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에서 본 평화의 땜

 

2시 30분 경 식사를 마치고 나니 할 일이 없다. 10여분 동안 주위를 맴돌다, 등반대장에게 신고를 한 후, 12시 40분, 혼자서 파로호 호반 길로 향한다. 이어 12시 56분, 다리를 건너며 모터보트 선착장과 비수구미 계곡을 카메라에 담고, 호수 위, 산허리에 설치한 데크 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호수를 완상한다.

 민박집에서 본 파로호에 걸린 다리

 

 

 모터보트 선착장

 

 

 다리도 건너고

 

 

 호수

 

30분 쯤 걷다보니 오른쪽에 호수로 내려가는 나무계단이 보이고 호숫가에 승합차 한 대가 서 있다. 호숫가로 내려선다. 호수를 따라 비포장도로가 이어지는데, 오른쪽 비수구미마을 쪽으로 이어지는 비포장도로는 얼마가지 않아 슬그머니 호수 속으로 잠기고 만다. 아하! 그래서 호수 위로 데크 길을 만들었구나... 그리고 이 승합차는 반대편에서 들어와서 이곳에 주차한 후, 사람들은 비수구미 마을로 걸어 들어간 모양이로구나...라고 짐작한다

잠시 호수 면으로 내려서고

 

 

비포장도로를 따라 갈까? 아니면 다시 산길로 들어설까? 망설이는데 인기척이 나며 아가씨 두 명이 산길을 따라 모습을 나타낸다. 우리 일행이다. 모터보트 출발시간이 2시 30분이니, 2시간 가까이 기다리는 것이 무료하여, 걷기를 택한 모양이다. 산길로 들어서서 아가씨들 뒤를 따른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산길이 호숫가 비포장도로로 내려서고, 이어 선착장을 지니고, 거대한 암봉 밑을 지난다.

 

도로변 선착장

 

 

호반 길 - 앞에 암봉이 막아 산길이 이어지지 못하고 호숫가로

 

1시 36분, 저 멀리 벨 파크가 보이고, 가야할 길이 가깝게 보이는데, 호반 길은 호숫가를 따라 왼쪽으로 크게 깊게 굽어져서, 싸리골을 지나고, 호수 끝에서 시멘트도로로 이어지더니, 1시 55분, 이정표가 있는 아스팔트도로와 만난다. 이정표는 이곳이 비수구미 마을에서 2.7Km 떨어진 지점이고, 평화의 땜까지는 2.1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멀리 보이는 Bell Park.와 가까이 보이는 호수 왼쪽의 가야할 도로

 

 

 이정표가 있는 아스팔트도로

 

도로 한 차선을 출입금지 팻말이 차지하고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평화의 땜을 향해 도로를 따라 걸으며 주위를 둘러본다. 비수구미 쪽 방향의 산세가 웅장하고, 왼쪽으로는 평화의 땜 위로 이어지는 460번 도로가 올려다 보이는데, 오른쪽에는 지천으로 핀 야생화 꽃밭 너머로 파로호가 빼꼼하게 내려다보인다.

 

 출입금지 팻말

 

 

서쪽으로 보이는 웅장한 산세

 

 

 꽃밭 너머로 보이는 파로호

 

도로가 내리막으로 이어지며 시야가 넓어져 호수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2시 8분, 호수 위에 모터보트가 모습을 보이더니, 웬일인지 평화의 땜 쪽으로 가지를 않고 싸리골 선착장으로 들어간다. 우리 배는 2시 30분에 떠난 다고 했으니 아마도 다른 배 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도로를 따라 걷는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배가 우리일행이 탄 배였다고 한다. 그들은 싸리골을 지나, 아스팔트 도로에서 버스로, 460번 도로를 타고, 평화의 땜에 이르렀다고 한다.

 

호수 위에 모터보트가 보이더니

 

 

 보트는 왼쪽 싸리골 선착장으로 들어선다.

 

 

 뒤돌아본 호수와 도로

 

2시 15분, 평화의 땜 선착장 입구를 알리는 팻말을 지나고, 이어 공사장 트럭들이 오르내리는 도로를 따라 올라, 땜 아래에 선다. 종래 땜 위로 이어지던 길(아래 땜 사진에서 보이는 녹색 띠)은 폐쇄 되고, Eoa 중턱에서 작업이 한창이다. 보아하니 땜 위로 오르려면 작업장을 지나야하겠는데, 작업장을 관리하는 아저씨는 위험하다며 출입을 막는다.

 

 공사장 너머로 보이는 벨 파크

 

 

 땜 보수 공사장

 

아저씨에게 땜 위로 오르는 방법을 묻는다. 아저씨는 2.1Km 떨어진 출입금지 팻말이 놓인 입구로 되돌아가서, 반대쪽으로 진행하여, 평화의 땜 위로 이어지는 460번 도로를 따르라고 알려준다. 바로 눈앞에 있는 땜 위로 오르기 위해, 4Km 넘게 돌아가라는 소리다. 아저씨도 안 됐는지, 저 아래 보이는 벨 파크로 이어지는 성토 작업장을 가리키며, 그쪽은 위험이 덜 하니, 어쩌면 통과시켜 줄지도 모르겠다고 귀띔을 해준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내려 서서, 공사장 입구를 지나고, 뒤늦게 걷기를 선택한 5명의 대원들을 만난다. 이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아가씨들 2명을 포함한 8명이 성토 작업장으로 들어서서 중간쯤 진행하자, 작업장 관리자가 제지를 한다. 작업장으로 들어선 사유를 설명하고 통행을 부탁하자, 관리자 양반은 조심해 가라고 선선히 길을 내준다.

 

 땜 위에서 본 우리가 지나온 성토 작업장(공사가 끝나면 평화나래교가 된다고 한다)

 

2시 48분에 벨 파크에 도착한다. 와서 보니 공식 명칭은 세계평화의 종 공원(The World Peace Bell Park)이다. 2009년 5월 26일에 문을 연 종공원은 높은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어, 파로호로 유람선을 타고 들어 올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명소다. 이공원에서 우리들은 한국전쟁의 상흔을 볼 수 있고, 평화를 염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벨 파크 전경

 

 

 평화의 종탑

 

 

 생명의 공간

 

 

 전쟁의 상흔

 

 

 한국전쟁 참여국과 의료파견국

 

 

 어린이들의 기원-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소원하는 어린이들의 그림엽서

 

 

 평화의 메시지 핸드 프린트

 

이 공원에는 각양각색의 수많은 종들이 전시되어있다.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로부터 기증을 받은 종들이다.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나무로 만든 울리지 않는 “염원의 종”과 세계 각국의 분쟁 지역에서 보내온 총알과 포탄의 탄피로 만든 “평화의 종” 이다. 높이는 4.7m, 무게는 37.5톤에 이르는 평화의 종은 500원의 헌금을 내고 누구나 울릴 수 있는데, 이 헌금은 6.25참전 해외용사들의 자녀교육지원에 쓰인다고 한다.

 염원의 종

 

 

 안내문

 

 

 평화의 종

 

 

 안내문

 

벨 파크를 나와 터널을 통과한 후, 비목 시비를 둘러보고, 비목공원으로 향한다. 1964년 한명희 소위(25세)는 백암산계곡 비무장지대를 순찰하다 잡초가 우거진 곳에서 이끼 낀 무명용사의 돌무덤 하나를 발견한다. 녹슨 철모, 이끼 낀 돌무덤, 무덤 머리의 십자가 비목(碑木) 은 썩어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데, 그 옆에 핀 새 하얀 산 목련이 처연하다....한 소위는 깊은 애상에 잠긴다.

 비목 시비

 

 

 비목의 현장을 알리는 이정표

 

4년 뒤 당시 동양방송(TBC) 에서 일하던 한명희 PD에게 작곡가 장일남 씨가 가곡에 쓸 가사 하나를 부탁한다. 순간 비무장지대에서 보았던 돌무덤과 비목을 떠 올린 한 PD는 즉시 펜을 들고 가사를 써 내려갔다고 한다. 조국을 위해 산화한 젊은 넋을 기리는 "비목"의 가사는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비목

 

 

 비목공원

 

3시 40분, 평화광장으로 올라와 잠시 물문화관을 둘러보고 평화의 땜으로 가서 주위를 돌아본다. 평화의 땜 표지석 옆에 지금 하는 공사내용을 알리는 안내판이 보인다.

 평화광장 물문화관 앞의 조각

 

 

돌 표지

 

 

 사업내용(사진 크릭하면 크게 보임)

 

 

 땜 정상 1

 

 

 땜 정상 2

 

 

 땜 위에서 본 북쪽조망

 

 

 공사안내

 

어린이들 저금통을 포함한 국민들의 성금으로 처음 평화의 땜을 건설 할 때는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사기를 친다고 아우성을 치던 야당이 그 후 집권하고 나서는 아무 설명도 없이 슬그머니 더 많은 돈을 들여 땜을 높이지 않았던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연이 있는 이 땜에 지금도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자기나라 대통령을 사기꾼으로 모는 전통을 이어 받은 것인가?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을 비하하고, 국민들을 우롱하는 작태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4시 30분,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3.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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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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