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작 전 한양대 석좌교수 아카데미상을 받은 유명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한 졸업식 축사(祝辭)가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2명의 국내 명사에게 가상의 졸업식 축사를 물었다. 발레리나, 방송인, 모험가, 의사, 요리사, 시인, 가수, 배우, 소설가, 전문 경영인, 극지 탐험가, 교수, 마술사, 기업가, 신학자, 화가 등 배경이 다양한 인사들 가운데 정치인은 없었다. 그 가운데 조국 서울대 교수가 정치인에 근접한 명사인데 댓글을 보면 일부 사람은 조 교수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우리 사회에 정치인에 대하여 부정적 시각이 팽배해 있음을 보여준다.정치인들 메르스도 정치에 이용하며 국민에 책임 전가.역대 정권 개혁 실패 원인은 法 무시하는 국회의원 때문공천권 국민 행사 없이는 어떤 정치 혁신도 공염불
미국에서는 정치인들이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 자주 불려 나온다. 필자의 1974년 오하이오주립대 졸업식 때는 현역 대통령이었던 제럴드 포드가 축사를 하였다.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탄핵 위기를 맞아 대통령 자리에서 사퇴하고, 부통령이었던 포드가 대통령이 되면서 닉슨 대통령을 사면하여 커다란 정치적 물의를 일으켰다. 하지만 그는 대학교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의 박수를 받으며 축사를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노조와 학생들의 반대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명예박사도 주지 못하는 우리 대학 풍토와 너무 비교가 된다.
이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우리의 민도(民度)와 시민 의식 수준을 보여주었다. 남에 대한 배려나 공중 의식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메르스가 이렇게 온 나라를 마비시키고 이웃 나라의 조롱거리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치인들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심야에 기자회견을 열어서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넣지를 않나, 스스로를 방역대장으로 임명하는 소동까지 벌였다. 국제기구의 메르스 합동평가단 기자회견 출입을 거부당한 컴퓨터 전문가이자 의사 출신인 국회의원은 "어설픈 전문가 행세를 하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빈축을 받기도 했다. 국가적 위기를 물실호기(勿失好機)의 기회로 삼는 정치인들의 모습에 국민은 머리를 돌리는 모습이다. 메르스 때문에 출발 4일 전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의 약속을 취소한 무능한 정부와 속수무책인 여당도 국민에게 큰 실망감을 안긴다.
왜 이 지경이 되었나 하는 자괴감을 금할 수 없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탓하고 국민 의식 개혁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과거 DJ 정권의 제2 건국운동 당시 듣던 말이다. 길에서 침 뱉기 금지 운동이라도 하자는 소리도 들었다. 일제강점기에 듣던 소리다. 우리 정치인들의 국민에 대한 시각이 일제강점기에 일본 위정자들이 갖고 있던 것과 유사하지 않나 하는 허망함을 금할 수 없었다. 정치인들의 시각과 달리 우리 국민은 착하고 순한 백성이다. 정치와 정치 지도자가 문제다.
정치 지도자들이 하는 대로 국민은 한다. 국회의원이 대리기사에게 폭행을 하면 일반 시민도 그렇게 한다. 정치인이 폴리스 라인을 무시하면 데모꾼들은 경찰과 의경에게 폭행을 한다. 국회의원이 대통령에게 '그×'이라고 하니까 자칭 인권운동가의 입에서 대통령에게 "마약 했느냐"는 막말도 나온다. 윗물이 흐리니 아랫물은 흙탕물이 된다. 정치인이 법과 질서를 지키지 않으니 존경도 못 받고 사회 명사가 못 된다.
역대 정권의 정치 개혁이 실패한 것은 국회의원이 국민이 가질 수 없는 특권을 갖고, 자신들이 만든 법과 규칙을 지키지 않고, 유권자 위에서 군림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 바른 시민 의식을 가질 때 국민에게 민도와 시민 의식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를 앞두면 항상 국회의원들의 물갈이가 시도된다. 물갈이 시도가 가능한 것은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존경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지만 우리 정당 구조와 선거 제도 자체가 존경받는 국회의원의 출현을 허락하지 않는다. 선거 때만 되면 이른바 '혁신위원회'가 나타나서 완장을 차고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 위에 군림하면서 점수를 주고 공천권을 행사한다. 공천권 완장에 절을 하고 줄서기에 능해야 살아남는 정치에서 시민 의식을 제대로 갖추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국회의원이 선출되기는 불가능하다.
공천권이 국민에게 돌아가는 진정한 개혁이 없다면 어떤 정치 혁신이나 개혁도 공염불이 될 것이다. 완장과 줄서기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민이 존경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선출될 때 우리나라도 대학 졸업식 축사에 국회의원과 정치인이 초대받을 것이고, 대한민국 국민의 진정한 민도와 시민 의식이 드러날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모셔온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朴 시장, 세월호 천막 철거는커녕 리모델링 방조하나 (0) | 2015.07.12 |
---|---|
우리 대통령을 잘못 보지 말라! (0) | 2015.07.02 |
대통령을 생각하니 (0) | 2015.06.19 |
우리나라 국회의원 수 미국의 4.4 배(인구비례로), 이대로 둘 것인가? 놀고 먹는 인간들을... (0) | 2015.05.12 |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다... (0) | 2015.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