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일을 보고도 하지 않는 것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見義不爲 無勇也)라고 2,500년이나 되는 옛날 중국이 낳은 큰 스승 공자께서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나 그 가르침대로 사람들은 살지 않았고 특히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그때보다도 훨씬 더 비겁하게 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요새 대한민국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들은 청와대에 있지 않습니다. 경찰이나 검찰에 있지 않습니다. 국정원에도 없습니다. 오늘 가장 무서운 사람들은 진도 앞바다에서 비참하게 침몰한 세월호를 지친 눈을 비비며 지켜보고 있는 젊은 엄마아빠들입니다.

어른들의 이기심과 태만 때문에 꽃다운 청춘이 희생된 아들딸을 돌아오라고 애타게 기다리는 학부모들의 생각이나 행동이 100% 옳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누구도 한 마디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이야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하고 사는 사람들이라 소신껏 의사표시를 하기가 어려울지 모르지만 활자만을 상대하는 신문사들도 유구무언입니다.

앵커들도 카메라에 불이 켜지기까지는 제법 바른 말을 하다가도 일단 녹화가 시작되면 하고 싶은 말을 다하기가 어렵습니다. 왜 그렇게 비겁하냐고 따지면, “그런 말 하다가는 방송사가 습격당합니다”라고 응수합니다. 그리고 좀 과격하다 싶으면 PD가 가위질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옛날에는 중앙정보부 지하실에 끌려갈까봐 말조심했는데 요새는 습격당할 것이 겁나서 바른 말을 못하는 것입니다.

노조가 매일 얻어터지기만 하던 군사정권하에서는 나도 줄곧 노조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청와대보다도 더 높이 오르려는 노조원들에게 나는 적개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허위사실을 근거로 백일의 촛불시위를 하게하고도 아무 가책도 느끼지 않는 노조에게 나는 경의를 표할 수 없습니다. 독립투사의 후손이라는 문창극을 “친일파다. 민족반역자다”라며 밟아, 만신창이가 되게 하고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안 하는 노조를 나는 두둔할 수 없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이 죽으면 내일은 노조가 죽습니다. 나는 테러를 당할 각오를 하고 이런 말을 합니다. 나는 노조에게 테러를 당해 맞아 죽을 각오가 돼있습니다. 그렇게 죽으면 요를 깔고 누워서 앓다 죽는 것보다 백배는 더 영광스러운 죽음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김동길

 *항상 건강하시고 날마다 즐겁고 행복하세요*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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