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여동생이 정읍시로 이사를 한 지가 1년이 넘었다. 남편인 송 서방은 토목기술사다. 그러니 전국이 그의 일터인데, 정읍 부근의 토목공사가 오래 지속 될 것 같아, 아예 서울에서 정읍으로 이사를 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예상대로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예상 밖으로 엉뚱하게 뒤틀려버리기도 한다. 서울 가까운 곳에 보다 급하고 더 중요한 일이 생겨 정읍시의 집은 여동생과 ‘떼떼’라는 슈나이더가 남아서 지키고 있다.
단풍철이니 식구들 끼리 단풍구경을 가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단풍구경이라면, 으레 설악산이나 내장산이 거론되지만, 단풍철에 그런 곳은 단풍구경 온 사람들로 발 딛을 틈조차 없을 터이니, 마땅치가 않다. 어디로 갈까? 궁리를 하다, 선암사-조계산-송광사를 돌아보고, 순천만 갈대도 구경하러 순천으로 가기로 한다. 정읍시에서 혼자 집을 지키고 있는 여동생이 동행을 하기에도 편하니 가히 안성마춤이다.
2011년 11월 2일(수)
아침 7시, 운전솜씨가 좋은 둘째 매제(妹弟), 최 서방이 몰고 온 연비 좋은 혼다 차에 편승하여 길을 떠난다. 출근시간이라 차가 밀릴 것을 걱정했지만 의외로 고속도로는 한가한 편이다. 산엘 다니느라,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보며 느낀 것이지만, 우리나라처럼 도로망이 잘 정비되고, 교통이 편한 곳도 드물다는 생각이다.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며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울긋불긋 아름다운 가을풍광을 즐긴다.
망향휴게소에 들러 아침식사를 한다. 망향휴게소의 명물이라는 버섯빠금된장찌개를 주문한다.(6,000원)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았는지 맛이 깔끔하다. 입맛이 까다로운 집사람도 칭찬을 할 정도다.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커피까지 마신 후, 다시 길을 떠난다.
천안 논산간의 민자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서울-천안간(95.6Km)의 통행료 3,800원을 지불하고, 새로 통행권을 받아 논산 톨게이트에 도착하니, 통행료가 8,300원이다.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으니, 거리가 83Km이기 때문에 8,300원이라고 한다. 아마도 민자 고속도로의 통행료는 Km당 100원씩을 받는 모양이다. 11시경에 정읍시 동생네 집에 도착한다.
여동생은 이곳부터는 자기 집 영역이니 자기 차로 모시겠다고 고집이다. 할 수 없이 동생 차로 바꿔 타고 순천으로 향한다. 정읍에서 순천까지는 고속도로로 약 133Km이니 1시간 반이면, 도착이 가능하겠지만, 바쁜 길도 아닌데, 정읍에서 순천까지를 고속도로로 달리는 것은 운치가 없다. 정읍에서 담양까지는 21번 국도를 달리면서 내장산 국립공원 주변 산들의 단풍을 즐기고,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과 유명한 소세원을 구경한 후, 고속도로로 들어서서순천까지 가는 것이 좋다.
정읍-담양 간 29번 국도풍변의 단풍
담양 벚나무 가로수길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 1
내장산 줄기 끝자락으로 구불구불 오르내리는 29번 국도를 달린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단풍이 절경이다. 12시 45분 경, 소쇄원(瀟灑園)에 도착한다. 소쇄원은 조선중기의 대표적인 원림(園林)으로 우리나라 선비들의 고고한 품성과 절의를 느낄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 65세 이상은 무료다. 4사람은 공짜, 한사람만 1,000원을 내고 들어서려니 미안한 마음이다.
소쇄원 안내문
소쇄원 안내도
낙엽 1
낙엽 2
단풍과 대나무 사이길
광풍각
연지와 위교
대봉대
계곡
제월당
제월당 현판
협문
죽림
광풍각에서 본 단풍
이끼
30분 정도 소쇄원 구경을 마치고 나오다, 구름에 가린 무등산을 카메라에 담고, 대가라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생선구이, 대통밥, 돌솥밥, 떡갈비가 주 메뉴인데 생선구이+돌솥밥이 10,000원, 생선구이+떡갈비+대통밥은 16,000원이다. 괜찮은 맛에, 양도 많고, 서비스도 좋다. 일행 모두가 만족해 한다. 한 시간 가까이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순천만으로 출발한다.
구름에 가린 무등산
식당 ‘대가’
4시가 거의 다되어 순천만에 도착한다. 주차비 2,000원, 성인 입장료 2,000원인데, 경로는 역시 무료다. 순천만은 70만평의 갈대밭과 800만평의 갯벌로 이루어진 세계 5대 연안습지라고 한다. 농게, 칠게 짱뚱어 등의 갯벌 생물들이 살고 있어. 겨울이면 230여종의 철새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2003년에 습지보호지역, 2006년 람사르협약 등록, 2008년 국가 지정문화재 제 41호로 지정된 곳이다.
순천만
순천만 자연생태관
순천만 생태공원 안내판
갈대숲 탐방로, 용산전망대, 장산갯벌관찰장, 자연생태관, 천문대 등의 볼거리가 있고, 생태탐조투어버스, 갈대열차, 생태체험
선 등 탈거리도 다양하여, 순천만 연안습지를 구석구석 돌아볼 수가 있다. 우리들은 갈대숲 탐방로를 걷고, 용산전망대에 올라 순천만을 굽어본 후, 자연생태관을 둘러보기로 한다.
매표소와 홍보관
천문대와 자연생태관
생태체험선- 갯벌과 철새를 보기위해 타보려고 했으나 만선으로 포기함
갈대숲 탐방로
갈대숲과 용산전망대
갈대숲 1
갈대숲 2
갈대숲 3
갯벌과 청둥오리
농게
하늘에는 새떼
풍경 1
풍경 2
수로
갈대숲탐방로 데크 길을 지나고, 출렁다리를 건너, 용산전망대로 오른다. 갈대숲탐방로나, 전망대 오르는 숲길, 그리고 전망대에는 신기하게도 담배꽁초 하나, 휴지 한 장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순천만 연안습지의 아름다움이 탐방객들을 압도한 까닭에 누구도 순천만을 더럽히는 짓을 감히 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용산 전망대에서 보는 순천만이 그림 같다. 해질 무렵에 하산하여 자연생태관을 잠시 둘러본다. 잘 정돈된 멋진 전시관이다.
전망대 오르며 본 갈대숲과 수로
순천만 갯벌
주 전망대
순천만의 황혼
하산 로 주변 숲
석양 속의 갈대 숲
전시관 내부
정읍시로 돌아와 수성동에 있는 ‘행복하누’(전화번호 1577-8531)에서 등심과 차돌박이를 주문하여 포식한다. 신라호텔 등에 납품한다는 숙성된 고기가 부드럽고 맛이 좋다. 서울에 비해 값도 많이 싼 편이다.
(2011.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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