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산 4 암봉(우회한 암봉, 삼각봉, 명성산, 궁예봉)
2011년 10월 23일(일)
한북정맥에 속한 광덕산에서 서쪽으로 새롭게 가지를 치고, 영평천과 한탄강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약 50 km 의 산줄기를 명성지맥(鳴聲枝脈)이라고 한다. 각흘봉(838m), 명성산(923m), 사향산(736m), 관음산(733m), 불무산(663m)과 보장산(555m)등이 명성지맥에 속하는 주요 산들이다.
명성지맥이 최전방에 자리하고 있어, 부근에 주둔한 군부대나 군사시설 때문에 일반인들의 통행을 제한하는 곳이 있어 완전한 종주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한북정맥의 8지맥 중의 하나이다 보니 많은 맥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명지지맥을 마치고 바로 명성지맥에 도전한다. 일요일에는 포사격 훈련이 없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일요일을 산행일로 택한 것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새벽밥을 먹고, 동서울터미널에서 6시 50분 발 사창리 행 첫차를 타고, 8시 19분, 광덕고개를 넘어, 광덕계곡 입구에서 내린다.
버스에서 내려서 본 광덕고개
광덕계곡 입구
버스에서 내린 곳에서 광덕산으로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광덕계곡입구에서 왼쪽 도로로 들어선 후, 즐비하게 늘어선 음식점들을 지나, 왼쪽 산길로 진입하여 한북정맥 능선으로 오르는 방법과 둘째는 광덕고개로 되돌아가서, 절개지를 타고, 한북정맥 능선으로 들어서는 방법이다. 나는 후자를 택해 8시 23분, 광덕고개에 올라선다.
광덕고개
일요일이라 고개마루턱 휴게소 앞에, 생각보다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백운산으로 가는 모양이다. 8시 24분, 혼자서 도로를 건너 작은 계단을 이용하여 옹벽에 오르고, 로프가 걸린 가파른 절개지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2006년 12월에 한북정맥을 할 때는 옹벽을 기어오르고, 가파른 절개지를 네발로 기어 힘들게 올랐었는데, 지금은 계단이 설치되고, 로프를 걸어 놓아 진입이 훨씬 수월해 졌다.
광덕고개 절개지
6.25 전사자 유해발굴기념 안내판
절개지의 로프
오늘 산행코스는 〖광덕고개-광덕산-자등현-각흘산-약사령-명성산 갈림길-삼각봉-명성지맥 갈림길-팔각정-지인사-산정호수 주차장〗으로 도상거리 약 21km에 총 산행시간은 10시간 20분(중식 및 간식 시간 35분 포함)이다.
산행코스
8시 32분, 이정표와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지난다. 이정표는 광덕산까지의 거리가 2.44Km라고 알려준다. 등산로는 아름다운 낙엽송 숲으로 이어지고, 호젓한 산길을 산책하듯 여유 있게 걷는다. 8시 42분, 이정표가 있는 ‘등산로입구’ 갈림길을 지난다. 광덕계곡 입구에서 왼쪽 길로 15분 정도 걸어 오르면, 이정표에 표기된 등산로입구에 이를 수 있겠다.
등산로 입구 갈림길 이정표
9시 12분, 바위지대를 지난다. 가파른 암릉에는 로프가 걸려있다. 9시 22분,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다. 잠시 멈춰 서서 윈드재킷을 벗어 배낭에 챙긴 후, 산행을 속개하여, 9시 38분, 광덕산 정상에 오른다. 남서쪽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운무가 멋지다. 천문대 쪽으로 이동하면 나무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운무를 즐길 수 있겠지만 갈 길이 멀어, 정상주변의 풍광만을 카메라에 담고, 서둘러 명성지맥 마루금으로 들어선다.
광덕산 정상
남서쪽으로 보이는 운무
광덕산 정상의 이정표
로프가 드리워진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보았던 도로변 주변 산들의 단풍이 절정이라, 말 그대로 만산홍엽(滿山紅葉) 이더니, 이곳 산꼭대기에는 이미 낙엽이 모두 떨어져, 발목이 묻힐 정도다. 9시 51분, 바위 사잇길을 통과하고, 8분 후, 이정표가 있는 큰골 갈림길을 지난다. 광덕산 정상에서 0.88Km 떨어진 지점이다.
로프가 걸린 가파른 내리막, 낙엽은 져 발목이 묻힌다.
큰골 갈림길 이정표
바위 사잇길
10시, 낙엽이 뒹구는 972m 공터 봉에 오른다. 잎 떨어진 나뭇가지들이 앙상하다, 10시 10분, 바위 세 개와 이정표가 있는 고도 945m 정도의 봉우리를 지난다. 광덕산 정상에서 1.30Km 떨어진 지점이다, 10시 30분, 삼각점이 있는 825.8m봉에서 남서쪽으로 박달봉(800m)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972m 공터봉
바위 세 개가 있는 봉
825.8m봉
삼각점
이정표
박달봉과 멀리 국망봉
10시 32분, 나무 등걸에 묶여있는 ‘박달봉 유해발굴 시작지점’을 알리는 비닐 표지판을 지나고, 35분 후인, 10시 37분에 ‘박달봉 유해발굴 종점’을 알리는 표지판을 만난다. 6.25 때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던 처절한 전장(戰場)을 지나 온 것이다. 이분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우리들은 산업화, 민주화 과정을 거치고, 이제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지 않은가? 움푹움푹 파인 웅덩이를 지날 때마다 새삼 마음이 경건해진다.
박달봉 유해발굴 시작지점
박달봉 유해발굴 종결지점
10시 44분, 무명봉을 넘고, 계단이 놓인 커다란 바위를 지난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여, 250도와 220도 방향의 풍광을 카메라로 잡는다. 10시 50분, 헬기장을 지나고, 이어 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11시 5분, 폐타이어 참호를 지나 군사도로로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헬기장이 보인다.
계단으로 바위에 오르고
250도 방향의 조망
220도 방향의 조망
암봉 오른쪽 우회
11시 20분, 47번 국도가 지나가는 지동현에 내려선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지역이다. 작은 공원을 꾸며놓은 이곳은 산꼭대기와는 달리 단풍이 곱다. 도로변의 적설량 측정대가 눈길을 끈다. 눈이 많은 지역인 모양이다. 도로를 건너, 화장실이 있는 공터로 들어서면, 정면 산길 입구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고도는 많이 떨어져 480m 정도다.
지동현
적설량 측정대
등산로 입구
11시 27분, 임도로 내려섰다, 임도가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곳에서 왼쪽 산길로 들어서고, 작은 둔덕을 넘어, 시멘트초소와 경고판이 있는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한다. 이어 왼쪽 우회로가 있는 507m봉에 올라, 20분 동안 점심식사를 하고, 12시 6분, 다시 산행을 시작하여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약간의 감기기운이 있는데다, 식사 후라 몸이 무거워 천천히 오른다.
경고판이 있는 사거리 안부
경고판
12시 18분 토치카를 지나고, 5분 후, 바위가 있는 고도 630m 정도의 봉우리를 넘는다. 갑자기 요란한 웃음소리가 산의 정적을 깬다. 저 아래 능선안부에 둘러 앉아 점심식사를 하는 등산객들의 웃음소리다. 안부에 내려섰다, 로프가 드리워진 돌 많은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12시 52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토치카
능선안부에서의 점심식사
12시 55분, 500m 앞이 폭탄 낙하지점이라 출입을 금지한다는 첫 번째 경고판을 만나고, 이어 폭탄 낙하지점 300m, 100m, 그리고 50m를 알리는 경고판들이 차례로 뒤를 이은다. 1시 9분, 헬기장에 올라, 시원하게 트인 조망을 즐긴다.
경고판
헬기장에서 본 각흘봉
광덕산 방향
상해봉 방향
230도
북쪽 탄착지점
용화 저수지
1시 17분, 각흘봉(838.2m)에 오른다. 많은 등산객들이 조망을 즐기고 있다. 각흘봉은 처음이다. 포 사격 훈련장으로 접근하기가 어려운 곳으로 알았는데, 워낙 조망이 좋은 탓인지, 포천 분들이 많이 찾는 모양이다. 명성산 쪽으로 펼쳐지는 명성지맥 마루금의 장대한 흐름이 일품이다.
각흘봉 정상
정상석과 삼각점
헬기장과 민둥산
명성지맥의 장대한 파노라마
포 사격장과 여우봉
한동안 정상에서 조망을 즐기고, 1시 19분, 하산을 시작하여 암릉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곳곳에 푸른 색 로프를 설치해 놓았다. 1시 33분, 암릉우회를 끝내고 본 능선으로 들어서서 가야할 능선과 우회한 암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뒤돌아 본 각흘봉 정상과 그 뒤로 민둥산
우회로
가야할 능선
우회한 암봉
뒤돌아본 각흘봉
1시 43분, 깃대와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벌거숭이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이어 산사태가 났던 지역을 지나자, 이쪽에도 출입금지 경고판이 보인다. 1시 55분, 양쪽에 모두 표지기가 달려있는 삼거리에 이르러, 직진하여, 단풍이 아름다운 능선길을 걷고, 2시 14분, 765m봉에 오른다. 이어 암릉길를 걷고, 헬기장을 통과한 후, 교통호 옆에 흉물스럽게 폐기된 천막을 지나, 2시 37분, 약사령으로 내려선다.
깃대가 있는 벌거숭이 봉우리
벌거숭이 봉우리의 소나무
벌거숭이 봉우리에서 뒤돌아 본 각흘산
아름다운 능선길
약사령 1
약사령 2
몸이 무겁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약사령에서 탈출을 할까도 생각 했으나, 하산하기는 너무 이른 시각이고, 출입금지 구역을 피해 산정호수로 내려선다면 특별히 힘든 구간도 없는 터라, 늦게 하산을 하더라도, 예정대로 산행을 하기로 하고, 다시 산길로 들어선다. 2시 44분, 공터를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3시 6분, 전망바위에서 지나온 능선을 돌아보고, 간식을 들며, 약 15분 간, 휴식을 취한다.
전망바위에서 본 지나온 능선
골짜기의 단풍
3시 28분, 암릉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로프가 드리워진 가파른 오르막이다. 3시 33분, 억새능선으로 들어선다. 왼쪽으로 포 사격장, 정면으로 명성산과 삼각봉이 가깝게 보인다. 3시 39분, 이정표가 있는 용화저수지 갈림길을 지나고, 4분 후, 이정표, 등산안내도 등이 있는 갈림길에 도착하여 정면의 계단을 힘들게 오른다. 땅바닥에 떨어진 이정표의 팔은 명성산 정상까지 1.3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암릉 우회로
포 사격장
삼각봉(좌)과 명성산(우)
용화저수지 갈림길 이정표
두 번째 갈림길
땅에 떨어진 이정표
명성산을 향해 억새와 계단을 지나며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뒤돌아 각흘산을 바라보니 까마득히 멀리 보인다. 4시 15분, 이정표가 있는 명성산 갈림길에 이른다. 명성산은 지맥 마루금에서 0.3Km 떨어져 있다. 대부분의 맥꾼들은 의례히 명성산을 다녀오지만, 시간에 쫓기는 나는 미련 없이 왼쪽에 보이는 삼각봉으로 향한다.
억새길, 계단길
억새
뒤돌아 본 각흘산
명성산 갈림길 이정표
4시 19분, 삼각봉도 미련 없이 왼쪽으로 우회한다. 이어 본 능선에서 삼각봉을 돌아보고, 가야할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4시 26분, 팔각정 1.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4시 32분, 앞에 보이는 암봉도 왼쪽으로 우회한다. 전에 명성산 산행을 할 때 삼각봉도 올랐었고, 지금 우회하는 암봉도 바로 넘은 적이 있는 터라, 큰 아쉬움은 없다.
우회한 후 되돌아 본 삼각봉
가야할 능선
우회한 암봉
우회로
4시 44분, 돌탑이 있는 평탄한 능선을 걸으며, 뒤돌아 명성산의 4개 암봉을 한 눈에 바라보고, 왼쪽 포 사격장을 굽어보며, 갈 수 없는 지맥 마루금을 눈으로 더듬는다. 이어 가볍게 오르내리는 돌 많은 능선을 뛰듯이 달린다. 4시 58분, 경고판이 있는 지맥 갈림길에서, 지맥길을 포기하고, 직진한다. 5시 6분, 산정호수를 굽어보고, 5시 10분, 여우봉을 가까이 본다.
돌탑과 주능선
포 사격장
지맥 갈림길
산정호수
여우봉
5시 19분,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는 쉼터에서 팔각정을 굽어보고, 유명한 명성산 억새밭을 바라본다. 넓은 억새밭의 억새는 모두 져 지금은 쓸쓸한 모습에 인적이 없다. 5시 22분, 아무도 없는 팔각정 쉼터에 내려선다. 이정표는 등룡폭포 하산길 3.9Km, 자인사 하산길 2.5Km라고 알려준다. 등룡폭포 길은 전에 걸어본 적이 있고, 지금은 해지기 전에 하산하는 것이 당면과제이다 보니 서슴없이 자인사 길로 들어선다.
쉼터
황량한 억새밭
팔각정
팔각정 쉼터 이정표
5시 44분, 38계단을 내려서서, 2분 후, 책바위 갈림길에 선다. 이미 사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책바위 길은 아직 가보지 못해, 그곳을 통과하고 싶지만, 위험 경고판도 있고, 어둠 속에서 위험구간 통과가 무리라고 생각되어 그냥 자인사 길로 내려선다.
38계단
책 바위 갈림길 이정표와 위험표지
어둠 속의 너덜지대를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5시 57분, 쉼터를 지나고, 500m 떨어진 돌계단 길에 이르는데 30분이 걸린다. 깜깜해진 6시 25분 경에 바위산장 앞 도로에 내려서고, 6시 44분, 식당가 주차장으로 들어서서 만난 젊은이에게 버스정류장을 묻는다. 젊은이는 어디까지 가느냐고 되묻더니, 자기도 지금 포천으로 나가는 길이니, 포천시외버스정류장까지 함께 가자고한다. 지친 모습의 늙은이가 딱해 보였던 모양이다.
쉼터
광릉의 아웃 도아 숍
뜻밖에 친절한 젊은이를 만나, 7시 30분, 포천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고, 5분 후, 동서울터미널 행 3000번 버스에 오른다. 광릉쯤에서 차가 많이 막혀, 버스는 8시 50분 경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한다. 친절한 젊은이 덕에 1시간 이상, 빨리 서울에 도착한 셈이다. 제천이 고향이고, 포천에 살고 있다는 고마운 젊은이가 서울에 올 기회가 있고, 시간이 된다면, 점심이나 저녁이라도 꼭 대접하고 싶다.
(2011년 10월 26일)
안녕하세요... 우리님 모두 너무나 바쁘게 살아왔습니다.하지만.지나온 순간순간과 지금을 생각하고,또 내일을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삶 속에서 감사할 일이 그리 많지 않다고요?살아있다는 것부터가 얼마나 감사한지요,차곡차곡 찾아보십시오. 의외로 감사거리가 불평거리보다 훨씬 많을 것입니다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즐거운 시간 가지시기 바랍니다, -불변의흙-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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