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덕골재


2009년 3월 29일(일)

송암산악회의 호남정맥 제15구간 당일산행에 참여한다. 산악회는 곰재에서 큰덕골재를 지나 가위재까지 산행을 하지만, 나는 지난해 무주공산산악회를 따라 예재에서 가위재, 고비산을 거쳐 큰덕골재에 이르는 구간을 이미 지났음으로 큰덕골재에서 산행을 마치고 대덕마을로 탈출한다.


호남정맥의 오정자재에서 방축재까지의 구간은 유명한 강천산을 지난다. 이 구간은 도상거리가 약 16Km 정도이고, 강천산 군립공원 내에 갈림길이 많아 등로이탈의 가능성이 큰 외에, 광덕산을 지나서는 악명 높은 가시넝쿨 지역도 많아, 산악회로서는 골치 아픈 구간이다. 지난해 무주공산에서는 이 구간을 무박으로 우중산행을 한 바가 있다. 나는 무박도 싫은데, 비 까지 온다는 예보로 미련 없이 산행을 포기한 곳이다.


오늘은 큰덕골재에서 탈출하여, 담양이나 순창에서 일박한 후, 내일 아침에 오정자재로 이동하여, 이 구간의 보충산행을 할 계획이다. 큰덕골재는 남진하던 무주공산과 북진하는 송암이 만나는 곳으로, 내가 남북으로 나누어 진행해온 호남정맥 종주의 연결지점이다. 중도 탈출을 하다 보니, 오늘 산행거리는 도상으로 약 8.5Km 정도로 짧다.


30여명의 대원들을 태운 버스는 11시 30분, 낮 익은 곰재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린 대원들은 언제나처럼 허겁지겁 산행을 시작한다. 주변의 사진을 찍고 등산로로 들어서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김연아 선수가 207점대로 우승을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버스에 장착 된 TV가 작동되지 않아, 결과를 알려달라고 전화를 한 것에 대한 집사람의 답신이다.

곰재, 지난번 하산지점

산행시작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31) 곰재/산행시작-(12:00) 헬기장-(12:07) 봉미산-(12:21) 헬기장-(12:29) 바윗골사거리-(12:38) 391.1m봉-(13:02) 숫개봉-(13:15) 380m봉-(13:18) 임도, 우/왼쪽 산길-(13:19) 묘 3기-(13:40) 460m봉-(13:44) 암봉, 왼쪽 우회-(13:48) 안부-(14:00) 420m봉, 좌-(14:03) 땟재-(14:10) 군치산-(14:17) 서낭당 안부-(14:32) 400m봉-(14:42) 330m봉-(14:58) 큰덕골재』총 3시간 27분이 소요된 짧은 산행이다


* * * * *


가파른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른다. 큰덕골재에서 중도 탈출할 생각이니 서두를 것이 하나도 없다. 김연아 선수가 대단하다. 어린 선수가 라이벌과의 경쟁에서 오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제 기량을 발휘하는 것을 보면 그 강한 정신력과 많은 연습량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참으로 대단하다. 앞선 대원들이 봉미산을 향해 민둥산을 줄지어 걷는 모습이 보인다.

봉미산과 민둥산을 걷는 대원들


봉미산을 향해 동남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걷다, 오른쪽으로 지난번에 지나온 가지산 암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에 바람이 없어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벌써 땀이 솟는다. 파란 나뭇잎과 연분홍 진달래로 봄기운이 물씬 나는 호젓한 산길을 최후미로 쳐져 산책하듯 유장하게 걷는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가지산 암봉

봄기운이 물씬 나는 호젓한 산속


12시, "93-6-9"의 시멘트 표지석이 있는 헬기장을 지나고, 7분 후, 오늘 구간에서 가장 높은 봉미산 정상(505.6m)에 오른다. 넓은 헬기장에 삼각점과 정상표지판이 보인다. 조망이 별로라 바로 왼쪽으로 내려선다. 12시 21분, 다시 너른 헬기장을 지나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정면에 가야할 숫개봉이 모습을 보인다.

봉미산 정상

정상 표지판

삼각점

숫개봉(우)


12시 29분, 바윗골사거리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걷는다. 완만한 오르막 산길에서도 역시 봄 냄새가 흠씬 느껴진다. 12시 38분, 391.1m봉을 넘고, 1시 2분, 숫개봉에 오른다. 좁은 정상에 정상표지판이 보이고 표지기들이 요란하다.

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산길

숫개봉 정상


숫개봉을 내려서서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임도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이어 표지기를 따라 임도를 버리고 왼쪽 산길로 들어서서, 묘 3기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며 140도 방향으로 바윗골을 굽어본다. 다시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1시 40분, 대원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460m봉에 올라, 북동쪽의 가야할 군치산을 카메라에 담고,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임도

왼쪽 산길로

바윗골

460m봉

군치산


가파른 암릉길이 이어진다. 커다란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안부에 내려섰다, 봉우리 하나를 넘은 후, 2시 3분, 땟재에서 직진하고, 2시 10분, 군치산에 오른다. 이제 큰덕골재까지는 도상거리로 약 2.5Km가 남았으니, 한 시간 정도면 오늘산행의 마무리가 되겠다. 다소 싱거운 느낌이다. 하지만 일찍 하산하여 담양에 들러, 가능하면 소쇄원과 메타세콰이어 가로수를 보겠다는 욕심에 발길을 서두른다.

땟재

군치산 정상


2시 17분, 서낭당 흔적이 뚜렷한 안부에 내려서고, 산죽밭을 지나 400m봉에 지난 후, 오른쪽에 보이는 마지막 330m봉을 오르며 지나온 능선을 돌아본다. 2시 40분, 진달래가 곱게 핀 봉우리에서 직진하여 산판길로 내려서고, 임도를 만나 왼쪽으로 진행하여, 2시 58분 큰덕골재에 내려선다.

서낭당 안부

산죽밭

지나온 능선

330m봉

왼쪽 임도

죽산안공 묘


큰덕골재에서 후미일행과 작별을 한다. 이어 왼쪽 임도를 따라내려, 대덕마을로 향한다. 3시 17분, 대덕마을에 내려서지만, 큰 마을에 인적이 전혀 없다. 마을회관 노인정은 텅 비었고, 비료부대가 가득 쌓인 버스정류장에는 버스운행 시간표도 보이질 않는다. 버스정류장 안에서 땀에 젖은 웃옷을 갈아입고, 이양의 개인택시를 호출한다.

대덕마을회관

버스정류장


15분 쯤 지나 택시가 도착하고, 3시 45분 경, 이양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요금 8,000원), 4시 광주행 버스를 탄다.(요금 3,200원)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완행이라 화순을 지나 이곳저곳 들르다보니, 5시 20분이 넘어서야 겨우 광주종합터미널에 도착한다. 하지만 버스 안에서 특이한 모양의 예성산과 용암산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기대하지 않았던 수확이다.

예성산

용암산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인 유 스퀘어의 규모가 대단하다. 크고 편리하다. 고속버스를 제외한 직행버스 등은 발권기를 통해 버스표를 구매한다. 담양까지 2,000원, 20분이 걸린다. 6시가 다 되어 버스를 타게 되니. 소쇄원 구경은 물 건너갔고,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잠시 걸어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담양터미널에 도착하여 오정자재를 지나가는 버스 편을 알아본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메타세콰아어 가로수길


담양버스터미널에서 오정자재를 통과하는 버스는 없고, 순창으로 가서, 군내버스를 이용하여 오정자 삼거리에서 하차하라고 알려준다. 어쩔 수 없어 터미널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를 잠시 구경하고, 터미널로 다시 돌아와 순창 행 버스를 탄다.




(2009. 4. 2.)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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