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쉐난도 국립공원

 

볼티모어에 갔다가 별 재미를 못 보았다고 하니까 재욱이는 내일은 쉐난도 국립공원의 스카이라인 드라이브(Skyline Drive)와 루레이 동굴(Lurey Caverns)을 가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날씨까지 확인해 준다. 오전 10시까지는 비가 오지만 그 이후는 쾌청하여 조망이 좋을 것이라고 한다.

 

쉐난도! 제임스 슈트어트가 주연한 같은 이름의 영화를 젊었을 때 보면서 아름다운 부성애와 자연미에 매료되어 아직도 ‘쉐난도’라는 명칭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그곳을 가보라고 하니어찌 마다하겠는가?

 

2011년 5월 4일(수)
미국에 온지 9일째 되는 날이다. 일기예보대로 비가 내린다. 집에서 쉐난도 국립공원까지는 약 100 마일,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다. 아침도 먹지 않고, 일찌감치 길을 떠난다. 출근시간에 비까지 내리니 워싱턴DC로 들어가는 하이웨이는 시속 20마일을 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차량들이 붐빈다.

 

빗발이 굵어지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춥다. 히터를 켜니, 유리창에 수증기가 끼어 앞을 볼 수가 없다. 내 차가 아닌, 며느리 차다보니, 앞창 유리의 수증기를 제거하는 방법을 모르겠다. 할 수없이 히터를 끄고, 잠시 에아컨을 작동 시켜 습기를 제거한다. 집사람이 춥다고 난리다.

 

실버 스프링을 지나며서 도로가 점차 풀리더니, 66번 하이웨이로 들어서자 비로소 제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추위는 여전하고, 배는 고파오는데 도로변에 주유소와 햄버거 집 표지판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9시 40분 경, 몰(Mall)과 백화점 표시를 보고, 고속도로를 벗어나, 몰에 도착하지만 아직 10시가 되지 않아 기다려야한다. 추위와 비를 피해 염치불구하고 몰에 있는 ‘JC Penney’라는 미장원으로 밀고 들어가, 문 열기를 기다린다.

 

이윽고 10시가 되어 몰의 문이 열리고, 식사할 만한 곳을 찾지만, 이곳에는 식사할 곳이 없고, 옆에 있는 메이시 백화점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실망하여 차로 돌아오니, 거짓말과 같이 비가 멎어있다. 다시 66번 하이웨이로 들어서서 조금 더 달리니, 비로소 주유소와 햄버거 집 표지판이 보인다. 하이웨이를 벗어나, 밥 에반스(Bob Evans) 식당으로 들어서서 아침식사를 주문한다. 집사람이 햄버거를 좋아하지 않아 밥 에반스로 들어왔지만, 밥 에반스는 처음이다.

밥 에반스

 

집사람은 아메리칸 블랙퍼스트, 나는 아메리칸 블랙퍼스트에서 계란이 빠지고 소고기 한 조각이 들어 있는 것을 택한다. 맛도 괜찮고 가격도 팁 $3 포함, $24.09이니 비싸지 않다. 고속도로 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은 밥 에반스 외에도, 서브웨이(Subway), 루비 튜스데이(Ruby Tuesday), 햄버거 집, 피자 집 등이 있는데, 내게는 샐러드를 선택할 수 있고, 와인이나 맥주 등 주류도 파는 루비 튜스데이가 가장 맘에 든다.

서브웨이

루비 튜스데이

 

식사를 마치고 다시 66번 하이웨이로 진입하여 뻥 뚫린 고속도로를 거의 100마일의 속도로 달린다. 오랜만에 즐겨보는 속도감이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 고속도로를 버리고, 340번 도로로 들어선 후,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북쪽 입구 매표소에 이른다. 자그마한 체구에 곱게 늙은 미국 할머니가 매표소를 혼자 지키고 있다.

뻥 뚫린 고속도로

340번 도로

 

입장료는 승용차 $15이다. 시니어 디스카운트는 없느냐고 물어본다. 할머니는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10로 할인이 되지만, 여행객들에게는 할인혜택이 없다며 미안해한다. 경험으로 한눈에 보아도 우리들이 여행객임을 알아 본 모양이다. $15을 지불하고, 티켓과 지도, 안내문, 이벤트 프로그램 등 자료를 한 보따리 넘겨받은 후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로 들어선다.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쉐난도 국립공원은 버지니아 주의 블루 릿지 산맥(The Blue Ridge Mountains)을 따라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좁고 길게 형성된 공원이다. 서쪽으로 쉐난도 강과 계곡이 따르고, 동쪽으로는 버지니아의 피드몬트(Piedmont) 구릉이 펼쳐지는 넓이 805.39Km²에 달하는 공원이다.(자료발췌)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전망대에 피드몬트를 설명한 안내문이 있다. 

서쪽의 쉐난도강과 대초원

동쪽의 구릉지대

피드몬트 안내문

그림확대

설명문, 블루 릿지 능선 동쪽에 나지막한 구릉들이 점점이 박은 너른 평원인 피드몬트를 볼 수 있다. 유럽의 고향 땅과 비슷한 모습에, 초기 정착자들은 이땅을 ‘피드몬트’라고 불렀다. 이태리 말로 산자락이라는 의미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때부터 본격적으로 조성되고, 1935년 12월 26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쉐난도 국립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경치 좋은 스카이라인 드라이브(Skyline Drive)이지만 공원의 40%에 해당하는 322.04Km²는 환경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국립환경보전시스템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공원에서 가장 놀은 곳은 호크스빌산(Hawksbill Moutain)으로 높이는 1,235m이다.(자료발췌)

스카이라인 드라이브와 전망대 1

스카이라인 드라이브와 전망대 2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는 총 105마일로 1931년부터 8년간에 걸쳐 만들어졌다고 한다. 드라이브 도중, 70여 군데의 전망대에서 동쪽과 서쪽으로 펼쳐지는 멋진 조망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어, 매년 100만 이상의 탐방객들이 몰려온다고 한다. 공원 안에서는 시속 35마일 이상 달릴 수 없기 때문에 드라이브에만 3∼4시간이 걸린다. 입구는 북쪽과 남쪽 외에 중간에 두 개 (211번 도로, 33번 도로)가 더 있어 너무 길다고 생각되면 도중에 빠져나올 수가 있다.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북쪽 입구에서 손톤(Thornton) 협곡까지의 지도

 

우리는 Front Royal Enterance Station으로 들어가서 Thornton Step Enterance Station으로 나왔는데도 2시간 정도가 걸렸다. 평일인데다 오전에지 비가 와서 거의 인적이 없는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를 달리고, 곳곳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쉐난도국립공원과 그 주변을 둘러보며, 그 광활함에 우선 압도 되고, 이어 부러움 때문에 기분이 착잡해진다. 이곳 한 곳만 보더라도 미국이 얼마나 복 받은 나라인가를 실감할 수 있겠다.

디키 릿지 비지터 센터(Dickey Ridge Visitor Center)

쉼터

피크닉 그라운드 표지판

서쪽의 대초원

쉐난도 강과 계곡 뒤 산악지대

 

쉐난도 국립공원에는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외에도 잘 정비된 산길(Trail)과 곳곳에 캠핑장, 피크닉 그라운드, 숙박시설, 식당, 매점 등이 있어, 4~5월에는 야생화, 여름에는 푸른 녹음, 그리고 10월부터는 단풍을 보러, 수많은 관광객들이 줄을 지어 몰려와, 연간 탐방객 수가 100만이 넘는다고 한다.

남쪽의 계곡지대

동쪽 구릉지대

엘크왈로우(Elkwallow) 1

엘크왈로우(Elkwallow) 2

크왈로우(Elkwallow) 3

고사목

 

1시 28분, 손톤 매표소 직원에게 루레이 동굴(Lurey Caverns)가는 길을 묻는다. 루레이 동굴의 주소가 정확치 않아 네비게이션이 잘 찾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지도를 보면 211번 도로와 340번 도로가 만나는 지점 부근 인 것 같은데 네비게이션이 엉뚱한 곳으로 안내하는 바람에  덕분에 쉐난도 강을 지척에서 구경한다.

손톤 매표소

쉐난도 강

 

30여분을 헤매다, 이정표와 주민들의 도움으로 겨우 루레이 동굴에 도착하여 매표소로 들어선다. 옆에 있는 자동차 박물관 입장료까지 포함하여 성인 $23, 61세 이상은 $21이다. 표를 사자, 오디오 시스템을 나누어준다. 안내원에게 영어만 되느냐고 물으니, 어디서 왔느냐고 되묻는다. 코리아라고 대답하자, 우리말로 들을 수 있도록 조작을 해 준다.

루레이 동굴

 

동굴 발견자 앤드류 캠벨(Andrew Campbell)

이윽고 입장객이 10여명 정도 모이자, 안내원이 인솔하여 동굴로 들어선다. 종유석 동굴이라니, 이제까지 보아왔던 많은 종유석 동굴과 오십보백보일 것이라고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역시 미국인들의 연출 솜씨는 뛰어난 바가 있어, 한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후딱 지나가 버린다.

안내원 설명

루레이 동굴

프르토의 유령

거울궁전-물에 비친 천정의 석순

루레이 동굴

아라비안 천막

루레이 동굴

거인의 방

종유석 파이프 올갠

올갠방 천정

소원의 우물(The Whising Well)

연도별 금액

에그 플라이

동굴을 나와 바로 옆에 있는 자동차 박물관을 둘러 본 후, 종유석 카페에서 햄버거로 늦은 점심을 먹고 귀가한다.


 

(2011. 5. 24.)

 

배중진 at 08/03/2011 03:35 am comment

저도 작년에 일부러 타고 달렸는데 정리를 아주 잘하셨습니다. 한때는 사슴이 없었는데 지금은5,000마리 정도 있다고 하는데 잘은 모르겠습니다. 저도 여름에 달렸는데 많은 사람들은 없었지요. 매우 인상적인 장소이고 가을엔 초만원이라 쉽지 않다고 하더군요, 감사합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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