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공항  탑승구 앞의 크리스마스트리

 

20191226()

오후 3, 인천공항 아메리칸 에어라인 체크인 카운터 앞에 모인 일행들에게 회사에서 나온 젊은 여자 인솔자가 자기소개를 한 후 앞으로, 40여 일 간 함께 생활할 자신을 팀장이라고 불러 달라며, 자신은 여러분들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 이어 팀장은 전자항공권과 회사에서 발간한 South America Travel Book 등을 배포하며, 각자가 체크인, 출국신고를 하고, 탑승구에서 만나자고 한다.

 

대한항공과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제휴항공사이기 때문에 인천- 달라스 간의마일리지(6,824마일)를 적립할 수 있다고 한다. 하여 체크인 할 때 마일리지 체크를 요청하자 친절한 담당자는 스카이패스 넘버를 확인하더니 고맙게도 왕복 마일리지를 한꺼번에 처리해준다. 이어 인천-달라스, 달라스-리마간의 비행기 표 2장을 내주며, 짐은 리오까지 직송이 되니, 달라스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고 알려준다. 아가씨의 신속하고 명확한 일처리가 내 마음까지 홀가분하게 해준다.

 

보안검사 출국신고를 마치고, 면세점에 들러, 여행 중에 복용할 홍삼정을 사들고 탑승구로 향한다. AA280 항공기는 1850분 달라스를 향해 이륙한 후 12시간을 넘게 날아, 261610분 경, 달라스 포트워스 공항 D터미널에 도착한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처음 타 보지만 운항시간도 비교적 정확한 편이고, 항공기 뒤쪽에 작은 스낵 바(Snack Bar)를 설치했는가 하면 맥주, 포도주도 무료로 제공하는 등 기내 서비스도 좋았고, 뜻밖이었던 것은 승무원들 대부분이 우리나라 아가씨들이라 점이었다. 나중에 들었지만, 인천-달라스 간의 왕복 항공료도 7~80만 원 대로 비교적 저렴하다고 하니, 미국 여행계획 시 참고하시기를....

 

12시간이 넘는 비행이 지루하기도 하고, 마침 내 좌석이 36D, 항공기 뒤편 복도 쪽이라 자주 승무원들이 있는 항공기 뒤쪽으로 오락가학 했더니, 승무원 아가씨가 묻는다.

 

지루하시죠?, 달라스는 경유지일 경우가 많은데, 어디까지 가시나요?”

 

“41일 일정으로 남미 5개국 배낭여행 가는 중이지요.”라고 대답했더니,

 

아가씨는 걱정스럽다는 얼굴로, “연세도 많아 보이시는데, 괜찮으시겠느냐?” 고 다시 묻는다. 오랫동안 등산을 해서 괜찮을 것 같아, 더 늙기 전에 도전을 해보는 것이라 했더니, 놀랍다는 얼굴로 조심해서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를 한다.

 

비행기가 밤새 날라, 얼마 되지 않아, 목적지인 달라스에 도착할 무렵, 승무원 아가씨가 식사 때 나누어 주는 고추장 10여개를 담은 비닐봉지를 내밀며,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라고 거듭 인사를 한다. 아가씨의 따듯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온다. 참으로 고맙다.

 

달라스 공항은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허브공항으로 미 대륙에서 3번째로 큰 공항이라고 하는데, 그 크기가 인천공항의 6배이고, 맨하탄보다 넓다고 한다. 달라스 공항에는 A, B, C, D, E 5개의 터미널이 있다. 우리가 도착한 터미널은 D 터미널이고, 환승해야하는 터미널은 A 터미널이라고 한다. 우리는 팀장의 뒤를 따라, 입국수속, 보안검사 후 스카이라인을 타고, 터미널을 찾아 이동했지만, 달라스 큰 공항에서 처음 환승을 하는 분들을 위해 환승과정을 정리한다.

달라스 공항 평면도

 

1) 도착한 비행기에서 내려 환승(Transfer)표시를 따라 입국 심사장으로 이동한다.

 

2)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는 곳에서 ESTA 표시줄에 선 사람들 뒤에 서서, 빈 자동입출국 서비스(Automated Passport Control), 키오스크를 찾아, 한국어지원 하에, 지시 사항을 입력하고 개인정보가 적힌 쪽지를 꺼낸다.

 

3) 이어 심사관이 있는 창구 줄에 서고, 이윽고 차례가 와, 심사관의 몇 가지 간단한 질문에 답하면, 심사관은 여권에 도장을 찍어준다.

 

4) 입국심사를 마치고, 보안검사(Security Checkpoint), 환승비행기(Trasfer flights) 표시를 따라 이동하여, 보안검사를 마치고 나서, 가까운 곳에 있는 전광판에서 타야할 비행기의 터미널과 탑승구를 확인한다. 달라스 공항에서는 탑승게이트가 자주 바뀌는 경향이 있음으로 전광판에서 재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안검사, 환승비행기 방향표시

 

5) 터미널과 탑승구를 확인하고 나서, 스카이라인의 방향 표시를 따라 3층으로 이동하여 스카이라인을 타고 해당 터미널에 도착한 후, 탑승구 찾는다.

   에스컬레이터로 스카이라인으로 이동

 

스카이라인 A 터미널 승하차장

 

1시간 내외의 환승시간으로 다음 비행기를 놓칠까 노심초사하는 것도 못할 노릇이지만, 6시간이 넘는 환승대기 시간은 역시 지루하다. 달라스 공항에 전망대가 있다는 소리에, 크다는 달라스 공항을 두루 굽어보려고, 물어물어 전망대를 찾아가보지만, 회원이 아니면 입장불가라는 소리에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려, 바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죽인다.

 젊은이들과 함께 바에서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죽이고

 

하지만 맥주를 마시며 죽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다시 배낭을 둘러메고 터미널 안에 있는 상점들을 둘러본다. 텍사스 주에만 있다는 Dallas Cowboys Club도 구경하고, 편의점 세븐 일레븐이 보이기에, 들어가서 한동안 둘러보고 나오다 출구 쪽의 바나나를 보고, 가격표를 보니 우리나라에서 사는 가격의 3~4배에 달하는 비싼 가격이다. 뭐가 다른가? 하고 바나나를 뒤적여 보지만, 별다른 것이 없어, 그냥 편의점을 나와 다른 점포들을 기웃거리며 다시 걷는다.

   세븐 일레븐

 

   Dallas Cowboys Club

 

그런데 누눈가가 뒤에서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다. 놀라서 뒤돌아보니, 웬 중년의 서양부인이 웃는 얼굴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하면서 바나나 하나를 내민다. 무심결에, “Thanks.”라는 인사와 함께 바나나를 받자, 아주머니는 웃으며, 몸을 돌려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세븐 일레븐에서 바나나를 만지막 거리다 사지는 않고 나오는 내 모습을 유심히 본 모양이다. 왜소한 동양 늙은이의 초라한 모습이 모성본능을 자극한 것인가? 아니면 종교의 가르침을 따른 것인가? 알 수는 없으나, 어찌 보면 불쾌해 질 수도 있는 상황이지지만, 내게 그 아주머니의 따듯함이 그대로 전해 졌는지, 내 가슴마저 따듯해지는 느낌이 들어, 한동안 그 자리에 망연히 서 있다가 한참만에야 비로소 발걸음을 옮긴다.

 

비행기 탑승시간이 가까워져, 답승구 쪽으로 자리를 옮긴다. 창 넘어 공항에도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들이 보이는 속에서 사람들이 출항준비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공항의 크리스마스트리와 출항준비

 

승객들을 모두 태운 AA909 항공기는 밤 11시가 가까운 시각, 리마를 향해 이륙한 후, 7시간을 넘게 날아, 다음날 아침 620분경, 호르헤 차베스국제공항(Aeropuerto International Jorge Chavez)에 도착한다. 인천공항을 출발 한 후, 19시간 20분의 비행시간, 그리고 6시간 30분에 달하는 환승대기시간을  합쳐, 25시간 50분 만에, 지구 반대쪽에 도착한 것이다.

 

 

(2020. 2. 16.)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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