 떠민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주말은 감기기운으로 집에서 쉰 터라 못이기는 척하고 6시 10분, 집을 나선다.
영덕군 옥계리 까지는 먼 길이다. 서 안동에서 중앙고속도로를 버리고 34번 국도로 들어서서 안동을 지난 후, 다시 69번 국지도로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여정이다. 산악회에서도 12시 전에 산행을 시작 하려고, 평소보다 1시간 앞당겨 6시 50분에 양재역을 경유한다.
안동을 지나고
서초구청 건너편, 수협건물 앞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빈자리가 많으니, 편한 곳을 골라 앉으라고 한다. 버스가 경부고속도로 들어서고, 마지막 경우지인 판교에서 두서너 명이 더 오르자 비로소 오늘 참여인원은 모두 20명이 된다. 1사람이 적었으면 오늘 산행은 취소가 됐을 한계인원수이다. 두 자리를 혼자 차지하고 앉아 편안하게 가지만 내내 미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버스가 중앙고속도로로 들어서서 남진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주위의 산에는 단풍이 한창이다. 하지만 제천을 지나면서 보는 주변 산의 단풍은 아직 이다. 단양휴게소와 신촌 약수 탕에서 잠시 정차한 버스는 11시 34분, 산행들머리인 주차장에 도착한다. 정자와 등산 안내도가 보인다. 등산안내도를 카메라에 담고, 11시 35분, 하산로 표지판이 있는 돌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강원도 산에는 단풍이 한창이다
돌계단을 오르며 산행시작
보통은 주차장에서 오른쪽 계곡을 건너고 철 사다리를 오른 후, 1봉부터 시작하여 8봉인 정상에 올랐다,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하는 모양인데 어쩐 일인지 산악회는 역으로 안내를 한다. 산행시간은 3시간, 2시 30분까지 주차장으로 돌아오라고 당부한다. 돌계단을 지나고 나니, 가파른 암릉길이 이어진다. 11시 39분, 전망바위에 서서, 들머리 주차장, 팔각산장, 그리고 병풍암을 굽어본다.
가파른 암릉길
굽어 본 산행 들머리 주차장
11시 49분, 다시 전망바위에 서서 이번에는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서쪽의 447.8m봉을 카메라에 담고, 1분 후, ‘팔각산 20번 지점’을 지나 가파른 능선 길을 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려 등산로가 깊게 패어져있다. 1시 56분, 팔각산장 0.6Km를 알리는 돌표지를 지난다.
447.8m봉
팔각산 20번 지점 안내판
암릉 길이 계속되다 보니 곳곳에 전망바위가 있다. 전망바위마다 올라 주변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보니 어느덧 최후미로 쳐진다. 12시 11분, 안동 임공의 묘를 지나고, 완만한 오르막 능선을 거쳐, 또 다른 무명 묘에 이른다. 등산로는 다시 가팔라지고, 로프가 매어져 있다.
전망바위
전망바위에서 본 8각산 연봉
무명 묘
로프길
12시 26분, ‘팔각산 16번 지점’ 팻말이 있는 갈림길에 오른다. 왼쪽은 545m봉, 오른쪽이 팔각산 가는 길이다. 이곳에 놓인 돌 표지는 팔각산장까지의 거리가 1.5Km라고 알려준다. 기다리고 있던 후미대장을 따라 오른쪽 정상을 향한다. 완만한 오르막 능선길이 길게 이어진다.
갈림길
12시 40분, 정상석이 있는 팔각산 정상(628m)에 오른다. ‘第八峰’ 돌 표지도 보인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별로다. 북서쪽 나뭇가지 사이로 주왕산의 별바위가 모습을 보일 뿐이다. 오른쪽 좁은 암릉 위에서 보는 조망이 압권이다. 저 아래로 7봉을 비롯한 연봉들이 장쾌하고, 그 뒤로 도전리가 시원하게 펼쳐지는데, 310도 방향으로는 주왕산 줄기가 가깝다.
팔각산 정상
7봉으로 이어지는 칼날능선
팔각산 연봉과 도전리
310도 방향의 조망
스틱을 배낭에 꼽고 로프의 도움을 받으며 암벽을 내려서서, 12시 51분, ‘팔각산 13번 지점’ 팻말이 있는 안부를 지나, 작은 암릉을 넘어서자, 7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7봉을 향해 암릉 길을 걷는다. 길이 끊기며 좌우로 우회로가 보인다. 표지기가 붙어 있는 가파른 오른쪽으로 내려서지만 앞선 사람들의 발자취가 보이질 않는다. 다시 능선으로 올라 아래를 굽어본다, 저 아래에서 후미대장이 왼쪽으로 내려서라며 진행방향을 알려준다.
암벽을 내려서고
바위를 끼고 넘고
제7봉 가는 길
급경사 내리막이 장난이 아니다. 바위가 부서진 모래가 깔려 미끄럽다. 엉덩이를 깔고, 네발로 기듯이 내려선다. 이처럼 힘들여 지나고 보니 7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는 우회로다. 7봉으로 오르는 길은, 길이 끊어졌다고 본 직진 능선길인가? 아니면 오른쪽 길인가? 능선 안부에 이른 후 로프가 걸린 바위를 오른다. 바위 위에서 우회한 7봉을 뒤돌아보고, 가야할 6봉과 5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로프가 걸린 바위를 오르고
우회한 7봉
가야할 봉우리
암릉길이 계속되지만 안전시설이 되어있어 크게 신경이 쓰일 만한 곳은 없다. 6봉을 오르며, 7봉을 뒤돌아보니 정상적인 능선코스는 오른쪽으로 나 있음을 알 수 있겠다. 아마도 직진하여 7봉에 오르고, 오른쪽 로프가 쳐진 사면으로 내려서는 것이 정상루트인 모양이다. 우리들처럼 역코스를 취할 경우에는 7봉을 지나기 전에 우회로와 능선길의 선택 시 주의를 할 필요가 있겠다. 1시 27분, 6봉을 지나고, 3분 후, 7봉과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제6봉 표지석
8봉, 7봉, 그리고 6봉으로 이러지는 능선
1시30분, ‘팔각산 11번 지점’ 인 5봉을 지나며 가야할 4봉과 3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계속하여 철주를 박고 로프를 매어 놓는 칼날능선을 오르내린다. 가야할 4봉이 눈앞에 가깝고, 저 아래로 69번 국지도와 932번 지방도로가 내려다보인다. 1시 37분, 4봉을 지나며 정면의 3봉을 본다. 등산로가 폐쇄된 3봉을 지나는 대원들이 보인다.
제5봉 표지석
4봉과 3봉
가까이 본 4봉
제4봉 돌표지
3봉을 지나는 대원들
4봉을 내려서면 긴 철 계단이 이어진다. 철 계단을 통해 3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자, 오른쪽에 3봉을 오르는 등산로를 폐쇄한다는 경고판이 보인다. 이어 앙증맞은 통나무다리를 건너니, 정상이 아닌 3봉 자락에 ‘’第三峰“ 돌 표지가 보인다.
4봉을 내려서는 긴 계단길
등산로 폐쇄 경고판
제3봉 돌표지
‘第三峰’ 돌표지가 있는 안부에서 등산로가 두 갈래로 갈린다. 왼쪽은 우회로, 오른쪽은 암릉길이다. 오른쪽 암릉길로 올라 전망바위에 서서 69번 국지도를 굽어본다. 이어 비탈길을 내려서고, 커다란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본 능선에 진입한 후 왼쪽 비탈길로 내려선다. 1시 56분, 멋진 노송이 운치를 더해 주는 전망바위에 서서 도전리를 굽어보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멋진 노송이 있는 전망바위
전망바위애서 본 도전리
1시 59분, 암릉등산로와 일반등산로를 알리는 알림판을 지나고, 2시 2분, 등산로를 폐쇄한 2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2시 7분, 돌 표지가 있는 第一峰을 지나, 시야가 트인 내리막길에서, 오른쪽으로 지나온 팔각산 연봉을 돌아본다. 2시 24분,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2시 28분, 무명 묘 앞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철계단을 내려서고 계곡을 건넌다.
갈림길 알림판
등산로가 폐쇄된 2봉 오르는 길
제1봉 돌 표지
철계단
병풍암
2시 38분, 주차장에 도착하여,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뒤풀이 장소인 정자로 들어선다. 언제나 하산주로 마시는 막걸리 두어 잔의 맛이 그만이다. 대원들이 모두 하산하여 식사를 끝내자, 3시 5분, 버스는 영덕의 강구 어시장으로 향한다. 3시 40분 경 강구 어시장에 도착하여, ‘이가대게집’으로 들어선다.
강구
이가대게집
영덕대게는 아직 때가 이르다고 한다. 산악회가 1인당 15,000원씩 부담하여 홍게와 러시아게를 맛보자고 제안한다. 13명이 이 제안에 응한다. 나머지 분들은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모양이다. 맥주와 소주가 빠질 수가 없으니, 결국 1인당 20,000원 정도를 부담하지만, 모처럼 현지에서 맛보는 게맛이 좋고, 양도 푸짐한 편이라 모두들 만족하다는 표정이다. 버스는 5시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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