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산 오르다 본 삿갓봉, 광려산, 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2008년 12월 31일(수).

섣달그믐. 산이 무언지? 한해의 마지막 날에도 가족들과 함께 있지를 못학고, 집에서 천리 먼길 떨어진 이곳에서 헤맨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쌀재고개-대곡산(516.4m)-무학산(761.1m)-661m봉-마재고개-송정고개』로 도상거리는 약 9,4Km 정도다.


어제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570.5m봉에서 마산만의 현란한 야경을 즐기는 행운을 누렸고, 오늘은 마산의 주산인 무학산을 오르며 마산, 창원, 진해, 거제를 한눈에 바라다본다.. 한겨울이다 보니 비록 이 일대의 유명한 진달래 군락지의 아름다움을 보지는 못하지만, 한겨울 호젓한 산길을 걸으며, 탁 트인 남해를 굽어보는 즐거움도 쉽게 얻기 어려운 귀한 경험이다.


"무학산의 옛 이름은 풍장산이었는데 신라 말 최치원이 이곳에 머물면서 산세를 보니 학이 나는 형세 같다 하여 무학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한다.


산세는 전체적으로 경사가 급한 편이나 그렇게 험하지는 않고 산줄기 곳곳에 바위가 노출되어 아기자기한 능선을 이루고 있다. 정상 동북쪽 지척의 널따란 대지는 서마지기라 하는 곳으로 무학산 산행 시 중식과 휴식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무학산은 산 전체에 걸쳐 넓게 펴진 진달래 밭으로 유명하다. 다른 산에 비해 키가 큰 나무가 적어서 일부 산록은 분홍 물감을 쏟아 부은 듯 장관을 이룬다. 진달래 밭은 학의 머리에 해당하는 학봉과 능선 일대에서 많이 발견된다. 이곳의 진달래는 대개 4월 중순 산기슭을 물들이기 시작, 하순이면 절정을 이룬다.


산림청에서는 도시민의 휴식처로서 경관이 좋은 아기자기한 능선과 다도해를 바라다보는 조망이 좋은 점 등을 고려하여 무학산을 100대 명산으로 선정한다."(이상 '한국의 산하'에서 발췌)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08:00) 쌀재고개-(08:10) 표지판/등산로 입구-(08:36) 봉/깨진 표지판-(08:37) 헬기장-(08:43~08:45) 대곡산 정상-(09:11) 암반길-(09:16) 전망바위-(09:12) 이정표/완월폭포 갈림길-(09:26) 전망바위-(09:30) 입석바위-(09:36) 이정표/학봉 갈림길-(09:46) 돌탑봉-(09:58~10:00) 무학산 정상-(10:02) '우리의 소원은 통일' 동판-(10:22) 이정표/시루바위 갈림길-(10;58) 이정표/마재고개 갈림길-(11:25) 마재고개-(11:33) '마잿고개' 돌표지-(11;33~12:00) 간식-(12:02) 경주최공 묘 외-(12:13) 갈림길, 우-(12:17) 마티고개-(12:24) 갈림길, 직진-(12:42) 묘가 있는 봉-(12:51) 송정고개)』간식 27분포함, 총 4시간 51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이제는 제법 찜질방 분위기에도 익숙해진 느낌이다. 서구식의 사우나에 온돌을 믹스하여 만든 찜질방을 매스컴에서는 우리의 고유한 비빔밥 문화의 또 다른 산물이라고 일컫는다. 이용하는 분들이 아직은 타인을 배려하는 의식이 부족하여 불편한 점이 없지는 않지만, 점차 이런 점들이 개선되면, 서민들이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훌륭한 공간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겠다.


5시 30분 쯤 잠이 깨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화장실에 들렀다, 온탕, 냉탕으로 몸에 활기를 부어준다. 찜질방을 나와 같은 건물에 있는 김밥 집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김밥집이지만, 돈가스, 떡 만두, 된장찌개 등 메뉴가 다양하고 가격도 5,000원 미만으로 저렴하다.


택시를 잡고, 쌀재고개로 가자고 한다. 하지만 기사양반은 감이 잡히지 않는 모양이다. 지도를 펴 보이며 가는 길을 알려주자 비로소 택시가 출발한다. 하지만 모르는 길을 달리다 보니, 택시는 어느 틈에 지방도로를 벗어나 2번 국도로 들어선다. 할 수 없이, 미터요금에 거스름을 얹어 5,000원을 지불하고, 터널 입구에서 내린다.

터널입구


맑은 날씨에 바람이 불어 제법 쌀쌀하다. 절개지를 치고 올라, 쌀재고개로 오르는 시멘트도로에 이르고, 텃골농장을 지나, 8시 정각, 쌀재고개에 이른다. '쌀재임마농원'에서 세운 안내판이 보인다. 농장으로 들어오지 말고, 왼쪽의 시멘트도로를 150m 정도 따라 오르다 능선으로 붙으라는 친절한 가이드다.

텃골농장

쌀재고개

안내판


지뢰를 묻고 오겠다는 심산을 기다리는 동안, 마산 시가지 쪽으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잠시 따라 내려선다. 양쪽이 산으로 막힌 농장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져 내리는 도로가 어디서 국도를 만날지 감 잡기가 어렵다. 쌀재고개에서 산행을 마치고 탈출하려면 역시 감천리 방향이 옳겠다. 쌀재고개로 다시 돌아와 왼쪽의 팬션 같아 보이는 건물 앞으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걷는다.

농장 우회로


8시 10분, 등산로 입구 표지판이 세워진 곳에서 오른쪽 가파른 산길로 들어서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맨땅인 등산로가 가파르게 이어진다. 뒤돌아 본 대산이 웅장하다. 8시 36분, 깨어진 '쌀재고개' 표지판이 걸려있는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여 헬기장에 이르러 가야할 무학산을 바라본다.

등산로 입구

뒤돌아 본 대산

깨어진 표지판이 거려있는 봉

헬기장에서 본 무학산


8시 43분, 대곡산 정상(516.4m)에 오른다. 넓은 정상에는 돌탑, 이정표, 삼각점 등이 있고, 가야할 무학산과 마산만의 돝섬, 마창대교가 조망된다. 가볍게 오르내리는 넓은 등산로를 따라 무학산으로 향한다. 9시 11분, 암반 길에서 마산시가지를 굽어보고, 9시 16분, 전망바위에서 다시 마산시가지와 마산만을 굽어본 후, 신작로처럼 넓은 등산로를 산책하듯 여유 있게 걷는다.

대곡산 정상

이정표

정상석

삼각점과 안내판

돝섬과 마창대교


9시 21분, 이정표가 있는 완월폭포 갈림길을 지나고, 9시 26분, 전망바위에서서 삿갓봉, 광려산, 대산으로 이어지는 지나온 능선을 바라본 후, 서쪽의 상투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9시 30분 입석바위를 거쳐, 6분 후, 이정표와 무학산등산로 안내 표지판이 있는 학봉갈림길을 지난다. 이정표는 무학산까지의 거리가 0.6Km라고 알려준다. 쌀쌀한 이른 아침인데도 가벼운 차림의 등산객들과 자주 마주친다. 무학산이 그 만큼 마산시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상투봉

학봉갈림길


토사의 붕괴를 막느라 통나무로 넓은 계단을 만든 두 가닥의 등산로가 무학산 정산으로 이어진다. 너른 등산로를 버리고 억새 사이로 이어지는 좁은 등산로를 따라 올라, 10시 46분, 커다란 돌탑이 있는 봉우리에서, 건너편 통신탑이 있는 무학산 정상을 바라본다.

무학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돌탑 봉에서 본 무학산 정상


10시 57분, 바람이 거세게 부는 무학산 정상에 오른다. 돌을 쌓아 올린 곳에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고, 너른 헬기장 끝에 이정표가 보인다. 마산에 산다는 등산객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마산만과 마산시가지를 굽어보고, 가야할 능선을 눈여겨본다.

지나온 돌탑봉과 정상으로 이르는 정비된 등산로

정상석

삼각점

이정표

종합운동장이 보이는 마산시가지


바람이 거세어 정상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왼쪽 중리 방향으로 하산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소원은 통일' 염원을 담은 동판을 발견하고, 이를 카메라에 담는다. 빽빽하게 들어찬 진달래 군락지 사이로 너른 등산로가 이어진다. 등산로가 내리막으로 이어지고, 멀리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지리산능선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장관이다.

동판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지리산 능선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기분 좋은 산책로가 이어진다. 11시 22분, 이정표가 있는 시루바위 갈림길을 지난다. 많은 등산객들이 마주 올라와 인사를 하며 지나치기가 바쁘다, 갈림길에는 으레 이정표가 있어 길을 잘못들 염려도 없다. 11시 58분, 이정표가 있는 마재고개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소나무 숲 산책길

마재고개 갈림길 이정표


또 다시 울창한 송림을 통과하고, 31번 송전탑을 지난다. 차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묘 1기를 지나고, 12시 25분, 5번국도로 나와, 이를 건넌다. 육교로 경전선 선로를 건너고, 두척육교로 남해고속도로를 가로지른다. 이어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려 도로를 건너니, 마잿고개 돌 표지가 우리를 반긴다.

5번국도

경전선을 넘고

남해고속도로를 건넌다.

돌표지.


돌 표지 왼쪽 길로 들어서니, 바로 왼쪽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기들이 길안내를 한다. 아침 일찍 먹은 떡만두국이 부실했던 모양이다. 시장기가 느껴져. 11시 33분, 등산로로 들어서서, 양지바른 곳에 앉아, 간단히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한 후 12시 정각 다시 산행을 속개하여 경주최공 묘외 2기의 무덤을 지난다.

등산로 진입


거칠고 험한 길이 이어진다. 12시 13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십자로 안부인 마티고개에 내려서고, 직진하여 통나무 계단을 오른다. 12시 24분, 다시 갈림길을 만나 직진하여,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고, 쇠락한 묘가 있는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확 꺾어 급한 내리막길을 달려내려, 12시 51분,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송정고개에 이른다.

마티고개

송정고개


아직 3~4시간 산행을 더 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2008년 마지막 날까지 밤늦게 들어갈 용기가 없어, 오늘 산행은 여기서 마치고 귀가를 서두르기로 한다. 통행하는 차들이 제법 많은 고개다. 히치하이크(Hitchhike)를 시도해 본다. 10여대의 차량을 속절없이 보낸 후, 몇 차례 더 시도해 보고 택시를 부르려는데, 짚차 한 대가 멈춰 선다.


50세의 자영업을 하는 사장님이다. 산을 좋아해서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고, 낙남정맥도 끝냈다고 한다. 산꾼이 산사람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있겠냐며, 고속버스터미널까지 기꺼이 모셔다 드리겠다고 반가워한다. 운이 좋은날이다.


터미널에서 2시 10분 발, 동서울 행 버스표를 사고, 가까운 추어탕 집을 찾아들어 점심식사를 한다. 일반 가정집을 식당으로 개조한 추어탕 전문집으로 메뉴는 추어탕과 미꾸라지 튀김뿐이다. 추어탕이 가격도 저렴하고,(5,000원) 맛이 훌륭하다.

 


(2009. 1. 5.)






at 04/11/2010 10:29 am comment

잘보았습니다 부럽습니다 감사히 담아갑니다

Posted by Urimah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