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해정

해돋이를 본다고 새벽같이 일어나 다시 미륵도로 향한다. 해돋이도 보고, 산양관광도로도 일주하겠다는 생각이다. 산양관광도로는 통영 앞 바다 미륵도를 해안선을 따라 한바퀴 도는 일주도로다. '산양-연화-달아'를 잇는 구불구불 하면서도 시야가 탁 트인 바닷길이 일품이다.

아직도 주위가 어둑한 시간, 7시 20분 경 달아공원(達牙公園)에 도착한다. 공원으로 들어서 동백나무가 심어진 공원길을 따라 관해정(觀海亭)에 오른다. 관해정 앞 넓은 바위 위에 삼면으로 보이는 바다와 그 위의 섬들을 소개한 달아공원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이 전망 바위 위에서 점점이 떠 있는 섬들과 아침 바다를 본다.

<관해정 안내판>

<관해정에서 본 한려수도 1>

<관해정에서 본 한려수도 2>

<관해정에서 본 한려수도 3>

통영에서 일출을 보려면 남망산(南望山) 공원을 오르던가, 미륵산엘 올라야하는데, 달아공원으로 왔으니 일출은 산에 막히고, 일몰은 때가 아니다. 엊저녁 숙소를 찾느라 이 근방을 헤메다 찍은 달 사진하나가 겨우 달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다는 이 지역과 어울릴 뿐이다 .

 

달아공원을 내려와 해안도로를 달린다. 참으로 아름다운 바닷길이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배들이 정박한 아름다운 포구들이 눈 아래 펼쳐진다. 당포마을을 지난다. 지금은 아름다운 포구지만, 옛날 당포대첩지가 이곳이다. 어선들이 빽빽하게 정박해 있다.

<당포 대첩지 표지판>

<당포>

 

인터넷 검색을 통해, 타임 머신을 타고 400여 년을 거슬러, 당포 전투내용을 살펴보자.

 

『1592년 6월 2일 왜선이 당포(唐浦)에 정박 중이라는 보고를 받은 이순신 장군은 곧 그곳으로 달려간다. 당포 선창에는 일본 수군장수 가메이(龜井玆矩)와 구루시마(來島通元)가 인솔하는 대선 9척, 중·소선 12척이 정박하고 있고, 일본수군들은 성 안팎에서 방화와 약탈을 자행하다 조선수군을 보고 발포하며 덤빈다. 하지만 거북선을 앞세운 조선수군의 맹렬한 공격으로 대패하고 왜장 구루시마가 전사한다.』 ( http://www.koreandb.net/General/person/p161_09888.htm )


다시 관광도로를 달려, 통영대교를 건너서 숙소에 도착한다. 미륵산에는 시간이 없어 오르지 못한다. 8시가 조금 넘어, 식당에서 전복죽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찹쌀을 넣고, 정성을 드렸다. 전복도 제법 많이 보인다.

 

유람선 터미널에 전화를 한다. 해금강까지 돌아보는 4시간 짜리 코스가 10시에 출항한다고 한다. 날씨는 잔뜩 흐려 잿빛이다. 전형적이 겨울 날씨이나 춥지는 않다. 배가 출항하여 한산섬에 접근하자, 멀리 산꼭대기에 커다랗게 서있는 '한산대첩기념비'가 보이고, 거북모양의 '거북등대'를 지난다. 출항해서 20분 후 한산섬에 도착한다. 한 시간 가량 시간을 주고, 제승당을 돌아보게 한다.

<유람선 승선>


<유람선>

<거북선 등대와 뒤로 한산섬 대첩비>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이순신 장군이 이 섬의 운주당에 3년 8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군사를 정비하고, 왜군의 침입에 대비한다. 하지만 정유재란으로 이곳은 폐허가 되고, 이후 통제사 조경이 유허비를 세우고 이순신 장군이 머물면서 집무를 봤던 운주당(運籌堂) 옛터에 제승당(制勝堂)이란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한산도 이 충무공 유적지 표지석>

 

제승당에는 제승당 본 건물 외에도 수루와 한산정, 충무사 등의 건물이 있다. 휴게소와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제승당을 관리하는 책임자가 머무는 수호사가 있고, 그 옆에 충무공이 물을 마셨다는 우물이 있다. 바로 옆의 대첩문을 지나 충무문을 거쳐 제승당까지 가는 길은 조경이 잘 돼 있다. 특히 충무문을 오르는 계단 양쪽에  붉게 핕 동백꽃이 눈길을 끈다.

<대첩문>

<충무문 주변의 조경목이 특이하다>

<충무문>


<충무문 계단길의 동백>

충무문을 지나, 제승당으로 들어선다. 제승당안에는 노량해전도, 진중생활도, 우국충정도, 한산대첩도, 사천해전도 등의 그림이 걸려있고, 거북선 모형과 지자총통, 현자총통, 커다란 제승당 현판도 함께 전시되어있다.

<제승당 경내 안내도>


<제승당>

제승당 왼편에는 이충무공의 후손으로 통제사와 부사 등을 지낸 분들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행적비들이 줄지어 서 있고, 수루가 높다랗게 솟아 있다. 수루에 올라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충무공의 "한삼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를 되 뇌이며, 왜적 섬멸과 토사구팽을 아울러 걱정하던 충무공의 고뇌를 생각해 본다.

<수루>

<수루에서 본 한산만>

 

제승당 오른편에는 한산정과 충무사가 있다. 한산정에서 바라보이는 과녁은 바다를 사이에 둔 활터다. 거리 145m, 그 외에 풍향 등도 고려해야함으로 관중이 쉽지 않겠다.

<한산정>

<바다 건너 과녁>

<안내판>

 

영정을 모신 충무사로 들어가는 곳엔 세 개의 유허비를 볼 수 있다, 통제사 조경과 통제사 이태상이 이곳을 재건하거나 중수할 때 세운 것으로 영조(1739년)와 고종(1877년) 때 만든 것이라 한다. 충무사 왼쪽 화단에 꽃이 활짝 핀 동백이 아름답다.

<충무사>

<유허비>

<동백 1>

<동백 2>

 

한산도 해전은 조선과 일본의 수군 주력이 해상에서 한판 승부를 가린 정통적인 해전이다. 육전과는 달리 해전에서 연패한 일본군은 히데요시의 특명으로 조선 해군을 박멸할 계획을 세운다. 우선 와키사카 야스하루[脇坂安治]가 70여 척으로 구성된 제1진을 거느리고 웅천(熊川) 방면에서 출동하고, 구키 요시타카[九鬼嘉隆]는 제2진을, 가토 요시아키[加藤嘉明]는 제3진의 대 병선을 이끌고 이에 합세한다.

 

이를 탐지한 이순신은 7월 6일 이억기와 더불어 90척을 거느리고 좌수영을 출발, 노량(露梁)에 이르러 경상우수사(慶尙右水使) 원균(元均)의 전함 7척과 합세한다. 7일 저녁 조선 함대가 고성(固城) 땅 당포에 이르렀을 때 적함 대·중·소 70여 척이 견내량(見乃梁)에 들어갔다는 정보에 접하고 이튿날 전략상 유리한 한산도 앞 바다로 적을 유인할 작전을 세운다.

 

한산도는 거제도와 고성 사이에 있어, 사방으로 헤엄쳐나갈 길도 없고, 적이 궁지에 몰려 상륙한다 해도 굶어죽기에 알맞은 곳이었다. 이리하여 먼저 판옥선(板屋船) 5, 6척으로 하여금 적의 선봉을 쫓아가 급습한다, 이에 적 함선이 일시에 쫓아 나오자, 아군 함선은 거짓 후퇴를 하고, 왜군은 득의양양하여 끝까지 쫓아온다. 아군은 예정대로 한산도 앞 바다에 이르자 미리 약속한 신호에 따라, 모든 배가 일시에 북을 울리며, 뱃길을 돌려 호각을 불면서, 학익진(鶴翼陣)을 펴고 일제히 적을 향하여 진격한다.

 

모든 지자총통(地字銃筒)·현자총통(玄字銃筒)·승자총통(勝字銃筒)을 한꺼번에 쏘아 적함을 격파, 분소(焚燒)한 것만도 66척, 적의 목을 잘라 온 것이 86급(級), 기타 물에 빠져죽고 찔려죽은 수가 수백 명에 이르렀으며, 한산도로 도망친 400여 명은 군량이 없이 13일간을 초식(草食)하다가 겨우 탈출한다. <이상 한산대첩, http://www.tongyeong.pe.kr/contents/g8.html>

 

한산도를 떠난 유람선은 매물도로 향한다. 비진도가 오른쪽으로 지나가고, 멀리 매물도가 보인다.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소매물도에 연이은 등대섬, 이렇게 세 섬을 일컬어 매물도라고 한다.

<비진도>

 

<매물도 원경>

<매물도 근경>

<매물도 앞바다 - 김 사장 사진>

<등대섬 - 김사장 사진>

<매물도>

대매물도에는 당금(35가구)과 대항(21가구)의 두 마을이 있고, 소매물도에도 10여 가구가 사는 마을이 있으며, 등대섬에는 등대와 등대 직원의 관사가 있다고 한다. 유람선은 매물도 주위를 돌아 기암괴석을 구경시키고, 해금강으로 향한다.

 

해금강의 원명은 갈도, 칡섬이라고 하나 강원도에 있는 해금강과 같이 아름답다 하여 해금강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배는 섬 주위를 돌며, 파도와 해풍이 만든 조각품을 구경시켜준다. 선녀바위, 신랑신부바위, 은진미륵바위 등 이름 붙은 바위도 많다. 바위에는 겨울 바람 속에서 낚싯줄을 드리운 강태공들이 여기저기 눈에 뜨인다. 유람선은 십자동굴을 들러갔다 나오더니, 선수를 돌려 통영으로 향한다.

<해금강 1>

<해금강 2>

 

다시 한산섬으로 배가 접근하자, 여기 저기 굴 양식장이 보인다. 굴 양식장안에는 보트를 탄 사람들이 많다. 이들도 역시 낚시질을 하는 사람들이라 한다. 주로 돔을 낚는단다. 유람선은 2시가 조금 지나 선착장에 도착한다.

<한산만의 낚싯배>

 

서울로 출발하기 전에 선착장 주변의 횟집을 골라 들어선다. 통영까지 와서 회도 먹지 않고 간다면 이게 어디 먹거리 여행이라 하겠는가? 역시 생선 맛이 틀리다. 서울에서처럼 얄상하게 뜬 회가 아니라, 무딘 쇠칼로 듬성듬성 베어낸 회의 씹히는 맛이 다르다.통영의 회맛을 즐기며, 우리는 이번 먹거리 여행을 마무리한다.

 

 


(2005.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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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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