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만면 넓은 들 1

구만면 넓은 들 2


아침식사를 하기 전, 잠시 배둔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을 둘러본다. 고성군 회화면 배둔리는 남쪽으로 남항만을 끼고 있고, 마산과 고성을 연결하는 14번 국도가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다. 숙박업소, 음식점도 많고, 택시들은 줄을 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고성군은 시외버스터미널 앞에 공룡모형을 전시하고, 3.1운동 창의탑도 이곳으로 옮겨 군의 홍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3.1운동 창의탑


시외버스터미널 안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모텔을 나와, 택시로 새터재로 향한다. 풍채가 좋은 기사양반은 이야기도 구수하게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낙남정맥을 하는 산꾼이 심심치 않게 택시를 이용했으나, 올해는 많이 줄었다고 한다. 자기가 모신 산꾼들 중에서는 텐트까지 지고 낙남정맥을 하던, 나이 지긋한 노부부가 가장 인상에 남는 다며, 산꾼들을 부러워한다.


택시는 8시 35분, 새터재에 도착한다. 바람이 불어 다소 쌀쌀하게 느껴지는 맑은 날씨다. 차를 돌려 되돌아가는 기사양반이 손을 흔든다. 소박하고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오늘은 시간이 출분하다. 여유 있게 산행준비를 한 후, 해를 등지고. 완만한 절개지를 오른다. 오늘코스는『새터재(200m)-필두봉(418m)-담티재(195m)-용암산(399.5m)-남성치(170m)-식대봉(520.5m)-발산재(140m)』로 도상거리는 약 9.5Km이다.

새터재- 어제 내려왔던 길

산행시작


오늘구간에서는 200m 정도의 고도차를 보이는 빡센 곳이 4곳이나 되고, 특히 담티재에서 용암산으로 오르는 송림능선이 길고 가팔라 30분 가까이 힘을 쏟아야한다. 하지만 힘들여 깃대봉에 오르면, 탁 트인 멋진 조망이 이제까지 힘들었던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보상해주고도 남는다. 멋진 구간이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08:35) 새터재 도착-(08:38) 산행시작-(08:44) 안부, 직진-(08:49) 낙엽송 숲-(09:16) 능선분기, 좌-(09;35) 필두산-(09:57) 임도-(10;03) 담티재-(10:06) 함안이공 합장묘-(10;31) T자, 우-(10:34) 바위지대-(10;37) 봉, 약 370-(10:46~10:47) 용암산-(10:50) 송전탑-(10:56) 안부-(11:02) 갈림길, 좌-(11:11) 전주최공 묘-(11:14) 남성치-(11:18) 전주최공 쌍묘-(11:20) 임도-(11:24) 갈림길, 좌-(11:44) 387m봉-(11:49) 안부-(12:03~12:37) 벌밭들-(12:48) 선동치-(13:11~13:13) 봉, 약 510-(13;18) 528m봉-(13:21) 전망바위-(13:48) 깃대봉-(13:59) 봉, 약 515-(14:30) 고종후선생 묘-(14:33) 공동묘지-(14:35) 시멘트도로』중식시간 34분포함, 총 6시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앞장서서 걷는 심산은 재킷의 후드를 눌러쓰고, 장갑을 끼고 있다. 바람이 부는 쌀쌀한 숲속을 걷는 기분이 상큼하다. 무덤을 지나 능선에 오른다. 이 후 등산로는 나지막한 언덕을 가볍게 오르내리며 빽빽한 낙엽송 숲을 지나고, 거친 벌목 지대를 통과한다. 등산로가 가팔라진다. 9시 16분, 능선 분기봉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무덤 있는 안부에서 직진

거친 벌목지대

능선분기봉, 좌


다시 고개 하나를 넘고 안부에 내려서니, 정면에 필두산이 우뚝하다. 빽빽한 낙엽송 숲을 지나, 9시 35분, 필두산(420m)에 오른다. 정상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왼쪽 내리막길로 내려서는데, 앞서 간 줄 알았던 심산이 뒤에서 부른다. 커다란 독수리가 있으니 올라와 보란다. 갈림길로 되돌아와 뚜렷한 길을 따라 직진하여 조금 진행하니, 멋진 조망바위가 나오고, 50여 미터 떨어진 곳에 과연 커다란 독수리 한 마리가 앉아있다. 독수리를 당겨 찍고 주위를 둘러본다.

필두산 정상표지

독수리

당항만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 길게 이어지는 급경사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역코스를 택할 때에는 오름길에 힘 꽤나 들겠다. 9시 57분, 임도에 내려서서 이를 따라 걷다,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10시 3분, 1002번 도로가 지나가는 담티재에 내려선다.

담티재


도로를 건너 산길로 들어서서, 함안이공 합장묘를 지나고,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왼쪽으로 넓은 초지와 청광리 너른 들이 내려다보인다. 등산로는 송림 숲으로 가파르게 이어진다. 용암산 오름길의 시작이다. 오늘은 시간이 충분하다. 흩어진 스틱 웍과 행보 법을 바로 잡을 좋은 기회로 삼고,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오른다.

너른 초지와 들

송림 숲 가파른 오르막


10시 31분,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바위지대에 이르니, 시야가 트인다. 남서쪽으로 지나온 능선이 보이고, 남쪽으로 구만면 넓은 들이 내려다보인다. 장관이다. 구만면은 필두봉(420m), 용암산(399.5m), 깃대봉(520.6m)과 적석산(497m), 남쪽의 깃대봉(435.2m). 그리고 시루봉(239.2m) 등의 산으로 둘러싸인 너른 분지다. 낙남정맥은 신고개에서 부터 구만면을 둥글게 감싸며 깃대봉으로 이어진다.

필두봉과 지나온 능선

구만면 너른 들


10시 37분, 고도 약 37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가야할 능선을 바라보고, 바윗길을 지나, 10시 36분, 삼각점이 있는 용암산 정상에 오른다. 나무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바윗길을 거쳐, 송전탑을 지나고, 10시 56분,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하여 평탄한 길을 걷는다.

가야할 능선

용암산 정상

삼각점

안부 지나 평탄한 길


11시 2분, Y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전주최공 묘 외 여러 기의 묘가 있는 묘역을 지나, 아스팔트도로가 지나가는 남성치에 내려선다. 왼쪽에 '산동마을' 돌 표지석이 보인다. 도로를 건너, 임도를 따라 걷는다. 전주최공의 쌍 묘를 지나면, 잠시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구만면 넓은 들이 내려다보인다.

남성치

구만면


11시 24분, 갈림길에서 왼쪽 오르막길을 오른다. 오르막길이 점점 가팔라진다. 11시 44분, 묘가 있는 387m봉에 오르고, 5분 후 안부에 내려선다. 이어 완만한 소나무 숲길을 올라, 12시 3분, 삼각점이 있는 벌밭들(418.5m)에 오른다. 묘한 이름의 봉우리다. 의미를 모르겠다. 잡목으로 둘러싸인 좁은 정상이 아늑하다. 주위를 둘러 본 후, 삼각점 옆에 앉아, 햇빛을 받으며 점심식사를 한다.

387m봉

삼각점

정상표지판


12시 37분, 봉우리를 내려선다. 시야가 트이며 적석산이 마주 보이고, 가야할 능선이 부드럽게 펼쳐진다. 12시 48분, 임도에 내려선다. 선동치다. 임도를 건너 한동안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1시 11분, 고도 약 510m 정도의 봉우리에 이르러, 전망바위에서 마산 앞바다를 굽어보고, 1시 18분, 진양농협인 산악회에서 세운 깃대봉 정상석(520.6m)이 있는 528m봉에 오른다. 남쪽 조망이 탁 트여, 적석산의 구름다리가 신기하고, 섬들이 둥실 떠 있는 마산 앞 바다와 당항포의 푸른 물빛에 탄성이 절로 난다.

선동치

마산 앞바다

528m봉

적선산

당항포 푸른 물


1시 21분, 전망바위 위에 선다. 조망이 일품이다. 북서쪽으로 깃대봉과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고, 남서쪽으로 지나온 능선과 구만면이 바라보는 가하면, 북서쪽으로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뚜렷한데, 160도 방향으로는 첩첩산 너머로 남해바다가 은빛으로 반짝인다.

깃대봉, 이곳에 세워져야하는 정상석이 528m봉에 있다.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길

지나온 능선

당겨 찍은 천왕봉

160도 방향의 조망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길 곳곳의 전망바위에서 보는 조망이 또한 일품이다. 1시 48분, 깃대봉에 오른다. 삼각점을 확인하지 못하고 내려서서, 진달래 능선을 지나며, 짙푸른 발산 저수지를 굽어본다. 1시 59분,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임도에 내려서서 이를 따라 걷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북쪽 방향의 오봉산, 미산령, 여항산 , 서북산

양촌리 방향

응봉산과 마산 앞바다.

깃대봉

발산 저수지


2시 30분 고종후선생 묘역에서 2번 국도를 굽어보고, 공동묘지에 이르러, 왼쪽으로 굽어, 묘지를 가로 질러 숲을 지나고, 2시 35분, 시멘트도로에 내려서서 오늘산행을 마친다. 이어 옛 2번 국도로 내려서서, 굴다리를 지나, 봉암마을 버스 정류장에서 진주행 완행버스를 기다린다.

고종후 선생 묘

굴다리

봉암마을 버스정류장


40분 정도 기다려 버스에 오르고 (요금 3,400원), 4시 50분 경, 진주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6시발, 서울행 버스표를 산다. 기분이 홀가분하다. 이제는 단골이 된 근처 기사식당으로 향한다.

 


(2008. 12. 25.)












at 12/26/2010 07:41 am comment

도시락 까지 지고 산행을 하시네요 참 인내가 보통이 아니십니다 감사히 담아갑니다 우림님 고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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