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터필러 자국이 어지러운 탱크 훈련장, 뒤로 노아산이 보인다.
한북정맥 위의 한강봉(474m)에서 북서쪽으로 또 하나의 산줄기가 분기하여 은봉산(381m), 팔일봉(464m) ,노아산(338m) ,노고산(401m), 감악산(675m), 마차산(588),구정산(412m)을 거쳐 한탄강에서 맥을 다한다. 도상거리 약42km인 이 산줄기를 감악지맥(甘嶽支脈) 이라 한다.(자료 발췌)
감악지맥(펌)
2010년 12월 17일(금)
심산대장과 함께 감악지맥을 시작하기로 한 날이다.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맹추위가 이틀 간 계속되더니 오늘은 중부지방에 3~5센티 정도의 눈이 내리고 기온도 예년과 비슷하게 최저 영하 4도에서 낮 최고 영상 4도 정도가 될 것이라는 예보다. 아침에 잠을 깨어 창밖을 보니 옆집 지붕이 하얀데, 눈은 그친 모양이다.
중무장에 아이젠까지 챙기고, 7시 45분 경, 집을 나선다. 소강상태였던 눈이 다시 펄펄 날린다. 9시경, 구파발 전철역 1번 출구로 나와, 심산대장과 만나서 가까운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눈은 다시 멎었다. 구파발에서 의정부 가능 역으로 가는 마을버스가 오늘의 산행들머리인 말머리고개를 지난다는 소리를 듣고, 마을버스를 기다린다. 이윽고 450번 마을버스가 도착하고, 이에 오른다.
기사양반에게 말머리고개를 지나느냐고 묻자, 기사양반은 말머리고개가 어디냐고 되묻는다. 송추 유스호스텔이 있는 고개라고 설명하자, 그제야 감이 잡히는지, 그 곳으로 가는 버스는 없으니, 장흥에서 내려, 택시를 타라고 한다. 옆자리에 앉은 아주머니가 고맙게도 거들어 준다. 말머리를 지나는 버스는 없지만, 장흥에서 택시를 타면, 요금이 꽤 나올 터이니, 39번 도로와 만나는 예뫼골에서 내리면 말머리고개가 멀지 않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9시 35분, 예뫼골에서 내린다. 왼쪽에 말머리고개 위의 송추 유스호스텔이 가깝게 보인다. 버스는 오른쪽 송추로 향하고, 우리들은 왼쪽 도로를 따라 말머리고개로 향한다.
예뫼골
말머리고개로 오르는 길
말머리고개로 향하다 뒤를 돌아보니, 교통표지판에는 ‘석현 삼거리’라고 적혀있다. 9시 58분, 말머리고개에 도착한다. 예뫼골에서 말머리고개까지 거리는 약 1.7Km이다. 고개 위에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10시 10분, 왼쪽 능선으로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길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하얗게 눈 덮인 등산로,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 위에 우리 두 사람이 처음으로 발자국을 남긴다. 이때의 기분은 아는 사람만 안다. 바람도 없는 춥지 않은 날씨다.
송추 유스호스텔
말머리고개
산행시작
10시 19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향한다. 오른쪽 밧줄이 매어진 급경사 내리막은 임도로 떨어지는 길이다. 2008년 10월, 오두지맥을 할 때 그길로 내려섰던 적이 있다. 10시 30분, 오두지맥 갈림길에 이른다. 이정표의 도봉지맥은 신산경표의 저자 박성태 씨 주장이다. 박성태 씨는 이곳에서부터 장명산을 지나 곡룡천으로 잠기는 산줄기를 도봉지맥이라 하고, 한북정맥은 이곳에서 오두지맥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이정표는 신산경표의 입장을 따른 것이다.
T자 능선, 좌
오두지맥 갈림길 이정표
10시 50분, 팔각정, 삼각점, 그리고 이정표가 있은 한강봉(474m)에 올라 남쪽으로 뾰죽한 첼봉을 바라본다. 젊은 아주머니 한 분이 모습을 보인다. 인근마을에서 눈을 따라 올라왔다고 한다. 산을 많이 다니지는 않지만 한강봉은 집에서 가까워 자주 찾는다고 한다. 씩씩한 아주머니와 작별을 하고, 왼쪽 가파른 내리막으로 내려서서 비로소 감악지맥길로 들어선다.
팔각정
이정표
눈에 덮인 삼각점
하얀 눈 위에 백석읍 쪽에서 올라온 아주머니의 외줄기 발자국이 선명하다. 11시 5분, 멋진 소나무와 벤치가 있는 436m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서고, 곧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서낭당 돌무더기를 지난다. 11시 15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 사거리에 이르러, 오른쪽 가업리 방향으로 진행하고, 2분 후, 파평 윤공의 합장묘를 지난다.
436m봉
436m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다 만난 누운 나무
서낭당 돌무더기
이정표
부드러운 능선길이 이어진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오두지맥의 산줄기가 가까이 보인다. 11시 22분, Y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11시 31분, 정면에 무덤 2기가 보이는 느르미고개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이어 4분 후,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송전탑이 있는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한 후, 11시 42분, 갈림길에서 왼쪽 임도로 내려서서, 마루금 능선의 잡목넝쿨을 우회한 후, 묘들을 왼쪽에 두고 계속 임도를 따른다.
왼쪽으로 가까이 보이는 오두지맥 산줄기
느르미고개
마루금 능선을 뒤 덮은 잡목넝쿨
묘 오른쪽 임도를 걷고
11시 45분, 철문이 활짝 열린 종합전술훈련장 앞에 이른다.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보면 응봉산을 오르려면 훈련장으로 들어서야 하는 모양이만 날씨가 흐려 조망도 없을 터인데, 경고문을 무시하고 훈련장 안으로 들어설 마음이 나지 않아 왼쪽도로를 따라 내리며, 서쪽으로 팔일봉(463m)을 보고, 12시 2분, 방호벽이 엄중한 소사고개에 내려선다.
종합전술훈련장
팔일봉
소사고개
이어 도로를 건너고 시멘트 옹벽에 올라서서 철조망을 따라 진행하여, 12시 7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를 지난다. 12시 12분, 삼각점이 있는 275m봉에서 오른쪽으로 90도 꺾어 내려, 능선 안부를 지나고, 12시 17분, 319m봉 직전, 낙엽 위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한다. 어한주에 컵라면으로 몸을 덥히고, 빵으로 식사를 한 후 커피까지 마시고, 12시 43분 다시 산행을 속개한다.
산불감시초소
삼각점이 있는 275m봉, 우
점심식사를 한 곳, 이상하게 이 부근에만 눈이 없다.
319m봉을 넘어 12시 56분, 팔일봉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임도를 따라 내리고. 1시 3분, ‘궤도장비 기동로’ 표지판이 있는 넓은 임도 사거리에 이른다. 하우고개다. 하우고개에서 직진하여 ‘전차포 사선방향’ 표지판이 가리키는 왼쪽도로를 따라 오른다. 도로는 곧이어 오른쪽으로 굽어지고, 왼쪽 나지막한 절개지 위로 표지기들이 보인다.
팔일봉 갈림길
하우고개
진행방향
하우고개 오른쪽 조망
왼쪽 숲에 보이는 표지기들
1시 13분, 표지기를 따라 도로를 버리고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등산로는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 1시 16분, 토치카 굴뚝이 보이는 공터를 지나고, 너른 군사도로로 이어진다. 도로는 더욱 더 넓어지고, 시야가 트이며 왼쪽으로 팔영봉이 가깝게 보인다. 1시 25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하얀 눈이 덮인 군사도로를 계속 따라 걷는다. 눈이 없다면 무척 지루한 길이겠다.
토치카 굴뚝이 보이는 공터
너른 군사도로로 내려서고
가까이 보이는 팔영봉
갈림길, 우
1시 31분, 캐터필러 자국이 어지러운 너른 공터를 지난다. 탱크훈련장인 모양이다. 11시 방향으로 노아산이 보인다. 계속 군사도로를 따라 걷는데, 함박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한다. 1시 40분, 또 다시 만난 갈림길에서 표지기의 안내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10분 후, 노아산 갈림길 너른 공터에 이른다. 바람에 흩날리는 눈발 사이로 왼쪽 노아산 정상에 군사시설이 보이고, 공터 오른쪽 한 귀퉁이에 있는 삼각점이 눈에 들어온다.
함박눈을 맞으며 끝없이 이어지는 군사도로를 걷고
노아산 갈림 공터, 눈발 사이로 노아산이 보인다.
삼각점
너른 공터 북쪽에는 철조망이 처져있다. 철조망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철조망 뒤쪽으로 들어서니 능선 위에 경고판이 보인다. 내용을 보니, 이 너른 공터가 포사격 훈련장인 모양이다. 토치카로 이어지는 교통호를 넘고,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2시, 안부 사거리에 내려선 후 직진한다. 왼쪽은 비암리, 오른쪽은 연곡리로 통하는 안부다.
공터 북쪽 끝에 철조망이 처져있다
경고판
안부 사거리에서 직진하고,
송림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2시 8분, 시멘트 말뚝이 박힌 275m을 넘고, 20여터 내려서다, 왼쪽에 걸린 표지기를 보고, 앞장서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저 만큼 내려선 심산대장을 소리쳐 불러 세운다. 이윽고 심산대장이 되돌아와, 함께 직진 길을 버리고 희미하게 이어지는 왼쪽 등산로로 들어선다. 표지기가 없다면 알바하기 십상이겠다. 결국 275m봉이 능선 분기봉이고 마루금은 왼쪽능선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이다.
송림사이로 이어지는 오솔길
시멘트 말뚝이 보이는 275m봉
내리막길 왼쪽에 걸린 표지기
2시 15분, 삼각점이 보이는 봉우리를 지나, 울창한 낙엽송 숲을 지난다. 여기저기 간벌한 나무들이 버려져 있다. 오른쪽으로 게네미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왼쪽에서는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2시 24분, 안부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오솔길을 따라 걷다. 4분 후, 무덤들을 왼쪽에 끼고 임도를 내려서서, 2시 29분, 건너편에 담장까지 둘러친 묘가 보이는 게네미고개에 이른다.
낙엽송 숲
간벌한 나무들이 버려지고
안부사거리에서 직진하고
왼쪽 임도로 내려서고
게네미 고개
묘로 이어지는 넓은 길이 보이지만 담장으로 둘러 친 그 뒤가 어떤지 모르겠고, 길 건너 시멘트 옹벽 위로 마른 잡목넝쿨이 뒤엉켜 있는 것을 보면, 길이 있을 것 같지가 않다. 길을 건너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신호등이 있고, 간장게장 간판이 있는 곳의 왼쪽 길로 들어서서, 노인 요양원을 지나고, 공동묘지로 오르는 넓은 길을 따라 오른다.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간판이 잇는 곳에서 왼쪽으로 들어선다.
공동묘지로 이어지는 넓은 길
2시 40분, 한양 조공과 부인 남원 양씨, 그리고 또 다른 한양 조공과 부인 경주 이씨의 합장묘가 있는 곳에 올라, 사방을 두리번거리니, 합장묘 월성 뒤로 표지기가 보인다. 공동묘지 사이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오른다. 점차 고도가 높아지며, 시야가 트여, 지나온 능선이 어렴프시 보인다. 맑은 날이라면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을 터인데 유감이다.
한양 조공의 합장묘
이정표
묘역에서 본 지나온 능선
2시 51분, 첫 번째 납골당을 지나고, 5분 후, 두 번째 납골당을 통과하자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져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3시 5분, 소나무가 있는 285m봉을 넘고, 표지기가 보이는 오솔길을 지나, 3시 23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3분 후, 세우게고개 절개지 위에 선다. 왼쪽으로 삼현터널 입구가 보인다.
두 번째 납골당
285m봉
표지기가 보이는 오솔길
세우게고개 절개지
왼쪽으로 내려서서, 터널 위 동물 이동통로 앞에 이르러, 사진을 찍고, 두어 발자국 걷다가 눈 덮인 얼음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는다. 다행이 카메라를 든 오른손으로 얼음을 짚어, 충격은 그다지 심하지 않지만, 카메라는 저 앞 눈 속에 처박혀 있다. 앉은 채 엉덩이로 미끄러져 얼음을 벗어나고, 겨우 일어서서 카메라를 주워든다. 눈을 털고 카메라를 작동시켜본다. 다행이 별 이상이 없는 것 같다.
동물 이동통로 입구, 이 사진을 찍고 얼음판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는다.
3시 31분, 터널 위를 통과하고, 울창한 잣나무 숲 사이로 희미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올라, 10분 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이어 벤치와 운동시설이 있는 부드러운 능선을 지나, 3시 46분, 임도로 내려선다. 노고산으로 이어지는 건너편 능선에 표지기들이 나풀거리지만, 길가에 세워놓은 경고문을 보고, 아쉽지만 임도를 따라 우회한다.
골병 든 카메라로 찍은 잣나무 숲
임도로 내려서고
경고문
임도 곳곳에 지뢰위험을 알리는 안내문이 보인다. 임도를 따라 걸으며 오르지 못한 노고산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비암리가 내려다보인다. 4시 10분, 군부대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로 나와 시설물이 보이는 노고산 정상을 바라본 후, 깨끗이 제설된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린다. 이어 미화레미콘 공장을 지나고, 4시 30분 경, 56번 도로에 이르러, 의정부행 버스를 기다린다.
지뢰위험 안내문
임도에서 본 노고산
비암리
하산 길에서 본 노고산
56번 도로
이윽고 35번 버스에 올라, 마루금인 스르레미고개는 버스를 탄 채 통과하고, 의정부에 도착하여, 부대찌개로 저녁식사를 한 후 전철로 귀가한다.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
오늘 산행시간은 점심시간 26분을 포함하여 총 7시간에, 걸은 거리는 약 16.1Km 에 달한다. 이중 예뫼골에서 한강봉까지의 들머리 3.3Km와 임도를 따라 노고산을 우회하고 56번 도로로 하산한 날머리 약 1.8Km를 제하면 실제 감악지맥 마루금은 약 11,Km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은봉산 갈림길에서 소사고개까지의 약 1.6Km와 하우고개에서 노아산 갈림길까지의 약 1.7Km에 달하는 군사도로를 감안하면, 무척 싱겁고 지루한 구간이겠지만, 마침 서설(瑞雪)이 내려 지루한줄 모르고 즐긴 산행이다.
(2010. 12. 19.)
'기타지맥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악지맥(3) : 사기막고개-감악산-간패고개 (0) | 2012.12.17 |
---|---|
감악지맥(2) : 수루레미고개-무건리고개-사기막고개 (0) | 2012.12.17 |
천마지맥(5) : 먹치고개-갑산-예봉산-팔당 2리 (0) | 2012.12.17 |
천마지맥(4) : 마치고개-백봉산- 고래산-먹치고개 (0) | 2012.12.17 |
천마지맥(3) : 과라리고개-천마산-마치고개 (0) | 2012.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