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16일(토).
6차대를 따라 땜방 산행에 나선다. 6차대는 오늘, 16번째 산행으로, 『큰재-백학산-지기재』코스를 간다. 어제가 초복- 삼복 더위에, 장마전선이 남하하여 비는 오지 않고, 습도만 잔뜩 높아, 불쾌지수가 80이 넘는다는 보도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흐른다.

 

코스는 또 어떤가 ? 도상거리가 17.7Km라 하지만, 최근 「산 그리고 사람들」에서 GPS를 동원하여 측정한 거리는 무려, 2l.2Km나 된다고 한다. 고도 차가 심하지 않은 비교적 평탄한 코스라고는 하나 거리가 만만치 않고, 지루한 길이라 삼복더위 속에서 걷기에는 적당한 코스가 아니다.

<오늘의 산행 코스>

버스가 마지막 경유지, 복정역에서 대원들을 태운다. 오늘 참여 인원은 39명이라고 한다. 날씨와 코스를 감안할 때 대단한 호응이다. 3차 대원으로는 영환 대원, 다이아 대원이 여전하고, 유수모 님 부부, 이영하 대장을 모처럼 만난다. 무척 반갑다. 오늘은 이영하 대장이 선두에 서고, 부인과 함께 참여한 박병준 대장이 후미를 맡아 산행을 진행한다.

 

낮게 드리워진 하늘 아래,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버스 안은 강한 냉방으로 춥게 느껴지지만, 창 밖으로 흐르는 대기는 물기를 머금어 눅눅해 보인다. 스쳐 지나가는 산들이 울울청청, 한껏 생명력을 과시한다.

 

버스는 죽암 휴게소에 도착하여 30분간 정차한다. 휴게소에서 심천 대원을 만난다. 당일 코스로 지리산을 간다고 한다. 3차 대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서둘러 혼자서 다른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앞으로 3차 대원들이 자주 만나기 위해서는 틈새산행을 보다 조직화할 필요가 있겠다. 대빵 님도 기꺼이 돕겠다고 말한바 있다.

 

버스는 10시 30분 경 큰재(320m)에 도착한다. 오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30) 큰재 도착-(10:39) 스트레칭 후 산행 시작-(10;53) 묘 통과-(11;00) 시멘트 도로-(11;35) 회룡재-(12:10) 개터재-(12:32) 505m봉-(12:45, 13;20)중식-(14:11) 윗왕실재-(14:40) 무덤 1기-(15:25) 백학산-(15:52) 임도-(14:43) 임도-(17:05) 소정재-(17:43) 470m봉-(18:04) 지기재』, 마루금 6시간 50분에 중식 35분, 총 7시간 25분이 소요된 힘든 산행이었다.

<큰재 도착>

버스가 큰재에 도착하고, 대원들이 하차하자, 홍 대장과 박 대장이 대원들에게 5분간 준비운동을 하라고 권한다. 하차해서 산행준비를 마친 대원들, 주위 사진 찍기를 마친 대원들이 편하게 자리를 잡고 준비운동을 한다. 박 대장은 최소한 허리, 무릎, 발목운동은 해야한다고 강조하면서 시범을 보인다.

 

다른 팀에서는 행해지지 않는 산행 전 준비 운동이 왜 6차대에서만 가능한가? 돌아오는 버스 에서 박병준 대장은 3차대에도 준비운동을 적극 권했지만 역시 실행이 되지 않더라고 토로한다. 6차대에는 선두 경쟁이 없는 것 같다. 선두 대장이 리본을 달며, 선행(先行)하지만, 대원들은 이를 쫓아 선두 경쟁을 벌이지 않는 모양이다. 물론 오늘도 후미보다 2시간 넘게 일찍 하산한 부부 팀도 있지만, 그들은 그들이고, 나머지 대원들은 모두 자기 페이스대로 걷는 다고 한다. 여자대원들도 서두르지 않는 기색이다. 선두그룹, 중위그룹, 그리고 후미그룹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다. 그러니,

 

"아줌마, 오이 마사지하고 내려왔수? 라는 야유도 없는 것 같다.

 

박병준 대장은 대원들에게 즐기는 산행을 하라고 강조한다고 한다. 어차피 하루 산행인데, 산악 마라톤 하듯 달리기만 하면, 힘은 힘대로 들고, 산의 아름다음도 즐기지 못하지 않는가? 점심도 충분히 시간을 내어 즐기되, 음주는 하산 후에 하라고 강조해오고 있다고 한다. 이런 조언이 6차대에게는 주효한 듯 싶다. 6차대, 브라보 !

 

박 대장은 오늘도 「산 그리고 사람들」의 상기 GPS 자료를 인용하면서, 약 21 Km의 거리를 7시간 30분 정도에 산행한 것은 훌륭한 기록이라고 대원들의 사기를 높여준다. 그러면서 서둘지 말고 즐기라고 강조한다. 오늘 코스의 산악회 기준 소요시간은 6시간 40분이다. 이 산악회의 기준 시간은 후미를 서둘게 만들고, 후미를 불안하게 만든다.

 

폐교가 되어 문이 닫힌 옥산 초등학교 인성분교 울타리를 끼고 이어지는 농로(農路)를 따라 산행은 시작된다. 한여름의 농로는 댑싸리가 어깨 높이까지 자라 있다. 그 사이를 걷고 있자니, 시골에 돌아 온 기분이다. 이윽고 등산로는 어린 소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날씨도 점차 맑아져, 이따금 햇빛이 내 비친다.

<폐교와 폐가 사이의 농로로 산행을 시작한다.- 대원 사진>

 

10시 53분, 묘를 지난다. 봉분은 누렇지만 잡풀이 무성하지 않은 것을 보면 가끔씩은 손질을 한 묘 같다. 아마도 후손들이 멀지 않은 곳에 사는 모양이다. 숲길은 평탄하나, 바람 한 점이 없어, 무덥다. 시멘트 길로 내려선다. 회룡과 양촌을 연결하는 도로다. 도로에는 오른쪽으로 오르라는 종이표지가 돌로 눌러져있다. 약 100m 정도 걸었을까, 오른쪽으로 산행 표지리본이 가득 매달려 있고, 등산로는 숲으로 이어진다. 전형적인 참나무 숲 대간 길이 이어지며 이윽고 회령재에 도착한다.

<회령재>

회령재의 황톳빛 임도에는 햇살이 밝게 비친다. 잡초가 무성하지 않고, 길이 뚜렷한 것을 보면. 지금도 빈번히 사용되는 임도인 모양이다. 등산로는 임도를 건너 절개지로 이어진다. 한 구비 오르막을 지나 평탄하던 길이 다시 경사가 급해진다. 사면을 오르다 뒤를 돌아다본다. 멀리 나뭇가지 사이로 푸른 산봉우리가 보인다. 방향으로 보아 국수봉이라고 짐작하고 카메라에 담는다.

<당겨 찍은 국수봉>

 

11시 58분 경, 높게 솟은 무명봉을 우회하여, 등산로는 개터재로 내려선다. 오른 쪽으로 푸른 능선이 펼쳐지고, 안부에 가까워지자 마을이 보인다. 공성면의 제법 큰 산골 마을이다. 12시 10분 개터재에 도착한다. 개터재에는 잡초가 무성하다.

<개터재를 알리는 비닐판>

<개터재>

등산로는 개터재를 건너 울창한 잡목 숲으로 이어진다. 오르막 길 나무 아래에서 영환 대원이 쉬고 있다. 463m봉 부근에서 점심을 하기로 하고, 뒤따라온 다이야 대원과 친구들에게도 알린 후, 505m봉을 향해 출발한다. 길은 점점 가팔라진다. 개터재를 지나 22분이 경과된 지점에 산행리본이 주렁주렁 걸려있다. 505m봉이라고 짐작한다.

<505m봉>

이정표라도 세워져 있으면 한결 도움이 되련만, 아무리 둘러 봐도 이정표는 보이지 않는다. 궤방령에서 추풍령까지는 이정표가 하나도 없는 대간길의 유일한 구간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그 다음 구간인 추풍령에서 대재까지 구간에도 이정표다운 이정표는 없었지만, 그래도「산 그리고 사람들」이 걸어 놓은 비닐 표지와 목원대 표언복 교수가 갈현고개에 걸어 놓은 비닐 표지가 있던 걸로 기억한다.

 

오늘 구간에서도 아직은 이정표나 비닐 표지하나 구경 못한다. 이후 백학산 정상을 800 미터 앞둔 지점에 「산과 그리고 사람들」이 걸어 놓은 손바닥만한 비닐표지가 유일한 것이다. 궤방령에서 지기재까지 이어지는, 이 지역의 기나 긴 대간길에는 왜 이렇게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이정표는 외로운 길손에게는 큰 위안이 된다. 다정한 길동무다. 온 길을 확인하고 가야할 길을 가늠하게 해준다. 이 지역의 산악회나, 이 지역을 관장하는 산림청은 꽤나 무신경한 것 같다. 애향심을 거창한데서만 찾을 일이 아니다. 외지에서 온 길손들이 외롭지 않게, 비닐표지 이정표라도 마련하여, 길손들에게 배려하는 마음씨도 크나큰 애향심의 발현이라 하겠다.

 

505m봉을 지나, 12시 45분 경, 463m봉 부근이라고 짐작되는 길가, 높직한 공터에서 자리를 잡는다. 도시락을 풀고 점심 채비를 한다. 다이아 대원과 친구 세 사람이 합류한다. 아이스박스에 담아 온 맥주를 나눠 마시며 갈증을 달랜다. 다이아 대원이 조총 부부를 위해 마련해온 홍어회가 일품이다. 조총 부부는 없지만, 모두가 잘 삭은 홍어라고 입맛을 다신다. 안주가 좋은 데 어찌 술이 없을까, 영환 대원이 위스키를 꺼낸다.

<단란한 중식 - 대원 사진>

식사가 한창인데, 박 대장이 한 무리의 후미 일행과 함께 지나친다. 홍어회 맛을 보라고 불러들인다. 합류한 후미 일행은 쉬면서 땀을 들이며, 빨리 방을 빼라고 독촉이 성화같다. 식사가 빠른 여자 대원들이 먼저 일어나고, 이윽고 후미 대원들이 점심상을 차린다. 상추에, 과일에 푸짐한 점심상이 펼쳐진다. 방 값으로 60도 짜리라는 홍주 한 잔씩을 받아 마시고. 1시 20분 경 영환 대원과 함께 자리를 뜬다.

 

점심도 먹었겠다, 취기도 적당하겠다, 윗왕실재로 이어지는 산책길을 천천히 걷는다. 한줄기 바람만 시원하게 불어준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뒤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국수봉이라고 짐작되는 봉우리가 뚜렷하게 보인다. 1시 49분, 산행리본이 어지러운 봉우리에 선다.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져 급히 떨어진다. 463m봉이라고 확신한다. 영환 대원과 배낭을 벗어 놓고, 과일을 먹으며 잠시 쉰다.

 

비탈길을 내려서며 눈앞에 우뚝 솟은 무명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윽고 동물 이동로에 선다. 윗왕실재에 도착한 것이다. 동물 이동로를 건너 무명봉으로 향한다. 왼쪽으로 윗왕실의 푸른 논과 마을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무명봉을 힘겹게 오른다. 2시 40분 경 무덤 1기를 지나고, 산행리본이 걸린 고개를 지난다. 무명봉 정상인 모양이다. 2분쯤 걸어 내려서니, 지나온 능선들이 뒤로 보인다. 하지만 어느 것이 무슨 봉인지는 전혀 짐작하지 못하겠다. 2시 50분, 477m봉을 지난다. 길은 내리막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조망이 아름답다.

<윗왕실재 뒤의 무명봉>

<윗왕실재>

<윗왕실 마을>

2시 56분, 「산 그리고 사람들」이 걸어 놓은 비닐 표지판을 지난다. 현 위치를 477m봉으로 표기하고, 백학산까지의 거리가 0.8Km라고 적혀있다. 477m봉은 이미 지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다. 지도나 고도표에 의하면 477m봉에서 백학산까지는 약 1.5Km에 이른다. GPS로 측정한 거리라지만 이해가 안 된다.

<산과 그리고 사람들이 부착한 비닐표지판>

급경사 오르막을 허위허위 오른다. 능선에 이르러 등산로는 왼쪽으로 크게 휘어지며, 평평한 능선길이 계속된다. 3시11분 첫 봉, 3시 20분 둘째 봉 그리고 3시25분 백학산 정상(615m)에 이른다. 정상에는 다이아 대원과 친구들이 쉬고 있다. 이들은 정상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먼저 하산한다. 정상에는 정상석 이외의 다른 표지는 없다. 사방이 나무로 가려 조망도 별로다.

<백학산 정상의 정상석>

이윽고 60도 짜리 홍주에 취해, 뒤로 쳐졌던 영환 대원이 올라온다. 함께 물을 마시고 쉰다. 정상초를 즐긴다. 3시 32분 경 백학산을 내려서서 경사가 급한 내리막을 달린다. 15분쯤 내려서자 앞이 트이면서 멀리 마을과 도로가 보인다. 3시 52분 임도에 이른다. 길에는 산정산악회 종이 표지판이 오른쪽으로 내려서라고 가르친다. 오늘은 요소 요소, 필요한 곳에는 빠짐없이 산악회 산행리본이 걸려 있거나 길 위에 종이 표지판이 놓여 있다. 이영하 대장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하산하며 본 조망>

<백화산 넘어 첫번째 임도>

임도 왼쪽으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예외 없는 법칙은 없는 법, 대간 마루금에도 물이 흐르고 있다. 임도 오른쪽으로 리본이 걸려있다. 등산로는 오르막 숲길로 이어진다. 리본 앞에 배낭을 벗어 놓고, 냇가로 내려가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는다. 흐르는 물에 두 발을 담가, 열을 식히고 싶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어, 아쉽지만 참는다.

<대간 마루금을 흐르는 냇물>

 

4시경 다시 배낭을 지고 길을 재촉한다. 갈 길이 6Km 남짓 남아있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아서인지 힘이 나는 것 같다. 완만한 내림 길을 속력을 내어 달린다. 영환 대원도 힘이 나는 모양이다. 앞장 서 달린다. 4시 43분 임도에 이르고, 리본을 따라 숲으로 들어선다. 등산로는 숲길을 한 바퀴 감아 돌더니, 시야가 확 트이는 논 가로 이어진다. 푸른 논 너머, 야트막한 동산에는 특수 작물을 재배하는지, 하얀 시설물들이 보인다. 논의 벼에는 벌써 이삭이 달려있다.

<대간길은 논두렁을 타고 이어지고....>

등산로는 논둑을 지나 잡초가 한길이 넘게 우거진 안부를 지나 농로로 이어진다. 농로 주변에 과수원이 펼쳐진다. 포도밭이 있고, 사과나무도 있다. 어떤 밭에는 담배 잎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농로 위에 경운기가 서 있다. 부부가 일을 하다 쉬는 모양이다. 혼자서 어디를 가느냐고 물으며, 아저씨는 술을 권하고, 아주머니는 도마도을 권한다. 술은 덥다고 사양하고, 도마도 한쪽을 받아먹는다. 냇물에라도 담갔던 것인지 무척 시원하다. 사진을 한 장 찍겠다고 양해를 구하니, 아주머니가 두 손을 흔들며 질색을 한다. 웃으며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길길이 자란 잡초에 묻히고...>

<먼 산을 배경으로 그림같은 포도원을 지나...>

<담배 밭과 만난다>

이번 구간은 변화가 없어서, 꽤나 지루한 구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등산로 주변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리고, 수없이 임도나 농로를 건넌다. 과수원, 목장, 논과 밭, 그리고 무덤들을 가까이에 두고 이어지는 이 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오지의 신비나, 암릉 길의 스릴은 없지만, 또 다른 대간 길의 진수를 보여 주는, 무척이나 정겨운 길이라 하겠다.

5시 5분, 아스팔트 고갯길, 소정재에 도착한다.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걷는다. 주위가 온통 과수원이고 밭이다. 아름답다. 얼마 내려서지 않아, 리본이 왼쪽 농로로 유도한다. 농로를 따라 걷는다. 등산로는 다시 오른 쪽 숲으로 이어진다. 더위 때문인지 무척 지쳐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 나무가 우거져 숲은 컴컴하다. 물이 흘러내린 경사진 골을 따라 천천히 오른다. 대간 길에 물이 흐르다니? 길을 잘 못 든 것은 아닌가? 갑자기 불안해진다. 하지만 외길을 따라 왔으니 잘못일리 없다고 되 뇌이며, 마루턱에 올라선다. 대간 표지 리본들이 보인다.

<수정재 아스팔트와 과수원>

<땡볕에 과수원의 사과는 영근다>

 

470m, 마지막 봉우리를 오른다. 왼쪽으로 묘 2기가 나란히 놓여있고, 그 너머로 아름다운 농촌 풍경이 펼쳐진다. 5시 43분 경 470m봉을 지난다. 앞이 트이며 빈 밭을 지나는 대원들이 보인다. 밭둑을 지나 농로로 내려선다. 포도원 사이로 이어진 시멘트 길을 걷는다. 홍 대장이 마주 올라오며, 수고했다고 웃으며 반긴다. 6시 4분 지기재에 도착한다. 길가의 분수령 표지, 마을로 들어가는 길가의 거북 비석 등 낮이 익은 곳이다.

<묘에서 본 그림>

<빈 밭을 내려서는 대원들>


<낮익은 지기재>

버스는 소정리 쪽으로 300여 미터 내려선 곳에 주차 해 있다. 먼저 하산한 대원들이 길가에서 맥주를 마시며 쉬고 있다. 차에 올라 배낭을 내려놓고, 기사 양반이 준비한 시원한 캔 맥주를 마신다. 많이 지친 몸이 살 것 같다. 땀을 씻을 곳이 마땅치 않다. 6시 30분 경 후미 팀이 도착하자, 버스는 소정리 개울로 향한다. 장마로 불은 물이 시원하게 흐른다. 대원들은 냇가로 내려가 목물을 하는 등 땀을 닦는다. 몸을 씻고, 땀에 젖은 옷을 몽땅 갈아입으니 날라 갈 듯 시원하다.

<아! 시원, 시원.... 대원 사진>

신탄진 휴게소에서 20분간 정차한 버스는 버스전용노선을 달려, 9시 26분 경 톨게이트를 지난다. 집에 도착하니 10시 20분이다. 샤워를 하고 체중을 달아보니 2Kg이나 빠졌다. 겨울의 보온관리보다 여름의 체력관리가 더 어려운 모양이다. 힘든 하루였다.

 

이제 땜방을 해야하는 구간은 육십령에서 동엽령에 이르는 덕유산 구간, 그리고 휴식년제가 실시되고 있는 설악산의 3구간이 남아 있다. 공교롭게 명산들만 남은 셈이다. 이 구간들은 삼복 더위가 지나고, 좋은 계절이 돌아오면, 여유를 갖고, 천천히 산행할 계획이다.

 

 


(2005. 7. 17.)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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