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화물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청계산(618m)을 넘고, 하오고개를 건넌 후,백운산(567m), 광교산(582m)을 지나, 수원시 경기대로 하산하는 약 25Km의 종주코스는 일명, 한양 남 알프스라고도 불린다. 약 8시간에서 10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쉽지 않은 코스다
2006년 7월 22일(토).
전국에 내린 집중 호우로 수해 피해가 심각하다. 산을 찾는 사람들이 수해지역의 산행을 자재하고, 산악회에서도 산행을 꺼리다보니, 산행일정들이 무더기로 펑크가 난다. 한심한 정치인들과 비교하면, 과연 산사람들이 달라도 많이 다르다. 앞으로는 산사람들 중에서 정치가를 뽑아야겠다.
산행지를 정하지 못하고 고민하던, 산이사회가 금요일에 한양 남 알프스 종주계획을 발표하자, 기대에 찬 대원들이 적극 호응하여, 무려 18명이나 참여한다. 신 회장을 비롯한, 운영위원들, 고문들, 그리고 조총, 정총의 총무단 등이 모두 참여한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참여치 못한 고봉대원, 경담대원,심천대장과 지난밤 과음으로 산행을 포기한 덕암대원 정도가 빠졌을 뿐이다.
심산대원이 산행을 가이드하고, 대원들을 A팀(종주할 대원)과 B팀(국사봉에서 탈출할 대원)으로 나누어 산행을 하기로 계획한다. 하지만 9명으로 구성된 종주 팀도 한양 남 알프스 종주코스를 다 밟지는 못하고, 예정 코스에서 약 5.2Km를 남긴, 토끼재에서 탈출한 후, 산이사회에서만 통용할 수 있는 청광종주(청계산-광덕산 종주)라는 기발한 신조어를 만들어 낸다.
우선 화봉대원이 제일 먼저 국사봉에서 성남 쪽으로 하산하고, (B팀 탈출코스)
발목이 불편한 백산대원, 소천대원, 그리고 여왕봉대원 등 고모 4인들을 포함한 6인의 대원들은 완주 팀을 지원하는 마음으로 하오고개까지 산행을 연장하며,
서울 외곽순환도로를 건너는 방법을 확인하고 싶었던 우림대원은 바라산을 넘어, 고분재에서 속말 쪽으로 탈출하고,
종주 팀 9인조는 광교산을 지나, 토끼재를 거쳐, 수지면에서 산행을 마친다.
문자 그대로 사분오열(四分五裂)이다. 위에서 열거한 것처럼, 4분(四分) 까지는 확인이 되는 데, 오열(五裂)은 확인하지 못하겠다. 사분오열이란 말이 한자의 사자성어(四字成語)에서 나온 말이니, 중국역사 약 5,000년의 경험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말이다. 그 경험에 의하면, 사분하면 반드시 다섯 갈래이상으로 찢어진다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완주 팀 내에도 또 다른 갈래가 있었다는 말인가? 아마도 종주의 성공여부를 놓고 이견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이번 산행은 전무후무(前無後無)한 기록으로 산이사회 역사에 오래 오래 남을 사건이라 할 수 있겠다.
산행 후, 산이사회 회원들과 행한 긴급 가상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먼저 무구대원,
"내가 뭐라고 했소? 사진은 10컷으로 제한해야 제시간에 하산 할 거고, 13문 종주 때처럼, 10분 산행하고 10분 휴식하면, 산에서 달 볼 거라고 했잖아요? 달도 없고, 랜턴 준비도 안 했으니, 중도 탈출한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지요."
다음은 잭 대장,
"산이사회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한양 북 알프스도 종주한다고, 소리만 요란하더니 실패로 끝나고, 남 알프스 종주도 도중 하차했으니, 이게 말이나 됩니까? 나 혼자서라도 종주를 해서, 산이사회 체면을 살려야겠네요."
어찌 우정대원의 꽈리가 빠질 소냐?
"누가 그래? 누가 실패했다고 하는 거야? 수원 광교산까지 왔으면 다 온 거지... 나머지 비로봉, 형제봉을 거쳐 경기대까지는 수원 아줌마들의 동네 뒷산이 아닌가 베. 거길 왜가지? 수지 쪽으로 빠져 (이건 절대 탈출이 아니라고요.) 호젓한 계곡에서 알탕을 즐겨야지, 넘 넘 행복한 산행이었지요."
가이더 심산대원의 해명이다.
"삼복더위에 남 알프스 종주는 처음부터 무리였지요. 산행이라는 것이 어디 종주만 의미 있는 건가요? 좋은 곳 찾아 즐기면, 그게 좋은 산행이지요. 매봉 오른쪽의 물 많은 계곡은 모두 처음 가 보셨죠? 청계산이 이름과는 달리 물이 없다고들 하지만, 서쪽 계곡은 이처럼 물이 좋지요. 무더위 속에서 10시간 가까이 걸어, 광교산까지 왔으니, 훌륭한 산행을 한 거죠."
신 회장님이 결론을 짓는다.
"허허, 회장은 가만히 있어도, 대장들, 운영위원들이 잘들 알아서 해주시니, 나는 왜 이처럼 복이 많은지 모르겠네요. 오른 산행은 훌륭했어요. 종주한 것과 다름이 없지요. 허, 허. 허."
화봉대원은 예정한 대로 B팀 탈출이니,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이고, 하오고개에서 산행을 마친 6명의 대원들을 대표하여 여왕봉 대원은,
"하오고개에서 대중교통 수단이 없어, 애를 먹었지요. 지나가는 차들을 세워보지만, 어디 세워주나요? 한 1.5Km 정도를 터덜터덜 걸으니 버스 정류장이 나오더군요. 완주 팀의 완주를 바랐는데, 시간이 부족했었나 보죠? 공연히 후미에서 부담만 드린 것 같아 마음이 불안하네요."
고분재에서 탈출한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8:38) 양곡 도매시장-(8:41) 등산로 입구-(8:54) 산행시작-(9:12) 개나리 약수터 갈림길-(9;17) 입맞춤 길-(9;42~9:47) 옥녀봉-(10:18~10:23) 옥녀봉 서쪽 계곡 휴식-(10:58) 바위전망대-(11:05~11;20) 매봉 뒤 막걸리 쉼터-(11:46) 혈흡재-(11:57) 망경대-(12:23) 석기봉-(12:35~12:12) 중식-(13:14) 조견선생과 만경대 안내판-(13:21) 이정표 NO.51<국사봉 1.65K>-(13:53) 국사봉-(14:16) 윤중동 능선 이정표 NO.32<하오고개 , 의왕, 성남 시경계 0.85K>-(14:40) 하오고개-(15:03) 지하차도-(15:09) 청계육교-(15:20) 등산로 진입-(15:51) 363고지-(16:01) 이정표 22 <바라산 3.2K,백운산5.7K>-(16:26)바라산능선,이정표23<바라산1.9K,백운산 4.4K>-(10:36) 발화산, 이정표 NO.24<바라산 1.5K, 백운산 4.4K>-(16:44) 백운호수 갈림길 능선-(16:52) 바라산 진입능선-(17;20~17:37) 바라산-(17:50) 고불재 갈림길, 이정표<백운호수 2.3K, 백운 산 1.7K>-(18:24) 속말』중식시간 약 40분을 포함하여, 총 9시간 30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이하 실패한 종주후기는 사진으로 대신한다.
산행시작
아래 그림은 들머리에 표기된 산행거리와 소요시간이다. 실제 산행시간은 옥녀봉까지 약 50분, 매봉까지 약 2시간 20분이 걸렸다. 이 실제 산행시간이 종주에 크게 집착하지 않겠다는 심산대원의 의중을 말해주고 있다.
들머리에서의 산행거리와 시간
옥녀봉
아래 그림에서 처럼, 정규코스를 따라 옥녀봉에서 매봉에 오르지 않고, 우리들은 옥녀봉에서 서울대공원으로 흐르는 능선을 타고 내리다가, 왼쪽 골짜기로 내려선 후, C자형의 계곡을 거슬러, 매봉 뒤 막걸리 파는 휴식 터로 내려선다. 산행 시간은 정규코스보다 약 30분 이상 더 걸렸지만, 인적이 드믄 골짜기에는 그야말로 청계가 시원스럽게 흐르고 있었다.
옥녀봉에서 매봉까지의 코스
대공원 쪽으로 내려오다 본 매봉.
서기(瑞氣)마저 감도는 아름다운 송림길
물 맑은 계곡에서의 휴식
응급조치
만경대에서 본 매봉
만경봉 군부대 철책
석기봉
석기봉에서 본 만경대
석기봉에서 내려본 헬기장, 하오고개 건너, KBS 송신탑
석기봉의 기암
헬기장에서 본 석기봉과 만경대-이정표에서는 헬기장을 석기봉이라고 적고 있다.
송산 조견선생과 만경대 해설판
국사봉
윤중동능선의 이정표 NO.32 <하오고개 0.85K>
아래 그림에는 윤중동능선에서 시작하여, 서울 외곽순환도로를 건너는 길이 2가지로 표시돼 있다. 점선이 옛길이고. 윤중동 능선에서 붉은 화살표를 따라 청계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것이 권장하는 새 길인 듯싶다. 나는 하오고개까지 내려와 구 도로를 따라 걷다가, 안내도의 도깨비도로 부근에서 57번 국도로 올라, 청계육교을 통해, 서울 외곽순환도로를 건넜다. 따라서 외곽순환도로를 건너느라, 약 40분간을 소비한다. 옛길에 비해 약 30분 정도는 더 걸은 것 같다.
고속도로 건너는 방법
구 도로를 걷는 대원들
도깨비 도로로 이어지는 지하차도
청계육교에서 내려다 본 청계 톨게이트
57번 국도의 "안녕히 가십시오" 팻말 - 성남시와 의왕시의 경계
363고지
갈림길의 이정표 NO.22 <바리산 3.2K>
같은 위치의 등산 안내도
위 갈림길에서 바라산 진입능선까지의 약 2.5Km는 인적도 없이 호젓한 완벽한 산책로다. 이렇게 멋진 산책로가 있고, 백운산, 광교산 등 명산이 있어, 한양 남 알프스가 산악인들에게 인기인 모양이다. 어차피 종주는 그른 일, 서둘지 않고 천천히 산책을 즐긴다.
아름다운 산책길
발화산 (425.5m봉)
바라산 진입 능선
급경사 바라산 오름길 - 깔닥고개가 무색할 정도다.
바라산에서 본 백운 저수지
바라산에서 본 백운산과 광교산
바라산 정상의 송림
바리산 정상
당겨 찍은 백운산
고분재 갈림길 이정표 NO.27<바리산 07K, 백운산 1.7K, 백운호수 2.3K>
백운산까지 1,3Km가 남았다. 한 시간 이내의 거리지만, 시간이 벌써, 5시 50분이다. 종주를 하려면 이직도 3시간 이상을 더 걸어야 한다. 미련 없이 속말 쪽으로 탈출한다.
고분재 약수터
하산 완료.
속말 중앙농원 식재관광농원
다음에는 가을에 아침 일찍 출발하여, 한양 남 알프스 종주를 다시 시도하던가, 아니면, 심심할 때 아무 때건, 오늘 하산한 속말에서 고분재로 올라, 못 다한 나머지 구간을 이어 달리든가해서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2006.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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