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곡담계곡

기타산행기 2017. 6. 20. 10:46

  우리나라 암자 중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봉정암

 

201767()

봉정암 본채 5호실 25번 자리. 방석 2개를 나란히 펼쳐놓은 크기의 자리에 앉아 밤을 새운다. 밤새 소등을 않고 불이 켜진 방이 너무 덥다. 몸을 식히려고 수도 없이 밖으로 나가, 비가 내리는 산사를 거닐다, 추우면 다시 방으로 들어오기를 반복한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늘 12시 경까지 줄곧 비가 내린다고 한다. 산속이지만 5시가 넘자, 사위가 밝아진다. 두 자리를 차지하고 누워 자던 양반들도 하나둘 일어나 길 떠날 차비를 하느라 방안이 어수선하다. 나는 봉정암을 출발하여, 소청, 중청을 거쳐 대청봉에 올랐다 오색으로 하산할 생각이라 바쁠 게이 하나도 없다.

  두 자리를 차지하고 누워 자는 탐방객들 - 흡사 난민수용소 같다.

 

5시 경에 방을 나와, 비를 피해 전각 추녀 끝을 돌며, 30여 분 간 산책을 한다. 습기 찬 공기가 부드럽고 상쾌하다. 이어 화장실에 들러 용무를 마친 후, 세면실에 들렀다, 본채에서 아침공양을 받아 들고 이제는 두 서너 명만이 남아 있는 방으로 돌아와 아침식사를 한다.

 

떼로 몰려온 단체 여자 불자들 마저 하산을 하자, 봉정암이 텅 빈 듯 적적하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소청을 향해 본채를 벗어나, 비를 맞으며 총무실 앞을 지나는데, 뚱뚱한 스님이 밖을 내다보고 있기에, “대청봉에 올라도 운무 때문에 조망이 없겠죠?”라고 인사를 하니, “비가 내려 바위가 미끄럽고, 바람이 강해 위험한데, 대청봉에 올라가 보아야 아무것 도 볼 수 없을 터이니, 물소리를 즐기며 물이 많아진 구곡담 계곡으로 하산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권한다.

 

일리가 있는 말씀이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발길을 돌려, 645분 경, 구곡담 계곡으로 향한다. 수렴동대피소에서 봉정암에 이르는 5.9km 계곡을 구곡담계곡 [九曲潭溪谷]이라 한다. 구곡담이라는 명칭은 계곡 굽이굽이에 9개의 못[]이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문화재청에서는 20133월 수렴동. 구곡담 계곡 일원을 명승 제 99호로 지정한 바 있다.(관련자료 발췌)

 

나는 201210, 봉정암에서 내려서면서, 암봉과 계류, 폭포, 그리고 단풍이 어우러져 연출하는 멋진 풍광을 한껏 즐긴 적이 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으며 비에 젖은 내리막을 조심조심 내려선다. 650, 이정표와 낙석주의 팻말이 있는 사자바위 갈림길을 그냥 지나쳐, 급경사 너덜을 조심조심 내려서며 좌우로 펼쳐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낙석주의

 

급경사 너덜을 내려서며 본 용아 암봉

 

 뒤돌아 본 사자바위

 

 급경사 너덜 내려서며 본 왼쪽 풍광

 

 병풍바위

 

711, 이정표가 있는 봉정골 입구를 지나, 계곡으로 내려서서 돌 틈 사이로 시원하게 흐르는 계류를 동영상으로 담아 보고, 다리를 건너며 봉정골을 바라본다.

청아한 계곡물 소리 

 

 계곡을 건너고

 

 봉정골

 

725, 계곡 왼쪽에서 떨어지는 폭포를 처음 만난다. 어제부터 내린 비로 수량이 많아 더욱 시원한 느낌이다.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따라 내린다. 고목이 쓰러져 아치를 만들고, 고목아치 위에 누군가가 연꽃 한 송이를 올려놓았다. 아치를 통과하자 운무 속에 거시기를 닮은 암봉이 우뚝하다. 가히 선경을 걷는 기분이다.

왼쪽폭포 

 

카메라로 폭포 상층부 쪽을 잡아보고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따라 내리고

 

고목아치와 연꽃

 

 운무 속에서 거시기처럼 솟은 암봉

 

738, 계곡을 건너며 다리 위에서 계곡을 굽어보고, 이어 745, 두 번째 폭포에 이른다. 폭포 아래 담도 깊어 보인다. 748, <봉정암 1.6Km/백담사9.0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3분 후, 쌍용폭포에 이른다. 봉정골에서 내려오는 폭포와 왼쪽(동쪽) 지계곡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봉정골에서 만난다고 해서 쌍용폭포라는 이름이 붙여진 모양이다. 지도에도 위치가 표시되어있는 폭포다. 안내판도 보인다.

   계곡을 건너며 본 작은 폭포와 소

 

 두 번째 큰 폭포

 

 왼쪽에서 떨어지는 폭포

 

봉정골 폭포

 

 쌍용폭포 안내

 

755, 또 다른 긴 폭포에 이른다. 주변의 암봉들을 바라보며, 아마도 이 폭포가 지도상에 표기된 용아폭포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이 폭포부근에서 오른쪽 용아장성의 암봉들이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용아폭포(?)

 

 오른쪽으로 가까이 보이는 용아장성

 

 부채꼴 모양의 암봉 클로즈업

 

83, <백담사 8.4Km/대청봉 4.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이어 또 다른 폭포를 만난다. 완만한 암반 사이로 흐르던 물이, 바위를 만나 한번 솟구치더니, 가파른 암벽을 타고 길게 떨어진다. 지도상의 용손폭포가 아닌가? 짐작한다.

   완만한 암반 사이로 흐르던 물이

 

 바위 부딪혀 한번 솟구치고

 

 길게 떨어진다.

 

835, <백담사 7.4Km/대청봉 5.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제 가파른 계곡은 대강 다 내려선 모양이다. 폭포도 보이지 않고, 좌우 양쪽에서 지계곡들이 합류하면서 계곡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이제부터는 계곡 양쪽에 그림같이 늘어선 암봉들이 볼거리이고, 신록 속의 적송들이 눈길을 끈다.

   계곡 왼쪽에 펼쳐진 신록

 

우뚝한 암봉

 

 넓은 소

 

 뒤돌아 본 계곡

 

 왼쪽 지계곡

 

 잔도를 지나며 본 계곡과 건너편 암봉

 

 계곡 좌측의 청정한 적송

 

 넓어진 계곡

 

이제 계곡 좌우의 암봉들을 키메라에 담고, 95분 암봉 자락에 설치한 잔도를 지나며 시원한 물소리를 듣는다. 날씨가 개 일려는 지, 운무가 서서히 암봉을 타고 오르고 있다.

   암봉 1

 

 암봉 2

 암봉 3

 

 잔도

 

암반 위의 계류

 

 날이 개 일려나 보다 운무가 암봉을 타고 승천한다.

 

운무 승천

 

927, 수렴동 대피소에 도착하여, 간식을 들며 한 동안 휴식을 취한 후, 945, 다시 하산을 시작하여 104분 영시암을 지나고, 이어 수렴동 계곡을 따라 평탄한 산책로를 유장하게 걷는다. 비는 아직 내리고 있지만, 빗발이 많이 가늘어진 속을, 일회용 우비를 입은 아주머니들이 무리를 지어 수렴동 계곡에 모습을 보인다. 아마도 우리나라 암자 중에서 가장 높은 곳(1,224m)에 위치한 봉정암으로 불공을 드리러 오르는 불자들인 모양이다.

  수렴동 대피소

 

영시암 탐방로 안내

 

 백담사 가는 길

 

 수렴동 계곡

 

1119, 백담사에 도착하여, 10여 분 간, 절 경내를 둘러보고, 마을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백담사 도착

 

 계곡을 가득 채운 돌탑

 

 만해교육관

 

 극락보전

 

 목조아미타불좌상

 

 안내문

 

 나한전

 

 나한전 불상

 

 한용운 흉상

 

 범종각

 

 백담사-사천왕문

 

농암장실(聾庵丈室)

 

 

마을버스에서 내려 큰길 따라 20(1.3Km)쯤 걸어내려 백담교차로로 나와, 1210분 경, 왼쪽 백담시외버스터미널 간판이 걸린 마트에 도착하여 서울 가는 버스시간을 물으니 120분 동서울 행 버스가 있다고 한다. 요금은 15,000. 표를 사고, 식사할 만한 식당을 소개 해 달래서, 옆에 있는 평회식당으로 들어선다.

  백담교차로

 

시간이 충분하여 황태구이 정식(13,000)과 맥주 한 병(4,000)을 시켜 포식하고, 건너편 버스 정류장에서, 120분 버스에 올라, 340,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한다.

 

 

(2017. 6. 14.)

'기타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중앙알프스, 남 알프스 트레킹 준비 3  (0) 2017.09.12
일본 중앙알프스, 남 알프스 트레킹 준비 2  (0) 2017.09.04
가야동계곡  (0) 2017.06.12
불암산은 나의 친구  (2) 2017.06.05
속리산 묘봉  (0) 2017.06.01
Posted by Urimah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