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산재에서 한치재까지는 도상거리 약 22Km로, 무박코스다. 하지만 우리는 첫날은 발산재에서 오곡재까지 약 9Km, 둘째 날은 오곡재에서 한치재까지 약 13Km의 두 구간으로 나누어 산행키로 한다. 이 구간에는 함안의 주산인 여항산이 있고, 6.25사변 때 최후의 격전지였던 서북산이 널리 알려져, 모처럼 매제(妹弟) 둘도 참여키로 하여, 네 명이 함께 산행한다.
2008년 12월 23일(화).
서울 남부버스터미널에서 6시 30분 발 진주행 버스에 오른다. 차가 출발하자, 준비해온 빵과 우유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 설친 새벽잠을 보충한다. 10시경,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10시 40분 발, 남마산행 완행버스의 경유지인 발산재까지의 표를 사고,(요금 3,400원) 단골식당으로 이동하여 이른 점심을 먹는다.
10시 40분에 출발한 버스는 한 시간쯤 걸려 발산재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린 우리들은 옛 도로를 따라내려, 굴다리를 통해, 2번 국도를 건넌다. 이어 절개지를 올라 2번 국도에 이르러, 왼쪽의 동물 이동통로가 보이는 고개마루턱으로 향한다.
굴다리
2번국도, 정면에 동물이동 통로
강원도에는 폭설이 내렸고, 서울, 중부지방의 기온이 영하 9도까지 떨어지는 강추위가 온다고 하지만, 산행지인 마산은 -4도/6도에 구름이 많은 날씨라고 하더니, 과연 산행하기에 좋은 청명한 겨울날씨다.
12시 정각, 고개마루턱 조금 못 미친 곳에서 왼쪽 도로로 들어서서, 지금은 텅 빈 폐가가 된 옛 휴게소 건물에 도착하여, 양촌리 산수랜드에 전화를 걸어 숙박예약을 학인하고, 차량수배를 부탁한 후, 공중 화장실 오른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발산재(140m)-363m봉-356m봉-큰정고개-527m봉-오곡재(360m)』로 도상거리는 약 9Km다.
고개마루턱 직전, 왼쪽 도로로 진입
공중 화장실
오늘구간에서는 특별히 힘든 곳이나 길 찾기에 어려운 곳은 없다. 진달래, 소나무, 잡목능선을 가볍게 오르내리며 꾸준히 고도를 높여간다. 간벌한 후 버려진 썩은 나무 등걸들이 등산로를 막아 성가시고, 싸리나무 가지들이 얼굴을 때려 고약하다. 큰정고개까지 오른쪽으로 시멘트도로가 가깝게 따라온다. 조망을 즐기려면 가끔씩 시멘트도로로 내려서는 것도 좋겠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45) 발산재 버스정류장-(11:50) 굴다리-(11:55) 2번국도-(12:06) 등산로 입구-(12:15) 남양홍공 묘외-(12:22) 오른쪽 우회로-(12:28) 능선진입-(12:41) 봉, 약 280, 직진-(12:47) 안부-(12:53) 310m봉-(12:56) 326m봉-(13:10) 310m봉 회귀-(13:19) 송전탑-(13;24) 안부사거리-(13:52) 갈림길, 우-(13:58) 봉, 약 305, 우-(14:17) 금녕이공 묘외-(14:55) 360m봉, 우-(13:05) 큰정고개-(16:08) 오봉산 갈림길, 우-(16:32) 522m봉, 우-(17:08) 오곡재』알바 약 17분포함, 총 5시간 23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공중 화장실 앞에서 왼쪽 임도로 들어서니, 바로 왼쪽 등산로 입구에 걸린 표지기들이 반긴다.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무덤에 이르러, 왼쪽으로 굽어, 남양홍공 묘 외 2기의 무덤을 지나,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길이 슬그머니 사라져버린다. 할 수 없이 왼쪽 사면을 막 바로 치고 올라,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로 들어선다.
등산로 입구
남양홍공 묘 외 2기
벌목하고 마구 버린 나무들이 등산로 주변에서 썩어가고 있다. 조심조심 험한 길을 올라, 12시 41분, 고도 약 280m 정도의 봉우리에서 직진하고, 안부를 지난다. 12시 53분, 등선 분기봉인 310m 정도의 봉우리에서 무심코 앞사람을 따라, 등산로를 가로 막은 나무 등걸을 낮은 자세로 통과한다. 이어 급한 오르막길을 올라 깨어진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서니, 내려서는 등산로의 방향이 이상하다. 지도를 꺼내 들여다본다. 현재 위치가 마루금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비켜 서 있는 326m봉이 아닌가?
갈림길인 310m봉에서 직진하여 알바
깨진 삼각점이 있는 326m봉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 1시 10분, 능선분기봉에 이르니, 지나갈 때는 보지 못했던 표지기들이 북동방향의 내리막길에 걸려 있다. 맥 놓고 걷다, 초장부터 약 17분 동안 알바를 한 것이다. 울창한 송림으로 이러지는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너른 공터를 지나고, 1시 19분, 송전탑을 통과한다.
능선분기봉 왼쪽의 표지기들
1시 24분, 안부 사거리에 이르러 직진한다. 오른쪽으로 시멘트도로가 내려다보인다. 이 시멘트도로는 큰정고개까지 능선을 줄곧 따라 온다. 소나무와 진달래가 어우러진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문득 시야가 트이며 120도 방향으로 옥녀봉(429m)을 보고, 뒤돌아 잘못 올랐던 326m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120도 방향의 조망
326m봉
오른쪽으로 따라오는 시멘트도로
1시 52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고도 약 305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2시 17분, 금녕이공 묘 외 다수의 묘가 있는 묘역을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2시 55분, 360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죽은 나무들이 등산로에 널려있어 진행에 신경이 쓰인다.
360봉
등산로에 널린 죽은 나무들
3시 5분, 큰정고개, 너른 사거리 안부에 내려선다. 왼쪽으로 낙엽이 덮인 너른 임도가 이어져 내린다. 고도는 약 310m 정도다. 직진하여 완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이후 능선은 가볍게 오르내리며 꾸준히 고도를 높인다. 듬성듬성 바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527m봉의 오름길이다. 4시 8분, 이정표가 있는 오봉산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큰정고개
오봉산 갈림길 이정표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오봉산의 미끈한 능선이 아름답다. 4시 32분, 잔설이 남아있는 522m봉에 올라, 삼각점을 카메라에 담고, 오른쪽 급경사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시야가 트이며 지는 해를 받고 있는 미산령, 여항산으로 이어지는 가야할 능선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5시 8분, 이정표가 있는 오곡재에 내려선다. 어득해지기 시작하는 고개마루턱에 봉고차가 기다리고 있다.
오봉산으로 이어지는 미끈한 능선
522m봉
삼각점
오곡재
오늘산행은 목적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매제들이 참여하여, 산행종료시간이 예정보다 1시간 정도 늦어졌지만, 일몰 전에 산행을 마치게 되고, 운 좋게 봉고차가 수배되어, 오곡재에서 바로 차량이용이 가능하게 되어 다행이다. 봉고차는 양촌리로 향한다.
양촌리는 물이 좋은 곳이라고 한다. 온천장이 여러 군데 있다. 오늘 숙소는 산수랜드다.(055-272-0028) 찜질방 이용도 가능하지만, 4인이 잘 수 있는 넓은 온돌방을 40,000원에 빌리고, 차량수배를 부탁 했더니, 가자 렌트카의 이상윤씨(011-873-7975)를 소개한 것이다.
양촌리에 또 하나 유명한 것은 고기집이라고 한다. 숙소에 가기 전에 돼지고기 집으로 유명하다는 대정식육식당(055-271-7043)에 들러, 5사람이 삼겹살 7인분, 소주 4병, 맥주 2병, 그리고 공기밥 3 그릇으로 맛있게 포식을 한다. 가격은 56,000원이다.
(2008.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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