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도 탐방(3)

국내여행 2023. 3. 20. 11:59

 환상의 길에서 본 서쪽 조망

 

지난 227일 무의도를 찾았을 때, 일정을 광명항-소무의도-호룡곡산-해상관광탐방로-하나개해수욕장으로 잡은 것이 큰 잘못이었다. 일정을 이렇게 잡은 것은 물때에 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는 점과 아울러 재수가 좋으면 아름다운 일몰정경도 즐길 수 있겠다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제 알고 보니, 하나개해수욕장에 도착한 1130분경에, 해상관광탐방로-호룡곡산-광명항-소무의도-광명항-하나개해수욕장으로 잡았어야 했다.

 

2023316()

물때타임을 검색하여 하나개해수욕장의 날씨, 밀물썰물 시간, 일몰시간 등을 조사한 후, 해상관광탐방로의 물위걷기체험에 재도전하려고, 인천공항1 터미널 37번 버스승차장에서 3시에 출발하는 무의1번 마을버스에 오른다.

 

 316일 하나개해수욕장의 날씨, 물때시간, 일몰시간 등

 

 출발을 기다리며 버스에서 본 차창 밖 풍광

 

버스는 330분경 하나개해수욕장에 도착하고 기사양반은 막차 시간은 7시라고 큰소리로 알려준다, 버스에서 내려 인적이 없는 하나개해수욕장 입구로 들어선다. 예보와는 달리 잔뜩 흐린 날씨에 바람이 불어 몹시 춥다. 잠시 해수욕장을 둘러보고 해상관광탐방로로 들어선다.

 

 하나개해수욕장 입구

 

 텅 빈 해수욕장

 

 

해상관광탐방로에도 인적이 드물고, 탐방로 아래는 물 빠진 갯벌로 지난번 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안개가 끼지 않아 지금의 바다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 다르다. 가까이는 물 빠진 갯벌, 멀리 바닷물이 보인다. 하지만 크게 보면 해상관광탐방로 부근의 바다는 지난번과 대동소이하다. 어찌되었건 오늘도 물위 걷기는 글렀고, 바람이 불어 몹시 추운 터라 서둘러 걷는다.

 

 사자바위 부근

 

 가까이의 물 빠진 갯벌과 먼 바다

 

 원숭이바위

 

 뒤돌아본 탐방로와 바다

 

여기서 잠시 물위를 걷겠다고 공항터미널1번 버스정류장에서 3시에 출발하는 무의1번 마을버스를 타고, 330분경 하나개해수욕장에 도착한 이유를 밝힐 필요가 있겠다.

 

오늘 하나개해수요장의 물때는 만조 10:40/23:02 2회이고, 간조 03:55/17:16 2회이다. 물때에 대하여 전혀 아는 것이 없으면서도 나름대로 계산을 해본다. 1040분에 만조였던 바다가 1716분에 물이 다 빠져나가 간조가 되기까지는 6시간 36분이 걸린다는 이야기이니, 간조시간보다 2시간 12(만조에서 간조까지의 소요시간의1/3) 이전에 도착하면 물이 2/3 빠진 상태의 물위를 걸을 수 있다고 엉터리 계산을 했기 때문이다.

 

 물위를 걷는 모습()

 

그뿐만이 아니다. 날씨가 좋다는 예보가 맞는다면 해상관광탐방로로 물위를 걷고, 환상의 길을 거쳐 5시경 하나개해수욕장으로 내려와, 해수욕장에서 멋진 일몰광경을 즐길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작용한 탓이겠다.

 

 하나개해수욕장의 낙조(落照)()

 

결국 1() 3()의 망상이 엉뚱한 결과를 불러온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갯벌 위 탐방로 - 가야할 길

 

800m가 조금 넘는다는 탐방로를 10여분 만에 주파하고, 탐방로 끝 지점에 이른다. 저 앞에 돌 많은 해변에서 산기슭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보인다. 402, 탐방로 끝 지점, 돌 많은 해변으로 내려서서, 계단 쪽으로 이동하다, 지난 번 내려섰던 길 아닌 길을 카메라에 담고, 계단을 올라, 환상의 길로 들어선다.

 

 해변에서 산기슭으로 오르는 계단이 보인다.

 

 해양탐방로 끝 돌 많은 해변

 

 지난번 내려섰던 길 아닌 길

 

 이정표

 

계단길

 

 이정표와 차단시설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부터 1.18Km 떨어진 하나개해수욕장까지의 해변 산길이 환상의 길이다. 47, 환상의 길로 들어선다. 부드러운 산길을 따라 걷다, 갈림길에 이른다. 오른쪽 낙엽 덮인 산길은 아마도 진달래군락 길인 모양이다. 왼쪽 길로 진행한다. 왼쪽 해변 쪽 사면이 급해지면서 안전을 위해 통나무로 만든 가드레일이 줄곧 따라온다. 하지만 바다 쪽의 조망은 나무들의 방해로 별로다.

 

 갈림길

 

 오래된 통나무 가드레일

 

날씨 탓인지 인적이 없는 산길을 독점하고 혼자 걷는다. 업 다운이 심한 오르내림 길을 걷다보니 어느덧 추위도 사라졌다. 그래서 등산이 좋다. 415분경 제3전망대에 이른다. 가족으로 보이는 분들이 모여 있다, 반갑다는 듯이 휴대폰을 건네며,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 가족사진 3컷을 찍어드리고 헤어진다, 오늘 환상의 길에서 만난 유일한 사람들이다.

 

 3전망대

 

 전망대에서 만난 가족

 

 전망대에서 본 바다 쪽 조망

 

3전망대를 내려서서 이정표를 만난다. 하나개해수욕장 가는 길이 2곳이다. 산길 쪽으로 가는 길(0.73Km)과 해변 따라 가는 길(0.93Km)이다. 직진하여 해변 따라 가는 길을 걷는다. 조금 더 걸어 갈림길에 이른다, 왼쪽은 통나무가드레일이 쳐진 급경사 내리막, 오른쪽은 긴 파이프라인이 이어지는 오르막길이다. 왼쪽 길로 들어서서 두 번째 전망대에 선다.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가히 환상적인 풍광이다.

 

 오른쪽 산길 오름

 

 뒤돌아 본 환상의 길

 

 두 번째 전망대

 

 전망대에서 본 조망

 

 전망대에서 본 파노라마

 

두 번째 전망대를 뒤로 하고 계속 환상의 길을 걸어,  2층으로 된 제1전망대에 이른다. 2층에 올라 좌우를 살핀다. 이곳에서는 호룡곡산 쪽 조망이 장엄하고, 바다 쪽은 시야가 좁다. 다만 하나개해수욕장이 가깝게 보인다.

 

환상의 길

 

 이정표와 제1전망대

 

 2층에서 본 산 쪽 조망

 

 하나개해수욕장이 가깝다.

 

442, 이정표와 호룡곡산 순환길 안내판이 있는 환상의 길 입구에 도착한다, 환상의 길을 둘러보는데 35분 정도가 걸렸다는 이야기이다. 이어 텅 빈 하나개해욕장을 카메라에 담고, 서둘러 해수욕장입구, 임시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가장 빠른 버스출발 시간인 520분 까지는 30분 정도 여유가 있다.

 

이정표

 

 호룡곡산 순환숲길 안내판

 

 텅 빈 하나개해수욕장

 

해물칼국수로 추위를 달래려고 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어부네 식당의 문을 밀고 들어선다. 선객들이 가득하다. 종업원 아주머니가 다가오더니 혼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대답하고, 해물칼국수 시간이 많이 걸리느냐고 묻자, 아주머니는 해물칼국수는 2인분 이상이어야 주문을 받는다고 한다. 추워서 따끈한 국물을 마시고 싶다고 했더니, 건너편 호떡집을 가리키며 그쪽으로 가보라고 한다.

 

 어부네 식당

 

 호떡집

 

훈훈한 호떡집 안으로 들어선다. 입구에 있는 따끈한 어묵국물 냄새가 구수하다. 주인아주머니에게 어묵과 호떡을 주문하고, 손님이 하나도 없는 안쪽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는다. 아주머니가 어묵 2줄과 어묵국물 한 컵을 가져다주며, 호떡은 굽는데 좀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따끈한 어묵국물이 맛이 좋다. 단숨에 한 컵을 다 마시고, 두 번째, 세 번째 컵을 잇달아 청한다. 훈훈한 식당 안에서 따끈한 어묵국물을 마시니 추위가 한결 풀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윽고 호떡이 나오고, 아주머니는 먹기 좋으라고 호떡을 잘라주신다. 오랜만에 맛을 보는 호떡, 호떡 맛이 있다.

 

종업원도 없이 아주머니 혼자서 경영하는 식당이다. 마침 손님도 없어, 아주머니에게 오늘의 실패담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물때를 맞추면 좋으냐고 묻는다. 아주머니는 외지인들이 물때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가장 간단한 방법은 만조시간 2시간 전후의 시간을 택하면, 알맞게 물이 있는 바다를 즐길 수 있다고 알려준다. 참으로 알기 쉬운 방법이다.

 

오늘 만조시간이 1040분이니, 만조 2시간 전인 840, 2시간 후인 1240분경이 적당한 바닷물을 즐길 수 있는 때이고, 간조시간 1716분을 같은 식으로 계산하면, 1516분과 1916분이 갯벌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 나는 오늘 갯벌을 즐길 시간에 와서 물 위를 걸을 생각을 한 것이다.

 

13(一打三鳥)의 꿈이 허망하게 깨어져, 찝찝했던 기분이 환상의 길을 걸으며 다소 회복되기는 했지만, 호떡집에서의 따끈한 어묵국물과 호떡집 주인 아주머니로부터 물때 맞추는 간단한 방법을 배우고 나니, 一打三鳥의 꿈을 이룬 것보다 더 큰 성취감으로 기분이 붕 뜨는 느낌이다. 주인아주머니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기분 좋게 호떡집을 나와 520분 발 버스에 오른다. 식대는 어묵 2,000, 호떡 2 000, 합계 4,000원이다.

 

 호떡집 주인아주머니의 뒷모습

 

 버스 안에서 본 무이도갯벌

 

 버스 안에서 본 무이대교

 

 버스안에서 본 잠진도 갯벌

 

홀가분한 기분으로 차창 밖의 풍광을 즐기는 동안 버스는 어느덧 종점에 도착한다.

 

 

 

(2023.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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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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