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상 ‘국화꽃’

 

2012년 10월 20일 (토)
북한산 둘레길 13구간에서 16구간까지 4구간을 탐방하러, 8시 30분 경 집을 나와 9시 50분 경 구파발역에 도착한다. 이어 버스정류장으로 나와 보니 버스를 기다리는 등산객들의 줄이 구불구불 수십 미터에 이른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주말이라 북한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많을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많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북한산성 입구로 가는 버스는 704번과 34번이 있지만, 버스가 구파발역에 도착할 때면 이미 그전 연신내역이나, 불광역에서 탄 등산객들로 만원이라 구파발역은 그냥 통과해 버리기도 한다. 줄을 서서 30여분 동안을 기다려도 별 진전이 없다. 이러다가는 날이 새겠다. 하여 둘레길 탐방을 단념하고, 족제비봉 경유, 비봉능선을 걷다 귀가할 생각으로 다시 지하철을 타고 불광역에서 내려 도로를 건너려고,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린다.

 

“그 길 어딘가엔 그리운 내 마음의 고향이”

수도권 휴양지로 널리 알려진 청정한 송추계곡(2.5Km)을 만날 수 있는 송추마을길은 군 시절의 추억과 시골의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추억의 마을길입니다. 물장구 치고 고기 잡던 유년시절의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 송추계곡과 짧은 계곡임에도 비 온 후에는 제법 깊은 산속 폭포 같은 모습으로 다가오는 원각사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는 도심에서는 느끼지 못한 자연의 작은 선물입니다.

 

이때 마침 704번 버스가 지나가는데 버스 안에 자리가 꽤 있어 보인다. 이왕 뽑은 칼, 좀 늦었더라도 둘레길을 걸어야겠다고, 반대쪽으로 길을 건너, 버스정류장에서 약 15분 정도를 기다린 후, 10여명의 등산객들과 함께 704번 버스에 오른다. 버스가 구파발에 접근할수록 승객은 늘어나 만원이라, 아직도 긴 줄을 이루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외면한 채 버스는 구파팔 정류장을 그냥 통과한다.

 

이윽고 버스가 북한산성 입구에 도착하고, 승객들 대부분이 우르르 몰려 내리자, 비로소 한숨 돌리고 자리를 잡고 앉는다. 11시 34분, 버스가 우이령 입구에 도착하고, 버스에서 내려, C For U 휴게소 앞 의자에 앉아, 산행준비를 한 후, 11시 40분, 우이령 입구로 다가가자, 오른쪽에서 오봉이 환영을 한다.

 오봉


 송추마을길 구간

 

당초 예정보다 약 1시간 30분 정도 늦게, 출발점에 도착하여, 도로를 따라 보도를 터덜터덜 걷는다. 오늘 예정대로 4구간을 걸으면, 걷는 거리가 15Km가 넘는데, 이제 12시가 다 되어 시작을 하니, 4구간 탐방은 무리겠다. 진행하면서 시간을 보고 결정하여야겠지만 오늘은 15구간까지 3구간을 걷고, 다음에 5구간을 걸어 마무리하는 것이 순리겠다. 11시 53분, 서울외곽순환도로가 눈앞에 보이는 곳에서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 시멘트 길로 들어선다.

 도로 버리고 이정표 따라 오른쪽 시멘트 길로

 

3분 정도 시멘트 길을 걷다, 오른쪽 산길로 접어들어, 송주마을길 아치문을 지난다. 이정표는 이지점이 우이령 입구에서 1.5Km 떨어진 곳이고, 가야할 원각사 입구까지는 3.7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둘레길은 참나무가 무성한 호젓한 산길로 가파르게 이어진다. 오른쪽 봉우리에 군 초소가 보이고, 둘레길은 초소를 피해 산 사면으로 이어지다, 초소 가까이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송추마을길 아치문

 호젓한 가파른 오르막 산길

 

한동안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이정표를 따라 두 어 차례 방향을 바꿔 진행한 후, 12시 18분, 송추 남능선 끝에 있는 오봉탐방지원센터에 이른다. 지원센터 옆으로 대규모 토목공사가 한창이다. 지원센터 직원에게 무슨 공사냐고 묻는다. 송추계곡을 따라 무질서하게 자리 잡은 식당 등을 정비하여 이주시킬 단지 조성공사 라고 한다.

 오봉탐방지원센터

 

12시 22분, 송추 계곡길로 내려서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고가도로 아래까지 내려와, 다시 이정표의 안내로 오른쪽 길을 따라 오른다. 머리 위 고가도로를 달리는 차량소음이 신경에 거슬린다. 이윽고 둘레길은 고가도로와 멀어지며 북한산 국립공원 산자락으로 이어진다. 오른쪽 계곡 공터의 아름다운 단풍이 눈길을 끈다.

 송추계곡길

 한동안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고,

 계곡 공터의 단풍

 

12시 41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둘레길은 왼쪽으로 굽어져 나지막한 둔덕을 지나, 계단으로 이어진다. 왼쪽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위로 차들이 굉음을 내며 씽씽 달린다. 12시 49분, 원각사 입구 1,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이어 고속도로 축대를 따라 걷는다. 오른쪽으로 사패산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다.

 이정표

 계단길을 내려서고

 사패산

 

12시 57분, 둘레길은 사패산 터널 입구가 바라보이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굽어져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들어선다. 비로소 차량소음에서 벗어나 가을 정취 속을 걷는다. 3시 5분, 14구간 산너미길 입구에 이르지만, 가까운 곳에 있는 원각사를 구경하러, 직진하여 너른 길을 따라 오른다.

 북한산 경내로 들어서고

 산너미길 구간 입구

 원각사 가는 길

 

 

 

“산을 넘는 구름 따라 하늘을 걸어본다.”

사패산의 깊은 속내를 살펴볼 수 있는 산너미길은 산을 넘는다는 의미로 사패산 6부 능선에 있는 붉은 바위까지 올라야하는 둘레길 중 가장 힘든 구간이지만 전망은 으뜸입니다. 전망대인 거북바위 터에서 내려다보면 의정부 시가지와 멀리 양주시청도 한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는 수락산이 정면에는 천보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또한 안골계곡을 끼고 탐방하는 구간으로 계곡을 넘는 곳곳에는 사패교, 갓바위교, 울띄교 등 나무다리가 조성되어 있어 산길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1시 18분, 은은하게 부처님 말씀소리가 들리는 원각사에 이르러, 잠시 절 경내를 둘러본 후,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주위 단풍을 바라보며 점심식사를 한다. 원각사는 사패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바로 옆에 있어 참배객들이 수시로 드나든다. 약 15분 동안의 점심식사를 마치고, 원각사를 떠나, 1시 44분, 산너미길 입구로 되돌아온다.

원각사 대웅전



 불상

 사패산에서 내려오는 등산객들

 

가파른 산길이 이어진다. 간간이 침목 계단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래는 사패터널이다, 1시 53분,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울띄교로 계곡을 건넌 후, 가파른 돌길을 지나, 단풍 속을 걷는다. 이어 갓바위교, 사패교로 계곡을 지그재그로 건넌 후, 나무계단과 아름다운 숲을 지나, 2시 19분, 쉼터가 있는 능선에서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원각사 입구에서 1.6Km 떨어진 지점이다.

 가파른 산길을 올라 사패터널 위를 지나고

 울틔교

 단풍길 1

 단풍길 2

 사패교

 

둘레길은 다시 한 번 가볍게 내림, 오름을 거쳐, 2시 25분, 이정표와 의자가 있는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이어지고, 5분 후, 포토 포인트인 전망대에 이른다. 전망대에서 보는 조망이 멋지다. 정면으로 의정부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천보산이 가깝다. 왼쪽으로는 수락산, 왼쪽으로는 멀리 감악산이 보인다.

 전망대

 포토 포인트

 의정부 시가지와 천보산

 

한동안 조망을 즐긴 후, 지그재그로 길게 이어져 내리는 가파른 계단길을 내려선다. 이윽고 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내려선 사면의 아름다운 단풍을 카메라에 담는다. 멋진 길이다. 2시 59분, 안골계곡에 도착하여 산너미길 구간을 마치고, 안골길 구간으로 들어선다.

 내려선 사면, 바위와 단풍이 어우러진 멋진 곳이다.

 안골과 의정부 시가지

 

 안골길 입구

 안골계곡 이정표

 

 

“보석처럼 빛나는 계곡 물소리의 깊은 울림이 있는 곳”

이 구간은 의정부시가 조성한 직등공원과 연결된 길로 배드민턴장, 축구장, 미니 인고암벽과 같은 체육시설은 물론, 분수대, 야생화단지, 조각공원까지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가족형 산책코스입니다. 또한 사패산 산책로와 연결되어있으며, 안골계곡에서 바라보는 사패산을 감상 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이구간의 시종점이 되는 회룔사는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전설이 전해지는 유명한 사찰로 경기도 문호재인, ‘신중도, ’석조‘, ’5층석탑‘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둘레길은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오른쪽은 사패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3시 10분, 아치문이 있는 안골입구를 지나고, 3시 19분, 샘터를 거쳐,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서 교통호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여기 저기 텅 빈 군사시설물들이 보인다.


 

 

 이정표

 교통호 따라 내려서고

 텅 빈 군초소

 

3시 34분, 안골 길 아치문을 나와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 도로로 내려선다. 이정표는 화룡탐방센터까지 남은 거리가 3.0Km라고 알려준다. 이어 갈림길에서 오른쪽 운동장 쪽으로 접어들고, 인조구장을 반 바퀴 정도 따라 돈 후, 오른쪽으로 나와, 작은 다리를 건너 직등공원으로 들어선다. 아름다운 공원이다. 예쁜 가로등에 걸린 스피커에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와 많은 시민들이 산책하는 공원 분위기를 더욱 부드럽게 해준다.

 둘레길 표지따라 운동장 쪽으로 들어서고

 인조구장을 반 바퀴 따라 걸은 후

 직등공원

 

안골길 구간으로 들어서면서, 북한산 둘레길과 더불어 ‘소풍길’이라는 팻말을 서너 차례 보았는데, 공원에 있는 안내문을 보고서야 비로소, 소풍길이 의정부시의 둘레길이고,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에서 따온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조금 더 가서 천상병 시인의 또 다른 시, ‘국화꽃’을 반갑게 만난다.

 소풍길이 유래

 

3시 54분, 공원을 나와 굴다리를 지나고, 샘터 갈림길을 거쳐, 넓은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린다. 4시 6분, 이정표가 있는 시청 IC로 나온다. 이제 회룡탑방지원센터까지는 1Km가 남았다. 이어 호암사 갈림길을 지나고, 4시 10분, 소풍길 아치문을 지나, 데크 길을 걷고, 굴다리 앞 갈림길에서 오른쪽 산길로 오른다.

 넓은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리고

 시청 IC

 소풍길 아치문

 데크 길

 

오름길에 깔아 놓은 미끄럼 방지용 마직깔개가 계단보다 훨씬 편하게 느껴진다, 이윽고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토치카를 지나고, 산책길을 걸어, 4시 24분, 안골길 끝/보루길 시작의 아치문을 나온다.

 미끄럼방지 마직 깔개

 토치카

 산책길

 보루길 아치문

 

이곳에서 오늘의 산행을 마치고, 회령역으로 향하다. 길가에 있는 20년 전통의 동태 찜 집에 들러, 동태탕 2인분(12,000원)을 사 들고 회령역에서 전철로 귀가한다.

 20년 전통 동태찜 집

 

오늘 걸은 거리는 3구간의 12.2Km에 걸은 시간은 점심시간 포함, 총 4시간 42분이다.

 

 

(2012.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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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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