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산 자생화공원에서 만난 승무(僧舞)

 

경북 영양에 소재한 일월산(1219m)은 태백에서 남하하던 낙동정맥이 통고산을 넘어서, 서남쪽 영양 땅으로 곁가지를 내린 오지에 우뚝 솟은 산이다. 동으로는 동해가 바라보이고, 해와 달이 제일 먼저 본다하여 일월산이라고 부른다. 일월산 정상부에는 일자봉, 월자봉 두 봉우리가 솟아 있고, 천축사 사찰 터, 황씨 부인당, 용화사, 천화사, 용화 선녀탕 등 볼거리가 많다.

 

특히 일월산은 음기가 강한 여산(女山)으로 알려져 그믐날만 되면 전국 각지의 무속인들이 이 산을 찾아 영험함과 신통함이 더한 내림굿을 한다. 그렇게 하면 점괘가 신통해진다 하여 무속 인들로 부터 성산으로 추앙받는 곳이기도 하다. (관련자료 발췌)

  

2016222()

좋은 사람들 산악회를 따라 일월산을 간다. 옥타브 대장이 인솔한다. 예정시간보다 15분 늦은 730분에 서초구청 앞을 출발한 산악회 버스는 마지막 경유지인 죽전에서 대원들을 태운 후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99, 치악 휴게소에 도착하여 대원들 아침식사를 위해 정차한 후, 930, 휴게소를 출발한다.

 

버스가 출발하자, 옥타브대장은 오늘의 산행코스에 대해 설명을 한다. 일월산 산행은 남쪽 창당골에서 출발하여 일자봉에 오르고, 월자봉을 거쳐, 천화사 쪽으로 하산하여 창당골로 회귀하는 코스와 북쪽의 대티골에서 일자봉, 월자봉을 거쳐 뿌리샘 골로 내려서서, 대티골로 하산하는 코스가 있는데, 오늘 우리는 후자를 택해, 대티골을 들머리/날머리로 삼는다.. 오늘 총 산행거리는 약 9km, 11경 산행 들머리에 도착한다고 보고, 4시까지 하산하라고 당부한다. 아울러 이곳이 오지라 자주 올 기회가 많진 않을 터이니, 4시경에 출발하게 되면, 가까운 용화광산에 들러, 15분 정도 주위를 둘러보자고 제안한다.

   일월산 등산코스

 

   일월산 자생화공원과 용화광산 안내(사진 크릭하면 커짐)

 

중앙고속도로를 버리고 36번 국도로 내려선 버스는 풍기를 지나고, 영주 시내를 거쳐, 봉화군 법전면으로 들어선 후, 31번 국지도로 갈아타고, 1047, 대티골 입구에 이른다. 우회전해야 하는 좁은 길이다. 위험하니 내려서 걸어가라고 할 수도 있는 길이지만, 기사양반은 몇 차례 전진, 후진을 반복한 후, 힘들게 입구로 들어서서, 1155, 대티골 너른 주차장에 버스를 가져다 댄다.

   31번 국지도를 지나며 본 낙동강 상류

 

   31번 국지도와 대티골 입구

 

   들머리 도착

 

버스에서 내려 잠시 주변을 둘러 본 후, 1058, 개울을 건너, 왼쪽 등산로 입구로 들어서서, 가파른 사면을 허위허위 오른다. 115분 경, 능선에 진입하고, 이어 소나무와 참나무가 어우러진 완만한 오르막길을 유장하게 걷는다.

    반변천 발원지 돌 표지

 

    반변천 안내문(일월산 자생화공원)-사진 크릭하면 커짐

 

   등산안내도

 

   이정표

 

   등산로 입구

 

   산행시작

 

    능선진입

 

등산로가 점차 가팔라지며, 돌길이 이어지고, 우뚝 솟은 봉우리가 가까운데, 주변의 멋진 노송들이 눈길을 끈다. 1143, 앞을 막는 암릉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짧은 너덜지대를 지난다. 등산로 주변에 잔설이 남아 있다.

 

   별콩 부부 뒷모습 1

 

    별콩 부부 뒷모습 2

 

   노송

 

    암릉, 왼쪽으로 우회

 

   옥타브 대장의 백 스타일

 

    잔설

 

1157, 119 표지목, ‘10 일월산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니, 표지기들이 요란하게 걸린 봉우리 정상이다. 등산지도에 표기된 1,025m봉이라고 짐작한다. 오른쪽으로 시설물들이 있는 일월산의 주능선이 하늘 금을 긋고 있다. 1,025m봉에서 완만한 능선을 따라 내려 1211, 119 표지목, ‘09 일월산을 지나고, 이어 대원들이 간식을 들며 쉬고 있는 너른 공터를 지난다.

    119 표지목

 

   1025m

 

    가깝게 보이는 일월산 주능선

 

   공터

 

    뒤돌아 본 공터

 

1,000m가 넘는 곳이지만, 널찍한 능선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일월산이 음기가 강한 여산(女山)이라는 이야기를 실감한다. 주능선의 시설물을 당겨 찍고, 수명을 다한 고사목을 카메라에 담으며, 아름다운 능선을 산책하듯 걷는다.

    아름다운 능선

 

   당겨 찍은 시설물

 

    고사목

 

1227, 이정표와 119 표지목이 있는 선녀탕 갈림길을 지나고, 1240, 일월산 정상석이 있는 해맞이 전망대 /일자봉(1,217.6m)에 올라 주위를 둘러본다. 군부대가 있는 주능선은 차폐물로 가려져 있고, 사면 길로 이어지는 월자봉 가는 길은 이정표가 안내한다.

   선녀탕 갈림길

 

   해맞이 전망대/일자봉

 

    정상석

 

   차페물

 

    일월 송사

 

    남쪽 조망- 대티골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낙동정맥

 

    동쪽 조망-낙동정맥 뒤로 동해가 아련하다.

 

 이정표

 

1243, 월자봉으로 향한다. 군사시설이 있는 주능선 아래로 이어지는 사면 길은 남향이기는 하지만 1,200m가 넘는 고지이고, 숲이 우거진 곳이라 한겨울 내린 눈이 그대로 남아 있어 몹시 미끄럽다. 하지만 이런 사면 길은 고작 1.4Km정도다. 하여 아이젠도 장착하지 않고 조심조심 이동한다.

    이정표

 

    눈 쌓인 사면 길

 

   사면 길에서 본 주능선

 

   가파르게 오르내리는 눈길

 

118, 119 구조대 표지목을 지나고, 125분 이정표가 있는 큰길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KBS 송신소 옆, 월자봉 가는 길로 들어선다. 끊어졌던 주 능선을 다시 찾아 들어선 것이다. 산책길 같은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유장하게 걸어, 134, 월자봉(1,205m)에 올라, 주위를 둘러본다.

    119 구조목

 

    큰골 갈림길 이정표

 

    주능선 진입

 

    월자봉 정상

 

    삼각점

 

 월자봉에서 본 주위 조망

 

136, 월자봉을 내려서서, 산악회에서 배포한 개념도를 보며, 황씨 부인당을 찾아, 일월재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마주 오는 대원 한 사람을 만나다. 황씨 부인당을 다녀오느냐고 물으니, 찾지를 못해 되돌아오는 길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내려갔었느냐고 묻자, 5분 정도 내려 갔었다고한다. 주위의 산세를 살피며 10분 정도 내려서 보지만, 가까운 곳에서 임도를 만날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여, 발길을 돌려, 월자봉으로 되돌아서서, KBS송신소 쪽으로 하산하다 등반대장을 만난다..

    산악회가 배포한 등산지도

 

    일월재로 이어지는 능선 상의 교통호

 

    갈림길 등반대장을 만난다.

 

등반대장에게 황씨 부인당 가는 길을 묻자, 앞에 보이는 임도를 오른쪽으로 따라 내리면,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알려준다. KBS 송산소 입구를 지나, 오른쪽 임도를 따라 내린다. 왼쪽으로 헬기장이 보이고, 그 너머로 동해가 아련하다.

     KBS 송신탑

 

   송신소 입구에 있는 일월산 정상석

 

   임도 변의 일월산 등산 안내도

 

    헬기장과 그 너머 동해

 

159분 황씨 부인당에 이르러 주위를 둘러본다. 순조 때 청기면 당리에 살던 우씨(虞氏)의 부인 평해(平海)는 남편과 혼인하여 금실 좋게 살았으나 시어머니의 학대가 극심했다고 한다. 황씨 부인은 아들을 낳지 못하는 죄책감으로 얼굴을 들고 시어머니와 남편을 대할 수 없어 아홉째 딸이 젖을 땔 무렵 자취를 감추고 만다.

 

그 후 산삼 캐는 사람들이, 자기들의 삼막(蔘幕)엘 갔더니, 그 곳에 황씨 부인이 죽어 있었다. 이후 이명존(李命存)의 꿈에 나타난 황씨 부인은 자기를 위해 당사를 지어 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이명존이 황씨 부인의 한을 풀기 위해 그 자리에 당을 지어 주고 ' 황씨 부인당 ' 이라 했다고 하는데, 이곳에서의 내림굿은 그 효과가 크다고 전해진다.(관련자료 발췌)

 

이런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곳이지만, 일반 산신각과 별 다름이 없이 지극히 평범하기만 하다. 발길을 돌려 송신소 입구로 되돌아와, 27, 큰골 갈림길에 이르러, 하산을 한다.

    황씨 부인당 입구

 

    산령각

 

   사당 내부

 

    갈림길

 

   삼거리

 

아직 잔설이 남아 있는 가파른 내리막 능선이 급하게 떨어진다, 영양군에서는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군데군데에 나무계단을 만들고, 로프 가드레일을 설치하여 놓았다. 226, 119 구조목, ‘04 일월산을 지난다.

   하산길 1

 

   하산길 2

 

   하산길 3

 

237, 119 구조목, ‘05 일월산이 세워진 큰골 갈림길에 이른다. 임도로 내려서니, 오른쪽에 표지기들이 많이 걸려 있고, 그 쪽에서 대원들 한 무리가 올라오고 있다. 산악회에서 배포한 지도를 꺼내본다. 좌우 양쪽 길은 큰골에서 만나는데, 오른쪽 길은 지름길이고, 왼쪽은 뿌리 샘이 있는 계곡으로 우회하는 길이다. 왼쪽 길로 내려선다.

    큰골 갈림길

 

    왼쪽 길로 내려서고

 

    임도

 

249,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내려선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아름다운 숲길이다. 저 앞에 정자가 보이고, 정자에 이르자, 반변천 발원지, 뿌리 샘이 보인다. 뿌리 샘으로 내려가 부드럽고 시원한 물을 벌컥벌컥 들이킨다.

    삼거리 이정표

 

    멋진 오솔길을 내려서다 정자를 만나고

 

    반변천 발원지

 

 뿌리 샘 돌 표지

 

 뿌리 샘

 

256, 통나무 다리를 건너고, 하얗게 얼어붙은 계곡의 낙엽 쌓인 아름다운 길을 천천히 내려선다. 저 아래 또 다른 정자가 보이고, 이어 이정표가 있는 큰골에 이른다. 계곡 건너편에 계곡으로 내려오는 임도가 보인다. 큰골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던 길이다.

    통나무다리

 

   아름다운 계곡 길

 

   큰골 이정표

 

    그네

 

39, 이정표가 있는 진동 갈림길을 지나고, 개울을 건너, 대티골과 용화리 이름의 유래를 알리는 석판을 카메라에 담은 후, 왼쪽으로 내려서서, 다리를 건너며, 계곡을 본다. 봄기운이 느껴진다.

    진동 갈림길 이정표

 

    대티골과 용화리 이름 유래

 

   봄기운이 느껴지는 계곡

 

이어 김준/윤미자씨 농장을 거쳐, ‘세상 밖의 세상/풀누리를 지나, 320, 버스에 도착하여, 여자 대원들이 마련해온 안주로 하산 주를 즐기며, 후미를 기다린다.

    김준/윤미자씨 농장

 

    세상 밖의 세상/풀누리 1

 

   세상 밖의 세상/풀누리 2

 

340분 경, 등반대장이 후미그룹과 합께 하산하고, 355분 경, 버스는 국내 최대의 야생화 공원이라는, ‘일월산 자생화공원에 도착한다.

      일월산 자생화공원 도착

 

   일월산 자생화 공원

 

    용화광산 1

 

   용화광산 2

 

 용화광산 유래

 

200712, 낙동정맥 6구간(한티재-추령-왕릉봉-검마산 자연휴양림, 도상거리 15.26Km)을 하면서 양양군을 지날 때, 629.2m봉 이정표에 걸린 시를 본 적이 있다. 그 때의 기록을 아래에 옮긴다.

 

     양군을 지나는 낙동정맥

 

     시가 있는 산

 

산이 날 에워싸고

박목월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며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을 낳고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구름처럼 살아라 한다.

바람처럼 살아라 한다.

 

 

공원에 시가 걸려 있는 것은 여러 곳에서 보았지만, 첩첩 산중에 시를 걸어 놓은 것은 처음 본다. 이 시만이 아니다. 통나무 의자에 놓여 져 있는 것도 있다. 아마도 땅바닥에 떨어져 뒹굴고 있는 것을 누군가가 주워, 의자에 올려놓은 모양이다. 오랜 세월동안 비바람에 시달려 싯귀는 뭉개져 보이지 않는다.

 

영양군 산림담당 직원의 아이디어로 오래 전에 낙동정맥 마루금에 이처럼 시를 걸어 놓은 모양이다. 시인의 마음을 가진 직원, 그리고 이를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들이 사는 이곳은 어떤 고장인가? 궁금증이 생겨 영양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본다.

 

군수는 "경상북도 동북부에 위치한 영양군은 많은 충의열사와 문인을 배출한 고장으로 민족의 명산인 일월산과 낙동정맥의 힘찬 기운이 살아 숨 쉬는 수려한 자연경관과 독특한 향토자산이 어우러진 살맛나는 곳입니다."라고 소개하고 이어 영양군을 한마디로 '문인의 고장' 이라고 자랑한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 은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출생이고 서정시인 '오일도' 는 영양군 영양읍 감천리 출생이며, 소설가 '이문열' · 1948년 영양군 석보면 원리리 출생이다. 주실마을, 감천마을, 두들마을에 가면 이들의 생가, 문학관, 시비 등을 볼 수가 있다."

 

 

일월산 자생화공원에서도 낙동정맥트레일 안내도를 만난다. 낙동정맥트레일은 낙동정맥의 둘레길에 해당하는 트레킹코스로, 봉화군 석개재에서 경주시 내남면 박달리까지 10개 시군에 걸쳐 총 610km에 이르는 숲길을 말한다. 따라서 안내도의 내용은 9년 전에 보았던 군청 홈페이지의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낙동정맥 트레일 안내도

 

15분 동안 일월산 자생화공원을 둘러보고 버스에 올라 서울로 출발한다. 오늘 산행에서 멋진 대티골 코스를 선정하고, 최후미로 쳐져, 대원들의 안전산행을 돌보느라 여러 가지로 신경이 쓰였을 터인데도, 영양군의 새로운 명소인 일월산 자생화공원까지 구경을 시켜준 등반대장의 따듯한 마음 씀이 고맙다.

 

 

(2016.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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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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