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운 삼태산 능선

 

정 산악회에서 경주시 양남면 모화리에 있는 봉서산과 삼태봉을 간다고 한다. 생소한 이름들이라 인터넷에 들어가 검색을 해 본다. 경주 토함산에서 울산의 무룡산(452m)에 이르는 약 30Km의 산줄기를 동대산맥 또는 삼태지맥이라 부르고 삼태봉이 이 삼태지맥의 최고봉이라고 한다.

 

삼태봉은 흔히 독립된 봉우리로 대접받기도 하지만 경주시 외동읍 주민들은 삼태봉을 동대산의 최고봉으로 보기도 하고, 또 다른 이들은 봉서산(鳳棲山)의 최고봉으로 보기도 한다. 봉서산은 '호국 천년고찰' 원원사(遠願寺)의 서쪽과 북쪽에 걸쳐 있는 아담한 산줄기의 최고봉을 가리키는 것이고, 삼태봉은 동대산 자락의 최고봉으로 본다는 것이다. 물론 공식 지형도 상에는 봉서산과 삼태봉은 각각의 이름을 가진 채 따로 표기돼 있는데, 봉서산의 위치가 원원사 서쪽 361m봉으로 잘못 표기돼 있어 이 또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원원사 주지인 현오(賢悟) 스님은 "봉서산은 '봉황이 깃든 산'이라는 의미인데 원원사 서쪽과 북쪽을 감싼 줄기의 가장 높은 곳을 정상으로 본다."며 “삼태봉은 동대산(東大山) 줄기로 봐야 하고, 동대산은 서쪽 내륙의 치술령 국사봉 줄기에 대비하여 '동쪽에 있는 큰 산'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알려준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산행코스

 

2010년 10월 27일(수)
7시 10분 경, 천호역에서 심산대장과 만나 국민은행 간이예금취급소 안에서 산악회버스를 기다린다. 겨울옷으로 중무장을 하고도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쌀쌀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7시 20분, 산악회버스에 오른다. 버스 안이 썰렁하다. 명산도 아닌데다 날씨마저 갑자기 추워져서 참여인원이 대폭 준 모양이다. 다행이 버스가 죽전과 신갈에 이르자, 반갑게도 낮 익은 ‘맥 사랑’ 멤버들이 오르며, 차안이 아연 활기를 띤다.

 

맥 사랑 멤버들은 매주 화요일에 만나, 우리나라 정맥이나 기맥에서 분기된 수백 개의 지맥들을 샅샅이 찾아다니는 마니아 중의 마니아들이다. 2006년 3월, 영춘지맥을 하면서 출범한 ‘화요 맥’이 ‘맥 사랑’의 전신이다. 화요 맥에서 약 2년 동안 함께 산행을 했던 옛 동료들이다보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못 만난 지난 세월 동안에 역시 나이는 더 많이 들어 보이지만, 여전히 건강하고 의욕적인 모습들이 무척 보기좋다. 어제도 산행을 하고, 오늘 삼태봉을 간다고 해서 따라 나섰다고 한다.  

 

경주까지는 먼 길이다. 그뿐인가? 경주시에 들어서고도, 산행들머리인 모화리로 접근하는 데 또 많은 시간이 걸린다. 경주와 울산을 잇는 7번 국도가 화물차, 컨테이너 차들로 붐비기 때문이다. 버스가 모화리에 들어섰지만, 반대편의 허브캐슬 입구로 진입하기 위해, 차를 돌릴 곳이 마땅치 않아, 울산광역시까지 진입하여 좌회전하는 곳에서 겨우 차를 돌려 나와, 원원사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오르다, 12시 12분, 봉서산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다. 확장공사 중인 도로변 왼쪽에 산행 표지기가 나풀거린다. 12시 14분, 차에서 내린 대원들이 줄지어 등산로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들머리 도착

산행시작

 

마을 뒤 야산을 오르는 기분이다. 허연 마사토 왕모래가 미끄럽다. 약 4분 후, 절개지 위,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오르고, 12시 25분, 능선전망대에서 왼쪽의 작은 암봉과 그 너머로 외동읍을 굽어본다. 서서히 고도가 높아지며 산죽밭을 통과하고 암릉을 지나, 12시 37분, 오리바위에 오른다. 동쪽의 삼태지맥 줄기와 남쪽으로 저수지 공사장과 그 너머의 조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절개지 위 능선으로 오르고

능선 전망대에서 본 서쪽 조망

산죽밭

암릉에서 본 외동읍

암릉에서 본 오리바위

오리바위에서 본 삼태지맥 줄기

오리바위에서 본 남쪽 조망

 

12시 40분, 361m봉에 올라 가야할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2분 후 송전탑을 지난다. 이어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다 뒤돌아 오리바위를 바라보고, 12시 48분, 커다란 바위들이 있는 고도 약 480m 정도의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가야할 532.8m봉이 가까이 보인다.

361m봉에서 본 가야할 능선

뒤돌아 본 오리바위

480m봉

가야할 532.8m봉

 

12시 55분, 제주고공 묘에 이르러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보고, 532.8m봉을 가까이 본 후, 묘 뒤로 보이는 커다란 바위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내린다. 고작 500m대의 능선이지만, 바위와 소나무, 그리고 산죽이 연출하는 분위기는 고산을 닮았다, 시야가 트이며 190도 방향의 조망과 가야할 부드러운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제주 고공 묘에서 본 지나온 능선

바위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

바위, 소나무 그리고 산죽이 보이는 능선

190도 방향의 조망

 

1시 12분, 532.8m봉을 지나고, 이어 묘 2기가 누워있는 넓은 공터를 지나. 무명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며 나뭇가지 사이로 봉서산을 가까이 본다. 이어 안부를 지나, 능선을 오르며 오른쪽으로 삼태지맥의 부드러운 능선을 바라본 후, 1시 28분, 대원들이 간식을 들고 있는 봉서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석도, 삼각점도 없고, 산악랜드산악회 에서 걸어 놓은 정상표지판과 표지기들이 정상을 지키고 있다. 도상거리 2.8Km에 고도차 400m의 오르막길을 1시간 15분에 올랐으니, 늦은 걸음도 아닌데 우리는 여전히 꼴찌다, 심산과 나, 그리고 후미대장도 정상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정상주를 마시며 간식을 취한다. 바람이 차다, 벗었던 겉옷을 꺼내 입는다.

가까이 본 봉서산

봉서산 정상

 

1시 44분, 간단히 간식을 끝내고, 최후미로 쳐져, 오른쪽으로 굽어져 내리는 등산로를 따라 내리며 산행을 속개한다. 1시 45분, 시야가 트여, 정북방향으로 보이는 토함산을 카메라에 담고, 1시 55분, 송전탑이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아름답고 부드러운 능선길이 이어진다. 산책하듯 유장하게 걷는다. 1시 58분, 묘 1기를 지나고, 4분 후, 고도 약 485m 정도의 능선안부에 내려섰다. 다시 오르막길을 오른다.

북쪽 토함산 방향의 조망

송전탑을 지나고

아름다운 산책길

 

2시 13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진등대인 모양이다. 이정표는 삼태산까지의 거리가 2.4km라고 알려준다. 여전히 고운 산책길의 연속이다. 2시 20분, 이정표가 있는 토함산 갈림길에 내려서서, 오른쪽 임도를 따라 걷는다. 2시 23분, 이정표가 있는 영남 용암마을 갈림길을 지나고, 2분 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산길로 들어선다.

진등대 이정표

산책길

토함산 갈림길

 

2시 27분, 월성 김공의 묘을 지나고, 2분 후 질매재에 내려섰다, 삼태봉 1,1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낙엽이 수북히 쌓인 오르막길을 올라, 2시 36분, 옛 삼태봉에 서서 오른쪽으로 산행 들머리와 지나온 능선을 굽어본다. 2시 42분, 삼태봉 0.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1분 후, 모화찜질방 갈림길을 지나, 2시 48분, 정상석, 삼각점, 이정표 등이 있는 삼태봉 정상에 오른다.

낙엽 쌓인 오르막

 

굽어본 산행 들머리

지나온 능선

옛 삼태봉을 내려서고,

모화 찜질방 갈림길 이정표

삼태봉 정상

 

나무에 가려 정상에서의 조망은 별로다. 남쪽 관문성 쪽으로 내려서다. 2시 51분, 갈림길에서 마호펜션 방향을 따른다. 가파른 내리막길이 구불구불 떨어진다. 2시 59분, 삼태봉 0.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3시 9분, 경주 이공과 영일 정씨부인이 잠들고 있는 쌍묘을 지나, 임도로 내려선다. 이어 3시 27분, 저수지공사가 한창인 계곡을 건너, 3시 30분, 갈림길 아래, 도로변에 정차해 있는 산악회 버스에 도착하여, 배낭을 내려놓고, 뒤풀이 장으로 끼어든다.

하산 길의 관문성 갈림길 이정표

임도

저수지 공사장

갈림길, 원원사 오르는 길은 맨 왼쪽

 

마지막 대원이 하산하여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4시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0. 10. 29.)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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