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봉에서 본 여명 속의 서북능선- 가운데 대청, 오른쪽 귀떼기청봉>
<떠 오르는 태양속에 불 타는 황철봉>
<1326봉에서 본 공룡능선, 서북능선, 그리고 화채봉>
5차 백두대간 종주 팀은 지난 5월 5일 연휴를 이용하여 한계령을 출발, 서북능선을 거쳐, 대청봉에 오르고, 희운각에서 일박한다. 다음 날은 일찌감치 공룡능선을 넘고, 황철봉을 거쳐 미시령으로 하산하는 2구간 산행을 감행한다. 황철봉 구간을 땜방하기 위해 나도 이 산행에 합류한다.
5월 6일 아침 6시, 희운각을 출발한 대원들은, 공룡능선을 넘은 후 마등령에서 두 팀으로 나뉜다. 10시까지 마등령에 도착한 대원들은 황철봉으로 향하고, 늦은 대원들은 오세암을 거쳐 백담사로 하산해야 한다.
내가 마등령에 도착한 것은 10시 5분경이다. 하지만 10시 전에 도착한 대원들 중에서도 여자 대원들을 제외하고, 선발된 14인의 정예대원들은 10시 경에 이미 황철봉으로 출발했다고 한다. 황철봉 구간을 가려고, 일부러 참여한 나는 산악회 요원의 양해를 얻은 후, 5분 먼저 출발한 대원들을 급히 뒤쫓는다.
마등령 정상에 이르러, 무심코 직진하는 외길 급사면을 급히 달려 내린다. 아무리 달려도 앞선 대원들이 보이질 않는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진행하는데, 이정표가 보인다. 마등령 정상에서 비선대 쪽으로 1Km나 떨어진 지점이다. '아뿔싸! 알바를 했구나. 이럴 수가 있나?' 무언가에 홀린 기분이다.
마등령 정상으로 회귀하여, 황철봉으로 향해야 하나? 또는 마등령까지 다시 돌아가서 백담사 팀에 합류하여야 하나? 아니면 비선대로 계속 하산을 해야 하나? 황철봉으로 향할 경우에는 앞선 대원들과 1시간 이상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 휴대폰 배터리도 다 되어, 연락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홀로 따라가야 한다. 무리다. 아쉽지만 비선대로 하산하기로 방침을 정한다. 맥이 쭉 빠진다. 희운각 대피소의 비좁은 잠자리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험한 공룡능선을 달린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 같다. 비참한 기분으로 혼자서 터덜터덜 비선대로 내려서는 길이 무척이나 길고 험하게 느껴진다.
2005년 10월 11일(화).
오늘은 이처럼 한차례 거부당했던 황철봉 구간에 다시 도전 한다. K 산악회가 가이드를 하고, 역시 불법 산행이라 무박으로 역코스를 취한다.<미시령(767m/3K)-1318.8m봉(0.9K)-황철봉(1381m/1.1K)-저항령(1100m/1K)-1249.6m봉(1.8K)-1326.7m봉(2K)-마등령정상(1320m/0.2K)ㅡ마등령(1212m/1.4K)-오세암(6K)-백담사> 도상거리 약 17.4Km, 기준산행시간은 약 10시간이다.
버스는 새벽 2시, 남설악휴게소에 도착하여 30분간 정차한다. 좁은 곳에서 쪼그리고 자며 와서 그런가? 버스에서 내리니 몸이 무겁고, 추위가 느껴진다. 커피를 마셔, 잠을 쫓고, 포카리 스웨트를 구매한 후 다시 버스에 올라 준비운동을 한다. 몸통을 돌려보고, 양팔을 뻗어 본다. 앉은 채 발 뒤꿈치 세웠다 놓았다를 100회 이상 한다.
버스가 출발하자 산악회 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산행요령을 알려준다.
1. 지금부터 산행준비를 하고, 도착 10분 전에 배낭을 멘 채 대기한다.
2. 하차해서 한동안은 랜턴을 켜지 말고, 앞사람을 따라 신속히 이동한다.
3. 황철봉 너덜지대까지는 선두, 후미구분 없이 충분히 시간을 갖고 함께 이동한다.
4. 활철봉 너덜지대를 지나기까지는 스틱은 사용하지 않는다.
5. 마루금 거리는 약10Km 정도다. 너덜지대는 특히 안전에 유의하고 천천히 이동한다.
6. 불가피하게 탈출해야 할 경우는 저항령에서 백담사 쪽으로 탈출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3:00) 미시령도착 산행시작-(3;06) 주능선에서 인원 점검-(4:05) 첫 번째 너덜지대-(4:47) 1318.8m봉-(5:55~6:05) 황철봉-(6:47) 저항령-(7:20~7:40) 아침식사 -(7:40~9:05) 1249.5m봉 우회-(9:40) 1,326.7m봉-(9:56) 마등령 정상-(10:00~10:12) 마등령-(10:54) 봉정암 갈림길-(10:55~11:05) 오세암-(12:02) 영시암-(13:20) 백담사> 총 산행시간 10시간 20분(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새벽 3시 경, 버스가 멎자, 하차한 대원들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앞사람을 따라 신속히 이동한다. 길은 내리막으로 이어지고, 어쩔 수 없이 랜턴을 켠다. 아마도 감시소를 피해, 우회하는 길인 듯싶다. 내리막이 끝나고, 급경사 오르막으로 이어지더니, 이윽고 능선위에 선다. 우회로를 거쳐 주능선에 오른 모양이다. 사방이 탁 트인 공지에 대원들이 모여 있다. 하늘에는 별이 총총하고, 왼쪽으로 속초시의 불빛이 멀리 보인다.
앞에서부터 번호 붙여가 시작되고, 번호는 31번에서 그친다. 일행은 다시 조용히 기다린다. 이윽고 후미가 접근하고, 다시 번호 붙여가 이어진다. 마지막 번호가 43번, 대원들이 모두 도착한 것이다. 산악회 회장이 이를 확인하고, 선두가 출발한다.
대원들은 일렬종대로 가파른 오름세를 힘들여 오른다. 4시가 조금 넘어 첫 번째 너덜지대에 이른다. 거대한 돌무더기 사면이다. 앞 사람을 따라, 손과 발을 모두 사용하며, 기듯이 조심스럽게 오른다. 어둠 속에서 오르는 것이지만 생각보다 위험하지는 않다. 오히려 가파른 육산을 오르기보다 힘은 덜 드는 느낌이다.
<첫 번째 너덜지대 접근>
거대한 바위 위에 작은 돌들이 2~3개씩 포개져 있다. 너덜지대에서 길 안내 표시라고 한다. 4시 47분, 1318.7m봉 정상에 이른다. 정상에는 삼각점이 박혀있다.<설악 22, 1987 재설> 사방은 어둠뿐이다. 암릉을 조심조심 내려서서 완만한 능선길을 오르니, 앞에 다시 거대한 너덜지대가 펼쳐진다.
<포개진 돌 - 너덜지대의 이정표>
너덜지대를 오른다. 날씨가 쾌청하다. 1,300m가 넘는 고지대인데도 안개조차 없다. 이윽고 동쪽으로 검은 어둠 속에 한줄기 붉은 띠가 가로 걸리고, 5시 55분경, 후미 그룹은 황철봉 정상(1381m)에 오른다. 선두 그룹은 이미 속도를 내기 시작한 모양이다. 커다란 바위들이 삐죽 삐죽 솟은 좁은 정상은 텅 비었다. "천연보호구역"이란 글자가 음각된 돌 팻말이 세워져 있다. 동쪽의 붉은 띠가 점점 넓어진다.
<여명 속의 속초시 불빛>
<정상의 천연보호구역 돌 팻말>
정면으로 대청, 중청의 거대한 모습이 멀리 여명 속에 검게 부각되고, 대청과 중청이 만든 V자 능선 아래 불빛이 반짝인다. 후미 대장이 "봉정암 불빛이다." 라고 외친다. 모두들 신기한 듯 바라본다. 약 10여분 정도 정상에 머물며, 기념사진을 찍고, 여명 속의 주위 풍광을 살핀다. 역광으로 보이는 바위와 나무들이 그림 같다.
<황철봉 정상>
<황철봉에서 보는 여명>
암릉길을 내려선다. 주위가 점차 밝아진다. 뒤돌아 황철봉을 바라본다. 뾰족한 검은 삼각형위에 삐죽삐죽 솟은 바위들이 날카롭다. 비탈진 사면을 내려선다. 나뭇가지에 걸린 산행리본들이 뚜렷이 보이고, 오른 쪽으로 운해가 펼쳐진다. 싱그럽고, 아름답다. 정면으로 저항령 능선이 붉은 빛을 띠고 날카롭게 흐르고, 전면 산 사면에 또 거대한 너덜지대가 보인다. 그 뒤로 웅장한 서북능선이 연분홍빛 하늘을 이고 있고, 귀떼기청봉이 올돌하다. 이곳에서, 이 시간에만 볼 수 있는 기막힌 풍광이다.
<뒤돌아본 황철봉>
<북서 방향의 운해>
<저항령능선과 서북능선>
해가 뜬다. 먼 바다 위를 덮은 검은 구름을 비집고, 해가 떠오른다. 어디서 보아도 일출은 장엄하고 아름답다. 온 세상이 숨죽인 듯 고요하고, 사방에 붉은 기운이 가득하다. 뒤돌아 황철봉을 바라본다. 황철봉이 훨훨 불타고 있다. 정면으로 보이는 저항령능선은 또 어떤가? 산사태가 난 것처럼 보이는 흉물스러운 너덜지대도 붉은 색을 띠고 반짝인다.
<일출>
<불 타는 황철봉>
<가까이 본 저항령능선>
6시 47분 저항령에 도착한다. 산악회 회장이 홀로 기다리고 있다. 탈출할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후미 팀을 배웅한 회장은 혼자서 백담사로 향한다. 2시간 정도면 하산이 가능하니, 먼저 내려가서 선두 팀을 기다리겠다고 한다.
후미 팀이 숲을 지나, 너덜지대에 이른다. 후미 팀은 박 여사를 포함한 여자대원 3명에, 나와 후미대장까지 모두 5명이다. 너덜지대를 오르며 뒤돌아 황철봉에서 저항령으로 흘러내리는 아름다운 능선을 본다. 암벽과 단풍, 그리고 군데군데 작은 너덜들이 뒤섞인 능선이 떠오르는 햇빛아래 장엄하다.
<황철봉에서 저항령으로 흐르는 능선>
<황철봉에서 동으로 흐르는 암릉>
<저항령능선으로 이어진 너덜>
<저항령능선으로 오르는 대원들>
7시 20분경, 저항령능선에 오른 후미 팀은 암봉 아래 모여 아침 식사를 한다. 투명하게 맑은 날씨, 설악의 이 구간에서 이런 날씨를 만나다니, 실로 엄청난 행운이다. 아침이지만 어찌 축하주 한잔이 없겠는가? 후미대장과 나는 칵테일을 한 잔씩 마시고, 여자대원들은 산사춘을 나누어 축배를 든다.
정면에 장엄한 서북능선이 누워있다. 우뚝 솟은 귀떼기청봉에서 흘러내리는 수많은 능선들이 헤라클레스의 근육처럼 울퉁불퉁한 남성미를 과시한다. 다이어트 중이라는 후미 대장은 과일만 들고, 식사는 않더니, 내가 식사를 마치자. 서둘러 출발하자고 앞장을 선다. 후미 팀이 이곳저곳에서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중위 팀에게도, 1시간 이상 뒤졌을 듯싶다. 서두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눈앞의 귀떼기청봉>
나는 배낭을 꾸리고, 무릎 보호대를 착용한 후, 스틱을 챙기느라, 5분 정도 지체하여, 7시 40분 경, 일행을 뒤따라, 경사가 급한 암릉길을 조심조심 내려선다. 앞에 거대한 암봉이 가로막고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길바닥에는 다른 산악회 종이 표지판이 암봉으로 직진하라고 지시를 하고 있다. 잠시 망설인다. 하지만 안전제일, 무리하지 않고, 급경사 우회로를 내려선다.
우회로는 암봉 뒤로 이어지고, 뒷면에서 본 암봉은 오르기가 수월해 보인다. 조망를 보려고 암봉에 올라선다. 좁은 암봉 위에 젊은 등산객이 혼자서 버너를 피워 놓고,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40대쯤으로 보이는 등산객이 불쑥, "여기는 등산로가 아니데요."라고 말한다. 고얀 젊은이다. 아마도 혼자서 아침준비를 하는데 끼어든 불청객에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길을 물은 것도 아니고, 암봉을 저 혼자서 전세 낸 것도 아닌데, 버릇이 없다. 이렇게 호젓한 곳에서 사람을 만나면, "안녕하세요?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반가워하는 것이 정상이 아닌가? 아침 식사준비가 거창해 보이고, 배낭은 내 배낭의 3배는 되는 것 같다. "혼자 대간을 하는 중이요?" 라고 물으니, 그냥 왔다고 한다. 다른 등산객들이 올라오지 않았냐고 다시 묻는다. 역시 올라 온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짤막하게 대답한다.
주위를 둘러본다. 남쪽으로 1326m봉이 가까이 보인다. 즐거운 산행을 하라는 인사를 뒤로 남기고 암봉을 내려서서, 비탈길을 달린다. 나뭇가지에 산행리본이 걸려 있다. 경사가 완만해 지며, 등산로는 오른 쪽으로 굽어진다. 이상하다, 우회할 암봉이 있는 것도 아닌데, 방향이 이상하다. 나침반을 꺼내 본다. 마등령으로 가려면 남쪽으로 향해야 한다. 그런데 이 길은 북서 방향으로 이어지지 않는가? 방향이 달라질지도 모르니, 조금 더 진행해 보기로 한다. 하지만 길은 여전히 같은 방향으로 경사가 급한 골짜기로 이어진다.
< V자 골짜기로 우회하며 올려본 암봉>
<전망바위에서 본 우회한 암릉>
<전망바위에서 본 1326m봉>
주저 없이, 되돌아서서 산행리본이 걸려 있던 곳으로 회귀한다. 다시 길을 따라 내려오며, 찬찬히 주위를 살펴본다. 왼쪽 암릉으로 이어지는 바위에 진흙자국이 묻어있다. 아까는 급히 내려오느라 미쳐 못 보고 지나쳤던 곳이다. 왼쪽으로 들어서니. 등산로는 암릉을 지나 다시 골짜기로 떨어진다. 앞에서 후미 대장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대답을 하고, 안부를 지나,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곳에 이르니, 후미대장이 혼자 기다리고 있다. 오래 기다렸는지 표정이 좋지 않다.
후미 대장이 왜 혼자 오냐고 묻는다. 내가 최후미라고 대답하자, 젊은 대원 한 사람을 보지 못했느냐고 다시 묻는다. 암봉 위에서 젊은 등산객을 한 사람 보았지만, 우리 일행은 아닌 것 같다고 대답한다. 후미대장은, 자신은 남아서, 젊은 대원을 더 기다려 볼 터이니, 너무 뒤쳐지지 말고, 앞선 여자대원들을 빨리 쫓아가라고 지시한다.
가파른 사면을 오른다. 왼쪽으로 거대한 암봉들이 솟아 있다. 1,249.5m봉을 우회하는 모양이다. 저 앞에 여자대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능선에 오르니. 전방에 또 하나의 암봉이 우뚝 솟아 있고, 그 뒤로 1326m봉이 둥글게 보인다. 왼쪽으로 저항령 계곡이 깊고, 그 아래로 설악동이 아련히 보인다. 조금 더 진행하니 나뭇가지 사이로 울산 바위가 보인다. 9시 경 마지막 암봉을 우회하고, 등산로는 능선으로 이어진다.
<1326m봉으로 오르는 능선>
<저항령 계곡>
몇 차례 작은 너덜지대를 지나면서 길은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9시 20분 경, 숲을 벗어나니, 정면에 거대한 너덜지대가 펼쳐진다. 천천히 마지막 너덜지대를 오른다. 너덜지대를 통과하면서 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북으로는 지나온 황철봉과 저항령능선이 뚜렷하고, 동쪽으로 울산바위가 선명하다. 그 뒤로 동해바다가 푸르다. 여자대원들과 후미대장은 저 아래서 사진 찍기에 바쁘다.
<걸어온 길 - 황철봉에서 저항령능선>
<너덜지대 오르다 본 울산암>
9시 40분 1326m봉에 오른다. 정상에는 자그마한 돌기둥이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의 조망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고 해도 손색이 없겠다. 맑은 가을 하늘아래, 사방에 거칠 것이 하나도 없다. 지나온 황철봉과 저항령능선, 울산바위와 동해, 화채봉, 대청봉과 이어지는 서북능선, 그리고 발아래 공룡능선.... 설악의 장관들이 모두 다 모였다. 기묘한 암봉들과 색색의 단풍들이 만들어 놓은 풍광이 숨 막히게 아름답다.
<1326봉에서 본 암봉과 설악동>
이윽고 후미대장과 여자대원들이 올라온다. 여자대원들이 탄성을 발한다. 후미대장은 뒤쳐진 젊은 대원을 걱정한다. 정규 대간요원이 아닌, 처음 참가한 대원이라 전화번호도 모른다고 안타까워한다. 약 10분 동안, 기다리며 주위의 조망을 즐긴다.
9시 40분 경 마등령 정상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10분 후, 낮 익은 마등령 정상에 선다. 후미대장은 이곳에서 젊은 대원을 기다릴 터이니, 나머지 일행들은 마등령에서 쉬면서 기다리라고 지시한다. 10시 경, 마등령에 도착하여, 배낭을 풀어 놓고, 쉰다.
<마등령에서 본 공룡능선>
10시 10분 경, 후미대장이 내려온다. 암봉에서 아침 준비를 하던 젊은 등산객은 아무리 보아도 우리 일행 같지는 않았고, 설혹 우리 일행이라 하더라도, 무작정 기다릴 수 도 없어, 10시 15분 경 우리는 오세암으로 향한다. 오세암으로의 내리막길은 단풍이 한창이다. 아름다운 단풍길을 쉬지 않고 달려, 10시 55분 오세암에 이른다. 우뚝 솟은 바위를 배경으로 단풍에 묻힌 오세암이 아름답다. 계속 증축이 이루어지나보다. 건설 장비차가 머물고 있다.
<오세암 하산길의 단풍>
오세암에서 약수를 마시며 쉰다. 절에서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풍광이 아름답다. 10여분 동안 젊은이를 기다리다, 일행은 다시 백담사로 향한다. 12 경 영시암을 지나고, 계곡을 건너는 철다리 아래 모여, 간단히 세수를 하고, 고생한 두 발을 차가운 물에 담가 피로를 풀어준다. 평일인데도 백담사 계곡을 오르내리는 인파가 끊이질 않는다.
<오세암에서 본 풍광>
<오세암>
1시 20분 백담사 버스 정류장에 이른다. 운 좋게 바로 대기 중인 버스에 오른다. 1시 45분 버스는 용대리 백담사 매표소에 도착하고, 우리들은 산악회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주차장으로 향한다. 주차장 앞에서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산악회 대원들을 만난다. 회장에게 후미 팀이 도착했음을 알려달라고 부탁하고, 우리들은 바로 식당으로 향한다.
2시 30분 경, 식사를 마치고 버스에 오른다. 젊은 대원과 통화가 된 모양이다. 이제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젊은 대원을 기다리는 동안, 오늘 저녁 이란과의 대표 팀 축구중계를 못 볼까 걱정하는 대원들이 늘어난다. 이윽고 3시 15분 경, 젊은 대원이 버스에 오르고, 차는 서울로 향해 출발한다. 버스에 오른 젊은 대원을 보니, 암봉에서 보았던 고얀 젊은이는 아니다.
집에 들어서니, TV에서는 방금 터진 우리 대표 팀의 첫 골 장면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2005.10.14.)
[삭제] | ||||
2 | [東城.... / 2005-10-17,15:09:45] 우림님! 대단하시네요.마가목 구경은 좀 하셨습니까. 저는 가고파 산우회 10월 21~22일 무박2일 황철봉 코스 산행을 할 작정입니다. 산행 모습 함 보여주세요.... 우정님! 지난 노인봉 코스의 동해 전망대에서 막걸리 마실때 매점 문짝에 <귀떼기 청봉> 시가 있었는데 이상국씨인가 하는 분이 지은 것인데 혹시 사진 촬영 했으면 올려주시지요. |
[삭제] | ||
3 | [東城.... / 2005-10-17,17:47:48] 화봉님, 가고파 산우회에 전화로 확인 했는데 설악동쪽은 복잡해서 백담사쪽으로 하산한다고 했습니다. |
[삭제] | ||
4 | [우림 / 2005-10-17,19:51:07] 우정 님 ! 지난 번 황철봉 갈 때는 형님 전시회 조수 노릇하느라 어쩔 수 없었다고요? 하지만 아주 좋은 기회를 놓쳤네요. 사실 여부는 조 고문님에게 확인해보세요. 이번 21일, 22일에도 가고파에서 또 금요 무박산행 계획이 있고, 화봉, 동성 대원은 참여할 모양이니, 우리 우정 님, 또 고민거리 생겼네요. 땜방을 할 것인가? 틈새에 참여해 의리를 지킬 건가? 東城 님 ! 마가목을 한 곳에서 보긴 했는데, 너무 높게 달리고, 후미에서 어정대느라 시간도 없어 그냥 지나치고 말았지요. 東城 님은 이번 길에도 꼭 채취하여, 다시 한 번 명주 맛 좀 보여주세요. 가고파 금요 무박산행 해 보세요. 아마 후회 안 할 겁니다. 날씨만 좋으면, 조망이 기찬 곳이 3곳 정도가 있지요. 오늘 저녁 블로그에 사진 정리 해 놀게요. 번거럽더라도 들러서 참고하세요. |
[삭제] | ||
5 | [우정 / 2005-10-20,11:49:47] 동성님 ~ 죄송합니다, 만당의 막걸리를 탐하다가, 미쳐 매점문짝의 詩귀절을 놓쳤습니다. 詩에 대해 문외한이기도 하고요 ㅋ 우림님~ 제 고민꺼리를 미리 알고 계시니,,,나 원참,,, 참 나원,,,원 참나,,, 틈새꾼들중엔 이미 황철봉 땜빵을 마친 백성들이 제법있기도 하고 이미 공지된것을 지난번에 이어 두번씩 번복하기도 그렇고,, 이번엔 그냥 틈새를 갈까 합니다. 우림님께서는 한강기맥을 가셔야겠네요. 만많치 않지만,아름다운 구간이 꽤 많습니다. 부디 안산,즐산하시기 바랍니다. 금남정맥도 취소되었고, 그러면 언제 뵐수 있는거죠? |
[삭제] | ||
6 | [東城.... / 2005-10-21,10:41:22] 대관령쪽에 21일 밤 눈이 온다해서 산행이 취소되었습니다... 가기가 정말 쉽지 않은 곳이구만... |
[삭제] | ||
7 | [늘소 / 2005-10-21,11:20:17] 우림님 소간방에 올리신 황철봉구간 절경사진 잘보았구요 황철봉 사진정리하신 블로그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 공짜 관람하려구요 ^_^ 감사합니다. |
[삭제] | ||
8 | [우림 / 2005-10-21,19:15:42] 설악에 눈이 내리는 모양이군요. 틈새를 선택한 우정 님의 의리에 하늘이 감응했나보네요. 아쉬움이 남을까보아 다른 사람들 접근도 아예 막아버리는군요. 東城 님에게는 더 좋은 날씨, 더 좋은 조망을 마련하겠다는 설악의 소리처럼 들립니다. 기다리던 김에 조금 더 기다려 보세요. 블로그에 따로 사진을 정리한 것은 없구요, 산정 홈페이지에 사진이 5매로 제한되는 것에 비해, 같은 후기지만 블로그에서는 약 30매 정도의 사진을 실었죠. 늘소 님, 틈나실 때 들러주세요. "http://kr.blog.yahoo.com/urimahn" 을 검색하면, "야후! 블로그 - 하늘" 이 뜰 겁니다. 그걸 크릭하세요. |
[삭제] | ||
1 [고래 / 2005-10-13,21:05:42]
너덜에 울산바위 그리고 불타는 설악......
30여년 동안 두지 못했던 바둑 한판이 생각나는지....... [삭제]
2 [잭울프 / 2005-10-13,23:19:28]
정말 대단하신 우림님~!
축하드립니다. 마의 구간을 드뎌해내셨군요.
지칠줄 모르는 패기와 열정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한편으로 쪼금 걱정도 되거든요. 너무 무리하시는 것은 아니신지....
그 구간, 혹 붉은 마가목 많이 달렸던가요? ㅋ
(저도 지난주 우림님이 다녀오신 양수발전소구간 땜방마쳤습니다.
함상철님을 만났습니다. 함선배님은 현재 전주지사에서 근무중이라는군요.)
이번주엔 "대관령-진고개" 땜방하려고요.
4째주에 "틈새산행"준비하겠습니다.
지헌을 통해 공지드리죠. 그럼~. [삭제]
3 [우정 / 2005-10-14,10:29:38]
경복궁앞 ,갤러리 현대에서 작은兄<신성희> 개인전 오픈이
어제 있었지요. 조수 노릇하느라, 겨우 소간방에 들어와 보니
점?산,황?봉 구간을 다녀오셨군요,
조총꽈리에 올랐던 열,겨우 식히나 했더니, 이젠 우림님께서,
또 불을 집히는군요. 너무들 하십니다.
동절기3차대가 밟으려했던 魔의 두 구간을 이좋은 계절에
그리도 가볍게 넘어오셨네요.
그것도 "날씨 좋아 그렇게 조망이 기막힌날에,," 말입니다
우림선배님~ 너무 그러시는게 아닙니다.
'백두대간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두대간 종주 - 에필로그 (0) | 2012.11.30 |
---|---|
백두대간 종주(54) - 신선봉 (0) | 2012.11.30 |
백두대간 종주(52) - 점봉산 (0) | 2012.11.30 |
백두대간 종주(51) - 덕유산. 2 (0) | 2012.11.30 |
백두대간 종주(50) - 덕유산.1 (0) | 2012.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