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산에서 본 옥정호


2009년 3월 11일(수).

어젯밤 참숯 불가마에서 1시간 정도 찜질을 한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10시경 잠자리에 들고, 6시 알람소리에 잠을 깬다. 몸이 거뿐하다. 7시 20분, 아침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간다. 마침 인부들의 아침식사를 준비하던 아주머니가 함께 상을 보아도 되겠냐고 묻는다.


물론이다. 식사는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불가마 집 인부 5명과 함께 둥근 식탁에 둘러 앉아 식사를 한다. 두부를 썰어 넣은 구수한 된장찌개에 젓갈류, 묵은지, 풋고추, 김, 등 풍성한 아침식탁이다. (식대 3,000원) 중년의 사나이들이 묵묵히 식사를 한다.

 

"어디 손님들이 많이 오시나요?" 라고 묻자, 그 중 한분이


"이곳이 임실이지만 전주 생활권이라 전주 분들이 많이 오시고, 서울 분들도 찾아오시지요. 그런데 혼자서 어느 산엘 가십니까? 라고 되묻는다.


호남정맥을 종주 중이라고 대답하자, '백두대간 호남정맥 2구간'이라고 쓰인 표지기를 보았다며 반가워한다. 이후 서먹했던 분위기가 가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마친다. 방으로 돌아와 배낭을 챙긴 후, 사무실에 들러 하룻밤 편하게 재워준 아주머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참숯 불가마 좋았지요? 부인과 함께 다시 오세요." 라고 인사하는 아주머니의 이야기가 상투적인 상술처럼 들리지 않는다. 말씀대로 집사람과 함께 다시 와 봐야겠다고 생각한다. 8시 9분, 불가마 집을 나와 도로변에서 주위 사진을 찍고 다시 불가마 집으로 들어선 후, 8시 14분, 갈림길에서 왼쪽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참숯 불가마 집

산행시작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08:14) 산행시작-(08:18) 갈림길, 우-(08:22~8:24) 416m봉/행글라이더장-(08:26) 안부-(08:29) T자, 좌-(08:32) 벌목봉, 우-(08:34) 능선 왼쪽 우회-(08:40) 묘가 있는 봉-(08:43) 능선 왼쪽 우회-(08:52) 봉, 약 450-(08:53) 전망바위-(08:56) 안부-(09:02) 능선 오른쪽 우회-(09;26) T자, 좌-(09:33) 봉화대 터-(09:38) 607m봉, 우-(09:39) 헬기장-(09:55) 안부, 우-(10:08) 봉 못 미쳐 우 내림-(10;19) 작은 불재-(10;24) 무명봉, 직진-(10:26) 봉, 왼쪽 우회-(10:32) 안부-(10;39) 430m봉/묘 4기-(10:52) 거미봉, 우-(11:01) 봉, 좌-(11:06) 전망바위-(11:26) 영암고개-(11:23) 오른쪽 사면-(11:27) 능선진입-(11:49) 봉, 좌-(11:59~12:29) 520m봉/중식-(12:37) 바위지대-(12:53) 소금재-(13:05) 365m봉/묘-(13:06) 삼각점-(13:10) 봉, 우-(13:17) 벌목지대/임도-(13:37) 2봉-(13:46) 이정표/안부-(13:52) 전망바위-(13:58) 절벽봉-(14:03) 3봉-(14:14) 4봉/국사봉 갈림-(14:18) 이정표/안부-(14:28~14:32) 오봉산 정상-(12:36) 암릉 사면길-(14:42) 분기봉, 우-(14:55) 너른 안부-(14:58) 갈림길, 좌-(15:59) 시멘트도로-(15:00) 749번도로/벧엘기도원 간판-(15:07) 묘2기-(15:11) 절개지-(15:12) 749 도로-(15:21) 봉, 왼쪽 우회-(15:38) 봉 약 310-(15:51) 사거리안부, 직진-(11:56) 239.4m봉/삼각점-(16;00) 안부-(16:08) 봉/삼각점-(16:13) 갈림길, 좌-(16:15) 가시덤불지대-(6:20) 749번 도로, 우-(16:32)영암삼거리/초당골』중식시간 30분 포함, 총 8시간 18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도예원과 불가마 집 사이의 시멘트도로는 곧 임도로 바뀌고,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기들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임도를 따라 오른다. 8시 18분, 다시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 길이 눈앞의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 같은데, 표지기들은 오른쪽에 걸려있고, 방향도 이상하다. 하지만 시험 삼아 표지기를 따르기로 한다.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지더니, 너른 행글라이더장으로 이어진다. 지도상의 416m봉이다. 조망이 좋다.

행글라이더장

활공장에서 본 모악산


활공장에서 왼쪽 능선을 타고 내린다. 묘1기를 지나 안부에 내려서니, 왼쪽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난다. 조금 전에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무시하고 직진을 했더라면 416m봉을 지나칠 뻔했다. 안부에서 직진하여, T자 능선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한다. 8시 32분, 벌목한 420m봉에 올라 북동쪽으로 경각산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420m봉에서 뒤돌아 본 경각산


안부를 지나 8시 40분, 묘가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에 바람이 불어 쌀쌀하다. 반장갑을 낀 손끝이 시리다. 이른 아침 호젓한 산길을 혼자 걷는 기분이 그만이다. 등산로는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한 후 가파른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은 절벽이다. 8시 52분, 고도 약 450m정도의 봉우리에 오르고, 1분 후, 전망바위에 서서, 모악산을 가까이 본다.

묘가 있는 봉

오른쪽은 절벽, 가파른 오르막길

450m봉의 표지기들


가파른 내리막을 거쳐 안부에 이른다. 이후 한동안 평탄하게 이어지던 능선이 가팔라지며, 200m 정도의 고도차가 나는 607m봉의 오르막이 시작된다. 9시 26분, T자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9시 33분, 봉화대 터를 지나 오른쪽으로 넓게 펼쳐진 능선으로 약 5분 정도 더 오르니 607m봉이다.

봉화대 터

넓은 능선

607m봉


왼쪽 치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누군가가 나뭇가지로 막아 놓았다. 표지기들이 잔뜩 걸린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바로 헬기장이다. 부드러운 내리막길을 지나 안부에 내려선다. 갈림길 양쪽에 표지기가 보인다. 이곳에서 오른쪽 오르막길로 택해 오르자, 등산로는 봉우리로 이어지질 않고, 오른쪽으로 굽어 내린다.

오른쪽헬기장

봉우리 못 미쳐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내리막길에서 시야가 트이며. 250도 방향으로 국사봉(543m)이 보인다. 10시 19분, 작은 불재를 지나고, 5분 후 무명봉을 넘는다. 이어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다시 봉우리를 넘는다. 10시 39분, 430m봉에 오르자, 왼쪽에 묘 4기가 나란히 누워있다.

430m봉의 묘


안부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른다. 왼쪽으로 울창한 낙엽송 숲이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27번 국도가 훤히 내려다보이는데, 고객을 부르는 행상소리가 아련히 들려온다. 오르막길이 점차 가팔라진다. 10시 52분, 거미봉(450m)의 Y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11시 6분, 전망바위에서 주위를 조망한다.

영암고개

300도 방향의 신기마을

정면의 520m봉

120도 방향의 영암마을


급경사 암름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고,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어, 11시 22분, 49번 군도로가 지나가는 영암고개에 내려선다. 임실군 신덕면 경계표지판이 보인다. 도로를 건너 임도로 들어서고. 오른쪽에 보이는 표기기를 따라 급경사 산사면을 힘겹게 오른다. 11시 27분, 능선에 진입하여, 건너편 지나온 암릉 내리막길을 카메라에 담고, 왼쪽 능선을 따라 오른다.

영암고개

지나온 암릉

급경사 긴 오르막을 올라, 봉우리 하나를 넘고, 11시 59분, 작은 공터를 이루고 있는 박죽이산(520m)에 이르러 점심식사를 한다.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여전히 햇빛을 보기가 어렵다. 반주로 두어 잔 칵테일을 마시고, 빵과 우유, 그리고 과일로 식사를 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한다. 북쪽으로 모악산과 경각산의 우뚝 솟은 그림이 제법 웅장하다. 비로소 두터운 재킷을 가벼운 윈드재킷으로 갈아입고 12시 29분, 산행을 속개한다.

520m봉


잠시 완만한 내리막 능선이 이어지다 바위지대에 이르러 경사가 급해지며 바위사이로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미끄러운 길을 나뭇가지를 잡고 조심조심 내려서는데, 커다란 배낭을 진 젊은이가 혼자서 가파른 길을 성큼성큼 올라온다. 어제 산행을 시작한 후, 산속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서로 무사 완주를 기원하며 헤어진다.

급경사 비탈길 내리막


12시 52분, 왼쪽에 묘가 보이는 임도에 내려서고, 이어 사거리 안부인 소금재에서 왼쪽의 내량마을 쪽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1시 5분, 묘 1기가 있는 365m봉에 올라, 오른쪽에 보이는 국사봉(543m)을 카메라에 담고 평탄한 능선길을 걷는다. 등산로 위에 삼각점이 보인다.

묘가 보이는 임도

소금재에서 본 내량마을 방향

국사봉

삼각점


1시 10분, 무명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정면에 벌목한 민둥산이 우뚝하다. 아마도 고랭지 채소밭이라도 개발을 하는 모양이다. 민둥산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걸으며, 북서쪽으로 모악산을 바라보고, 뒤돌아 지나온 길과 520m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1시 23분, 임도를 버리고, 벌목을 해서 맨 땅이 된 가파른 사면을 오른다. 땅이 녹기 시작하여, 진흙길이 된 사면이 무척 미끄럽다. 힘겹게 사면을 오르며 70도 방향으로 펼쳐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벌목한 민둥산

모악산

지나온 길과 520m봉

70도 방향의 조망


벌목지대를 지나 숲으로 들어서고, 1시 37분, 너른 공터인 2봉에 오른다. 2봉 나뭇가지에 걸린 방향표지판을 보면, 1봉은 우리가 지나온 방향이 아닌 오른쪽(북서쪽)을 가리키고 있다. 아마도 오른쪽에 보이는 암봉이 1봉이 아닌가 싶다. 2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쾌적한 소나무 숲 사이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1시 46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내려선다.

2봉

1봉과 3봉을 가리키는 표지판

이정표


1시 52분, 전망바위 위에 선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의 한 면이 깎아지른 절벽인데 북서쪽으로 산골마을이 아련하게 내려다보인다. 왼쪽으로 우회하여 절벽 위에 서고, 이어 부드러운 능선길을 지나 2시 3분, 3봉에 오른다. 울창한 송림 사이로 등산로가 부드럽게 이어지고, 약 9분 쯤 걸어,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 길은 봉우리로 향하고, 오른쪽을 우회로다.

절벽

290도 방향의 산골마을

3봉


직진하여 봉우리에 오르면 4봉이자, 국사봉 분기봉이다. 나뭇가지사이로 옥정호가 보이기 시작한다.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우회로와 만나 5봉으로 향한다. 약 4분 후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안부를 지나고, 능선길을 걸으며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옥정호와 입석리, 그리고 국사봉을 바라본다.

4봉

국사봉 분기


2시 28분, 오봉산 정상(513m)에 오른다. 옥정호와 입석리 용운리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고, 동쪽으로 국사봉(475m)이 우뚝하다. 옥정호는 전북 임실군 운암면과 강진면, 정읍 산내면 일대에 걸쳐있는 26.5㎢의 거대한 호수다. 겨울가뭄으로 수량이 많이 줄은 느낌이지만 그 빼어난 아름다움은 여전하다.

정상석과 삼각점

입석리 방향

용운리 방향

운정리 방향

국사봉


오봉산을 내려선다. 등산로는 왼쪽을 굽어지며 암릉으로 이어진다. 2시 42분, 능선분기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다 뒤돌아 오봉산을 바라본다. 넓은 안부를 지나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시멘트 길을 따라 내려서면, 완주벧엘기도원 입간판이 보이는 749번 도로다.

뒤돌아본 오봉산

749번 도로


3시, 도로를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송림 사이로 호젓하게 이어지는 산길을 산책하듯 걷는다. 3시 7분, 묘 2기를 지나고, 절개지 위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다시 749번 도로를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급경사 오르막을 지나, 3시 38분, 고도 약 310m정도의 봉우리를 지나 사거리 안부에 내려 직진한다.

절개지

오르막길을 오른다. 길가에 삼각점이 보인다. 지도상의 239.4m인 모양이다. 이어 안부를 지나, 4시 8분, 삼각점이 있는 마지막 봉우리를 통과한다. 묘가 있는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진행하고, 무성한 가시덤불지역을 지난다. 4시 20분, 다시 749번 도로에 내려서고,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길가의 삼각점


마지막 삼각점봉

749번 도로


건너편에 묵방산이 커다랗게 버티고 있고, 저 아래에 운암대교가 보이는데, 새로운 다리를 놓는 공사가 한창이다. 약 10분 정도, 마루금인 도로를 따라내려, 4시 32분, 27번 국도가 지나가는 운암 삼거리에 도착한다. 상점에 들러 버스정류장을 물으니, 왼쪽 모퉁이를 돌면, 바로라고 알려준다. 버스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린다. 지는 해가 따사롭다.

묵방산

운암대교

교량공사

운암삼거리의 어부집


약 20분 쯤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하고, 5시 40분 경,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정류장인 '금암 1동 동사무소 앞'에서 내린다. (요금 2,500원). 터미널에 도착하여, 6시 20분 발, 강남 행 버스표를 사고 (요금 11,500원), 다시 국일관에 들러 이번에는 전주 비빕밥을 주문한다. (가격 6,000원)

 


(2009. 3. 17.)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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