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있는 여인의 모습을 닮은 두류산 능선
두류산은 화천군 사내면 명월리 동쪽에 있는 산이다. 두류산은 원래 지리산의 옛 이름인데, 전설에 의하면 백두산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리던 산줄기가 화천에서 주춤하며 한번 쉬면서, 이곳에 작은 두류산 하나를 떨어뜨려 놓고 지리산으로 향했다고 한다.
두류산은 계곡 물이 맑고 숲이 울창하여 여름산행으로 제격인 산이다. 금강산을 찾아가는 신선들이 뛰어난 풍경에 반해 잠깐 들러 쉬어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주변의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산세가 마치 당대 최고의 미인인 명월이가 누워 있는 옆모습 같다 하여 명월산이라 부르고, 마을 이름도 명월리이다.(이상 관련자료 발췌)
<산이 좋은 사람들 산악회>가 8월 8일(월) 옥타브대장의 안내로 두류산을 간다. 옥타브대장은 아래와 같이 3가지코스를 제시하며, 무더운 날씨를 감안하여 산행시간은 6시간 30분으로 여유 있게 정할 터이니, 대원들 각자가 코스를 선택하여,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안전하게 산행을 하라고 당부한다.
〇 A코스 : 명월리 교통통제소-헬기장-두류산 정상-백마계곡-신선바위-두류산 건강원주차장(8.9Km)
〇 B코스 : 명월리 교통통제소-헬기장-두류산정상-재치봉-백마계곡 합수점-신선바위-두류산 건강원 주차장(10.4Km)
〇 C코스 : 대성사-창안산-633봉-920봉-972봉-두류산-970봉-941봉-대명사-두류산 건강원주차장(9.9Km)
개념도 1
2016년 8월 8일(월)
복정역 1번 출구 도로 변에서, 7시 35분 경, 산악회버스에 올라, 오랜만에 옥타브 대장을 반갑게 만난다. 버스는 마지막 경유지 복정을 출발, 계속 국도를 따라 북상하여, 8시 44분 , 내촌휴게소에서 15분 정도 정차한다.
이윽고 버스가 출발하자 옥타브 대장이 오늘 산행코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 한 후, 4시 30분 까지 두류산 건강원주차장까지 모두 하산해 달라고 당부한다. 이어 코스별 산행자를 파악하는데, A 코스 서너 명에, 나머지는 모두 C코스를 택한다. 그러자 A코스를 선택했던 사람들도 모두 C코스로 합류한다. 나는 A코스를 선택하여, 산행시간은 5시간 이내, 나머지 시간은 백마계곡에서 피서를 하겠다는 생각이었지만, 모든 대원들이 C코스를 택하는 것을 보고, 옥타브대장에게, C코스에서 출발한 후, 백마계곡으로 하산해도 4시 30분까지 하산이 가능하겠느냐고 확인한 후, A코스와 C코스를 절충한 약 11.6Km에 달하는 D코스를 택한다.
버스는 9시 51분, 56번 국도변, 토마토 오작교 앞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한 후, 다리를 건너며, 주변풍광을 카메라에 담고, 도로를 따라 올라, 10시 10분, 창안산 삼림욕장 안내도 앞에 선다.
버스 산행들머리 도착
토마토 오작교
다리 건너 뒤돌아 본 사내
창안산 삼림욕장 안내도
삼림욕장 안내도를 카메라에 담고, 옥타브대장을 따라, 직진하여 대성사로 향한다. 호국도장(護國道場) 대성사(大盛寺)는 대웅전, 범종각, 그리고 설법전으로 구성된 작은 규모의 사찰이다. 인적이 없는 조용한 경내를 잠시 둘러보고 설법전 옆 등산로로 들어선다.
왼쪽 창안산 오르는 계단과 전망대
대성사로 들어서고
대웅전
범종각
설법전
울창한 숲속으로 좁은 등산로가 이어진다. 10시 4분, 창안산 2.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만나고, 이어 벤치가 놓여있는 솔배움터를 지난다. 등산로가 가볍게 오르내리며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등산로 옆 나무 등걸에 걸려있는 쓰레기통이 눈길을 끈다.
이정표
솔배움터
나무 등걸에 걸린 쓰레기통
로프가 쳐진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고,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하여, 10시 31분,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 오른다. 대성사에서 804m 떨어진 지점이라고 한다. 오른쪽은 덕고개에서 올라오는 길이고, 조금 전에 우회했던 봉우리에 산불감시초소가 보인다. 왼쪽 창안산으로 향한다. 이정표에 표기된 창안산까지의 거리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대성사를 지나 만난 아래 이정표에는 창안산까지의 거리가 2.8Km라고 했는데, 이곳의 이정표에는 약 1Km<804m+268m>로 표기되어 약 1.8Km나 차이를 보인다.)
사면 우회로에도 로프가 쳐져있다.
이정표
산불감시초소
등산로 변에 운동기구도 보인다. 산내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 모양이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명지령과 신천동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그 왼쪽으로 명월이 누워있는 모습의 두류산 능선과 명월의 얼굴을 닮은 두류산이 모습을 보인다.
등산로 변의 운동기구
신천동 마을, 명지령
두류산
10시 35분, <창안산 정상 50m/대성사 852m>를 알리는 삼거리 이정표를 지나고, 안전시설이 된 암릉을 거쳐, 10시 39분, 망우정과 운동기구, 그리고 정상석 등이 있는 창안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서 잠시 주위를 둘러보지만, 전망으로는 명지령과 놀미뒷산(929m)이 정도가 보일 뿐이다.
삼거리 안부 이정표
안전시설
망우정
창안산 정상석
정상에서 휴식을 취하는 대원들
창안산을 내려선다. 등산로 주변에 남아 있는 허름한 대피소, 낡은 초소 등이 눈길을 끈다. 10시 46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직진하고, 10시 54분, <창안산정상 520m/두류산정산 3,180m>를 알리는 이정표을 지난다. 이 이정표를 보면, 창안산에서 두류산까지는 3.7Km이고, 토마토 오작교에서 이곳까지 약 2Km를 한 시간 동안에 걸었음을 알 수 있겠다. 이정표에는 화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외수의 시가 걸려있다.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 허름한 대피소
이정표
이정표에 걸린 이외수의 시
11시 4분, 두류산 2,720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 사이로 부드럽게 오르내리는 등산로를 따라 산책하듯 유장하게 걷는다. 서울에 있었다면 35~6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 속에서 고전을 하겠지만, 원시림 같은 숲속을 유장하게 걷다보면, 심하게 더운 줄은 모르겠는데, 어쩌다 부는 바람결이라도 만나면, 그 시원함은 비길 데가 없다.
울창한 숲속 길 1
울창한 숲속 길 2
후미를 챙기는 옥타브 대장
11시 32분, 두류산 1.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10시 54분에 두류산 3.1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났었으니, 38분 동안에 이곳까지 1.58km를 걸었다는 이야기이다. 이를 시속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2.5Km 걸은 셈이니, 지나온 능선이 얼마나 부드러웠나를 알 수 있겠다.
이정표
다소간의 업 다운은 있지만, 이제까지와 같은 부드러운 능선길이 20여분 더 계속되더니, 11시 54분, 드디어 오르막이 시작된다, 가파른 오르막에 로프가 설치되고, 바닥에는 말굽 형 철주를 밖아 놓았다. 가파른 암릉을 로프에 의지하고, 말굽을 디디며 조심조심 힘겹게 오른다.
가파른 오르막
암릉
산이 너무 가팔라, 산사면의 나무들은 하늘로 뻗지를 못하고, 비스듬히 누워있는 모양새다. 네발로 가파른 능선을 기어오르자, 암벽이 앞을 막고, 등산로는 암벽 왼쪽 틈바구니로 위태롭게 이어진다. 12시 37분, 전망바위에 올라 지나온 창안산과, 사내면, 그리고 멀리보이는 화악산을 카메라에 담고, 잠시 숨을 돌린다. 한 시간 가까이 빡센 오르막을 오르다보니, 땀으로 바지가 흠뻑 젖었다. 배낭에서 식염 포도당을 꺼내, 2알을 복용하고, 흡수가 빠른 포카리스웨트를 마셔 수분을 보충한다.
가파른 산사면에 엉거주춤 비스듬히 서 있는 나무들
앞을 막는 암벽
왼쪽 틈새로 위태롭게 이어지는 등산로
전망바위에서 본 창안산과 사내면, 그리고 정면 멀리 보이는 화악산
등산을 할 때, 땀으로 바지까지 흠뻑 젖는 경우는, 흔히 무덥고 습도가 높은 7월 하순 경에 많이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럴 때에 적절한 수분보충이 되지 않으면, 탈진하게 된다. 8월에 땀으로 바지가 흠뻑 젖는 경험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그만큼 지나온 능선이 빡세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12시 47분, 이정표가 있는 910m봉에 오른다.
삼거리 이정표
910m봉은 A코스와 C코스가 만나는 지점이고, 이제 두류산까지 남은 거리는 660m다, 왼쪽 1,830m 떨어진 교통통제소는 바로 A코스 산행들머리이다, 그곳에서 이곳까지 오르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100분 정도라고 한다. 이에 비해, C코스의 산행들머리에서 이곳까지의 거리는 약 4.5Km에, 산행시간은 3시간 50분이 걸렸다, 거리도 시간도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개념도 2
12시 48분, 너른 공터가 있는 930m봉에 올라 잠시 주위 조망을 둘러본다. 하지만 박무(薄霧)가 끼어 좋은 사진을 얻지 못해 유감이다. 12시 50분, 로프가 드리워진 가파른 내리막길을 조심조심 내려선다. 정면으로 나란히 우뚝 솟은 암봉 두 개가 눈길을 끈다.
930m봉
사내면 쪽 조망
명월리와 복주산, 복계산 수피령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능선
930m봉에 걸린 표지기들
나란히 우뚝 솟은 두 개의 암봉
12시 58분, 950m봉을 지나고, 안부로 내려서면서, 만나는 기암을 차례로 카메라에 담는다. 안부를 지난 등산로는 가파른 능선을 좌우로 우회하더니, 1시 31분,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는 두류산 정상에 이른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사방을 둘러싼 나무들 때문에 제로다. 910m봉을 출발한 것이 12시 47분 이었으니 660m를 진행하는데 44분이 걸렸다는 이야기이다. 두류산 능선이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다.
기암 1
기암 2
능선 오른쪽 우회,
능선 왼쪽 우회
정상석
삼각점
정상을 벗어나, 앞에 보이는 바위에 걸터앉아, 시원한 맥주로 갈증과 더위를 달래고, 행동식으로 간단히 식사를 한 후, 한동안 휴식을 취한다. 이윽고 옥타브 대장이 후미일행과 정상에 오르고, 나는 1시 50분 경, 앞서 하산을 시작한다.
걸터앉아 휴식을 취한 바위
후미일행과 옥타브 대장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1시 59분, 후미일행과 함께 이정표<등산로 입구 2,670m/창안산정상 3,040m>가 있는 삼거리 안부에 내려선다. 이곳에서 옥타브대장을 비롯한 후미일행은 등산로 입구 쪽으로 바로 하산을 하겠다한다. 지금 시간이 2시, 출발시간까지는 아직도 2시간 30분이나 남았는데, 지금 이곳에서 하산을 하면, 시간도 많이 남겠고, 아울러 당초에 의도했던 백마계곡 탐방을 포기해야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삼거리 안부
나는 옥타브대장에게, 백마계곡을 탐방하겠다고 양해를 구한 후, 일행과 헤어져, 혼자서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오른다. 이어 2시 7분, 970m봉을 지나고, 원시림 같은 울창한 숲길을 빠르게 달려 내린다.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거의 없는 멋진 숲길이다. 안부에 내려서서, 가슴 높이까지 자라 오른 잡초을 헤집고 진행한다.
원시림 같은 멋진 숲길
가슴 높이까지 자란 안부의 잡초
참나무 거목 사이로 등산로가 부드럽게 이어지고, 길섶에는 들꽃들이 아름다움을 뽐낸다. 아름다운 숲에 정신이 팔려, 941m봉은 지나는지도 모르게 지난다. 등산로 주변 여기저기에 꺾어진 나무, 쓰러진 나무들이 보인다. 흡사 원시림 속을 걷는 기분이다
들꽃 1
들꽃 2
들꽃 3
꺾어진 나무, 쓰러진 나무
2시 44분, 오른쪽 참나무 숲속에, 하늘을 찌를 듯 치솟은 낙엽송 몇 그루가 시선을 끌더니, 1분 후, 이정표도 없는 삼거리에 이른다. 직진방향으로 산행표지기가 걸려있고, 왼쪽 길 입구에는 붉은 리본이 나풀거린다. 백마계곡을 향해 왼쪽 길로 들어선다.
참나무 숲속의 낙엽송이 눈길을 끌고
직진길
왼쪽 백마계곡 하산 길
백마계곡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은 말 그대로 거친 원시림이다. 약 15분 정도 이런 능선 길을 내려서니, 비로소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 능선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계류가 흘러내린다. 3시 15분, 두 계곡의 물이 합수하기 직전의 왼쪽 계곡으로 내려서서 약 25분 정도, 시원한 알탕을 즐긴다.
백마계곡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1
능선길 2
알탕을 즐긴 계곡
알탕을 즐긴 곳
신선노름을 하다 보니, 시간이 살같이 지난다. 3시 40분, 서둘러 행장을 수습하고 백마계곡을 달려 내린다. 사람들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계곡이지만, 제대로 사진을 찍을 겨를도 없이, 서둘러 달린다.
폭포
맑은 계류와 초록색 이끼
때 묻지 않은 계곡
소
4시 9분, 너른 공터로 들어서고, 이어 잡풀이 무성한 임도를 달려 내려, 4시 14분, 대명사 입구를 지난다. 절 경내를 둘러 볼 여유가 없어 유감이다. 4시 18분, 두류산 등산로 안내도 앞에 도착하여, 옥타브대장에게 10분쯤 늦겠다고 전화를 한 후, 다시 뛰듯이 달려 내린다.
대명사 입구
두류산 등산로 안내도
4시 22분, 팬션 풍의 멋진 집을 지나며, 집 뒤 산록에 우뚝 솟은 신선바위를 카메라에 담고, 4시 26분, 두류산 쉼터를 지나, 4시 34분, 대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버스에 오른다.
팬션 풍의 멋진 집
신선바위
두류산 쉼터
(2016.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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