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마산에서 본 예동마을과 뒤로 황매산


2006년 12월 26일(화).

"화요맥"의 안내로 진양기맥 6번째 산행을 한다. 오늘 코스는 『춘전재(2.3Km)-덕갈산(1.7Km)-매봉산 갈림길(1.1Km)-갈전산(3.6Km)-신예동마을 서쪽고개(1.8Km)- 신예동마을 남쪽고개(0.3Km)-예동마을』로 도상거리는 약 10.8Km이다


마루금은 함양군과는 작별을 하고, 주로 거창군 신원면과 산청군 생초면의 경계를 타고 흐른다. 신원면은 거창 양민학살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곳 이다.고도는 춘전재가 약 400m, 갈전산이 764m이나, 마루금의 대부분이 600m대에서 700m대를 오르내려, 산행은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하루 종일 진달래의 억센 가지에 시달려야한다.


고도는 높지 않지만 조망이 의외로 좋다. 이름도 생소한 철마산에 오르면, 북쪽방향으로 지나온 기백산, 망설봉, 갈전산 등이 겹겹이 보이고, 서쪽방향으로는 황석산, 계관산이 가깝다. 동쪽방향으로 황매산과 신예동마을이 그림같이 펼쳐지고, 남쪽방향으로는 저 멀리 웅석봉, 천왕봉 등 지리산 줄기가 아련하다.


동지가 지났다고는 하지만 6시 30분 경 집을 나서니, 아직도 주위는 어둑하고, 큰길에서 자동차들은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린다. 날씨는 맑고, 겨울답지 않게 포근하다. 평년 기온보다 10도 정도나 높다는 보도다. 등산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다.


대원들을 태운 버스는 함양 인터체인지에서 3번 국도로 갈아타고, 다시 지방도로를 달려, 11시 8분, 산행 들머리에 일행을 내려준다. 버스에서 내린 일행들은, 일부는 용감하게 88올림픽고속도로를 바로 건너고, 일부는 고속고로 아래의 수로를 통과하여 건넌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08) 들머리 도착, 산행시작-(11:11) 고속도로 통과-(11:12) 철계단-(11;59) 570m봉-(12;04) 헬기장-(12:30) 덕갈산-(13:21~13:46) 770m봉/식사-(14:08) 갈전산-(14:34) 갈전고개-(15:03) 730m봉-(15:22) 헬기장-(15:27~15:33) 철마산-(15:42) 705m봉-(15:55) 신예동마을 서쪽고개-(15:58) 임도로-(16:18) 임도 버리고 숲으로-(16:28) 숲속의 보리밭-(16:51) 예동마을』중식시간 15분 포함, 총 5시간 43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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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건너, 춘전재 마루턱을 향해 걷는다. 앞에 경상남도 거창군 경계를 알리는 입간판이 보이고, 대원들은 오른쪽 철계단을 통해 급경사 절개지를 오른다. 가파르고 긴 계단이다. 철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돌아, 능선을 타고 오른다.

 

고속도로를 건너 고개 마루턱으로

 

긴 철계단을 통해 절개지를 오르는 대원들


왼쪽으로 이동통신탑이 서 있는 능선이 보이고, 그 아래쪽이 춘전재 마루턱이다. 그렇다면 이동통신탑이 서있는 능선이 마루금이고, 지금 우리가 오르고 있는 이 능선은 지능선이라는 이야기가 아닌가? 뒤 따라 오는 고래 대장에게 물어보지만, 확신이 서지 않는지 대답이 없다.

 

능선에서 보이는 이동통신탑


어찌됐건, 앞선 일행들이 남긴 발자국을 뒤따른다. 덩굴과 철조망이 뒤엉킨 고약한 곳을 통과하여, 밭으로 나왔다가, 발자국은 다시 능선으로 이어진다. 11시 32분, 500m 정도의 고도를 넘어서니, 비로소 제대로 된 등산로가 이어지고 표지기가 눈에 뜨인다.


11시 53분, "T자형"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억센 진달래 가지에 시달리며 진행한다. 11시 59분, 570m봉에 오른다. 이곳에서부터 마루금은 함양군의 군계를 버리고, 산청군 군계를 따라 북동쪽으로 이어진다. 12시 4분, 헬기장에 올라, 오른쪽으로 매봉산을 보고, 안부로 내려서며, 정면으로 덕갈산(668m)을 본다.

 

헬기장

 

안부로 내려서며 바라본 덕갈산


다시 진달래 군락지를 지나, 12시 14분,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임 사장이 지도를 손에 들고 거꾸로 내려오고 있다. 웬일이냐고 물으니, 아무래도 마루금을 벗어난 것 같다며, 지나간다. 하지만 길은 외길이 아닌가? 길을 따라 능선에 오르니, 과연 마루금은 왼쪽능선에서 내려오고, 등산로는 이 능선 사면을 오른쪽으로 가로 지르며 이어진 것이다.


"맥꾼"들은 이처럼 마루금에 민감하다. 산행 스타일도, 백두대간을 할 때처럼 선두를 따라 무조건 내 달리는 것이 아니라, 한 손에 지형도를 들고, 독도를 하면서 확실하게 위치를 확인하며 진행한다. 체력을 과시하는 선두질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


12시 30분, 덕갈산 정상에 선다. 삼각점이 있다. <거창 462, 1981 재설> 정상에서 동쪽으로 가야할 도로와 축사가 내려다보인다. 12시 46분, 도로에 내려서서 축사 쪽으로 이동한다. 축사 앞에 신원면임을 알리는 입간판이 서 있고, 수렵금지구역이라는 팻말이 붙은 오른쪽에 표지기들이 달려있다.


1951년 2월, 지리산에 웅거하여. 인근지역에 출몰하던 공비들을 소탕하기 위해 투입된 국군들이, 공비들에게 협조했다고, 양민 600여명을 학살하여 문제가 됐던 곳이 신원면이다.

 

정상에서 내려다 본 가야할 길

 

도로를 따라 걷는 대원들

 

신원면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 숲으로 들어서서 철조망을 따라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축사에서 방출되는 분뇨 냄새가 고약하다. 봉우리에 올라, 다시 진달래 군락지를 헤집고 진행한다. 1시 21분, 매봉산 갈림봉인 770m봉에 오른다. 넓은 공터에 억새가 무성하다. 정상에서 류 회장, 심산 대원, 고래 대장이 점심채비를 하고 있다. 정상에서 거창 시가지를 내려다본다.

 

770m봉 오르다 본 조망

 

770m, 매봉산 갈림봉

 

770m봉에서 본 거창 시가지


점심식사를 마친 일행은, 1시 46분 경, 고래 대장만 홀로 남기고, 갈전산을 향해 출발한다. 안부를 지나, 오르막을 오른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멀리 황석산, 계관산, 그리고 가까이 지나온 능선이 첩첩히 보인다. 가히 장관이다. 한 5분쯤 더 오르니. 이번에는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지나온 770m봉과 매봉산이 보인다. 2시 8분, 갈전산(764m)에 오른다. 삼각점이 있다. <거창 314, 1981 재설> 정상에서 보는 서쪽 방향의 조망이 좋다. 계관산을 당겨 카메라에 담는다.

 

갈전산 오르다 본 파노라마

 

770m봉과 매봉산

 

당겨 찍은 계관산


철조망을 오른쪽에 끼고 능선길을 걷는다. 아마도 사유지 경계인 모양이다. 붉은 표지기가 걸린 황량한 참나무 숲을 지나고, 외로이 누워있는 무덤을 거쳐, 2시 34분, 작은 봉에 오르니, 갈전마을이 내려다보인다. 곧 이어 갈전고개에 내려서고, 손질이 잘 된 영천이공(永川 李公)의 부부 묘를 지나, 국제신문 표지기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서다, 방향이 이상하다고 느낀 일행은 오른쪽 길 없는 산 사면을 치고 올라, 능선에 이른다.

 

갈전마을

갈전고개


3시 3분, 무덤이 있는 730m봉에 오르고, 5분 후, 공터를 지나, 이정표가 서있는 안부를 거쳐, 오르막 능선을 오른다. 능선길에서 좌우로 시야가 트이며 조망이 훌륭하다. 동쪽으로 멀리 월여산이 뚜렷이 보인다. 3시 22분 헬기장을 지나고, 이어서 큰 바위들이 우뚝우뚝 서 있는 암릉길을 거쳐, 3시 27분, 철마산 정상(744m)에 이른다. 정상석이 있다.

철마산 오르다 본 월여산

 

철마산 정상석


사방이 확 트인 정상에서의 조망이 일품이다. 서쪽으로 향장리가 내려다보이고, 동쪽으로 신예동마을과 버스가 서있는 예동마을, 그 뒤로 황매산이 그림과 같이 펼쳐있다. 남쪽으로 멀리 웅석봉, 천왕봉이 보인다. 그리고 북으로 기백산, 황석산을 먼 배경으로 하여, 지나온 능선이 3겹으로 이어진다. 실로 장관이다.

 

향장리, 멀리 계관산

 

멀리 황석산, 기백산, 가까이는 지나온 능선이 세겹으로 보인다.

 

웅석봉과 천왕봉


3시 32분, 철마산을 왼쪽으로 내려선다. 절마산은 옛 성터였던 모양이다. 허물어진 성터 흔적이 여실하다. 3시 37분 검은 돌이 서 있는 무덤에서 크게 왼쪽으로 내려선다. 3시 40분 조은방향과 정상방향을 가르치는 이정표를 지나고, 2분 후, 삼각점이 있는 705m봉에 오른다. <거창 463, 1981 재설>

 

검은 돌이 있는 무덤에서 크게 왼쪽으로 돌고,

 

이정표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어디서 치성을 드리는지, 곳곳에 붉은 천이 걸려있다. 3시 55분 억새가 우거진 임도에 내려서서, 왼쪽 시멘트 길로 향한다. 왼쪽으로 나뭇잎을 모두 떨군 앙상한 나무 한 그루가 능선 끝에 외롭게 서 있다. 아마도 그 능선이 마루금인 모양인데, 우리들은 조금 오른쪽으로 떨어져. 임도로 내려선 모양이다.

 

능선 끝에 홀로 선 나무.


시멘트 도로에 올라서니, 왼쪽에 신예동마을이 평화롭게 누워있다. 이곳 사람들은 신촌마을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시멘트 도로가 서쪽고개인 모양이다. 시멘트 도로는 남쪽으로 향하다 동쪽으로 굽어, 예동마을로 이어진다.


3시 58분, 시멘트 도로를 버리고, 오른쪽 임도로 들어서서 왼쪽 밭으로 오른다. 정면에 천왕봉이 구름을 이고 있다. 너른 공터를 지나, 숲을 통과하니, 다시 넓은 밭으로 나온다. 정면에 황매산이 버티고 있다. 밭을 내려서면 또 임도다. 저 앞에 류 회장과 심산대원이 임도를 걷고 있다. 임도에 내려서니, 표지기가 오른쪽 숲으로 유혹한다.

 

 

마루금이 지나는 밭에서 본 황매산


4시 18분,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숲으로 들어선다. 진달래와 잡목들이 가득한 길이 고약하지만, 일행들이 지나간 흔적들이 간간히 보인다. 빽빽한 참나무 숲이 이어지고, 곳곳에 표지기들이 방향을 알려준다. 4시 26분, 숲 속의 보리밭으로 나오고, 보리밭을 가로질러 다시 숲으로 들어선다. 보일 듯 말듯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숲을 통과하여, 4시 39분 임도로 나선다.

 

숲속의 보리밭을 건너고


임도를 따라 동쪽으로 걸어, 시멘트도로 위에 선다. 오른쪽으로 시뻘건 고랭지 채소밭이 보이고 그 뒤로 고개를 내민 황매산의 풍광이 그림 같다. 조금 더 나가니, 왼쪽으로 신예동마을이 내려다보인다. 그리고 보면. 이곳이 신예동마을 남쪽고개인 모양이다. 도로를 따라 예동마을로 향하다 뒤돌아, 지나온 길을 되돌아본다. 일몰의 정경이 한 폭의 그림이다.

 

고랭지 채소밭, 그 뒤로 황매산

일몰


남쪽고개에서 도로를 따라 약 10분쯤 걸어, 4시 51분, 예동마을 새마을회관을 지난다. 바로 앞에 버스가 보인다.


(2006. 12. 29.)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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