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량리에 내려서서 본 덕룡산 암봉 파노라마

암릉에서 내려다 본 봄

 

강진 덕룡산은 높이에 비해 산세는 1,000m 산에 견줄 만큼 웅장하다. 창끝처럼 솟구친 험한 암봉이 이어지며 진달래 군락이 많은 산이다. 산을 오르는 내내 남해바다를 볼 수 있는 것도 이 산을 오르는 묘미이다.

 

웅장하면서도 창끝처럼 날카롭게 솟구친 암봉의 연속, 말 잔등처럼 매끄럽게 뻗는 초원능선 등, 능선이 표출할 수 있는 아름다움과 힘의 진수를 보여주는 산이다. 정상이 동봉과 서봉 쌍봉으로 이루어진 덕룡산은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자연미를 그대로 지니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날카로운 암봉들의 연속으로 만덕산에서 시작 된 돌병풍이 덕룡산과 주작산을 거쳐 두륜산, 달마산을 지나 송지 해수욕장이 있는 땅끝까지 이른다. 짙푸른 빛깔의 이끼가 끼어 있는 암봉은 바위틈마다 이름 모를 야생화가 피어나 있어 억세면서도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암봉과 암봉을 연결하는 육산은 일단 들어서면 하늘을 볼 수 없을 만큼 키 큰 수풀이 우거져 있어 대자연의 은밀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덕룡산은 산행 중 내내 바다를 조망하며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월출산은 물론이며, 수인산, 제암산, 천관산, 완도의 상황봉이 보이고 해남 두륜산의 노승봉과 백운봉 등 산행 중 줄곧 주변을 조망할 수 있다. (이상 한국의 산하에서 발췌)

주작, 덕룡(펌)

 

주작산, 덕룡산의 모습은 봉황이 힘차게 날개를 펼친 모습이다. 가운데 주작산(429m)이 머리, 472m봉이 몸통, 몸통에서 소석문까지는 왼쪽 날개, 오소재까지가 오른쪽 날개이고, 땅끝기맥이 내려오는 첨봉(354m)이 꼬리라고 한다. 그래서 보다 높은 472m봉이 머리에게 정상을 양보하여 429m봉이 주작산이 됐다고 한다. (무주공산 산악회의 장군님 설명) 그럴듯한 이야기다. 왼쪽날개인 덕룡산 암릉지대와 오른쪽 날개인 주작산 암릉지대에 우쭐우쭐 수 없이 솟은 기암과 암봉의 아름다움과 호쾌함이 설악산의 공룡능선에 비유될 정도다.

 

 

가까이 본 덕룡산 암봉

 

2010년 3월 10일(토).
무주공산 산악회를 따라 덕룡, 주작산을 간다. 무주공산 산악회는 산악동호인들의 모임으로 분위기가 무척 좋은 곳이다. 호남정맥을 할 때 한동안 즐겁게 함께 산행을 한 인연이 있었지만, 그 후 1년 가까이 찾아보지를 못하다가, 무주공산이 진달래 산행으로 덕룡, 주작을 택하자 반갑게 따라 나선 것이다. 덕룡산의 진달래는 4월 10일 경부터 15일경까지가 절정이라 하니 시기도 최상이 아닌가?

 

오랜만에 모습을 보였는데도 모든 분들이 반갑게 맞아 주신다. 좋은 분들이다. 버스로 장거리 이동을 싫어하는 분들이 많아, 빈자리가 많다. 덕분에 두 자리를 혼자서 차지하고 앉아 편하게 간다. 잔뜩 흐린 날씨에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지만. 고속도로변의 풍광은 하얀 조팝나무, 노란 개나리들로 화사하다.

 

버스는 천안논산고속도로로 들어선 후, 탄천 휴게소에서 20분간 정차한다. 일기예보만 믿고, 우중산행 준비를 하지 않은 터라, 2,000원 짜리 일회용 우비를 사서 배낭에 챙긴다. 다시 출발한 버스 속. 10시가 넘자,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떡과 함께 식사를 한다. 새벽 5시 30분경에 식사를 했으니, 이른 점심이라 할 수 있겠다. 차 안에서 냄새를 풍겨 미안하지만, 산행 중 점심시간을 줄여, 일찍 하산한 사람들의 기다리는 시간을 가능한 한 짧게 하려는 눈물겨운 결단이다 보니 동반자들이 십분 이해리라 믿는다.

 

버스가 호남고속도로를 달린다. 장성을 지나면서부터 차창 밖으로 활짝 핀 벚꽃이 보기 시작하더니, 버스가 광산에서 호남고속도로를 버리고 13번 국도를 따라 나주시로 접근하자, 영산강 변의 벚꽃이 흐드러지고, 차안에서는 여자대원들의 탄성이 터져 나온다. 국도라 버스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월출산을 바라보며 영암을 지나고, 성전에서 2번 국도를 갈아 탄 후, 강진으로 향한다. 이후 18번 국도를 거치고, 55번 국지도를 달려, 11시 49분, 드디어 버스는 소석문에 도착한다. 먼 길이다 도로변의 좁은 주차장에는 대형관광버스, 승합차, 승용차들로 가득하고, 등산로 입구에는 등산객들이 긴 줄을 만들고 있다.

소석문 도착

 

차에서 내리자마자, 적당한 곳을 찾아 급한 용무부터 해결하고 산행준비를 한 후, 11시 52분, 주차장에 세워진 등산안내도를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잠시 사람들이 빠지기를 기다려, 작은 개울에 걸린 다리를 건너며 산행을 시작한다. 돌 많은 가파른 오르막길을 길게 이어진 사람들 뒤를 따라 천천히 오른다. 빗방울이 부슬부슬 떨어지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멈춘다. 오늘 산행은 등산로도 뚜렷하여 알바의 위험도 없고, 많은 인파로 정체가 심해 시간도 참고가 될 수가 없다. 이하 그림을 중심으로 산행과정을 정리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 등산로 입구로 들어서고

암릉길의 정체

암봉을 우회하고

석문리와 강진만

 

아이스케익 장사가 있는 231m봉에 오른다. 신임회장인 백상님이 아이스케익을 사서 회원들에게 돌린다. 조망이 좋은 봉우리이다. 앞에 보이는 것이 292m봉인 모양이다.

231m봉의 진달래와 여인

건너다보이는 292m봉

292m봉에서 본 가야할 능선

석문산과 그 뒤로 보이는 만덕산

 

암봉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진달래 꽃길이 이어진다. 부지런히 앞 선 일행을 뒤쫓는데, 왼쪽 진달래 꽃밭 속에서 점심상을 차리던 대원들이 식사를 하고 가라고 부른다. 점심을 했다 대답하고, 지나치려는데, 그러면 술이라도 한잔 하라고 재차 부른다. 어쩔 수 없이 진달래 꽃밭 속으로 들어선다. 당초에는 주작산까지 간다는 생각이었지만 이제까지의 진행상황을 보아서는 중도 탈출이 불가피하겠다. 그럴 바에야 모두들 느긋하게 점심식사를 즐기려는 모양이다. 여자들이 끼인 식사자리는 항상 음식이 풍성하다. 남자대원들에게 술을 얻어 마시고, 여자들에게 밥도 얻어먹는다. 약 25분 후, 식사할 자리를 찾는 다른 등산객들에게 방을 빼 주고 일어선다.

진달래 꽃길

꽃밭 속의 중식

 

암릉길을 걸으며 주위 조망을 즐긴다. 진달래의 색감이 서로 다르다. 연분홍 꽃이 많지만 짙은 분홍색의 꽃들도 꽤 눈에 뜨인다. 우리민족 정서에 가장 잘 맞는 꽃이 진달래꽃이다. 정다운 누님같이 느껴지는 꽃, 진달래꽃은 아무래도 연분홍 꽃이 제격이다.

봉황저수지와 멀리 서기산

가야할 암봉에도 진달래는 만발하고

연분홍 진달래

짙은 분홍색의 진달래

 

다시 암봉에 올라, 가야할 능선을 바라본다. 아마도 제일 끝에 보이는 두 봉우리가 동봉과 서봉인 모양이다. 마침 인근에서 오신 분의 설명을 듣는다. 덕룡산에는 정상인 동봉, 서봉을 제외하고도 8개의 큰 봉우리가 있는데, 지금 선 곳이 3봉쯤 된다고 알려준다.

3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과 멀리 동봉, 서봉

밧줄이 걸린 암릉길

암봉 위의 등산객들

가까이 보이는 동봉과 서봉

 

동봉 0.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갈림길에 이르러, 오른쪽 우회로로 들어선다. 등산로가 지나치게 서쪽으로 떨어지며 능선과 멀어진다. 혹시 하산길이 아닐까 하는 걱정에서 갈림길로 되돌아와 암릉길을 택한다. 암릉길에는 안전시설은 없지만 위험하지는 않다. 암릉을 걸으며 가야할 봉우리 4봉과 5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정표

암릉에서 본 4봉과 5봉

 

5봉 직전, 이정표가 있는 만덕공업 갈림길을 지나고, 암릉을 걷는다. 능선 사면에 진달래와 생강나무가 사이좋게 꽃을 피우고 있다. 2시 25분, 이정표와 정상석이 있는 동봉에 올라 가야할 서봉을 바라본다. 점심시간을 빼고, 3Km 떨어진 소석문에서 이곳까지 올라오는데 2시간이 넘게 걸린 것이다.

생강나무와 진달래

동봉 정상석

이정표

동봉에서 본 서봉

 

동봉에서 내려서서 통천문을 지나 서봉으로 향한다. 고도차 때문인지 주변에 꽃망울을 단 진달래가 자주 눈에 뜨인다. 로프가 걸리고 쇠 발받침을 밖아 놓은 절벽을 내려선 후 암릉을 걸으며 오른쪽 능선의 봄을 내려다본다. 이어 정체가 심한 우회로를 거쳐 서봉에 오른다.

통천문

서봉가는 길

동봉에서 내려서는 절벽길

서봉 정상석

서봉 이정표

 

7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길이 유장하다. 안부에 내려서서 서봉을 되돌아보고 7봉으로 가는 암릉에서 편안하게 다리쉼을 하는 등산객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이정표가 있는 수양마을 갈림길을 지나고, 7봉에 올라 8봉으로 향하는 사람들, 그리고 8봉 왼쪽으로 보이는 봉양제와 주작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7봉으로 이어진 유장한 암릉길

뒤돌아 본 서봉

휴식

가까이 본 7봉

수양마을 갈림길 이정표

8봉 가는 길

8봉 왼쪽으로 보이는 봉양제와 멀리 가운데 주작산

7봉 하산길

 

8봉 우회로의 정체가 극심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능선을 탈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겨우 정체구간을 벗어나 안부에 이르러 뒤돌아 8봉을 돌아본다. 이어 작은 너덜지대를 거쳐, 이정표가 있는 수양마을 갈림길을 지나고, 억새와 진달래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너른 평전을 걸으며 지나온 암봉들을 되돌아본다.

8봉 우회로의 극심한 정체

뒤돌아 본 8봉

산죽, 진달래, 그리고 기암

진달래와 억새가 어우러진 평전

뒤돌아 본 평전과 암봉

 

부드러운 407m봉을 넘고, 430m봉을 향하다, 다시 뒤돌아 암봉을 카메라에 담은 후, 무덤과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를 지나 직진하여 작천소령으로 향한다. 이때의 시각이 4시 23분, 이제 늦어도 1시간 이내에 하산을 완료해야, 6시경 서울로 출발, 12시전 서울 도착이 가능하겠다. 속도를 내어 걷는다. 430m봉에서 지나온 길과 가야할 472m봉을 바라본 후 안부를 향해 내려서는데, 430m봉에서 후미대장이 되돌아오라고 소리를 지른다. 후미그룹은 삼거리에서 탈출을 한다고 한다. 되돌아서기가 어정쩡하다. 작천소령에서 탈출하더라도 크게 시간차가 날 것 같지 않아, 앞서 걷는 총무님 핑계를 대고, 직진하겠다고 대답 후 계속 진행한다.

삼거리

지나온 길

가야할 길

 

4시 40분, 안부인 헬기장에 이른다. 472m봉으로 오르는 직진 길은 다시 암릉이고, 왼쪽으로 탈출로가 보인다. 여자대원 두 사람과 나는 이곳에서 탈출하기로 하고, 뒤 따라온 후미대장은 직진하여 혹시 앞서간 사람들이 없나를 확인하기로 한다.

헬기장에서의 탈출

 

진달래 꽃길을 지나 마을로 내려서서 덕룡산 암봉을 카메라에 담고, 관광버스가 서 있는 봉양제로 내려서서, 수양관광공원 주차장의 위치를 묻는다. 도로를 따라 계곡 쪽으로 10분쯤 걸어 오르라는 대답이다. 주차장으로 향하다 삼거리에서 탈출한 후미그룹을 만나 벚꽃이 만개한 도로를 함께 걷는다. 4시 30분 경 꼭대기 주차장에 도착하니, 명예회장님이 막걸리 병을 들고 쫓아 나온다. 버스에 올라 배낭을 내려놓고, 뒤풀이 자리로 끼어드니, 작천소령까지 갔다 탈출한 후미대장도 도착했다고 한다. 후미그룹이 시간에 쫓겨, 3갈래로 나뉘어 탈출을 했지만, 결국 거의 비슷한 시간에 버스에 도착한 셈이다.

봉양제

벚꽃길

 

막걸리와 소주로 하산 주를 즐기고 시원한 국밥에 밥을 말아 시장기를 달랜다. 버스는 6시가 조금 지나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0. 3. 12.)

Posted by Urimahn
,

 

새섬바위와 와룡산 정상

밭고랑의 야생화

산중턱에서 막 피기 시작하는 진달래의 색감이 화사하다.

 

사천의 상징인 와룡산은 해발 798m로 거대한 용 한 마리가 누워 있는 모습과 흡사하다하여 와룡산이라고 한다. 남녘 해안가에 자리 잡은 이 산은 높이에 비해 산세가 웅장하다. 암릉으로 이루어진 새섬바위와 상사바위, 기차바위 등의 빼어난 암벽과 부드러운 억새 능선길, 시원한 소나무 숲길, 그리고 5월에 철쭉이 만개하면 온산이 진홍색으로 물든다.

 

정상인 민재봉을 비롯한 새섬바위 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크고 작은 섬들과 푸른 바다조망이 일품이다. 와룡사, 백천사, 백룡사등 암자와 절이 있다. (이상 ‘한국의 산하’에서 발췌)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왕소군(王昭君)의 한(恨)을 노래한 당나라 시인 동방규(東方?)의 소군원(昭怨)의 일부이다. 왕소군은 중국의 4대 미녀 중의 하나로, 나르던 기러기가 그녀를 보고 그 아름다움에 취해 날기를 잊고 떨어졌다 해서, 낙안(落雁)이란 별호가 붙을 정도의 빼어난 미인이지만, 불행하게도 흉노 호한야의 첩으로 오랑캐 땅으로 끌려가 35세에 생을 마감한다. “春來不似春”은 그녀의 한을 노래한 명구(名句), 절창(絶唱)이다.

 

본래의 의미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올해와 같이 꽃샘추위로 봄이 오는 것이 더딜 때, 그 안타까움을 “春來不似春”의 명구를 인용하여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봄 날씨야 으레 변화가 많은 법이지만, 금년 3월처럼 심한 경우도 드물겠다. 하루거리로 눈비가 오고, 내렸다하면 3월에 함박눈이다. 새벽녘의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는 날이 드물어, 일교차가 극심하고, 바람도 심하다. 그야말로 春來不似春이다. 남녘땅에는 개나리, 진달래가 피었을까? 궁금하던 차에 정 산악회에서 사천의 와룡산을 간다기에 따라 나선다.  

 

2010년 3월 28일(일).

일요일, 명산의 봄맞이 산행인데도 버스 안에는 빈자리가 많아 썰렁하다. 마이크를 잡고 인사를 하는 정 회장이 “널리 알려진 산이 아니면 아무리 명산이라 해도 이처럼 참여자들이 적다.”며 안타까워한다.

 

통영, 대전고속도로로 진입한 버스는 서울을 출발한지 2시간이 조금 넘어 인삼랜드 휴게소에 잠시 머문다. 주차장은 봄나들이 차량들로 가득하고, 휴게소 뒤편 분수에서 뿜어 나오는 물줄기에서 벌써 시원함이 느껴진다. 버스가 함양을 지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논밭에는 푸른 기가 감돌지만 꽃들은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버스가 산청을 지난다. 비로소 농가와 과수원에 매화꽃이 하얗다. 버스가 쪽빛 남강을 건넌다. 가까운 산에 울긋불긋 진달래가 보일 것이라고 기대를 해보지만, 이 부근의 진달래도 아직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모양이다.

 

버스가 사천시로 들어서서 남양동으로 향한다. 민가에 한 두 그루씩 활짝 핀 동백꽃들이 아름답다. 버스는 11시 50분 경, 남양저수지 옆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은 이미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버스로 가득하고, 저수지 옆 야산에 붉게 핀 진달래가 찾아 온 손님들을 반긴다. 동북쪽으로 새섬바위(797m)가 우뚝하다

주차장 도착

저수지 변 야산의 진달래

저수지 둑 너머로 보이는 새섬바위봉

 

산행준비를 마치고 11시 55분, 예비군 교장으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롤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산행코스는 『남양저수지-상사바위-도암재-새섬바위-헬기장-민재봉-백천재-백천사 주차장』으로 도상거리 약 10.7Km, 산악회가 예상하는 산행시간은 4시간 30분이다.

개념도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오른다. 왼쪽 밭두렁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고,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들어서며, 새섬바위에서 북바위로 흐르는 미끈한 능선을 바라본다. 도로변에 활짝 핀 개나리와 진달래가 화사한 모습으로 우리들을 반기는 이곳 사천은 이제 봄이 한창이다.

마을에서 본 북바위l(좌)와 새섬바위

개나리

진달래

 

12시 10분, 민재봉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와 와룡산 등산로 안내도를 지나고. 12시 15분, 비로소 산길로 들어선다. 돌 많은 완만한 오르막 산길 주변에 울긋불긋 진달래가 아름답고, 이따금씩 노란 꽃술을 단 생강나무가 눈길을 끈다. 암릉길이 이어진다. 중간 중간 시야가 트이는 곳에 멈춰 서서 사천시가지를 굽어보고, 멀리 창선, 삼천포 대교를 바라본다. 가야할 방향으로는 새섬바위가 가깝다.

와룡산 등산로 안내

산길 진입

진달래 꽃길

생강나무

창선, 삼천포대교

사천시가지

가까이 본 새섬바위

 

암릉길이 점차 험해진다. 위험할 정도는 아니지만 네발로 기어야하는 구간도 나타난다. 1 시 15분, 소나무가 아름다운 암봉에 오른다. 앞뒤로 시야가 트여 조망이 일품이다. 눈 아래 사천시가지 너머로 한려수도가 펼쳐진다. 산수도가 보이고, 삼천포 화력발전소, 그리고 그 왼쪽으로 사량도가 눈에 들어온다. 뒤로는 상사바위, 새섬바위, 그리고 민재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파른 암릉을 오르는 대원들

사천시가지와 산수도, 이곳의 진달래는 아직도 자고 있다.

화력발전소와 사량도(좌)

암봉에서 다도해를 굽어보는 등산객들

가까이 본 상사바위

새섬바위와 민재봉

 

다시 암릉길을 오르다 뒤돌아 지나온 능선을 굽어보고, 1시 24분, 대원들이 간식을 들며 쉬고 있는 천왕봉(상사바위, 630m)에 오른다. 추모비, 돌탑 등이 눈에 뜨일 뿐, 삼각점이나, 정상석은 보이지 않는다. 돌탑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주위조망을 둘러보며, 정상주를 마시고 간식을 즐긴다. 남양저수지에서 이곳까지의 도상거리는 약 2.8Km, 고도차는 627m 정도인데,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 바로 앞이 소나무가 있는 암봉

천왕봉의 추모비

돌탑

새섬바위로 향해 암릉길을 걷는 대원들

가까이 본 새섬바위와 민재봉

 

약 15분 동안 휴식을 취한 후, 도암재를 향해 가파른 암릉길을 내려서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오른쪽의 와룡골을 굽어보고, 천왕봉을 돌아본다. 1시 54분, 이정표가 있는 너른 사거리안부, 도암재에 내려선다. 직진하면 1Km 거리의 새섬바위에 오르게 되고, 오른쪽은 와룡골, 왼쪽은 죽림동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전국 등산대회가 와룡산에서 벌어진 적이 있는 모양이다. 기념비와 거리 표지판이 보인다.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와룡골

뒤돌아 본 천왕봉

도암재

도암재 이정표

대통령기 전국 등산대회 기념비

거리 표지판

 

오르막길이 가파르다. 반대편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대며 떼를 지어 내려온다. 오르는 사람에게 통행 우선권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모양이다. 줄지어 내려서며 길을 막는다. 점차 고도가 높아진다. 2시 8분, 첫 번째 너덜지대를 지나고, 암봉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한 후, 두 번째 너덜지대를 거쳐, 2시 36분, 전망바위에 선다. 왼쪽으로 새섬바위로 이어지는 암릉이 힘차고, 오른쪽으로는 우회한 암봉, 천왕봉, 그리고 와룡저수지와 한려수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첫 번째 너덜

암봉 왼쪽 우회

두 번째 너덜

전망바위, 건너편 능선의 기차바위가 뚜렷하다.

새섬바위로 이어지는 암릉

천왕봉, 와룡저수지, 한려수도

 

2시 42분, 작은 암봉에 올라 가야할 암릉과 새섬바위, 그리고 민재봉을 가까이 본다. 이어 가파른 암릉을 내려선 후 안부에서 뒤돌아 내려선 암봉을 카메라에 담고, 눈앞의 사자머리처럼 생긴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한 후, 2시 49분, 새섬바위에 올라 주위를 둘러본다. 도암재에서 도상거리 1Km 떨어진 지점이지만, 주위 조망을 즐기며 오르다 보니, 55분이 소요된다.

지나온 암릉

새섬바위애서 본 민재봉

북바위와 백운저수지

 

가파른 암릉을 타고 내린다. 2시 53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내려서서, 웅장한 새섬바위를 돌아보고, 민재봉을 향해 철쭉 능선길을 빠르게 달린다. 꽃망울도 맺히지 않은 철쭉가지는 아직은 잿빛이다. 5월 중순경, 철쭉이 만개하면 가히 장관이겠다. 3시 7분, 이정표가 있는 수정굴 갈림길을 지나고, 3시 15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헬기장에 오르니, 민재봉이 지척이다.

새섬바위 이정표

뒤돌아 본 새섬바위

수정굴 갈림길 이정표

헬기장

가까이 본 민재봉

 

민재봉을 향해 오르다, 뒤돌아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3시 24분, 삼각점, 정상석, 이정표, 그리고 두 개의 조망안내판이 있는 너른 민재봉 정상에 올라, 정상주를 마시며, 한동안 주위 조망을 즐긴 후, 3시 28분, 백천재로 향한다.

민재봉 오르다 뒤돌아본 지나온 능선

민재봉 정상

기차바위 능선

와룡골과 한려수도

정상석

삼각점

이정표

 

부드러운 내리막 능선을 빠르게 달린다. 3시 32분, 이정표가 있는 백천재 갈림길을 지나고, 3시 50분, 너른 백천재에 내려서서, 왼쪽 백운마을로 향한다. 3시 55분, 두 번째 너덜지내를 지난 후, 4시 6분, 임도로 내려서고, 4분 후 이정표가 있는 백천골에서 왼쪽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린다.

백천재 이정표

너덜지대

 

도로변 건물 돌담 가에 활짝 핀 빨간 동백꽃이 눈길을 끈다. 이어 다리를 건너 계곡으로 내려서서 세수를 하고, 땀에 젖은 웃옷을 갈아입은 후, 백천사 주차장으로 내려선다. 지는 해를 받아 은빛으로 빛나는 백천저수지가 아름답다.

돌담가에 핀 빨간 동백꽃

백천저수지

 

관광버스와 사람들로 붐비는 백천사 주차장은 포장이 되어 있지 않아 바람이 불 때마다 흙먼지가 자욱하게 인다. 4시 40분 경, 뒤풀이를 위해 주차장에서 한참 떨어진 한적한 도로변에서 기다리고 있는 산악회 버스에 도착한다. 간식 및 휴식시간 약 30분을 포함, 총 4시간 45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회원들이 10,000원씩 추렴하여 마련한 푸짐한 회를 안주로, 하산주 잔이 돌고, 매운탕을 곁들인 따끈한 식사로 시장기를 달래며 한 시간이 넘게 뒤풀이를 즐긴다. 5시 55분,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0. 3. 30.)

 

낚시와인생 at 04/22/2010 08:52 am comment

잠시 머물다 갑니다 . 행복만 가득 하십시요^^

at 04/10/2010 01:03 pm comment

잘 보았습니다 우림님 부럽습니다 저도 산행을 좋아하는데 형편이 좋지않아 그러지 못하네요 감사히 담아갑니다

Posted by Urimahn
,

구봉산의 아홉 봉우리(펌)

 

구봉산은 운장산에서 북동쪽으로 6km 떨어진 지능선 위에 뾰족하게 솟구친 아홉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이다. 구봉산은 그 산의 아름다움은 말 할 것도 없고, 정상인 천황봉(1002m)에서 호남의 유명한 산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북쪽으로 복두봉(1,017m)과 운장산(1,126m)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쪽으로는 옥녀봉(738m), 부귀산(806m), 만덕산(762m)이 조망되며, 북쪽으로는 명덕봉(863m)과 명도봉(846m), 그리고 대둔산(870m)이 분명한데, 남동쪽으로는 덕유산과 지리산 능선이 하늘 금을 긋고 있다.

 

구봉산 산행은 진안과 금산을 잇는 725번 지방도로 변의 주천면 운봉리 양명마을에서 출발하여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회귀산행이 당일코스로 환영을 받지만, 연석산-운장산-구봉산을 잇는 종주코스도 산꾼들에게는 인기가 높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구봉산 산행지도(펌)

 

2010년 3월 7일(일).
구의여행클럽을 따라 구봉산을 간다. 일정이 바뀌지 않았다면, 지금은 땅끝기맥의 다섯 번째 구간인, 덕롱산, 주작산을 산행하고 있을 터이지만, 지나치게 빠른 산악회의 진행속도를 따라 잡을 수가 없어, 3월말, 4월초에 혼자서 나머지 구간을 땜방하기로 하고, 오늘은 구봉산 산행에 따라나선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라 날씨가 불순하다. 3월 들어 첫날부터 진눈깨비가 흩날리더니 일주일 내내 맑은 날을 보기가 어렵다. 구의여행클럽은 3월 6일(토)에도 구봉산을 안내했지만, 남부지방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일요일을 택한 것이다. 오늘 참여인원은 모두 12명, 28인승 우등버스에 빈자리가 많아 민망하다.

 

구의여행클럽은 강영일 대표 소유의 28인승 우등버스 2대로 여행과 산행을 안내 하는 클럽이다. 매주 토요일, 일요일에 안내하는 산행은 회비 35,000원(선입금 시 33,000원)에 음식 제공이 일체 없다. 오늘은 대장들이 해외트레킹에 모두 동원되어, 대표가 직접안내를 한다고 한다. 버스는 옥산 휴게소에서 대원들의 아침식사를 위해 25분 동안 정차한다. 다른 산악회에 비해 여유가 있어 좋다.

 

버스가 고속도로를 버리고 금산읍으로 들어서자 2시 방향에 하얀 눈꽃이 아름다운 높은 산이 보인다. 무슨 산이냐고 물으니, 강영일 대표는 진악산(進樂山, 732m)이라며, 충남에서는 서대산과 계룡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산이라고 알려준다. 아울러 진악산은 정상과 주능선을 에워싼 아기자기한 기암절벽이 일품인데, 보석사·영천암·원효암 등의 고찰들이 산 주변에 산재해 있고, 임진왜란 때에는 의병의 근거지가 됐던 산이라고 설명한다. 당시 승병을 지휘했던 영규대사의 뜻을 기리기 위한 의선각이 보석사 대웅전 맞은편에 있고, 절 입구에 있는 수령 1천년이 넘은 은행나무는 용문사의 은행나무와 쌍벽을 이룬다고 한다.

차창 밖으로 본 진악산

 

버스는 10시 19분, 구봉산 대형주차장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리니 눈앞에 구봉산이 우뚝한데, 9봉인 천황봉 주변은 눈꽃으로 하얗고,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있어, 갑자기 다른 세계에 들어선 느낌이다. 넓은 주차장에는 관광버스 두 어 대와 승용차 몇 대가 보일 뿐 썰렁하다. 구봉산이 아직은 널리 알려지지 않아,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모양이다.

주차장

 

주위 사진을 찍고, 10시 20분, 725번 지방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도로를 따라 5분 쯤 더 걸으니, 돌탑과 돌 표지가 있는 양명마을 입구다. 마을 한쪽 도로변에 도열해 있는 새로 제작한 솟대들이 눈길을 끈다. 구봉산 진입로는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야한다.

도로 따라 이동

양명마을 입구

돌표지와 표지판

 

마을입구에서 1분쯤 더 걸어올라 오른쪽의 시멘트도로로 들어선다. 왼쪽에 보이는 하얀 별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도로를 따라 걸으며, 오른쪽으로 보이는 구봉산의 연봉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10시 31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면 소류지를 거쳐, 2봉에 이르고, 왼쪽 길은 바랑골을 거쳐 바랑재에 올라, 천황봉으로 이어진다. 왼쪽 길로 들어서며 가야할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시멘트 길로 들어서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암봉들

삼거리 이정표

가야할 능선

 

너른 임도를 따라 오른다. 싸늘한 날씨지만 임도주변의 풍광에서 봄기운이 느껴진다. 등산로가 계곡으로 이어진다. 산죽밭을 지나고, 작은 너덜지대를 거쳐, 굵은 로프가 설치된 가파른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계곡이 끝나고, 낙엽이 덮인 등산로가 점점 가팔라지며 고도가 높아지자, 보라! 눈앞에 하얀 눈꽃 세상이 펼쳐지지 않는가? 수증기가 나뭇가지에 얼어붙어 생긴 상고대 같지는 않다. 아마도 어제 늦게 눈이 내린 모양이다. 환상의 눈꽃 길을 천천히 오른다.

봄기운이 느껴지는 임도

산죽 밭

눈꽃 길

 

11시 29분, 바위동굴을 지나고 더욱 가팔라진 오르막길을 허위허위 오른다. 대기는 차가운데, 몸의 열기로 안경에 김이 서려 걸음을 방해한다. 3분 쯤 더 오르니, 저 앞에 고개마루턱이 보이고, 다시 3~4분 정도 마지막 피치를 올리면, 이정표가 있는 바랑재다. 강영일 대표가 대원들에게 산세를 설명하며 후미를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대원이 올라오고, 휴식시간은 5분 더 연장이 된다. 강 대표는 어제는 이곳에 왔을 때 가랑비가 주룩주룩 내렸었는데, 오늘은 환상적인 눈꽃이 피어 있으니, 로또에라도 당첨된 기분이라며 한껏 분위기를 띄운다.

오른쪽에 보이는 바위동굴

바랑재 이정표

 

11시 41분, 아름다운 노송 한 그루가 홀로 서 있는 전망바위에서 오른쪽으로 운무에 가린 천황봉과 정면의 우람한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약 5분 후, 두 번째 전망대에 오른다. 저 아래 725번 지방도로와 양명마을이, 그리고 멀리 용담호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왼쪽으로는 8봉부터 1봉까지의 구봉산 암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강 대표는 이곳이 구봉산 최고의 전망대라고 자랑을 한다.

노송이 있는 첫 번째 전망바위

운무에 쌓인 천황봉

두 번째 전망대에서 본 양명마을과 용담호

한눈에 들어오는 8개의 암봉

 

좁은 능선을 따라 눈꽃 터널을 지난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천황봉이 가까이 보이고, 나뭇가지에 달린 수빙(樹氷)이 아름답다. 능선을 따라 조금 더 진행한다. 이번에는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운장산 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힘찬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멋지다. 12시 5분, 표지석과 운장산, 구봉산 등산로 안내, 그리고 이정표가 있는 천황봉에 오른다. 먼저 오른 대원들이 둘러서서 정상주를 마시다, 뒤 늦게 올라온 대원들에게 잔을 권한다.

눈꽃 터널

수빙과 천황봉

왼쪽으로 보이는 능선

천황봉 정상석

운장산, 구봉산 등산로 안내도

 

정상주를 마시며 주위를 둘러본다. 나무에 가리고, 운무에 덮여, 정상에서의 조망은 별로다. 아이젠을 하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가파르기는 하지만, 로프 등 안전시설이 되어있어 위험하지는 않다. 12시 18분, 이정표가 있는 운장산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면, 북서쪽의 복두봉(1017m)을 거쳐 운장산으로 이어지고, 우리들은 오른쪽의 상양명주차장으로 내려선다.

구봉산 정상

삼거리 이정표

 

로프가 매어진 가파른 암릉길을 조심조심 내려선다. 정면으로 시야가 트이며 도로와 소류지, 그리고 구봉산 들머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12시 43분, 한 차례 급경사가 끝나고, 완만한 능선을 거쳐, 산죽밭을 지나니, 암봉 아래로 계단길이 이어진다. 암봉에서 눈 녹은 물이 계단 위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린다.

로프 암릉길

소류지와 구봉산 산행들머리

암봉 아래 계단길

 

12시 49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내려서고, 산죽밭을 지나, 12시 57분, 너른 전망바위에 오른다. 지나온 천황봉과 가야할 8봉, 그리고 340도 방향의 복두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8봉 직전의 안부에 내려선다. 강 대표가 10분 시간을 줄 터이니 배낭을 내려놓고, 8봉에 올랐다 되돌아오라고 한다. 반대편으로 내려가는 암릉은 자일이 없으면 위험하다고 한다.

이정표가 있는 안부

전망바위에 모인 대원들

뒤돌아본 천황봉

가야할 8봉

 

1시 6분, 표지석이 있는 8봉에 올라, 북동쪽으로 매화산을 바라보고, 7봉을 카메라에 담은 후, 안부로 되돌아와 배낭을 둘러메고 8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이어 7봉 아래에 서지만, 접근금지 팻말이 7봉의 오름을 막는다. 할 수없이 7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내려섰다, 6봉으로 오른다. 뒤돌아 본 9봉과 7봉이 웅장하다.

8봉 정상석

매화산

7봉 안부의 접근금지 팻말

뒤돌아 본 9봉, 7봉

 

1시 30분, 6봉에 올라, 가야할 5봉을 바라보고, 9봉을 당겨 카메라에 담는다. 1시 18분, 5봉에 올라, 가야할 4봉을 카메라에 담고, 9봉과 9봉에서 복두봉으로 이어지는 눈 덮인 아름다운 능선을 바라본다. 5봉에서 내려다보는 남쪽 조망이 일품이다. 5봉에서 젊은 대원들이 이제까지 지고 온 막걸리와 홍어회를 풀어 놓는다. 칠레 지진으로 홍어 값도 많이 올랐을 터인데 기특한 젊은이들이다.

6봉에서 본 5봉

당겨 찍은 9봉

5봉 정상석

5봉에서 본 4봉

복두봉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능선

 

2시 3분, 4봉에 오르고, 이어 2시 12분, 3봉에 올라 뒤돌아 지나온 봉우리들을 바라본다. 아름답다. 2시 15분, 2봉에 오른 후, 1봉 갈림길에 배낭을 내려놓고 1봉에 올랐다,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온다. 이정표는 주차장까지의 거리가 1.5Km라고 알려준다.

4봉 정상석

3봉 정상석

3봉에서 뒤돌아 본 봉우리들

2봉 정상석

갈림길에서 본 1봉

1봉 정상석

 

부드럽게 이어지는 내리막 능선길을 빠르게 달려 내린다. 이어 개울가에 이르러 간단히 세수를 하고 진흙투성이인 신발을 닦는다. 2시 54분, 시멘트도로로 내려서서 양명교를 지나고, 2분 후,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총 4시간 34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양명교를 지나고

주차장에서 바라본 구봉산

 

모든 대원들이 차에 오르자, 버스는 천황사로 향한다. 신라 헌강왕 1년(875년) 무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는 이 절은 절 입구의 메타세콰이어 길이 아름답고, 수령 500년, 300년의 전나무들로 유명한 절이다. 생각보다 일찍 하산을 했으니 유서 깊은 이 절을 둘러보라는 강 대표의 특별한 배려다.

메타세콰이어 길

수령 500년 전나무

전나무 밑둥을 재보는 대원들

보호수 표지석

대웅전과 석등

 

천황사 대웅전 앞에서 강 대표가 우리나라 사찰에 관해 자세한 설명을 한다. 산행경력 40년에, 오랫동안 한국등산중앙회 회장을 역임했고, MBC 아카데미,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의 강사인 강 대표의 설명은 듣는 사람의 흥미를 돋운다. 사람 수가 많지는 않지만, 선두 후미 없이 모든 대원들이 함께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솜씨나, 전망대에서의 주위 조망에 대한 자세한 설명, 그리고 일부러 천황사로 안내해 준 강 대표의 호의에 감사드린다. 여느 산악회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사찰에 관한 설명을 하는 강 대표

 

천황사를 둘러 본 일행은 버스에 올라, 뒤풀이 장소인 진압읍의 대구 뽈탕 집으로 향한다.

 

(2010. 3. 9.)

Posted by Urimahn
,

 

 

잠두

백석산

강원도 평창군 진부읍과 대화면 사이에 자리한 잠두산(蠶頭山 1,243m)과 백석산 (白石山 1,364m)은 서쪽으로 평창강, 동쪽에는 오대천을 끼고 있으며, 약 2km의 거리를 두고 같은 능선 위에 솟아있다. 잠두산이란 이름은 정상부분의 암봉이 누에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유래한 이름이고, 백석산은 서쪽에서 보는 암봉이 희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잠두산 정상은 초목이 무성하고, 백석산 쪽으로 하산하는 넓은 능선에는 산죽이 장관을 이룬다. 평전(平田)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넓은 능선의 설경 과 백석산을 오르내리면서 만나는 수빙(樹氷)이 일품이라 특히 겨울산행에 좋은 곳이다.

눈 덮인 산죽밭

수빙

 

백석산 서편은 기암절벽이고, 북으로는 잠두산이 지척인데, 백적산(1,141m), 계방산 ,오대산이 하늘을 가르고 있다. 동쪽으로는 박지산 상원산이 시야를 가리고 남쪽으로는 가리왕산, 중왕산이 버티고 있어 조망 또한 빼어난 곳이다.

 

2006년 8월, 계방산 동쪽 1462.3m봉에서 영월에 이르는 약 80Km의 산줄기인 계방지맥을 하면서 지났던 산이다. 한여름, 청정오지의 숲속을 걷는 재미도 좋지만, 이 넓은 능선에 눈이 하얗게 쌓인 절경을 보고 싶어, 겨울에 다시 와 봐야겠다고 다짐을 했던 곳이다.

 

2010년 1월 23일(토).
반더룽 산악회를 따라 눈 덮인 백석산을 보러간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인데도 30여명이 참여하여, 40인 승 버스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어 보인다. 반더룽 산악회는 처음 참여하는데다, 늦게 신청을 한 때문인지, 배정된 자리가 36번, 맨 뒷자리의 앞줄 창가다. 복도 쪽에 앉은 몸집 큰 젊은이가 졸면서 자꾸 기대오고, 자리 아래 히터에서는 끊임없이 더운 기운이 올라온다. 찜통 같은 좁은 공간에 꼼짝도 못하고 갇혀 있자니 보통 고역이 아니다. 나중에 들으니 이 자리가 제일 나쁜 자리라고 한다. 빈자리도 여러 곳이 있는데, 제일 나쁜 자리를 비워 놓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문막 휴게소에서 25분간 정차한 버스는 영동고속고로를 계속 달려, 장평IC에서 31번국도로 들어서서 대화로 향하다, 신리에서 국지도로 접어든다. 등반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오늘 코스를 설명한 후, 산행시간은 점심시간 30분을 포함, 5시간 30분으로 하고, 하산 후 송어장에서의 식사시간 30분을 감안하여, 4시 정각에 버스가 출발할 예정이라며, 시간을 엄수해 달라고 당부를 한다. 오늘코스는 『모릿재-950m봉-점두산-백석산-마랑치-던지골-대화4리』로 등반대장이 GPS로 측정한 실제거리는 약 10.5Km라고 한다.

개념도(펌)

버스는 10시 15분, 모릿재 터널 입구에 도착하고,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은 눈 덮인 도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지난 수요일 비가 내려 꽁꽁 얼어붙은 눈길이다. 2분 후, 돌 표지가 있는 삼거리에서 왼쪽도로를 따라 올라, 10시 25분, 모릿재에 오른다. 왼쪽 백적산 등산로 입구에 이정표가 보이고, 우리가 가야하는 능선은 오른쪽 통신 탑이 있는 절개지를 따라 오른다. 등반대장은 이곳에서 모두 아이젠을 착용하라고 지시한다. 북서풍이 강하게 분다, 몹시 춥다.

모릿재 터널 입구

꽁꽁 언 눈길

모릿재

통신탑 옆 절개지를 오르는 대원들

 

모릿재와 잠두산의 고도 차이는 500m에 가깝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눈이 얼어붙은 사면은 아이젠을 했는데도 미끄럽고, 오른쪽에서 불어대는 강한 바람에 장갑을 낀 손이 시리다. 아무 생각 없이 눈과 바람 속을 부지런히 걸어 오른다. 코 끝에 와 닿는 공기가 알알할 정도로 투명하고 맑다. 10시 50분, 이정표가 있는 950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왼쪽 나뭇가지사이로 잠두산이 우뚝하다.

이정표가 있는 950m봉

 

등산로는 좁은 날등으로 이어져 봉우리 하나를 넘고, 안부에 내려섰다, 앞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11시 33분, 잠두산 직전 안부에 내려서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른다.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두 뺨이 얼얼해 온다. 이윽고 바위지대를 통과하여, 11시 42분, 정상표지판이 걸려 있는 잠두산 정상에 오른다. 백적산(1142.2m), 오대산 방향의 조망이 트였다.

좁은 날등길

우회한 봉우리

안부에서 본 고목

바위지대 통과

정상표지판

백적산, 오대산 방향

 

11시 45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로 되돌아와 백석산으로 향한다. 백석산으로 향하는 눈밭 길은, 능선이 바람을 막아주어, 포근하다. 산죽들이 하얗게 얼어붙은 눈을 무겁게 이고 있고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하늘이 파랗다. 11시 53분, 길가 전망바위에 서서 250도 방향으로 신리마을과 북쪽의 백적산을 바라본다.

눈밭길 1

눈밭길 2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

신리마을 방향

백적산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정면으로 시야가 트이며 백석산이 가깝다. 안부에 내려서자 넓은 눈밭이 펼쳐진다. 12시 12분, 눈 속에 깊게 박힌 발자국들을 따라 완만한 오르막 능선을 천천히 오른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60도 방향으로 박지산이 다가온다.

가까이 보이는 백석산

눈밭 1

눈밭 2

박지산

 

백석산으로 오르는 눈꽃 길은 문자 그대로 환상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에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이 자주 멈춰진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점입가경이다. 시야가 트이며 지나온 잠두산과 그 뒤로 백적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수빙이 일품이다.

눈길1

눈길2

눈밭 속의 고목

수빙1

가까이 본 정상

수빙2

계방산 방향

 

12시 49분, 백석산 정상에 오른다. 눈 덮인 헬기장 한 귀퉁이에 정상표지판이 보인다. 탁 트인 조망이 일품이다. 약 5분 동안 정상에 머물며 주위를 둘러보고 하산을 시작하여 다시 환상의 눈꽃 길을 걷는다.

백석산 정상

정상표지판과 서쪽 조망

동쪽 조망

가리왕산

하산길의 눈꽃

 

1시 12분, 봉우리 하나를 넘어선다. 대원 5~6명이 눈밭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합류하여 어한주를 마시고 빵과 과일로 가볍게 간식을 한 후, 1시 29분, 산행을 속개한다. 주위의 아름다운 눈꽃을 즐기며 편한 내리막길을 유장하게 걷는다. 1시 38분, 이정표가 있는 마랑치에서 오른쪽 가파른 길로 내려선다. 계방지맥은 직진하여 계속능선을 따라내려 중왕산 방향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나온 봉우리

마랑치

대화리 하산길

 

급경사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몹시 미끄럽다. 1시 48분, 첫 번째 돌탑을 지나고, 이어 밧줄이 드리워진 사면 길을 걷는다. 2시 22분, 계곡에 내려서서 계곡 길을 따라 내리다, 두 번째 돌탑을 본다. 2시 29분, 임도로 들어서고, 잠시 이를 따라 내리다, 표지기들릐 안내로 왼쪽으로 들어선 후, 2시 31분, 돌 표지가 있는 임도 삼거리에 이르러, 직진하여, 던지골로 향한다.

로프가 걸린 사면 길

두 번째 돌탑을 만난 계곡 길

임도 3거리 이정표

임도 3거리에서 뒤돌아 본 백석산

 

2시 38분, 도로변의 첫 번째 펜션 계단에 앉아, 아이젠과 스패츠를 벗어 챙기고, 2시 47분, 개가 요란하게 짖어대는 송어펜션을 지나, 도로변에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오른다. 선두대원 중 일부가 송어장 횟집에서 식사 중이고, 후미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한다. 버스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송어펜션

 

3시 30분 경, 모든 대원들이 도착하자,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0. 1. 24.)

'기타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룡산(臥龍山, 798.6m)  (0) 2012.12.17
구봉산((九峰山, 1002m)  (0) 2012.12.17
히말라야에서 못 밟은 눈을 노고산에서 밟는다.  (0) 2012.12.17
무주 시루봉(1,160m)  (0) 2012.12.17
호룡곡산(244m)  (0) 2012.12.17
Posted by Urimahn
,

북한산 파노라마

 

칼라파타르가 에베레스트를 가장 가까이서 잘 몰 수 있는 뷰 포인트(View Point)라고 한다. 그렇다면 서울의 명산인 북한산을 가장 멋있게 볼 수 있는 전망대는 어디일까? 아마도 한북정맥이 지나는 노고산(495.7m)이 아닌가 싶다.

칼라파타르에서 본 에베레스트

 

에베레스트를 가까이 보려고 칼라파타르를 함께 찾았던 사람들 중, 서울에 거주하는 여섯 사람이 김보일 씨와 추장호 씨의 주선으로 지난 5일 아현동에서 만나, 김 원장의 점심대접을 받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이때 함께 산행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이왕이면 히말라야에서 밟지 못했던 눈을 서울에서 함께 밟아보기로 한다. 그리하여 서둘러 정한 산행일이 1월 12일, 산행지는 추후 통보키로 한다.

 

에베레스트 하이웨이를 트래킹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의 하나가 아마다블람의 멋진 모습이다. 만년설은 아니더라도 눈 덮인 아름다운 북한산을 바라보며 아마다불람을 연상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어 산행지를 노고산으로 정하고, 숫돌고개에서 솔고개까지의 한북정맥 12Km 구간을 산행코스로 택한다.

세계 3대 미봉 중의하나인 아마다블람

노고산에서 본 북한산

 

2010년 1월 12일(화).
주말에 한 풀 꺾였던 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 오늘 북한산의 최저기온이 -18도, 최고기온은 -7도라는 예보다. 9시 50분 경 지하철 3호선 삼송역, 약속 시간보다 10분 정도 빠르게, 다섯 사람이 모두 모인다. 스패츠를 하고, 스틱을 조정하는 등 산행준비를 마치고, 10시 정각, 8번 출구를 나선다. 이어 횡단보도를 건너, 통일로를 따라 올라 숫돌고개로 향한다.

통일로를 따라 숫돌고개로 향하고

 

10시 16분, 숫돌고개에 이르러, 오른쪽 눈 덮인 수로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도로 건너편은 군부대다. 눈이 많이 내려 등산로를 덮고, 지나간 발자국이 없으면 길 찾기가 어렵겠다는 우려와는 달리, 푸석 푸석 얼은 눈 사이로 이미 정맥꾼들의 발자국이 뚜렷하다. 등산로 주변 여기저기에 낡은 교통호와 토치카들이 눈에 뜨인다. 이곳이 서울의 최후 방어선이라는 사실이 새삼 실감된다.

눈 덮인 수로를 따라 오르고

뚜렷한 눈길

 

몇 차례 나지막한 둔덕을 오르내리자 몸이 더워지며 땀이 나기 시작한다. 대원들은 차례로 두터운 방한재킷을 벗고, 가벼운 윈드재킷을 걸친다. 10시 35분, 배반고개를 지난다. 이곳에서부터 349번 도로가 지나가는 삼막골까지의 2.7Km 구간에는 인근 주민들을 위한 산책로가 조성되어, 곳곳에 쉼터, 운동시설, 이정표와 등산로 안내도 등이 눈에 뜨인다.

배반고개

이정표

 

눈 덮인 한적한 산책로를 유유히 걷는다. 11시경, 호젓한 정자를 만나, 따끈한 커피를 마시고 김 원장 부인이 오랜만에 해 본다며 삶아주신 계란을 까먹는다. 추장호 씨가 네팔에서 산 털모자를 쓰고 나왔다. 잘 어울린다. 적당하게 바람이 통해 땀이 배지 않고 춥지도 않다며, 여러 개를 사올 것을 잘 못했다고 아쉬워한다. 10개를 사다 여기저기에 선물을 했다는 김연수 씨는 국내에서 이 모자가 45,000원에 팔린다며, 모자를 더 사기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네팔을 다녀와야겠다고 익살을 떤다.

한적한 산책로를 유유히 걷고

네팔에서 산 털모자를 쓴 추장호 씨

 

11시 18분, 염불선원 갈림길을 지나고, 11시 30분, 구파발에서 송추로 이어지는 349번 도로를 사기막 정류장 앞에서 건넌다. 직진하는 너른 도로의 오른쪽, 철책 아래로 정맥꾼들의 발자국이 이어진다. 발자국을 따라 수로를 타고 가파른 능선을 오른다. 이제까지의 산책과는 달리 제법 등산하는 기분이 난다.

349번 도로

버스 정류장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수로를 따라 오른다.

눈 덮인 멋진 능선

 

204.6m봉을 넘어 사거리 안부에서, 처음으로 왼쪽에서 올라오는 등산객 두 명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직진하여 눈 덮인 아름다운 산판길을 걷는다. 이윽고 첫 번째 군부대 철책을 따라 올라, 표지기들이 여럿 걸린 옥녀봉을 넘어선다. 내리막길의 눈을 군인들이 깨끗이 쓸어 놓았다. 정면으로 노고산 정상이 보인다.

눈 덮인 산판길

 군부대 철책을 따라 오르고

옥녀봉 내리막길에서 노고산 정상을 본다.

 

12시 8분,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하여 182m봉에 오르고, 9번 철탑을 지난 후, 경고판이 보이는 사격장을 통과한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북한산의 멋진 모습이 가까이 보인다. 선두가 시장했던 모양이다. 길가에 눈을 쓸고 식사할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10분쯤 오르면 식사하기 좋은 멋진 전망대가 있는데, 하지만 이미 자리를 잡아 놓았으니 어쩌랴.... 김연수 씨가 힘들게 지고 온 머루주 등 술 두 병을 어한주로 하고, 따끈하게 끓인 라면에, 김밥, 유부초밥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사거리 안부 이정표

경고문

 

눈 위라 역시 춥다. 30여분 만에 서둘러 식사를 끝내고 산행을 속개한다. 이어 이정표가 있는 금바위 저수지와 효자동 갈림길을 지나, 1시 24분, 전망대에 올라, 북한산을 가까이 바라보며 기념사진을 찍고, 한동안 휴식을 취한다.

전망대에서 본 북한산

기념사진

150도 방향의 의상능선과 북한산 주능선

 

전망대를 뒤로하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어둑한 소나무 숲을 지나고, 심하리 갈림길을 거쳐, 고사목 지대를 통과한다. 500m도 채 안 되는 나지막한 산에 이처럼 많은 고사목들이 있는 것이 이상하다. 2시 18분, 군부대가 있는 노고산 정상 직전의 헬기장에 오른다. 보라! 하얀 눈이 덮인 백운대와 인수봉, 그리고 그 사이의 숨은 벽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약 북한산이 두터운 만년설을 이고 있다면, 그 아름다움은 결코 아마다블람에 뒤지지 않을 것이다.

소나무 숲

고사목지대

헬기장과 군부대

헬기장에서 본 북한산

왼쪽으로 상장능선, 도봉산, 그리고 멀리 사패산이 보이고 320도 방향으로는 일영리가 광활하다. 멋진 조망이다. 배낭을 벗어 놓고, 바위 아래에 둘러 앉아 정상주를 마시며 약 20분 동안 조망을 즐긴다. 이어 철조망을 따라 부대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부대정문 앞, 군사도로로 들어선다.

상장능선과 왼쪽의 도봉산

일영리

부대 철망을 따라 돌고

군사도로를 내려선다.

 

3시, 안내문과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도로를 버리고 청룡사 방향의 산길로 들어서서, 다시 군부대 철책을 따라 걷는다. 3시 14분, 등산로는 철책을 버리고 왼쪽 내리막으로 이어져, 이정표가 있는 청룡사 입구로 내려선 후, 직진하여 군부대 철책을 따라 가파르게 오르내린다. 고약한 길이다. 이윽고 마을로 내려서서, 솔고개로 향한다.

도로를 버리고 왼쪽 산길로

청룡사 입구 이정표

 

4시 1분, 3번 국도가 지나가는 솔고개로 나온다. 마침 우리가 타고 갈 34번 버스가 신호대기에 걸려 멈춰 서 있다. 기사 양반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부대 앞을 지나, 버스정류장으로 달린다.

솔고개

 

일행은 먹거리를 찾아 연신내역에서 내려 해물탕 집으로 들어선다. 술잔이 두어 순배 돌 무렵, 파주에 사는 장영동 씨가 솔방울 술을 들고 모습을 나타낸다. 김연수 씨가 산행 중에 전화를 했더니, 자기에게는 연락도 주지 않아 무척 섭섭했다며, 하산 후 뒤풀이 자리에라도 참석하겠다고 뒤늦게 모습을 보인 것이다. 평소에는 말이 없어 무뚝뚝해 보이지만, 내면은 이처럼 정이 많은 양반이다. 파주가 멀다고 생각하여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이 무척 미안하다. 뒤풀이 자리가 점점 무루 익어간다. 분위기에 휩쓸려 오래간만에 과음을 한다.

 

(2010. 1. 13.)
















'기타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봉산((九峰山, 1002m)  (0) 2012.12.17
잠두산(1,243.2m), 백석산(1,364.6m)  (0) 2012.12.17
무주 시루봉(1,160m)  (0) 2012.12.17
호룡곡산(244m)  (0) 2012.12.17
지리산 피아골  (0) 2012.12.17
Posted by Urimahn
,

 

전망바위에서 본 삿갓봉 능선

 

올해 첫 산행으로 1월 5일(화) 홍천의 공작산을 가려했으나, 날씨도 춥고, 눈도 많이 내려 같이 가겠다는 사람이 없다. 혼자 가겠다면, 정초부터 집사람과의 말씨름을 피할 수가없는데다, 눈이 많이 내려 초행에 길 찾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혼자서 눈을 헤쳐 나가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으로, 어쩔 수 없이 단념하고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데, 때 맞추어 정 산악회로부터 반가운 문자메시지가 들어온다.

 

내일 무주의 시루봉 산행은, 도로를 점검을 해보고 산행지의 상태도 확인해 본 결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이야기이다. 시루봉에 관한 자료를 검색해 본다. 영월, 제천, 문경, 남원, 진해 등의 시루봉에 관한 자료는 쉽게 눈에 뜨이는데 무주 시루봉에 관한 자료는 보이질 않는다. 지도에서 무주 시루봉을 확인해 본다. 덕유산 삿갓봉에서 북서쪽으로 분기한 능선위에 우뚝 솟은 1,160m 높이의 봉우리이다. 그 정도라면 안 가봤어도 산세가 짐작되고, 충분히 설산산행을 즐길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선다.

 

2010년 1월 6일(수)
천호역 6번 출구, 국민은행 앞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좌석이 절반이상 비어있다. 경유지를 모두 지나고, 20여명의 참여자들을 태운 버스는 고속도로를 막힘없이 달린다. 차장에 성애가 하얗다. 산악회에서는 아침대용으로 김밥과 백설기를 선택하게하고, 따끈한 매실주를 따라준다. 산악회가 나누어 준 개념도가 훌륭하다. 산행코스, 산행거리, 고도표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무주군 안성면 명천리에서 출발하여, 안산(843.8m), 삿갓봉 갈림길, 시루봉(1,160m), 토옥동 갈림길을 지나 명천리로 돌아오는 회귀코스로 도상거리는 약 8.3km이다.

개념도

 

버스는 죽암 휴게소에서 20분간 정차한다. 용무를 마치고, 아이젠을 교체하려고 매점에 들러보니, 주인아저씨는 아이젠과 스페츠가 모두 동이 났는데 길이 막혀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울상이다. 버스는 덕유산IC에서 고속도로를 버리고 명천리로 들어서더니, 10시 32분, 명천호로 이어지는 고개를 오르지 못하고 멈춰 서고 만다. 버스에서 내리니 사방이 온통 하얗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10시 35분, 도로를 따라 오른다. 도로변에 덕유산 국립공원 안내판이 보인다.

덕유산 국립공원 안내판

눈 덮인 도로

 

10시 43분, 얼어붙은 명천호를 굽어보고, 돌 표지가 있는 고개 마루턱에 이르러 철책이 끊긴 곳에서 오른쪽 시멘트 옹벽을 넘어 들머리로 들어선다. 고도계는 585m를 가리킨다. 돌이 많은 가파른 사면을 오른다. 온통 눈 천지라, 앞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조심스럽게 진행한다. 10시 49분, 비석도 없는 초라한 묘 1기를 지나고, 이어서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가파르게 오른다.

천호 돌 표지

시멘트 옹벽을 넘고

 

눈 덮인 산죽 밭을 지나 소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잡목 위로 눈이 무겁게 쌓이고, 키 큰 소나무 등걸에도 눈가루가 하얗다. 아이젠을 했는데도 가파른 오르막이 무척 미끄럽다. 스틱을 손목에 걸고, 나뭇가지를 잡으며 기듯이 오른다. 11시 35분, 바위가 많은 암릉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산죽 밭 사이로 이어지는 눈길이 환상이다. 나중에 돌이켜보고 우회한 봉우리가 안산(843.8m)이라 짐작한다.

안산 오르는 길

설경 1

설경 2

설경 3

 

11시 53분, 910m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좁은 우회 길에 파란 슬링이 높게 걸려있다. 눈 덮인 암릉이 미끄러워 앞선 대원이 뒤에 오는 사람의 손을 잡아 건네준다. 이정표도 없고 표지기도 간혹 눈에 뜨일 정도인데, 눈마저 쌓였으니 길 찾기가 쉽지 않을 터인데도, 선두의 진행은 비교적 빠른 편이다. 아마도 사전 답사를 한 모양이다.

910m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이따금 만나는 표지기가 무척 반갑다.

 

12시 16분, 왼쪽 10시 방향으로 시야가 트이며 시루봉이 보인다. 이어 눈 덮인 산죽 밭 사이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발자국을 따라 작은 공터가 있는 1,118m봉에 오른다. 하지만 소나무 등걸에는 '명천안산(844m)'이고 쓰인 표지목이 걸려있다. 누군가가 착각을 한 모양이다. 1,118m봉을 왼쪽으로 내려선다. 능선에 핀 설화가 장관이다.

1,118m봉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시루봉

설화 1

설화 2

 

잠시 평탄하게 이어지던 능선이 가팔라지며 작은 등성이를 넘는다. 앞사람들이 지나간 발자국이 눈 속에 깊게 나 있다. 1시, 표지기가 걸려있는 삿갓봉 갈림길을 지난다. 왼쪽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유장한 능선이 마치 거대한 누에 같은 모양을 하고 누워있다.

앞 사람들이 지나간 발자국

삿갓봉 갈림길

삿갓봉 능선

 

눈 덮인 가파른 암릉을 조심스럽게 내려서서 능선 안부를 지나, 1시 7분, 소나무 두 그루가 서 있는 전망바위에 선다. 지나온 능선 분기봉과 암릉, 20도 방향의 명천리, 그리고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긴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가파른 암릉을 조심스럽게 내려서고

전망바위에서 본 능선 분기봉과 암릉

20도 방향의 명천리

 

전망바위를 지나 한차례 내려섰다, 가파르게 올라서면 고도 1,160m의 수리봉 정상이다. 나뭇가지에 노란 정상표지판(1,105m)이 보인다. 역시 고도 표기가 잘못되어있다. 정상에서 구름에 싸인 남덕유산을 바라본다. 후미 대장님이 선두와 무선통화 하는 소리가 들린다. 선두그룹은 약 600m 정도 떨어진 헬기장에서 간식을 즐기고 있는 모양이다.

눈꽃을 헤치고 정상으로 오르는 대원

정상의 후미 대장님

정상표지판

남덕유 방향의 조망

 

서둘러 정상을 내려선다. 1시 18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1시 44분, 선두그룹이 쉬고 있는 헬기장에 오른다. 이곳에도 시루봉 정상 표지판이 걸려있다. 낮게 깔린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친다. 그 바람에 삿갓봉과 남덕유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지만, 향적봉 쪽은 여전히 구름에 가려 보이지가 않는다. 정상주 두어 모금과 사과 서너 쪽으로 간식을 하고 1시 57분, 하산을 시작한다.

헬기장으로 오르다 뒤돌아 본 시루봉

헬기장

헬기장의 정상표지판

삿갓봉

남덕유

 

암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고도 960m의 능선안부에 내려선다. 눈꽃이 환상이다. 능선이 점차 넓어지며 서서히 고도를 낮춘다. 2시 45분, 갈림길에서 직진하는 능선길을 버리고 오른쪽 사면 길로 들어선다. 시야가 잠시 트이며 오른쪽으로 향적봉 방향의 능선이 그림처럼 올려다 보인다.

넓어진 능선

능선 버리고 오른쪽 사면으로

향적봉 방향의 능선

 

좁은 사면길이 한동안 이어지며 서서히 고도를 낮춘다. 3시 11분, 등산로는 계곡으로 떨어지고, 다시 반대편 사면으로 이어진다. 능선을 크게 벗어난 것이 이상하지만 알바는 아닌 모양이다. 나뭇가지에 표지기가 걸려있다. 3시 28분, 주능선으로 진입하여 시멘트 말뚝 삼각점을 지난다. 이어 안부를 지나 다시 왼쪽 봉우리 하나를 우회하자, 시야가 트이며, 명천리가 내려다보인다.

계곡으로 내려섰다 다시 사면으로 오르고

능선 진입


한동안 가시나무가 많은 벌목지대를 지나고, 4시 5분, 임도로 내려선다. 저 아래 산악회버스가 보인다. 4시 11분, 버스에 도착하니, 식사준비가 한창이다. 눈 덮인 도로 위에 식탁이 마련되고, 막걸리와 소주를 어한주 삼아, 추위 속에서 떨며 식사를 한다.

저 아래 보이는 산악회 버스

식사준비

 

버스는 4시 50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0. 1. 8)

'기타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두산(1,243.2m), 백석산(1,364.6m)  (0) 2012.12.17
히말라야에서 못 밟은 눈을 노고산에서 밟는다.  (0) 2012.12.17
호룡곡산(244m)  (0) 2012.12.17
지리산 피아골  (0) 2012.12.17
팔각산(八角山, 628m)  (0) 2012.12.17
Posted by Urimahn
,

호룡곡산(244m)

기타산행기 2012. 12. 17. 11:33
 

 

무의도

물 빠진 갯벌에 얹힌 배들

지난주에는 전국에 한파가 몰아치고 남부와 서해안 지방에는 폭설이 내리는 등 여의치 못한 날씨로 산행도 중단한 채 집안에 틀어박혀 쿰부히말 트레킹 후기를 정리하다 보니 답답하고 몸이 뒤틀리는 느낌이다. 다행이 크리스마스가 끼어 있는 이번 주에 들어, 날씨가 많이 따듯해지며, 정상기온을 되찾는다.

산악회들이 안내하는 산들을 훑어보지만 적당한 곳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고민 끝에 겨울바다 구경도 할 겸 가까운 무의도(舞衣島)를 찾기로 하고, 사촌동생과 10시에 공항철도 종점인 인천국제공항역 출구에서 만나기로 하고 8시 집을 나선다. 경기도 인천시 중구 무의도동에 속하는 무의도는 섬 모양이 춤추는 무희의 옷자락 같다하여 그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큰 무의도, 소무의도, 실미도의 3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무의도는 인천국제공항 바로 코앞에 있고, 큰 무의도에는 서해의 알프스라 불리는 호룡곡산(244m)과 국사봉(230m)이 있다. 세계적인 공항으로 널리 알려진 인천국제공항은 영종도와 용유도, 그리고 그 사이 작은 섬인 신불도와 삼목도를 연결하는 총연장 17.3km의 방조제를 쌓아 조성한 1,700만 평의 부지에 건설됐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18배나 되는 면적이다.

인천국제공항과 무의도

 

고속버스터미널에서 9호선으로 갈아탄다. 9호선은 처음 타 본다. 9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에는 긴 무빙 워크, 가파른 에스컬레이터들이 설치되어 있고, 환승노선과 여러 갈래의 출구로 복잡한데, 마침 출근시간이라 인파로 붐빈다. 지하철에 탑승한 후, 1시간 여 만에 김포공항역에 도착한다. 급행도 있지만 시간이 충분하여 갈아타는 번거로움을 피한 것이다. 공항철도를 타러 이동하다 차를 기다리고 있던 사촌동생을 만난다. 이윽고 열차가 도착하고, 10시가 조금 넘어, 종점인 인천국제공항역에 서 내린다.

 

공항 3층, 5번 게이트 앞에서 잠진도 선착장으로 가는 222번 버스가 매시간 20분에 있다. 10시 20분, 정시에 도착하여, 우리들을 태우고 출발한 버스는 10시 34분, 잠진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무의도를 출발한 카페리가 입항하는 모습이 보인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왕복 대인 2,000원), 10시 44분, 승선한다. 커다란 카페리는 배를 돌리는가 싶더니, 10분도 채 못 되어 큰무리선착장에 도착한다. 싱겁다.

3층 5번 게이트,

카페리 뒤로 보이는 무의도

여객터미널

무의도 도착

상륙

 

선착장에는 섬 남쪽 샘꾸미까지 가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버스를 타고, 샘꾸미로 가서 호룡곡산을 오른 후, 국사봉을 거쳐, 큰무리선착장으로 하산하는 약 3시간짜리 코스를 택한다. 하지만 우리는 3시간 코스는 좀 싱겁다고 보고, 버스를 외면한 채, 정면에 보이는 계단으로 향한다. 우리가 택한 코스는 『큰무리선착장-당산-봉오리재-국사봉-구름다리-호령곡산-하나개유원지-실미도-큰무리선착장』으로 약 5시간 정도 걷는 길을 택한다.

10시 54분, 주위가 어수선한 들머리 계단에 이른다. 젊은 등산객 두 사람이 계단을 내려온다. 인사를 하고 어디서 오느냐고 물었더니, 호룡곡산에서 온다며 약 2시간 30분이 걸렸다고 한다. 계단 옆의 등산로 안내도를 카메라에 담고, 10시 55분, 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 들머리의 나무계단

등산로 입구의 안내판

 

계단을 오르니, 이정표와 표지기들이 안내를 한다. 잡목 숲 사이로 넓은 등산로가 완만하게 오른다. 사람들이 많이 다닌 황톳길이 지난주의 추위로 딱딱하게 굳어져있다. 11시 10분, 산행을 시작한지 15분 후다, 잎이 다 떨어진 참나무 숲 여기저기에 긴 의자가 놓여 진 당산에 오른다. 고도계를 보니 125m다. 조망이 별로라 바로 왼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내린다.

넓은 등산로

당산

 

11시 17분, 전망바위에 서서 오른쪽의 실미도를 굽어본다. 바닷물이 빠져 큰무의도와의 사이에 육지가 들어나 보인다. 오늘은 11시 26분부터 오후 4시 26분까지 걸어서 섬을 왕래할 수 있다고 한다. 실미도는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사건 이후, 이에 대한 보복을 위해 북한공작원들을 비밀리에 훈련시킨 섬으로, ‘실미도’라는 제목의 영화 이후, 일반에게도 널리 알려진 섬이다.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실미도, 물이 빠져 육지가 들어나 보인다.

 

11시 21분, 관광버스가 정차해 있는 고도 50m 정도의 실미고개에 내려선다. 왼쪽은 큰무리마을, 오른쪽은 실미해수욕장 가는 길이다. 국사봉은 직진이다. 이정표는 국사봉까지의 거리가 1.8Km라고 알려준다. 직진하여 넓은 황톳길을 천천히 오른다. 2분 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국사봉 가는 길은 왼쪽 오르막이다. 직진 길은 나뭇가지로 막아 놓았다.

관광버스가 정차해 있는 실미고개

실미고개 이정표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작은 봉우리에 이른다. ‘2001, 보2’라고 표기된 삼각점이 보인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뒤섞인 숲길을 걷는다. 길가에 긴 의자들이 놓여있는 산책길이다. 오른쪽의 바다는 썰물 때라 먼 곳까지 갯벌이 들어나 보이는데, 소나무 숲으로 부는 바람소리가 파도소리를 내고 있다.

삼각점

소나무 숲 산책길,

 

11시 38분, 이정표가 있는 실미도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호젓한 숲길을 가벼운 기분으로 천천히 걷는다. 숲속으로 불어오는 바닷바람 소리가 호젓한 숲길의 정적을 깬다. 11시 41분, 헬기장을 지나며, 정면으로 올라야 할 국사봉을 바라보고, 2분 후 이정표가 있는 봉오리재에 내려서서, 직진하여 국사봉 오르막길을 오른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선착장 가는 길이다.

실미도 갈림길에서 직진하고

헬기장에서 본 국사봉

봉오리재에서 본 큰무리마을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11시 48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나무 계단을 오르고 이어 전망바위 위에 서서 탁 트인 서해바다를 굽어본다.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점점이 떠 있을 섬들을 보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다. 12시 1분,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의 전망대 위에 서서, 조망안내판의 도움을 받으며 주위를 둘러본다.

앙상한 관목사이로 이어지는 계단길

전망바위에서 본 서해바다

T자 능선의 이정표

전망대

벼락 맞은 바위, 마당바위 방향의 조망

 

12시 9분, 국사봉과 호룡곡산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 국사봉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고, 12시 11분, 너른 전망대가 설치된 국사봉 정상에 도착한다. 일산에서 왔다는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전망대를 가득 메우고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동쪽으로 전망대를 내려선 한 귀퉁이에 정상석이 초라하게 서 있다. 왜 이처럼 좁은 정상에 이리 큰 전망대가 필요할까? 이해하기가 어렵다.

국사봉, 호령곡산 갈림길

정상에 마련된 너른 전망대에서 식사하는 등산객들

전망대 한 귀퉁이에 초라하게 버려진 정상석

 

정상에서 남쪽으로 보이는 호룡곡산, 오른쪽의 하나개해수욕장. 그리고 영종도와 잠진도 방향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고, 소란스런 정상을 서둘러 내려선다. 왼쪽으로 밧줄이 걸린 가파른 길이 보인다. 재배기로 이어지는 옛길이다. 직진하여 호룡곡산 갈림길로 되돌아와 왼쪽의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남쪽의 호룡곡산

서쪽의 하나개 해수욕장

북쪽의 잠진도, 영종도

 

내리막길이 점차 가팔라진다. 12시 21분, 국사봉 오르는 옛길과 돌아가는 길이 갈리는 안부를 지나고, 5분 후, 고도 180m 정도의 작은 봉우리에 오른다. 조망대 표지판이 있는 이 봉우리에서 지나온 국사봉을 돌아보고, 왼쪽으로 개안마을을 굽어본다. 다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12시 34분, 국사봉 1Km, 호룡곡산 1.5Km를 알리는 이정표와 긴 의자가 있는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황톳길 안부를 지나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국사봉 가는 2개의 길

조망대 표지판이 있는 작은 봉우리에서 뒤돌아 본 국사봉

왼쪽으로 보이는 개안마을

황톳길 안부

 

12시 39분, 이정표와 국사봉 안내판이 있는 재배기고개에 이르러 구름다리를 건넌다. 왼쪽으로 보이는 포내마을에 ‘하늘지기’라는 이름의 예쁜 건물이 눈길을 끈다. 재배기고개에서 호룡곡산으로 오르는 길은 삼림욕장 길이다. 북쪽을 향해 누워있는 잘 손질된 묘들을 지나, 1시 5분, 조망대 표지판이 있는 작은 봉우리에 오른다. 바위 위에서 바라보는 소무의도가 그림 같다. 오른쪽으로 호룡곡산 정상이 가까워, 바닷바람을 막아 준다. 멋진 풍광을 내려다보며 점심식사를 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배재기 고개의 이정표

국사봉 안내판

구름다리

예쁜 모양의 건물

호룡곡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삼림욕장길

조망대

조망대서 본 그림 같은 소무의도

 

아무리 명당자리라지만 정상을 코앞에 두고 여기서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가 않겠다. 도사가 아니면 정상이 바로 옆에 있는지도 모르는 초보자 정도일 것이다. 도사도 초보자도 아닌 우리들은 잠시 소무의도를 바라 본 후 정상을 향해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1시 11분, 호룡곡산 0.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1시 17분, 이정표, 등산안내도, 정상석, 전망대 등이 있는 호룡곡산 정상에 오른다.

호룡곡산 정상

정상석

 

전망대에서 조망안내판을 참고로 하여 서쪽바다를 바라보지만 대부도, 영흥도, 덕적도 등 큰 섬들도 보이질 않는다. 환상의 길, 하나개해수욕장, 국사봉을 카메라에 담고, 점심식사를 할 만한 곳을 찾아보지만 차가운 바닷바람을 피할 마땅한 곳이 눈에 뜨이질 않는다. 할 수 없이 1.8Km 떨어져 있는 하나개유원지를 향해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전망대의 조망안내판

대부도 방향, 허나 섬은 보이질 않는다.

하나개해수욕장

국사봉

 

1시 22분, 이정표가 있는 국사봉 갈림길을 지나고, 서해알프스 안내판을 만나 오른쪽으로 내려서다, 바람을 막아 주는 바위 아래 길가에 자리를 잡고, 점심상을 펼친다.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백세주와 보드카의 혼합주로 반주를 한 후, 집사람이 싸준 주먹밥을 먹는다. 바람은 막아주지만, 햇볕이 비치지 않는 응달이라, 조금 지나니 벌써 춥게 느껴진다. 서둘러 과일과 커피까지 마신 후, 2시경 산행을 속개한다.

서해알프스 알림판

 

내리막길이 생각보다 순하다. 2시 11분, 호랑바위를 지나면서 비로소 이 길이 환상의 도로로 이어지는 길이 아니고, 하나개유원지로 이어지는 삼림욕장 길이라는 것을 안다. 한 무리의 여자들이 마주 올라온다. MT를 온 초등학교 선생님이라고 한다. 저 아래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인다. 물이 빠진 바다는 멀리까지 갯벌이 이어진다. 헌데 이상한 것은 갯벌이 해수욕장 모래사장 보다 높아 보인다. 착시 현상인가?

호랑바위

안내판


해수욕장, 물 빠진 갯벌이 높아 보인다.

 

얼음이 얼은 계곡을 지나, 2시 26분, 하나개유원지 입구에 내려선다.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려면 매표소에서 표를 사야한다. (2,000원) 매표소 아가씨에게 하나개해수욕장에서 해안을 따라 실미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이 있느냐고 묻는다. 아가씨 대답은 갯벌을 지나고, 산을 넘어야 하는데 길은 없다며, 많은 등산객들이 같은 질문을 한다며 웃는다. 실미해수욕장을 가려하는데 어떻게 가면 좋으냐고 재차 묻는다. 도로를 따라 내려서다, 구름다리 있는 곳에서 왼쪽 등산로로 진입하여 국사봉을 넘거나, 이곳에서 마을버스를 타라며, 마침 들어오는 봉고차를 가리킨다.

호룡곡산 삼림욕장 입구,

하나개유원지 입구

 

마을버스인 봉고차를 타고 구름다리를 지나, 서쪽 해안도로를 따라 달린다. 2시 45분, 봉고차는 실미해수욕장 입구에 우리들을 내려준다. 역시 매표소가 있다. 대인 2,000원, 경노는 얼마냐고 묻자 1,000원이란다. 표를 사고 안으로 들어선다. 4시까지 실미도에서 나와야한다고 직원이 주의를 환기시킨다. 실미도 안내판을 지나 물이 빠진 바닷길로 들어선다.

실미유원지 입구

실미도 안내판

바닷길이 열린 실미도

징검다리

굴 따는 주민

 

실미도로 건너온다. 제일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파도에 밀려 쌓인 하얀 굴 껍데기 들이다. 모래사장을 지나 섬의 북쪽 모퉁이를 돌아선다. 돌투성이의 해안이 으스스하다. 되돌아 바닷길로 나와 낙조의 실미도 남단을 카메라에 담고, 실미해수욕장으로 건너온다.

해안에 쌓인 굴 껍데기

돌 많은 북쪽해안

낙조

실미해수욕장

 

실미해수욕장을 나와 실미고개를 넘는다. 길가에 예쁜 팬션들이 눈길을 끈다. 3시 42분, 큰무리마을로 들어서서 해안도로를 따라 선착장으로 향한다. 물 빠진 개펄에 배들이 얹혀있다. 선착장에 도착하여 4시 배를 타고, 4시 10분 경, 잠진도 선착장에 내린다. 버스도착 시간은 4시 30분이다. 그 버스를 타면 인천공항까지 내처 갈 터이니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다. 5시 30분, 막차를 탈 셈으로 도로를 따라 영종도로 향하다. 왼쪽에 보이는 조개구이 집으로 들어선다.

팬션 1

팬션 2

 

조개구이 소(小)를 주문한다. 40,000원. 심양에서 왔다는 예쁜 아줌마가 열심히 조개를 구워준다. 두 사람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해물 칼국수 주문도 생략하고, 아줌마에게 수고비 5,000원을 주고, 5시 30분 밖으로 나와 버스를 기다린다. 이윽고 버스가 도착하고, 5시 50분경, 인천공항에서 내린다.

잠진도 조개구이 집

 

6시 경, 공항철도 역에 도착한다. 직행차가 기다리고 있다. 승차를 하려니, 여자승무원이 표를 보여 달라고 한다. 카드를 찍고 나왔다고 하니, 무슨 카드냐고 또 묻는다. ‘별 이상한 아가씨 다 있네.’라고 생각하며, “경노 카드.”라고 대답하자, 3,000원을 더 내야한다고 한다. 직행은 공짜가 없는 모양이다.

 

직행은 떠나고, 5분 쯤 후 일반 차량이 들어온다. 널찍하고 쾌적한 차량이다. 2년 전 한남정맥을 하면서 처음 탓을 때는 텅텅 비었던 공항철도가 이제는 제법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 특히 짐이 적은 젊은 해외여행객들, 외국인들이 눈에 많이 뜨인다. 김포공항에서 9호선으로 갈아타며 급행을 이용한다. 집에 도착하니 8시가 채 못 된 시각이다.

 

(2009. 12. 24.)

 

* 인천공항에서 매시 20분에 출발한 222번 버스는 장진도 선착장에서는 매시 30분에 나온다. 평일 막차는 5시 30분, 금요일, 토요일은 6시 30분이다. 이 버스 외에 인천공항 3층, 3번과 5번 게이트 앞에서, 302번, 306번, 308번 버스가 15분 간격으로 영종도 끝, 잠진도 입구를 지난다. 버스에서 내려 15분 쯤 걸으면 잠진도 선착장이다. 나올 때도 마찬 가지다. 15분 쯤 걸어 나와 이들 버스를 타면 1시간씩 기다리는 불편이 없이 공항에 도착할 수가 있다.

'기타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히말라야에서 못 밟은 눈을 노고산에서 밟는다.  (0) 2012.12.17
무주 시루봉(1,160m)  (0) 2012.12.17
지리산 피아골  (0) 2012.12.17
팔각산(八角山, 628m)  (0) 2012.12.17
고대산(高臺山, 832m)  (0) 2012.12.17
Posted by Urimahn
,

지리산 피아골

기타산행기 2012. 12. 17. 11:19


피아골을 아시나요?  지리산의 주봉인 천왕봉은 해발고도가 1915m로, 한라산(1950m)에 이어 남한에서 두 번째로 높은 곳이다. 남성적이고 화려한 설악산에 비하여 육산인 지리산은 포근한 모성을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산이다. 3도 5개군 15개면에 걸쳐 있으며 4백 84㎢ (1억3천만평)로 광대하게 펼쳐져 있는 지리산에서 가장 경치가 빼어난 10곳 중에 피아골 계곡의 10리 단풍길이 들어있다. 단풍철을 맞아 산악회를 따라 피아골 단풍 나들이를 떠난다.

 

- 일시 : 2009년 10월 28일(수)
- 동반자 : 산악회 따라
- 코스 및 산행시간 : 성삼재(3.0Km/60분)-노고단 정상(3.2Km/55분)-피아골 삼거리(2.0Km/60분))-피아골대피소(4Km/100분)-직전마을 주차장, 도상거리 약 12.2Km에 산행시간은 간식시간 25분을 포함하여 총 5시간 소요.
- 날씨 : 맑음, 기온 많이 내려 차장에 수증기 서림. 추수가 끝난 빈 논에 하얀 건초다발이 눈길을 끌고, 잎이 다 떨어진 감나무에 달린 노란 감들이 꽃처럼 예쁘다.

산행코스

 

버스는 11시 7분,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한다. 성삼재에서 노고단 정상까지는 중간에 목재 계단길, 돌 계단길을 통해 지름길로 올랐을 때의 거리가 약 3.0Km이다. 간단한 스트레칭 후 주위를 둘러보고 11시 12분 노고단으로 향한다.

성삼재에서 노고단 가는 길

성삼삼재에서 본 서북능선의 소고리봉

노고단

목재 계단길

돌 계단길

노고단 대피소

 

노고단(1707m)은 천왕봉, 반야봉(1732m)과 함께 지리산의 3대 주봉으로 꼽힌다. 지리산 종주의 시작점이며 북쪽으로 심원계곡, 남쪽으로 화엄사 계곡과 문수 계곡, 피아골 계곡의 분수령이 되는 큰 봉우리이다. 노고단 정상은 길상봉이라고 하는데 정상에서부터 서쪽으로 30만 평의 넓은 고원을 이루고 있다. 옛날 이곳에는 지리산 신령을 모시는 남악사가 있었는데 '삼신할머니를 모시는 단' 이라는 의미로 노고단 이라 불린다고 한다.

 

봄의 철쭉, 여름의 원추리, 가을 단풍, 겨울 설화 등 철따라 변하는 지리산의 생태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골짜기마다 안개와 구름이 밀려드는 노고단 운해는 지리산 8경 중 첫째로 꼽힌다. 반야봉, 만복대, 피아골, 뱀사골로 가는 길목으로 조망이 좋다.(이상 관련자료 발췌)

노고단 고개에서 본 반야봉

노고단 정상 가는 길

정상으로 오르다 뒤돌아 본 서북능선

노고단 정상의 돌탑

돌탑의 유래

노고단 정상에서 본 반야봉과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중봉, 천왕봉, 세석평전

노고단 정상에서 본 왕사리봉 능선

 

정상에 올랐다가 노고단고개로 다시 내려와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천왕봉(25.5Km)/반야봉(5.5Km)쪽을 향해 지리산 주능선을 걷는다. 지리산 종주코스인 주능선은 길이 뚜렷하고, 곳곳에 이정표가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1시 13분, 피아골 갈림길에 도착하여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노고단고개 이정표

주능선의 이정표

뒤 돌아 본 노고단 정상

피아골 삼거리 이정표

 

피아골로 내려서는 가파른 길을 따라 내린다. 갈림길에서 1Km정도 내려선 지점에서부터 아름다운 단풍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아래는 산죽, 위는 단풍이다. 2시 12분, 피아골대피소에 도착하여 간식을 들며 한동안 휴식을 취한다. 이곳에서부터 직전마을까지 약 4Km의 피아골 계곡의 단풍이 바로 지리산 10경중의 하나로 손 꼽히는 곳이다.

단풍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

이정표

산죽과 단풍이 어우러지고

피아골 대피소

대피소 앞의 돌탑

대피소 앞의 등산객들

대피소 앞 계곡

 

계곡을 따라 내려선다. 각양각색의 단풍들이 계곡과 등산로 주변에 가득하고, 맑은 물에 떠서 흐르던 낙엽들이 소(沼)에 모여 흐르기를 멈추는데, 계곡 건너편 능선에는 불이 붙었다. 3시 13분, 구계포 계곡을 지나고 이어 다리를 건넌다.

계곡길

계곡을 뒤 덮은 단풍

물과 바위와 단풍

불타는 능선

소에 모인 낙엽

구계포교

구계포 계곡

 

고도가 낮아짐에 따라 단풍의 색깔이 더 짙어지는 것 같다. 3시 33분, 삼홍소(三紅沼)를 지난다. “단풍에 산에 붉게 타는 산홍(山紅). 단풍이 물에 비추어 물까지 붉게 보이는 수홍(水紅). 산홍과 수홍으로 사람들의 얼굴이 붉어 보이는 인홍(人紅)” - 이른바 삼홍이다.

붉은 단풍

노란 단풍

삼홍소

 

3시 57, 표고막터를 지나고, 임도를 걷는다. 골짜기의 애기단풍이 핏빛이다. 4시 12분, 직전마을에 도착하여 캔 맥주 하나를 사 마시고, 4시 20분, 주차장에 도착한다.

표고막터

임도

핏빛단풍

직전마을

 

 

(2009. 10. 30.)

 

 

'기타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주 시루봉(1,160m)  (0) 2012.12.17
호룡곡산(244m)  (0) 2012.12.17
팔각산(八角山, 628m)  (0) 2012.12.17
고대산(高臺山, 832m)  (0) 2012.12.17
능동산(981m)-천황산(1189m)- 재약산(1108m) 연계산행  (0) 2012.12.17
Posted by Urimahn
,

 

뒤돌아 본 7봉

 

영덕군 옥계리에 자리잡은 팔각산은 “산 정상을 따라 8개의 바위봉우리가 구름 쌓인 하늘을 향하여 첩첩히 솟아있다고 하여 팔각산(八角山)이라 하며, 달 밝은 밤에 정상에 오르면 그림자가 동해에 어른거린다고 한다. 옥 같이 투명한 물이 흐르는 옥계계곡과 그 배경이 팔각산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이상 영덕군 안내)

 

팔각산장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정상에 올랐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회귀산행의 경우, 그 도상거리는 약 4.5Km에 불과하지만, 8개의 험한 암봉을 오르내려야 하는 코스라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가 소요되고, 체력소모도 많은 만만치 않은 곳이다. 암릉에 철주가 박혀있고, 로프가 걸려 있는 둥 안전시설이 잘 되어있지만, 코스의 난이도는 춘천의 팔봉산이나 충북 알프스의 구병산보다 한 수 높게 느껴진다.

팔각산 등산안내도

 

2009년 10월 21일(수)
자이안트 산악회의 팔각산 산행을 신청 해 놓았지만, 이틀 전, 집사람이 계단을 헛디뎌 발을 다치는 바람에 산행을 단념한다. 하지만 정형외과에서 X-Ray를 찍어본 결과는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어, 약도 필요 없고 며칠 물리치료를 받아보라는 소견이다. 집사람은 그 정도라면 차를 타야하는 정형외과까지 가지 않고, 집에서 가까운 한의원에 혼자 가서 침을 맞아도 되겠다며, 예정대로 산행을 하라고 등을 떠민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주말은 감기기운으로 집에서 쉰 터라 못이기는 척하고 6시 10분, 집을 나선다.

 

영덕군 옥계리 까지는 먼 길이다. 서 안동에서 중앙고속도로를 버리고 34번 국도로 들어서서 안동을 지난 후, 다시 69번 국지도로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여정이다. 산악회에서도 12시 전에 산행을 시작 하려고, 평소보다 1시간 앞당겨 6시 50분에 양재역을 경유한다.

안동을 지나고

 

서초구청 건너편, 수협건물 앞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빈자리가 많으니, 편한 곳을 골라 앉으라고 한다. 버스가 경부고속도로 들어서고, 마지막 경우지인 판교에서 두서너 명이 더 오르자 비로소 오늘 참여인원은 모두 20명이 된다. 1사람이 적었으면 오늘 산행은 취소가 됐을 한계인원수이다. 두 자리를 혼자 차지하고 앉아 편안하게 가지만 내내 미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버스가 중앙고속도로로 들어서서 남진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주위의 산에는 단풍이 한창이다. 하지만 제천을 지나면서 보는 주변 산의 단풍은 아직 이다. 단양휴게소와 신촌 약수 탕에서 잠시 정차한 버스는 11시 34분, 산행들머리인 주차장에 도착한다. 정자와 등산 안내도가 보인다. 등산안내도를 카메라에 담고, 11시 35분, 하산로 표지판이 있는 돌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강원도 산에는 단풍이 한창이다

돌계단을 오르며 산행시작

 

보통은 주차장에서 오른쪽 계곡을 건너고 철 사다리를 오른 후, 1봉부터 시작하여 8봉인 정상에 올랐다,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하는 모양인데 어쩐 일인지 산악회는 역으로 안내를 한다. 산행시간은 3시간, 2시 30분까지 주차장으로 돌아오라고 당부한다. 돌계단을 지나고 나니, 가파른 암릉길이 이어진다. 11시 39분, 전망바위에 서서, 들머리 주차장, 팔각산장, 그리고 병풍암을 굽어본다.

가파른 암릉길

굽어 본 산행 들머리 주차장

 

11시 49분, 다시 전망바위에 서서 이번에는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서쪽의 447.8m봉을 카메라에 담고, 1분 후, ‘팔각산 20번 지점’을 지나 가파른 능선 길을 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려 등산로가 깊게 패어져있다. 1시 56분, 팔각산장 0.6Km를 알리는 돌표지를 지난다.

447.8m봉

팔각산 20번 지점 안내판

 

암릉 길이 계속되다 보니 곳곳에 전망바위가 있다. 전망바위마다 올라 주변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보니 어느덧 최후미로 쳐진다. 12시 11분, 안동 임공의 묘를 지나고, 완만한 오르막 능선을 거쳐, 또 다른 무명 묘에 이른다. 등산로는 다시 가팔라지고, 로프가 매어져 있다.

전망바위

전망바위에서 본 8각산 연봉

무명 묘


로프길

12시 26분, ‘팔각산 16번 지점’ 팻말이 있는 갈림길에 오른다. 왼쪽은 545m봉, 오른쪽이 팔각산 가는 길이다. 이곳에 놓인 돌 표지는 팔각산장까지의 거리가 1.5Km라고 알려준다. 기다리고 있던 후미대장을 따라 오른쪽 정상을 향한다. 완만한 오르막 능선길이 길게 이어진다.

갈림길

 

12시 40분, 정상석이 있는 팔각산 정상(628m)에 오른다. ‘第八峰’ 돌 표지도 보인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별로다. 북서쪽 나뭇가지 사이로 주왕산의 별바위가 모습을 보일 뿐이다. 오른쪽 좁은 암릉 위에서 보는 조망이 압권이다. 저 아래로 7봉을 비롯한 연봉들이 장쾌하고, 그 뒤로 도전리가 시원하게 펼쳐지는데, 310도 방향으로는 주왕산 줄기가 가깝다.

팔각산 정상

7봉으로 이어지는 칼날능선

팔각산 연봉과 도전리

310도 방향의 조망

 

스틱을 배낭에 꼽고 로프의 도움을 받으며 암벽을 내려서서, 12시 51분, ‘팔각산 13번 지점’ 팻말이 있는 안부를 지나, 작은 암릉을 넘어서자, 7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7봉을 향해 암릉 길을 걷는다. 길이 끊기며 좌우로 우회로가 보인다. 표지기가 붙어 있는 가파른 오른쪽으로 내려서지만 앞선 사람들의 발자취가 보이질 않는다. 다시 능선으로 올라 아래를 굽어본다, 저 아래에서 후미대장이 왼쪽으로 내려서라며 진행방향을 알려준다.

암벽을 내려서고

바위를 끼고 넘고

제7봉 가는 길

 

급경사 내리막이 장난이 아니다. 바위가 부서진 모래가 깔려 미끄럽다. 엉덩이를 깔고, 네발로 기듯이 내려선다. 이처럼 힘들여 지나고 보니 7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는 우회로다. 7봉으로 오르는 길은, 길이 끊어졌다고 본 직진 능선길인가?  아니면 오른쪽 길인가? 능선 안부에 이른 후 로프가 걸린 바위를 오른다. 바위 위에서 우회한 7봉을 뒤돌아보고, 가야할 6봉과 5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로프가 걸린 바위를 오르고

우회한 7봉

가야할 봉우리

 

암릉길이 계속되지만 안전시설이 되어있어 크게 신경이 쓰일 만한 곳은 없다. 6봉을 오르며, 7봉을 뒤돌아보니 정상적인 능선코스는 오른쪽으로 나 있음을 알 수 있겠다. 아마도 직진하여 7봉에 오르고, 오른쪽 로프가 쳐진 사면으로 내려서는 것이 정상루트인 모양이다. 우리들처럼 역코스를 취할 경우에는 7봉을 지나기 전에 우회로와 능선길의 선택 시 주의를 할 필요가 있겠다. 1시 27분, 6봉을 지나고, 3분 후, 7봉과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제6봉 표지석

8봉, 7봉, 그리고 6봉으로 이러지는 능선

 

1시30분, ‘팔각산 11번 지점’ 인 5봉을 지나며 가야할 4봉과 3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계속하여 철주를 박고 로프를 매어 놓는 칼날능선을 오르내린다. 가야할 4봉이 눈앞에 가깝고, 저 아래로 69번 국지도와 932번 지방도로가 내려다보인다. 1시 37분, 4봉을 지나며 정면의 3봉을 본다. 등산로가 폐쇄된 3봉을 지나는 대원들이 보인다.

제5봉 표지석

4봉과 3봉

가까이 본 4봉

제4봉 돌표지

3봉을 지나는 대원들

 

4봉을 내려서면 긴 철 계단이 이어진다. 철 계단을 통해 3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자, 오른쪽에 3봉을 오르는 등산로를 폐쇄한다는 경고판이 보인다. 이어 앙증맞은 통나무다리를 건너니, 정상이 아닌 3봉 자락에 ‘’第三峰“ 돌 표지가 보인다.

4봉을 내려서는 긴 계단길

등산로 폐쇄 경고판

제3봉 돌표지

 

‘第三峰’ 돌표지가 있는 안부에서 등산로가 두 갈래로 갈린다. 왼쪽은 우회로, 오른쪽은 암릉길이다. 오른쪽 암릉길로 올라 전망바위에 서서 69번 국지도를 굽어본다. 이어 비탈길을 내려서고, 커다란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본 능선에 진입한 후 왼쪽 비탈길로 내려선다. 1시 56분, 멋진 노송이 운치를 더해 주는 전망바위에 서서 도전리를 굽어보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멋진 노송이 있는 전망바위

전망바위애서 본 도전리

 

1시 59분, 암릉등산로와 일반등산로를 알리는 알림판을 지나고, 2시 2분, 등산로를 폐쇄한 2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2시 7분, 돌 표지가 있는 第一峰을 지나, 시야가 트인 내리막길에서, 오른쪽으로 지나온 팔각산 연봉을 돌아본다. 2시 24분,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2시 28분, 무명 묘 앞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철계단을 내려서고 계곡을 건넌다.

갈림길 알림판

등산로가 폐쇄된 2봉 오르는 길

제1봉 돌 표지

철계단

병풍암

 

2시 38분, 주차장에 도착하여,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뒤풀이 장소인 정자로 들어선다. 언제나 하산주로 마시는 막걸리 두어 잔의 맛이 그만이다. 대원들이 모두 하산하여 식사를 끝내자, 3시 5분, 버스는 영덕의 강구 어시장으로 향한다. 3시 40분 경 강구 어시장에 도착하여, ‘이가대게집’으로 들어선다.

강구

이가대게집

 

영덕대게는 아직 때가 이르다고 한다. 산악회가 1인당 15,000원씩 부담하여 홍게와 러시아게를 맛보자고 제안한다. 13명이 이 제안에 응한다. 나머지 분들은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모양이다. 맥주와 소주가 빠질 수가 없으니, 결국 1인당 20,000원 정도를 부담하지만, 모처럼 현지에서 맛보는 게맛이 좋고, 양도 푸짐한 편이라 모두들 만족하다는 표정이다. 버스는 5시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10. 23.)

'기타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룡곡산(244m)  (0) 2012.12.17
지리산 피아골  (0) 2012.12.17
고대산(高臺山, 832m)  (0) 2012.12.17
능동산(981m)-천황산(1189m)- 재약산(1108m) 연계산행  (0) 2012.12.17
명성산(鳴聲山, 922.6 m)의 가을  (0) 2012.12.17
Posted by Urimahn
,

 

고대산

 

경원선 철도가 휴전선에 막혀 더 이상 달리지 못하고 멈추는 곳에 고대산이 솟아있다. 경기도 최북단인 연천군 신서면 신탄리와 강원도 철원군 사이에 있는 고대산은 정상에서는 북녘의 철원평야와 6ㆍ25 때 격전지인 백마고지(白馬高地), 금학산(金鶴山:947m)과 지장봉(地藏峰:877m)ㆍ북대산(北大山)ㆍ향로봉(香爐峰)은 물론 한탄강(漢灘江) 기슭의 종자산(種子山)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경원선 최북단 신탄리

 

분단의 한, 망향의 한이 굽이쳐 북녘이 그리울 때, 멀리서나마 북녘땅을 바라볼 수 있는 3대 명산으로 고대산, 복계산(福桂山.1057m), 지장봉(地藏峰·877m)을 꼽는다. 해마다 6월이면 분단 상황을 체험해보려는 많은 등산인들이 고대산을 찾는다. 수려한 전망과 적당한 코스 등 최적의 산행코스를 갖췄음에도 전략적 요충지라는 이유로 웬만한 지도에는 감춰진 산이다.

철원평야와 구름에 가린 북녘 땅

 

휴전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여태껏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 산이 간직한 매력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매력은 역에서 산행 들머리 까지 걸어서 불과 10여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매력 때문에 한국의 산하에서 집계한 ‘인기명산 100’ 가운데 75위를 점한다.(이상 ‘한국의 산하’에서 펌)

고대산 지도

 

2009년 10월 14일(수)
신탄리로 가는 국철은 동두천에서 매시 50분에 출발하고, 신탄리에서 동두천으로 나오는 기차는 매시 정각에 있다.(요금 편도 1,000원, 경노 500원) 동두천까지는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으니 교통비의 부담 없이 편리하게 오갈 수가 있는 곳이 바로 고대산이다.

 

동두천역에서 매제와 사촌동생을 만나 9시 50분발 기차를 탄다. 평일 오전인데도 열차 안에는 승객들이 제법 많다. 정시에 출발한 열차는 전곡, 연천을 지나 중부전선의 최전방으로 접근하지만 아직 추수를 하지 않은 황금빛 들녘은 무척 풍요롭고 평화롭기만 하다. 열차가 신망리역, 대광리역에 도착하자, 등산복 차림의 승객들이 많이 내리고, 오히려 10시 37분에 도착한 신탄리역에서 내리는 등산객들은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추수가 끝나지 않은 황금 벌

신탄리역 도착

 

역 주변이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열차 승강장에는 화분에 심은 꽃들이 화사하고 역사 주변도 화분과 넝쿨아치로 곱게 단장을 해 놓았다. 차에서 내려 선로를 따라 북쪽으로 걸어본다. 북으로 뻗은 선로는 계속 북으로 이어져 있지만, 건널목에는 차단기도 보이지를 않고, 허술한 녹색 비닐 망이 처져 있을 뿐이다. 되돌아와 역사로 향한다. 왼쪽에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구호 아래 철도종단점임을 알리는 커다란 간판이 보인다.

경원선 종단점

철마는 달리고 싶다.

신탄리 역사

 

역 앞 광장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곧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향하고, 건널목을 넘어서면 왼쪽에 고대산상회가 보인다. 도로 양쪽으로 식당과 민박집들이 즐비하다. 공터를 지난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안개 긴 고대산이 가깝다.

기차가 끊긴 건널목을 지나고

안개 낀 고대산

 

10시 55분, ‘아름다운 숲 고개산’ 아치가 있는 고대산 입구에 도착한다. 문이 닫힌 매표소와 고대산 등산안내도가 보인다. 제1등산로 쪽은 도로공사를 하느라고 막아 놓아, 왼쪽 시멘트 도로를 계속 따라 오른다. 왼쪽에 ‘욕쟁이 할머니 집’ 식당이 보이지만 문이 닫혀있다. 11시, 공사 중인 너른 공터에 이르러, 정면에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제2등산로 입구로 들어선다. 등산로와 산림보호 안내를 담은 팻말이 보인다.

고대산 입구

제2등산로 입구의 안내문

 

울창한 낙엽송 숲 사이로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어젯밤에 내렸던 비로 더욱 싱그럽게 느껴지는 숲 속을 천천히 걸어 오른다. 이윽고 오르막길이 가팔라지며, 11시 13분, 이정표와 119표지판이 있고 벤치가 놓여 진 제3등산로 갈림길에 오른다. 습기 때문에 땀이 많이 흐른다. 조끼를 벋어 배낭에 챙기고, 오른쪽 능선 길을 따라 오른다.

아름다운 낙엽송 숲길

제3갈림길 이정표

 

등산로가 점차로 가팔라지고 험해진다. 왼쪽에 낡은 토치카가 보인다. 11시 22분, 벤치가 있는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우뚝 선 커다란 바위를 지나고, 11시 27분, 다시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 오른다. 두 번째 제3코스 갈림길이다. 붉게 물든 화사한 단풍이 폐타이어로 둘러싸인 황폐한 참호와 대조를 이룬다.

제2,3등산로 갈림길 이정표

참호와 단풍

 

암릉이 이어지고 경사가 가팔라지자 통나무 계단이 이어진다. 11시 32분, ‘고대산 2-4(말등바위)’ 119 팻말을 지나고, 이어 이정표가 있는 말등바위에서 평화로운 신탄리를 굽어본다. 다시 구불구불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 길을 한동안 올라, 11시 52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로프가 쳐진 사면 길을 통과한다.

암릉길에 이은 통나무 계단 길

말등바위

신탄리

말등바위 이정표

 

12시 10분, 이정표가 있는 칼바위 전망대에 선다. 대광봉, 삼각봉, 고대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북쪽으로 철원읍과 백마고지가 내려다보이는 멋진 곳이다. 전망대에 있는 등산안내도가 고대산의 3개의 등산코스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고, 아울러 “고대산(高臺山)이란 이름의 유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고개산의 지명은 큰고래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하는데 이것은 신탄(薪炭)지명에서 연루된 것으로 보이며 "방고래"(땔나무를 사용하는 온돌방 구들장 밑으로 불길과 연기가 통하여 나가는 고랑을 고래하고 함)를 이르는 것으로 고대산은 골이 깊고 높아 고대산 (高臺山)이라고 한다.”

칼바위 전망대

고대봉, 삼각봉, 대광봉

등산 안내도

 

이정표는 칼바위에서 정상까지의 거리가 1.3Km라고 알려준다. 칼바위에서부터 칼날암릉이 한동안 이어지고 양쪽에는 로프가 쳐져있다. 위험을 알리는 팻말도 보인다. 암릉길이라 시야가 트인다. 유장하게 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오른다.

칼날능선 1

굽어본 대광리

칼날능선 2

 

12시 20분, 칼바위 능선 꼭대기 전망대에 서서 지나온 능선을 돌아보고, 길게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 길을 올라, 단풍이 고운 능선 길을 걷는다. 12시 35분, 절벽 끝에 서서 제1등산로로 이어지는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통나무 의자가 놓인 갈림길에서 고대산 정상을 바라본 후, 12시 43분 대광봉에 오른다.

지나온 능선

단풍이 고운 암릉길

제1코스에서 오르는 능선

대광봉

 

대광봉에서 한동안 주위를 둘러본 후, 평탄한 능선길을 따라 삼각봉으로 향한다. 능선에서 보는 조망이 빼어나다. 남서쪽으로 내산리로 흐르는 능선과 우뚝 솟은 석봉(630m)이 아름답고, 남쪽으로는 보개봉, 지장산으로 흐르는 능선이 웅장하다. 너른 능선 군데군데 연통 같은 것이 보인다. 아마도 지금 우리는 토치카 위를 지나는 모양이다.

내산리로 흐르는 능선과 석봉

보개봉-지장산 능선

토키카 위를 지나고

 

12시 51분, 이정표가 있는 삼각봉을 지나고, 모노레일 선로가 지나가는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향하다, 뒤돌아 삼각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1시 1분, 정상석(832m)과 삼각점<철원 307/ 2007 재설>이 있는 고대봉에 오른다. 정상은 시멘트 헬기장이다. 120도 방향으로 금학산(946.9m)이 가깝고, 160도 방향의 보개산(752m) 방향의 능선에는 또 다른 헬기장이 보는데, 30도 방향으로 철원평야가 시원하다.

삼각봉 이정표

모노레일과 고대봉

정상석

금학산과 그 앞의 보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30도 방향의 조망

 

헬기장 위에 자리를 잡고 점심상을 펼친다. 그늘이 없어도 더운 줄을 모르겠다. 오히려 땀이 식으며 선선하게 느껴진다. 정상주를 마시고, 김밥과 컵라면으로 식사를 한다. 벌써 컵라면이 어울리는 계절이다. 부담이 없는 산행이다 보니 점심시간이 길어진다. 2시 3분, 식사를 마치고, 제3코스로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내려선다.

제3코스로 하산

 

2시 12분, 이정표와 경고판이 있는 부대 앞에서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져 폐타이어 계단으로 내려선다.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경사가 급한 곳에는 철주를 박고 로프를 연결해 놓았다. 2시 34분, 목재계단 길을 지나고, 2시 57분, 이정표가 있는 표범바위 앞에서 오른쪽으로 100m 떨어져 있는 표범폭포로 향한다. 와이어 로프가 설치되고 스텐 홀더가 박힌 암릉길이다.. 폭포에 내려서지만, 지금은 물이 말라 높은 절벽일 뿐이다. 수량이 많으면 장관이겠다.

부대로 이어지는 길의 철조망

목재계단 길

표범바위

표범폭포

 

3시 18분, 교량공사가 한창인 작업장을 지나, 비포장도로를 따라 내리고, 1분 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이어 3시 24분, 오전에 지났던, 제2코스 갈림길 능선에 올라, 직진하여 0.8Km 떨어진 매표소로 향한다. 3시 31분, 제1코스, 제3코스가 갈리는 공터에 내려서서 도로를 따라 걷는다.

교량공사

갈림길 이정표

 

3시 35분, 주차장 화장실에서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서둘러 역으로 향하여, 4시 차를 탄다. 5시경, 동두천역에 도착하여 지하철로 바꿔 타지만, 소요산을 다녀오는 사람들로 빈 좌석이 하나도 없다. 앉아서 가려면 전철역종점인 소요산역에서 내리는 것이 요령이겠다. 오늘 저녁에는 야구와 축구, 두 가지 중계방송이 있다. 저녁도 생략한 채 바로 귀가하여, 6시 30분경 집에 도착한다.

 

(2009. 10. 17.)

Posted by Urimah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