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본 치마바위
덕유산 국립공원에 속하고 덕유산 주봉 향적봉에서 북서쪽으로 12Km 쯤 떨어져 있는 산이다. 정상 일대는 흙으로 덮인 육산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산허리부터 곧추선 암벽이 병풍처럼 겹겹이 둘러 쌓여있다. 치마바위다. 가을에 치마바위 주변에 단풍이 물들면 여인네가 붉은 치마를 두른 듯 온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다하여 붉을적(赤). 치마상(裳)자를 써서 적상산이라고 부른다.
고속고로에서 본 적상산
이처럼 경관이 뛰어나고 고려 공민왕 23년(1374) 최영 장군이 탐라를 토벌한 후 귀경길에 이곳을 지나다가 산의 형세가 요새로서 적지임을 알고 왕에게 건의하여 축성된 적상산성(사적 제146호)과 안국사 등이 유명한 점을 감안하여 산림청은 적성산을 우리나라 100대 명산으로 선정한다.
안국사 일주문 현판
적상산 산행의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서창통제소에서 출발하여 장도바위와 서문을 거쳐 주능선에 오르고, 북쪽의 향로봉과 남쪽의 기봉을 다녀 온 후, 안렴대를 들렀다 안국사로 하산한다. 통제소에서 주능선까지는 도상거리 약 2.8Km에 고도차가 약 680m에 이르는 가파른 구간이지만, 신작로처럼 넓은 등산로가 이리구불 저리구불 굽어져 올라 가파름을 많이 완화시켜 주어 산책하듯 천천히 즐기며 오를 수 있는 곳이다.
안국사를 둘러보고 일주문을 나서서 포장도로를 걸어 내린다. 이조실록을 보관해 왔다는 사고지와 양수발전을 위해 산 위에 만들어 놓은 적상호를 둘러본 후 치목마을 갈림길로 되돌아와 숲속 샛길로 들어서서 치목마을로 하산한다. 이처럼 볼거리가 많은 산책코스라 단풍철이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든다.(이상 관련자료 발췌)
적상산 개념도
2009년 11월 1일(일)
28인승 우등버스를 운영하는 구의여행자클럽 안내로 적성산을 간다. 회비는 35,000원.(선입금 33,000원). 편안한 버스로 오가고, 산행을 안내할 뿐, 음식 서비스는 일체 없다. 대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할 시간을 주고, 하산 후 식당에서 매식을 할 수 있게 안내를 해준다. 장시간 좁은 버스에서 시달리지 않아 좋고, 추운데 한데서 떨며 식사를 하지지 않아 다행이다.
어제는 전국적으로 가을비가 내리고 오늘도 오전 중에는 비가 오는 곳이 많다는 예보다. 비가 그치면 초겨울 날씨처럼 기온이 뚝 떨어진다고 한다. 이런 날씨 때문에 예약을 하고도 산행을 포기한 사람들이 있어 오늘은 모두 20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비는 그쳤지만 잔뜩 흐린 날씨다. 만산홍엽! 붉게 물든 산들이 어제내린 비로 축축하게 젖어 있다.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25분간 정차한 버스는 10시 25분 경, 서창마을 주차장 부근에 대원들을 내려준다. 각지에서 몰려온 대형 관광버스들로 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포장도로를 따라 마을로 향한다. 산중턱에 머문 비구름, 도로변 의 단풍과 낙엽, 그리고 등산객들이 한 폭의 그림을 그린다. 오늘 우리들의 산행코스는 「서창마을-장도바위-서문-능선삼거리-향로봉-능선삼거리-기봉-안국사-안렴대-안새내」로 도상거리 약 8Km에, 중식 및 휴식시간 약 1시간을 포함하여, 총 산행시간은 5시간 15분이 소요됐다.
버스에서 내려 서창마을로
마을로 들어서는 길 무덤가에 멋지게 자란 소나무 한 그루가 우리들을 환영하고 있다. 황토방, 식당, 민박 간판들이 어지러운 서창마을을 지난다. 마침 아저씨 한 분이 나무에 올라, 잎이 다 떨어진 앙상한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을 장대로 따는 모습이 이채롭다.
묘역의 소나무
감 수확
마을 끝 공터를 지나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른다. 10시 37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선다. 고운 단풍터널 사이로 넓은 돌계단길이 완만하게 이어진다. 어제 내린 비로 등산로 주변에는 낙엽이 수북하다. 10시 43분, 탐방로 안내팻말을 지나고 통나무 다리를 건넌다.
갈림길 이정표
그림 같은 돌계단 산책길
탐방로 안내판
10시 48분, 119 구조대 표지목 ‘02-01’을 지나 너른 소나무 숲길을 걷는다. 비온 뒤 습기가 많은 숲속에서 몸이 더워지자 땀이 흘러 안경알에 김이 서린다. 윈드 재킷을 벗어 배낭에 챙기고 모자도 벗어 목에 건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우측으로 천천히 걸어 오른다. 수원에서. 인천에서, 대구에서 온 등산객들.. 넓은 등산로가 등산객들로 가득하다. 여자들의 호들갑스런 웃음소리, 대구 사나이들의 거친 경상도 사투리... 온산이 시끄럽다. 은퇴를 해서 시간이 많은 사람들은 주말의 명산을 피하는 것이 좋겠다. 11시 2분, ‘119 구조대 표지목 ’02-02‘를 지난다.
‘02-02’ 119 구조대 표지목
11시 7분, 서창통제소 1.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주능선까지의 거리 2,8Km 중 딱 절반을 오른 셈이다. 능선이 점차 가팔라진다. 등산로는 급사면을 지그재그로 감아 오르며 경사를 죽인다. 바위지대를 지나며, 11시 27분, 고도 약 800m 정도의 전망바위에 올라 서쪽의 성내방향을 굽어보고, 120도 방향으로 단애를 바라본다.
이정표
등산로는 왼쪽으로 크게 감돌고
120도 방향으로 본 단애
낙엽 깔린 등산로가 암봉을 오른쪽으로 크게 우회한다. 11시 40분 장도바위에 이르고, 로프가 드리워진 암릉을 지나, 11시 47분, 서문에 이른다. 등산로는 다시 오른쪽으로 크게 감돌아 부드럽게 이어진다. 11시 52분, 119 구조대 표지목 ‘02-05’ 지점을 지나고, 넓은 사면을 로프를 따라 지그재그로 오른다. 사면을 온통 뒤 덮은 낙엽에서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12시 1분, 주능선에 올라 왼쪽의 향로봉으로 향한다.
낙엽 쌓인 암봉 우횟길
장도바위
장도바위 안내문
서문
서문 안내문
사면길
낙엽
주능선
갑자기 바람이 일더니 안개가 짙게 내리고 추워진다. 윈드 재킷을 다시 꺼내 입고 평탄한 능선길을 걷는다. 12시 11분, 향로봉 정상에 오른다. 좁은 정상의 정상 표지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차례를 기다리는 인파로 붐빈다. 안개에 가려 보이는 것이 없다. 310도 방향으로 겨우 19번국도 주변이 잠시 보인다. 인파로 둘러싸인 정상표지판을 카메라에 담고 기봉으로 향한다.
안개가 내리는 주능선
정상의 인파와 정상표지판
310도 방향의 조망
12시 20분, 이정표가 있는 능선 삼거리로 되돌아온다. 너른 능선은 점심식사를 즐기는 등산객들로 발 딛을 틈도 없다. 인파를 헤치고 계속 남쪽으로 향하다 길가에 세워진 ‘사적 146호/적산산성’ 돌표지를 카메라에 담는다. 나뭇가지사이로 기봉 정상의 송신탑이 우뚝하다.
삼거리의 인파 1
삼거리의 인파 2
적상산성 돌표지
12시 36분, 출입금지 지역인 기봉정상을 우회하며 하늘로 치솟은 송신탑을 바라보고, 12시 38분, 이정표가 있는 안국사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향한다. 12시 44분, 여전히 인파로 붐비는 안국사로 내려와서 경내를 둘러본다. 극락전, 천불전 등을 카메라에 담고, 세계 각국의 불상과 도자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는 성보 박물관에 이르지만 자물쇠로 잠겨 있어, 유감스럽게도 내부는 보기 못하고, 외부의 불상 몇 개를 카메라에 담는다.
안국사 갈림길 이정표
천불전
성보박물관
불상 1
불상 2
이어 양지바른 박물관 담장 아래에 앉아 점심식사를 하며 일행들이 모이기를 기다린다. 안렴대에서 안새내로 하산하는 길이 험한데다 뚜렸하지도 않아 일행이 모두 안국사에서 모여 식사를 한 후 1시 20분경에 함께 출발하기로 한 것이다. 식사를 다 마쳤는데도 일행들은 모이지를 않는다. 기다리기도 지루하여 등반대장의 양해를 얻고, 일주문을 구경하러 나선다. 일주문에서 절 경내로 들어오는 도로는 차량들로 꽉 찼다. 일주문을 벗어나 잠시 적상호를 바라본 후 모이라는 장소로 되돌아온다.
안쪽에서 본 일주문
이윽고 일행이 모두 모이자, 삼거리로 되돌아와 안렴대로 향한다. 도중 북쪽의 조망을 보려고 목책 바깥쪽으로 나간다. 뜻밖에 삼각점이 보이고, 북으로 시야가 트여 향로봉을 카메라에 담고, 저 아래로 대전통영고속고로와 가옥터널을 굽어본다. 이어 철계단을 내려서서 이정표를 지나고, 1시 43분 안렴대에 오른다.
삼각점
향로봉
고속도로와 터널
안렴대
안렴대 안내문
안렴대에서 남쪽으로 적상면을 굽어보고, 남동쪽으로 구름에 가린 덕유산 향적봉을 바라본다. 이어 등반대장의 안내로 출입통제 구역인 바위 틈새를 내려선다. 급경사 내리막 능선이 이어진다. 커다란 바위를 좌우로 우회한다. 가파르고 미끄럽다. 출입이 통제되어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곳이라 길이 희미하다. 선두대장이 중간 중간에 후미를 기다렸다 함께 이동한다.
적상면
덕유산 향적봉 방향
안렴대를 내려서서
바위 틈새를 통과
앞선 대원이 좁은 사면길에서 왼발이 미끄러지며 가파른 사면으로 굴러 내린다. 다행이 나무에 걸려 추락을 면한다. 다행이다. 앞서 걷던 부인이 얼굴이 새하여져서 발을 동동 구른다. 천왕문처럼 생긴 바위 사이를 통과한다. 안렴대 절벽을 다 내려설 때까지는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험한 길이다.
바위 사이로 이어지는 천왕문
썩은 나무를 발판 삼아 암벽을 내려서고
왼쪽으로 아찔한 단애를 바라본다.
낙엽이 쌓여 미끄러운 사면길
2시 30분, 급경사 가파른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뒤돌아 나뭇가지사이로, 내로 온 험상궂은 안렴대를 올려다본다. 아찔한 절벽이다. 이어 가볍게 오르내리는 아름다운 능선길을 편안하게 걷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번째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다.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 깊은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만만치가 않다. 나무뿌리를 잡고 내리고, 물기가 있는 가파른 암릉은 앉아서 미끄러져 내린다.
뒤돌아본 안렴대
편한 능선길
가파른 계곡으로 내려서면서 본 건너편 봉우리
북서쪽으로 본 조항산.
이윽고 골짜기로 내려서서 계곡을 따라 내린다. 3시 31분, 계곡을 벗어난 공터에서 뒤돌아 적상산의 단애를 바라보고, 잎이 다 떨어진 앙상한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린 노란 감과 해 묵은 느티나무를 카메라에 담는다. 3시 36분, 시멘트도로로 들어서서 고속도로를 굽어보고, 3시 42분, 도로에 내려서서 산행을 마친다.
적상산 단애
감나무
산행종료
(2009.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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