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렬사에서 본 남해대교, 안산, 그리고 노량바다>


 

2005. 1. 26. (수)
여행 둘째 날이다. 7시경 아침 산책에 나선다. 아직 어둠이 짙다. 남해대교의 불빛이 노량바다에 비쳐 점멸 한다. 서쪽 하늘에는 그믐달이 커다랗게 걸려있다. 어제는 밤중이라 몰랐었는데 숙박했던 모텔 화단에는 동백나무 한 그루가 붉은 꽃을 가득 달고 서 있다. 길하나를 사이에 두고, 남해대교 옆으로, 조그만 포구가 면해 있다. 포구에는 어선들이 정박해 있고. 그 아래 바다로 길게 뻗은 선착장은 남해대교 유람선 선착장이라고 한다. 대교 너머로 삼각형의 뾰족한 산이 어제 내린 눈을 하얗게 이고 있다.

<거북선과 충렬사>

<포구로 귀환하는 아침배>

 

김 진호 회장이 도착하여, 부근의 식당에서 함께 아침 식사를 한다. 김 진호 회장은 모텔이나, 횟집, 그리고 이 식당에서 명사 대우를 받는다. 나중에 알았지만 김 진호씨는 새우 양식협회 회장이다. 식사 후 김 진호 회장이 남해 안내를 하겠다고 앞장을 선다. 우선 가까운 충렬사로 안내한다.

<왼쪽 김 진호 회장>

<충렬사 안내판>


<충렬사 석비>

<충렬사>

충렬사는 노량 앞 바다의 푸른 물결이 환히 내려다보이는 노량마을 해안 언덕, 울창한 숲 속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거룩한 뜻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사당이다. 이 충무공은 관음포 노량해전에서 순국한 후, 아산으로 운구하기 전, 3개월 간 이곳에 안치되었고 한다. 남해사람 김여빈과 고승 후가 이 충무공이 순국한지 35년이 지난 1633년에 초가집 한 칸을 사당으로 건립하여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게 되자 남해현령 이정건이 사당 앞에 충민공비를 세웠다고 한다. 1965년에 박정희 대통령은 "충렬사"와 '나라를 위해 싸운 공적이 극히 큰 것'이라는 뜻의 "보천욕일"이라는 현판을 달았다. (이상 남해군청 홈페이지에서 발췌)

<충무공 영정>

<충무공 초상>

<충무공 가묘>

<박 정희 대통령 기념 식수 -김 사장 사진>

남해대교와 충렬사는 남해 12경 중 제2경에 속한다. 어제 내린 눈은 밤사이 다 녹아, 사당 안은 비 온 후처럼 정갈하다. 사당에 모신 충무공 영정, 뒷뜰의 가묘, 그리고 굽어보이는 노량바다에 정박해 있는 거북선 등이 충무공을 회상케 하여, 나도 모르게 옷깃이 여며진다. 남해군은 주위에 있는 민가를 매입하여 연차적으로 남해 충렬사 주변을 성역화하기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충렬사 건너편의 안산>

충렬사 참배를 마치고, 장흥에 있는 김 진호 회장의 양식장으로 향한다. 양쪽의 섬 사이로 금오산이 아름답게 바라보이는 만처럼 오목한 곳에 5만여 평의 양식장과 부화장이 필경수산의 장흥양식장이다. 김 진호 회장은 전공을 살려 특히 부화에 주력하는 듯 싶다. 지난해 매미 태풍으로 먼 바다에 정박했던 거대한 선박들이 어장에까지 밀려 들어와 어장이 억망이 됐던 것을 겨우 이만큼 복구해 놨다고 한다.

<필경수산, 동흥 양식장>

<동홍 양식장과 금오산>

<멀리 본 금오산>

<양식장 근처의 방파제>

<동흥 바닷가 풍경 - 마늘밭이 싱그럽다>

 

양식장을 둘러보고 사무실까지 구경한다. 사천대교까지 동행하겠다는 김 진호 회장에게 길을 묻고, 바쁜 김 진호 회장과는 아쉬운 작별을 한다. 눈 온 다음날 바닷가의 경치는 숨막히게 아름답다. 바닷가에 면한 경사진 밭에는 마늘이 파랗게 자라고, 밭둔덕과 밭고랑에는 녹지 않은 눈이 군데군데 남아 있다.

 

남해는 생각보다 규모가 큰 섬이다. 해안을 따라 돌면 그 거리가 800리에 이른다고 한다. 동흥에서 강진만을 타고 내려오다 화룡쪽으로 섬을 서쪽으로 가로지른다. 화룡에서는 오른쪽으로 바다를 보면서 남하한다. 저 멀리 광양만이 보인다. 남면의 몽돌해안, 다랭이 마을을 거쳐 금산으로 향한다.

<남면으로 향하면서 본 바다 1>

<남면으로 향하면서 본 바다 2 - 멀리 광양만>

<남면으로 향하면서 본 바다 3>

<남면으로 향하다 본 바다 4 >

<금산 방향의 산세>

 

어제 내린 눈으로 금산으로 오르는 도로는 차량을 통제한다. 도보로 올라갔다 보리암까지 들렀다오면 최소한 3시간은 걸릴 것이다. 지금 시각이 12시 30분 경, 그러면 통영을 둘러보는데 지장이 생긴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하고 멀리서 금산을 카메라에 담고. 상주해수욕장으로 향한다.

<금산 정상>

푸른 바다와 백사장, 멀리 점점이 떠 있는 섬들, 뒤로는 오래된 송림의 숲, 겨울이라 인적이 뜸한 해수욕장이 더 한층 아름답다. 이 해수욕장이 남해 12경 중 3경에 해당한다. 관광 안내소에 들러 남해 관광 팜플렛을 얻고. 미조로 향한다.

<상주해수욕장 앞바다>

<상주 해수욕장에서>

 

미조는 아름다운 포구다. 방파제가 길게 바다를 가로막고 그 위에 하얀 등대가 그림 같다. 포구답게 활어 위판장도 있다는데 시간이 없어 가 보지는 못하고, 부둣가의 오륙도라는 횟집에 들러 갈치조림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식당 2층에서 아름다운 포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갈치조림은 1인분이 만원이다.값도 적당하고,맛도 훌륭하다.

<미조항 1>

<미조항 2>

<식당 오륙도>

 

점심을 먹고 해안 관광도로를 따라 북상한다. 항도마을 도로변에 전망대가 마련돼있다. 사량도, 두미도, 욕지도는 물론 가까이에 마안도, 콩섬, 팥섬 등 남해바다의 온갖 섬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차를 멈추고 아름다운 남해 바다를 카메라에 담는다.

<항도마을 전망대에서 본 풍광 1 >


<항도마을 전망대에서 본 풍광 2 >

<항도마을 전망대에서 본 풍광 3 >

남해 10경 물건의 방조어부림을 지난다. 이 곳은 태풍과 염해로부터 마을을 지켜주고 고기를 모이게 하는 어부림으로 길이 1.5km, 너비 30m의 반달형으로 팽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푸조나무인 낙엽수와 상록수인 후박나무 등 300년 된 40여종류의 수종이 숲을 이루고 있어 천연기념물 제150호로 지정되었고 한다. 아쉽지만 멀리서 사진만 찍고 지나친다.

<미도의 방조어림>

 

우리의 봉고트럭은 창선교에 접근한다. 창선교가 걸린 곳이 지족해협이다. 이 다리가 창선면 지족 마을과 삼동면 지족마을을 연결하고 있다. 지족해협에는 26통의 원시어업 죽방렴이 설치돼 있어, 남해 4경으로 꼽힌다. 창선교를 건너 77번 국도를 타고 창선사천대교에 이른다. 대교 앞에서 차를 세우고 기념사진을 찍은 후 하룻밤을 지낸 남해와 작별한다.

<창선교>

<원시 죽방렴>

<창선 삼천포 대교>


< 멀리 사천시가 보인다>

오늘의 종착지는 통영이다. 통영으로 가는 길에 고성을 잠간 들르기로 한다. 공룡발자국 화석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고성군은 브라질, 캐나다와 함께 세계 3대 공룡발자국 화석 산지라고 한 다. 해안을 중심으로 1억여년전 백악기시대의 공룡발자국 화석이 5,000여 개나 산재해 있다. 천연기념물 411호인 상족암 공룡발자국 화석 산지에는 해안을 따라 길이 2㎞의 탐방로가 개설돼 있다.

<공룡 발자국 - 김 사장 사진>


<관람대>

<촛대바위>

<촛대바위와 공란층 안내판>

이 탐방로를 따라 공룡 발자국을 구경하고, 상족암이란 이름의 유래가 되는 층층이 쌓인 바위섬을 둘러본다. 뒤로 공룡박물관이 아름답다. 하지만 우리는 다음 숙박지인 통영으로의 갈 길이 바뻐, 박물관은 들러보지도 못하고 길을 재촉한다.

<상족암 앞바다>

<상족암 1 >

 

<상족암 2 >

<상족암 3 - 한쪽 상다리 사이로 본 건너편 단애>

<상족암 4 - 즉석 매점, 해삼, 멍게 그리고 소주를 판다>

 

77번 국도를 타고, 오른쪽으로 한려수도를 바라보며 통영으로 향한다. 사방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6시경 통영에 들어선다. 내일은 유람선을 타고 한산도 등을 둘러 볼 예정이라. 충무교를 건너, 유람선 선착장이 있는 미륵도로 들어서서, 숙소를 찾으나, 마땅한 곳이 없다. 되돌아 여객선 터미널 쪽으로 나온다. 서호 시장이 불을 환하게 밝히고 손님을 기다린다.

 

이 주위에는 신축한 모텔들이 많다. 숙소를 정하고, 모텔 주인에게 꼼장어 잘하는 집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한다. 모텔 주인이 부인과 의논을 하더니, 여객선 터미날 앞, 한산도 식당을 소개한다.

 

한산도 식당은 좁은 공간에 상이 너댓 개가 놓여있다. 우리가 들어서니, 안쪽으로 붙여 놓은 상에서 식사를 마친 선객들이 막 일어서는 참이다. 자리를 잡고 식당 안을 둘러본다. 좁기는 하지만 비교적 깨끗하다. 벽에는 이 집에서 음식을 먹고 간 사람들의 소감을 적은 글들이 빼곡이 적혀있다. 대체로 음식 맛과 분위기가 좋다는 표현이다.

 

꼼장어를 잘 한다는 소개를 받고 왔다니까, 식당 주인이 의아한 얼굴을 한다. 꼼장어는 없고, 장어구이라면 맛이 있다고 한다. 통영에 가면 지금이 꼼장어 철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꼼장어를찾았으나, 통영에서는 꼼장어 자체를 즐기지 않는다고 한다.

 

장어구이를 시키고, 벽에 붙은 메뉴를 보니 "굴회 한 접시 5,000원" 이라는 글귀가 눈에 뜨인다. 굴회(?), 굴회가 뭐냐고 물었더니, 장어구이를 시켰으니, 굴회는 조금 서비스를 하겠단다. 나중에 나온 걸 보니 생굴이다.

 

주인의 양해를 얻고, 김 사장이 가져온 위스키를 마신다. 미안해서 식당주인에게도 한 잔 권하니, 스스럼없이 받아 마시고, 주방에 있는 부인까지 불러낸다. 사람이 솔직하고 붙임성이 있어 보인다.

<통영의 장어구이>

 

이윽고 장어구이가 나온다. 바다장어를 굽고, 그 위에 초장을 얹었다. 부드럽고 맛이 괜찮다. 주인 아저씨는 퇴근을 하는지 먼저 나가고, 부인과 일하는 아주머니가 상 앞에 앉아, 음식 수발에, 술 상대를 해준다. 위스키 한 병이 바닥나고, 내일 아침 준비를 부탁한다. 15,000원에 전복죽을 주문한다.

 

숙소로 돌아와 코를 고는 두 양반을 나란히 눕게 하고, 나는 가장 안쪽을 차지하여 잠자리에 든다.

 

 


(2005.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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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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