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 시술과정

 

일반건강검진과 위내시경 검사

지난 달 동네병원에서 일반건강검진과 위 내시경 검사 및 조직진단을 받고 일주일 후인 1129, 병원을 방문하여, 위암검진 결과를 듣고. 아울러 향후 취해야할 조치에 대하여 협의를 한다.

 

  위암검진 결과 통보서

 

1) 위내시경 검사 시 4~6개 조직검진을 해 본 결과, 2개의 저도선종 소견이 관찰되어 3차병원진료가 필요하다.

2) 위선종을 방치하면 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니, 진료의뢰서와 위내시경 CD를 가지고 종합병원을 찾아가 위선종 절개시술을 받아야 한다. 내시경으로 위선종을 절개하는 것이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진료 예약

의사와 상의하여 125일 강남세브란스 병원 소화기내과에 진료예약을 하고, 10시 담당 의사 박효진 선생을 만난다, 선생은 마침 예약을 취소한 사람이 있어 내일 입원이 가능하니, 할 수 있으면, 6일 입원을 하라고 권한다. 7일 시술을 하고, 8일은 시술 후 하루 경과를 본 후, 9일 퇴원하는 일정을 잡으라고 하며, 시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상담실에서 들으라고 한다.

 

나는 3년 전, 장 내시경 검사를 할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장에서 작은 용종 3개를 제거했다는 사실을 검사가 끝난 후 알았던 적이 있다. 내시경으로 위선종을 시술한다고 하니, 장에서 내시경으로 용정을 제거하는 것과 유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터라, 이번에는 34일 동안 입원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뜻밖이라, 암 검진 결과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상담실 방문

상담실로 자리를 옮겨 임민혜 선생으로부터 위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1) 선생은 우선 위는 섭취한 음식물을 저장하고 소화, 흡수가 되기 쉽도록 음식물을 맷돌처럼 갈아 잘게 부수고 죽처럼 섞어, 적절한 속도로 십이지장으로 내려 보내는 기능을 한다며,

2) 사진으로 위의 구조를 설명하고, 내 위에서 발견된 2개의 선종위치를 알려준 후 (사진의 검은 점 2)

3) 위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에 대한 설명을 한다.

- 위암 치료는 병변 부위를 포함한 위와 주변의 림프절을 수술적으로 절제하는 것이 기본으로 전신마취가 필수적인데 비해,

- 위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은 위의 악성종양(조기위암)양성종양(위선종)을 내시경으로 병변 부위만을 절제하는 국소치료법으로 전신마취가 필요 없고, 위의 보존이 가능하다.

4) 따라서 내시경 및 조직검사(2차진료)와 초음파 내시경 검사로 병변의 위치, 병변의 깊이, 주변의 림프절 전이 여부 등을 평가하여 위 내시경 점막하 박리 술 시술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5) 이어 안내책자의 사진으로 시술과정을 설명하고, 시술로 생긴 궤양(의인성 궤양)의 치유방법과 합병증(출혈, 천공)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한다.

 

  위의 생김새와 위막

 

위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은 무엇인가요?

 

위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 시술여부 판단

 

시술에 관한 설명을 마친 선생은 입원 후 일정과 퇴원 후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설명을 해 주더니,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한다.

위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 일정표

 

위선종은 왜 생기는 것이냐고 물으니, 선생은 70대 중반을 넘으신 연세이니 이제 위도 지칠 만큼 지쳤을 터라, 무엇인들 안 생기겠냐고 웃더니, 아직 확실한 요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짠 음식, 매운 음식, 거친 음식, 담배, 술 등 자극성 있는 것들이 원인일 수가 있다고 대답한다.

 

병실 예약

상담실의 설명을 듣고, 1층으로 내려와 입원수속을 한다. 소화기내과 병동의 입원실은 6인실, 2인실, 1인실이 있는데 어떤 방을 원하느냐고 묻는다. 병실별 입원료가 어떻게 다르냐고 물으니, 옆에 게시된 표를 가리킨다. 놀랍게도 보험환자의 경우 6인실과 2인실의 병실 입원료가 10, 6인실과 1인실의 경우는 20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 1인실과 2인실은 의료보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입원실 입원료

 

6인실로 입원을 하겠다고 하니, 6인실은 현재 빈자리가 없어, 내일 입원을 하려면 2인실로 수속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2인실로 수속을 하더라도 6인실에 자리가 나면, 6인실로 변경할 수가 있다며, 611시까지 확정된 병실을 문자로 알려주겠다고 한다.

 

611시경, 문자메시지를 받는다. 병실은 2인실로 배정됐으니, 오늘 오후 3~ 5시 사이에, 27층 업무과로 가서 입원수속을 하라는 통보다.

 

입원과 치료

126()

오후 3시 반경, 집사람과 함께 병원 27층 업무과로 출두하니, 마침 자리가 빈곳이 있어서 6인실로 병실을 배정했다며, 시술동의서를 작성하고, 1712호로 가면된다고 한다.

 

1712호실 첫 번째 방이다. 침대, 접이식 보조의자, 옷장, 옷장아래 소형냉장고가 비치된 좁은 공간이다. 2면이 벽, 2면은 휘장으로 막을 수 있어 시선은 차탄할 수 있는 분리된 공간이지만, 소리를 차단할 수 없는 것이 흠이라 하겠다. 그러나 입원환자와 보호자들이 타인에 대한 배려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면 소리도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첫날은 혈액검사, 소변검사, 심전도검사, 그리고 흉복부 X-ray 촬영 등 검사가 진행되고, 저녁 6시경 저녁식사가 나온다. 양이 많은 편이라 집사람과 둘이서 먹어도 부족함이 없다. 12시부터는 물도 마실 수 없는 완전 금식이다. 8시경 간호사가 와서 혈관에 주사기를 꼽고, 주사대 위에 걸린 주사액을 주입하며, 금식에 따른 이 주사액은 8일까지 계속 주입된다고 알려준다. 10시경, 둘째 녀석이 와서, 집 사람을 데리고 귀가한다.

 

127()

시술을 받는 날이다. 아침에 간호사가 오더니, 보호자가 없으면 수면 내시경시술을 할 수 없다며, 8시까지 보호자가 오시도록 연락을 하라고 한다. 시술이 몇 시인데, 8시까지 와야 하느냐? 고 물으니, 자기들은 시술시간을 알 수가 없다며, 오전 회진 때 의사가 알려 줄 것이라는 대답이다.

 

집사람의 오전 일정을 아는 나는 집사람이 11경이면 올 수가 있고, 그 전에 시술시간이 잡히면, 집이 멀지 않으니, 시술 전에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간호사에게 대답을 하고, 집사람에게 연락을 하자, 집사람은 9시까지 병원으로 오겠다고 한다.

 

8시 반경, 담당의사가 회진을 하면서, 오후 2시경에 시술을 할 터이니 그리 알라고 한다. 의사가 돌아간 후, 서둘러 집에 전화를 해보지만 응답이 없다. 이미 병원으로 출발을 한 모양이다. 9시가 가까워, 집사람과 둘째 녀석이 병실에 모습을 보인다. 시술시간이 2시라고 알려주니, 집사람 표정이 곱지가 않다.

 

점심시간이다. 금식 중이라 나는 식사를 할 수 없어, 준비해온 빵으로 점심식사를 하겠다는 집사람과 아들 녀석에게 자리를 피해 주고, 20여분 동안 복도 휴게공간에서 시간을 보낸다.

 

130분 경, 환자 이송용 침대가 와서 나를 싣고, 시술실로 이동한다. 겁이 많은 집사람은 병실에 남고 아들 녀석만 따라와 시술실 밖에서 대기한다. 이윽고 시술 전 준비가 끝나자, 왼쪽으로 눕게 하더니, 자세를 잡아주고, 목 마취제를 마시게 한다. 이어 관을 삽입하는데, 위 수면내시경 때와는 달리 너덧 차례 욕지기가 심하게 날 정도로 많이 불편하다.

 

시술이 끝나 회복실로 이동한다. 시술에 걸린 시간은 10분 정도 인 것 같다. 회복실이 춥게 느껴진다. 의식이 점차 뚜렷해지고, 어지럼증도 사라졌다, 다만 머리가 딩딩 아플 뿐이다. 병실에서 기다리는 집사람은 걱정이 태산일 터라, 빨리 병실로 이동을 했으면 좋겠는데, 회복실에서의 대기시간이 정해 져 있는지, 기다리라는 소리뿐이다.

 

이윽고 환자 이동침대로 옮겨져, 수술실을 나와 병실로 이동한다. 침대가 빠르고 거칠게 이동하는 바람에, 너무 흔들려서인지,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4시경 병실에 도착하여 침대에 누우려니, 위가 뒤틀리는 느낌에 토할 것 같아 간호사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혈압을 재보고는, 혈압이 190이라며, 서둘러 혈압 약을 가져다준다.

 

혈압 약을 복용하고 나자 위가 안정이 되고 두통도 소멸되는 느낌이다. 30분 쯤 후 혈압을 재보니 150으로 떨어졌다. 6시경, 담당내과의 레지던트로 보이는 여자의사가 오더니, 오늘 시술이 잘 되어, 내일 퇴원이 가능하겠다며, 내일 아침 혈액검사 결과를 보고 최종결정을 한다고 한다. 마음을 놓은 집사람과 아들 녀석은 6시 반경 귀가한다.

 

다시 머리가 아파온다. 간호사에게 연락하여 혈압을 재보니, 다시 혈압이 상승하여 170에 이른다. 간호사는 급히 의사에게 보고를 하고, 다시 혈압약을 가져다준다. 혈압 약을 복용하니 두통이 사라지고 안정을 찾아 모르는 사이에 깊은 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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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경 잠에서 깬다. 불도 켜진 채인데, 침대난간은 올려져있다. 아마도 간호사가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것을 보고 침대난간을 올려준 모양이다. 두통도 사라지고 심신이 상쾌하다. 화장실을 들르고, 새벽 조용한 병실 복도를 주사대를 끌고 걷는다. 금식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다소 느껴지지만 그 외는 별 이상이 없어 보인다.

 

530분 경, 간호사가 와서 혈압을 재고, 채혈을 해간다. 혈압은 139라고 한다. 6시경, 영상실로 내려가서 흉복부 X-ray 촬영을 하고 오라고 한다. 이어 7시반 경, 담당의사가 회진을 하면서, 경과가 좋으니 오늘 퇴원을 하라고 한다. 예정보다 하루 빠른 퇴원이다.

 

8시경 흰죽과 무국, 모닝 빵과 두유로 아침식사를 한다. 실로 32시간 동안 금식 후 비로소 하는 식사다. 9시경 집사람이 와서 퇴원수속을 한다. 총 진료비 88만원 중, 48만원은 의료보험으로, 나머지 40만원 정도가 환자 부담이다.

 

이어 영양사가 와서 퇴원 후 식사 시 고려해야 할 사항, 시술 후 식단, 추천메뉴 등을 유인물과 함께 집사람에게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10시 반 경, 간호사가 와서 혈관주사기를 제거해주고, 2주일 동안 복용할 약 한보따리를 건네준다.

  퇴원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11시경 퇴원한다. 3교대로 24시간 근무하는 젊은 간호사들의 헌신이 무척 고맙다.

 

중년이 넘으면 의료보험공단에서는 주기적으로 일반건강 검진과 암 검진을 하라고 안내장을 보내온다. 건강에 자신이 있어서, 또는 귀찮아서, 검진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 위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을 받고 보니, 건강검진의 수검(受檢)이 무척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아울러 건강검진 수검은 자신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의무(義務)라는 생각마저 들게 됐다.

 

 

(2016.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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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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