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봉에서 본 하봉
계단으로 도배를 한 영봉-월악산(月岳山)이 월계산(月階山)으로....
2016년 6월 21일(화)
<좋은 사람들 산악회>를 따라 월악산을 간다. 코스는 『수산리-보덕암-하봉-중봉-영봉-마애불-덕주사-덕주골』로 월악산 주능선의 암봉을 꿰고, 덕주사로 하산하는 종주코스다. 도상거리 12.2Km에 산악회가 제시한 산행시간은 6시간이다.
담방로 안내(사진 클릭하면 커짐)
보통 산이라면 도상거리 12.2Km에 산행시간 6시간이면 문제가 될 것이 없겠지만, 월악산이 어떤 산인가? 하봉, 중봉, 영봉((靈峰·1,097m)으로 이어지는 주 능선은 등산로가 험하고 거친 곳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게다가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산행이 아닌가? 6시간으로는 무리다.
수산리-영봉 간 거리와 구간별 난이도, 소요시간(펌)
영봉-덕주골 간 거리와 구간별 난이도, 소요시간(펌)
가을국화 대장이 우리를 안내한다. 가을국화 대장은 항상 후미에서 걸으면서 산행시간을 여유 있게 배정한다. 게다가 월악산은 서울에서 2시간 정도의 이동거리에 있으니, 가을국화 대장은 산악회가 제시한 6시간을 고집할 리가 없겠다는 판단 하에 따라 나선다. 월악산의 변한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고, 지금의 내 체력이 어느 정도인가? 테스트해 보겠다는 의도도 깔린 산행이다.
2003년 11월, 월악산을 종주한 적이 있다. 이때는 수산리가 아닌 송계 2교를 산행들머리로 해서 보덕굴을 거쳐, 보덕암에 올랐었다. 10년이 넘는 오래전의 일이지만, 밧줄에 매달려 절벽을 오르던 아찔한 기억이 지금도 새롭고, 영봉에서 조망안내판의 도움을 받으며, 둘러보았던 남쪽의 백두대간 줄기의 웅혼(雄渾)한 흐름에 매혹되어, 다음 해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백두대간종주에 뛰어 들게 된 계기를 마련해 주었던 잊을 수 없는 산행이었다.
영봉에 설치 됐던 조망 안내판(사진 클릭하면 커짐)
7시 15분, 서초구청 앞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버스가 마지막 경유지를 경유했는데도 36인승 버스에 빈자리가 서너 너덧 보이는 것을 보면 오늘 산행 참여자는 32명 정도인 모양이다. 그런데 참여자들 중 절반은 나이 드신 시니어들이다. 아마도 이분들은 계곡을 찾으시는 분들인 모양이다.
산악회 버스는 대원들의 아침식사를 위해 충주휴게소에서 20분 간 정차한 후, 다시 출발하자, 산행대장은 산행코스를 설명한 후, 오늘은 날씨도 덥고, 습도도 높아 산행하기가 쉽지 않겠다며, 오늘 산행시간은 버스가 산행들머리에 도착한 시간을 기준으로 7시간을 주겠다고 한다. 아울러 중간탈출로로 송계삼거리에서 동창교로 내려설 수 있으니, 참고하라고 알려준다.
버스는 9시 28분 경, 수산 1리 입구, 들머리에 도착한다. 역시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절반 정도이다. 차에서 대원들은 산행준비를 한 후, 9시 30분 경, 마을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버스 산행들머리 도착-내리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들머리 안내판
수산 1리 돌 표지
다리를 건너며 주위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주위가 온통 산 첩첩이다. 인적이 없는 마을을 관통하고, 풋사과가 매달린 과수원을 지난다. 땡볕 속 그늘이 없는 도로를 따라 걸으면서도, 기분은 풋풋하다.
오른쪽 조망
왼쪽 조망
10시 방향의 조망
마을을 관통하고
과수원을 지난다.
영봉 탐방로가 마을을 벗어나, 가볍게 오르내리며 산속으로 이어지고, 도로를 따라 걷는 대원수가 10여명에 불과하다. 길가에 하얗게 핀 개망초가 눈길을 끈다. 10시 6분, 탐방로 안내판이 있는 보덕암 입구에 이르고, 등산로는 보덕암을 향해 가파르게 오른다.
마을을 벗어나고
흐드러지게 핀 개망초
보덕사 입구의 탐방로 안내(사진 클릭하면 커짐)
10시 15분, 보덕암에 들러 잠시 주위를 둘러 본 후, 샘물로 목을 축이고 되돌아 나와, 10시 19분, 입산제한시간 안내판이 있는 등산로 입구로 들어선다. 안내판은 산행들머리에서 이곳까지가 2.2Km, 이곳에서 하봉까지가 역시 2.2Km라고 알려준다.
보덕암 대웅전
보덕암
보덕선원
등산로 입구
가난은 돈이 없는 게 아니 네....(사진 클릭하면 커짐)
울창한 숲속으로 좁은 등산로가 이어진다. 비로소 산행이 시작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티크목계단을 만나고, 이어 길게 이어지는 가파른 통나무계단을 오른 후, 암벽을 왼쪽을 우회하여, 10시 39분, <보덕암 0.5Km/영봉 3.5m>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한편 이정표에 붙여 놓은 <월악/01-16> 119 구조목은 이곳의 고도가 해발 543m라고 알려준다.
울창한 숲 속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목재 계단과 길
통나무계단
이정표
또 한 차례 계단을 오른 후, 잠시 정겨운 산길을 걷고, 이어 책 바위를 지난다. 10시 53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고, 11시 3분, 영봉 3.0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만난다. 이곳의 해발 고도는 700m다.
정겨운 산길
책 바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이정표
목책길이 이어지며,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져, 돌 많은 능선으로 가파르게 이어진다. 11시 19분, 영봉 2.5Km, 해발고도 787m를 알리는 <월악/01-14> 119 구조목을 지난다.
목책 길
돌 많은 가파른 능선
119 구조목
11시 23분, 신규탐방로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계단을 오른다. 보덕암에서 1.6Km 떨어진 지점이다. 암봉 정상까지 계단과 브릿지를 설치한 신 탐방로를 개설하고, 암봉 사면으로 우회하던 기존의 탐방로를 폐쇄했다는 이야기이다. 길게 이어진 계단은, 두어 구비를 돌아, 하봉 중턱의 전망대 까지 이어진다.
신규탐방로 안내
가파르게 오르는 계단
전망대
11시 41분, 전망대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는데, 가을국화 대장이 후미 팀과 함께 전망대에 올라, 눈 아래 펼쳐지는 풍광에 일제히 탄성을 발한다. 구름이 많이 낀 날씨에, 운무에 가려, 시계가 뚜렷하지는 않지만 세 방향으로 시원하게 트인 풍광이 무척 아름답다.
충주호
충주호 좌측 조망
충주호 우측 조망
전망대 옆의 고목
후미 팀은 이곳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하겠다고 한다. 독립군인 나는 한발 앞서, 전망대를 뒤로하고 짧은 철 계단을 올라, 영봉 2.1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작은 둔덕을 넘으니, 보라! 절벽과 절벽 사이에 다리가 걸리고, 눈앞에 하봉과 중봉이 우뚝 솟아 있지 않는가? 가히 월악산에서나 볼 수 있는 절경이다.
이정표
가까이 본 하봉과 중봉
11시 51분, 층계참에 배낭을 벗어 놓고, 아이스박스에 담아온 맥주를 마시며 월악의 풍광 속으로 빠져든다. 잠시 후, 간식을 마친 후미 팀이 모습을 나타내더니, 눈앞의 풍광에 탄성을 발하고, 서둘러 다리로 내려선다. 얼추 15분 동안 휴식을 취한 나는, 배낭을 둘러메고 다리를 건너며, 송계리를 굽어보고 휴식을 취했던 장소를 카메라에 담는다.
절벽에 걸린 다리
하봉에 올라 선 후미 팀
다리에서 본 송계리 쪽 조망
휴식을 취했던 곳을 뒤돌아보고,
계단을 따라 하봉 앞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안부에 내려서니, 왼쪽에 석굴 같은 것이 보이고, 그 옆에 영봉 1.9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이어 가파르게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 12시 21분, 하봉 정상에 이르러, 지나온 하봉 앞 암봉을 돌아보고, 중봉을 가까이 본다.
하봉 앞 암봉을 우회하고
석굴
하봉 정상
지나온 하봉 앞 암봉
가까이 본 중봉
가파르게 떨어지는 계단을 내려서서 중봉으로 향한다. 12시 30분, 영봉 1.6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내려서자, 신규탐방로 안내판이 보인다. 안내판은 하봉에서 이곳까지의 거리가 200m라고 알려준다.
중봉으로 내려서는 긴 계단
이정표
신규탐방로 안내판
12시 35분, 능선안부를 지나, 잠시 암릉을 지난 후, 다시 계단을 타고 올라 영봉 1.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119 구조목은 이곳의 고도가 959m라고 알려준다. 이어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철 계단을 오르며, 절벽과 절벽 사이에 낀 바위 덩어리를 카메라에 담고, 층계참에 서서, 지나온 하봉을 당겨 찍는다.
잠시 암릉을 오르고
이정표
철 계단
절벽 사이에 낀 바위
당겨 찍은 하봉
12시 42분, 노란 꽃이 곱게 핀 절벽 사잇길을 지나고, 길게 이어지는 계단을 지나, 12시 53분, 전망대가 설치된 중봉에 올라, 잠시 주위를 둘러본 후, !Km 떨어진 영봉(靈峰·1,097m)을 향해 가파른 계단을 내려서며, 눈앞에 전신을 들어낸 거대한 영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절벽 위에 핀 꽃
중봉으로 오르는 긴 계단
중봉 전망대
중봉(1015m)
당겨 찍은 영봉
영봉은 수직고도 150m, 둘레 4km에 이르는 거대한 암봉으로 흡사 티베트의 수미산처럼 신비로운 기운이 느껴진다. 이어 목책이 쳐진 사면 길을 지나 안부에 내려선다. 오른쪽 절벽 쪽에 목책이 쳐져있다. 1시 18분, 영봉 0.5Km, 해발고도 966m임을 알리는 <월악 01-10> 119 구조목을 지나고, 이어 우회탐방로 현수막을 만난다. 종전 암벽 사면으로 이어지던 등산로를 폐쇄하고, 영봉으로 직접 오르내릴 수 있는 계단을 설치했다는 이야기이다. 오른쪽 통나무 계단을 지나, 오른쪽 절벽 쪽에 목책이 쳐진 능선을 오르며, 헬기장이 보이는 남쪽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안부
119 구조목
우회탐방로 안내.
목책 길
남쪽 능선
영봉을 향해 구불구불 길게 이어진 계단을 따라 오른다. 중간 전망대에서 잠시 지나온 중봉을 돌아보고, 하산 길 능선을 눈여겨본 후, 다시 꾸벅꾸벅 계단을 오른다. 눈앞에 정상이 가깝다. 지나온 계단을 돌아보고, 1시 47분, 정상석, 탐방로 안내, 등이 있는 영봉 정상에 올라 주위를 둘러본다. 운무에 가려 조망을 즐길 수 없어 유감이다.
영봉 계단 1
영봉 계단 2
뒤돌아 본 중봉
영봉 정상
뒤돌아 본 계단 길
영봉 정상석
전망대
계단을 타고 정상에서 내려오다, 월악산 영봉안내판을 카메라에 담고, 잠시 전망대에 서서 주위를 둘러본 후, 1시 54분, 서둘러 하산을 시작한다. 1시 58분, 신륵사 삼거리 0.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구불구불 길게 떨어지는 가파른 계단을 내려서며, 가까이 보이는 이름 모를 꽃을 카메라에 담는다. 한 없이 떨어지는 계단을 30분 가까이 내려서서, 안부에 이르고, 오른쪽 낙석 주의 팻말을 지나, 낙석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덮개를 씌운 구름다리를 건너며 영봉의 허리를 가로지른다.
계단을 내려서서 월악사 영봉 안내판을 카메라에 담고
월악산 영봉 안내판(사진 클릭하면 커짐)
이정표
이름 모를 꽃
낙석주의 팻말 쪽으로
덮개 씌운 구름다리
가을국화대장 일행
2시 18분 , 이정표가 있는 신륵사 삼거리에서 직진한다. 이정표는 덕주사까지 남은 거리가 4.1Km라고 알려준다, 이를 보고, 2시간 정도면 하산이 가능하겠다고 가볍게 생각한다. 한동안 사면 길을 따라 걷는다. 2시 26분,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신륵사 삼거리 이정표
사면길
이정표
부드러운 능선 길을 빠르게 이동하여 2시 38분, 이정표와 영봉공원 지킴 터가 있는 송계삼거리에 이른다. 이곳에서 덕주사 까지 남은거리는 3.8Km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가을국화대장과 후미 일행을 이곳에서 동창교 쪽으로 탈출을 한다.
능선길
탐방안내도
이정표
영봉공원 지킴 터
2시 41분, 헬기장에 이르러 뒤돌아 바위 덩어리 영봉을 카메라에 담고, 이어 덕주사 3.0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모처럼 부드러운 능선 길을 산책하듯 유장하게 걷는다. 2시 56분, 마애불 1.2Km, 덕주사 2,7Km를 알리는 이정표와, 3시 2분, 덕주사 2.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잇달아 지나고 나자, 눈앞에 마애봉(980.4m)이 우뚝하고, 등산로는 철책이 쳐진 가파른 암릉길로 바뀐다.
헬기장
뒤돌아 본 영봉
부드러운 능선길
이정표
암릉길
3시 09분, 마애봉 전망대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고, 가파른 암릉을 내려서다, 뒤돌아 마애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길게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서면서 포함산, 만수봉, 운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마애봉에서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멋진 암릉을 카메라에 담는다.
마애봉 전망대에서 본 충주호와 송계리
백두대간
마애봉에서 동남쪽으로 흐르는 멋진 암름
긴 계단이 능선을 오른쪽에 끼고 계속 이어진다. 3시 20분, 왼쪽에 보이는 전망대에 올라 잠시 동남쪽으로 흐르는 암릉을 굽어보고, 가파르게 떨어지는 계단을 타고 내린다. 오른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3시 26분, 계단은 왼쪽으로 굽어져, 계곡으로 내려서면서, 절벽과 멀어진다. 2003년 산행 때에는 이런 계단을 걸었던 기억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전망대
뒤돌아본 계단
계단 오른쪽 절벽
계단은 계곡 쪽으로 방향을 틀고,
뒤돌아본 지나온 계단
계단을 다 내려선 후, 3시 31분, 덕주사 2.0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3시 48분, 이정표가 있는 마애불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들어서서, 잠시 덕주사 마애불(보물 406호)을 둘러 본 후,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 하산을 서두른다.
이정표
마애불의 역사
마애불
4시 3분, 법주사 성곽을 통과하고, 이어 무지개다리를 건너, 4시 18분, 돌 표지와 이정표가 있는 등산로 입구로 내려서서, 잠시 관음전을 둘러본 후, 돌확의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덕주사를 나와, 4시 40분, 최후미로 덕주골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오른다.
성벽
무지개다리
돌표지
관음전
샘물
덕주사 연혁(사진 클릭하면 커짐)
헬기장을 지나, 마애불로 내려오는 긴 계단이 아무리 생각해도 생소하다. 귀가 후 옛 산행기록을 들쳐보니, 이 때 영봉을 출발하여 마애불에 이르기까지의 소요시간이 1시간 10분인데 비해 이번에는 2시간이 걸렸다. 아마도 이 계단 길은 2003년 이후에 만들어진 모양이다.
보덕암을 출발하여, 하봉, 중봉, 영봉에 올랐다, 마애봉(980.4m)을 거쳐 덕주사로 하산하는 종주코스 중 절반을 훨씬 넘는 길이 계단이다. 산행자들의 안전을 위하고, 자연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기는 하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많은 계단이 만들어 진 것 같아, 언짢은 기분이다, 설악산, 치악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악산으로 불린다는 월악산(月岳山)이 앞으로는 월계산(月階山)으로 불리게 될까 걱정이다.
(2016.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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