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떠나 먼 외국에서 장기간 생활한다는 것이 생각보다는 훨씬 어렵고 힘들 것이지만, 매사는 생각하기에 달린 것이다. 어려울 때면 내가 왜 미국에 왔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생활의 리듬을 되찾도록 노력해라.

사람들의 능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일부 두드러지게 뛰어난 사람들도 있고, 반대로 뒤지는 사람도 있지만 정상적인 가정에서 건강하게 태어난 대부분의 사람들의 타고난 능력은 크게 보면 오십보 백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누구는 성공적인 삶을 즐기는 데 비해, 누구는 좌절하고 실패한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것인가? 이 점에 대해 네 스스로도 생각해 본 적이 있겠지만 나는 사는 방법(How to live)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삶을 살아가는 자세가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다. 그들은 산만하지 않고 집중력이 강하다. 달리 표현하면 목표지향 적(Objective oriented)이라는 말이다. 이들은 또한 적응력이 뛰어나다.

미국에 도착하면 우선 규모의 차이에 압도되게 된다. 모든 것이 크다. 나라가 큰 것은 물론, 길도 넓고 크고, 그 위를 달리는 차들도 큰 차가 많다. 사람들은 또 어떤가? 서양 사람들은 대부분이 크지 않던가? 코크나 햄버거를 사봐라. 이들 또한 엄청 크다. 어디 그 것뿐인가? 다른 문화, 다른 생활 습관이, 그리고 잘 통하지 않는 말이 너를 당황하게 할 것이다.

위축되지 마라. 기죽으려고 미국 온 것 아니지 않는가? 미국에서 사는 사람들이라고 너 보다 잘난 사람 흔치않다. 그들도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다. 익숙하지 않는 것은 익혀서 익숙해지면 되고, 다른 그들의 문화에는 적응하면 된다. 영어 서툰 것은 당연하고, 그래서 우선은 영어 배우려고 미국에 온 것이 아닌가? 따지고 보면 기죽을 것 하나도 없다. 당당하게 적응해라.

미국 사람들의 생활은 기독교 정신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직업은 신이 자기에게 내려 준 것으로 신성한 것이고, 항상 근검 절약해야 하며, 불우한 사람을 도와야 하고, 자기가 속한 조직이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그들은 믿고 있다.. 공동생활에서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배려함이 그들의 생활규범이다.

따라서 그들은 놀랄 정도로 검소하고, 낭비를 죄악시한다. 빈방에 불을 켜 놓은 채 방치하거나, 수돗물을 낭비하면 틀림없이 잔소리를 들을 것이다. 욕실 사용 후 뒷사람을 위해 세면대 물기를 말끔히 닦아 놓지 않으면 야만인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홈 스테이를 할 경우 정해진 식사시간을 어기면 굶어야 할지도 모른다.

위축되지 말고 당당히 적응하라. 시선이 마주치면 웃는 낯으로 간단한 인사말을 건네라.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서슴치 말고 물어라. 친절히 가르쳐 줄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도울 일이 있으면 선선히 도와 주라. 항상 이들에게 무언가 기여할 것이 없나를 생각하라.

어학연수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대학에서의 공부는 쉽지 않을 것이다. 교수의 강의내용을 이해하지 못해도 실망하지 마라. 강의내용이 제대로 들리려면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뿐만 아니다. 읽어야 교재물도 많고, 숙제가 많을 것이다. 이것을 밤을 세워서라도 그날그날 소화하지 못하면 학점 취득은 불가능하고 따라서 졸업도 요원한 이야기가 된다. 일년 정도는 대단한 각오가 필요할 것이다.

또 하나 어려운 것이 있다. 아마도 가장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바로 외로움과 집에 대한 그리움이다. 식구들도 멀리 떨어져 있고, 친구들도 만날 수 없다. 언어문제, 과중한 학습량 때문에 스트레스는 쌓이는데 하소연을 들어 줄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병이 되고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미국에 도착하여 숙소를 정하고, 언어 연수가 시작되면 우선 하루의 일과표를 작성하고 철저하게 이에 따라 생활하라. 하루 수업이 끝나면 바로 한시간 정도 조깅을 해라. 조깅을 하면서 그날 배운 것을 머리 속에서 복습하라. 머릿속의 복습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으나 꾸준히 시도해 보아라. 조깅 코스로는 찰스 강변이 좋겠으나 숙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공원 등 적당한 곳을 선택할 수 있다. 조깅 후 샤워를 한 후 다음 일과에 임하라. 하루 한시간 정도의 운동으로 외로움을 멀리할 수 있고, 지친 너의 심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니 반드시 실행하라. 규칙적인 생활, 적당한 운동은 잡념을 없애고, 스트레스를 해소해 줄 것이다.

재현이는 군대 생활도 해 보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좋은 성격임으로 잘 적응하여 미국에 온 목적을 훌륭히 달성하리라 믿는다. 다만 노파심에서 미국 생활에 도움이 될 몇 가지를 적어본 것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항상 몸조심하고 안전(Security)문제에도 신경을 써 일반적인 안전수칙을 준수해라. 그리하여 건강한 모습으로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기 바란다,


2002년 3월 8일 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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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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