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칵 뒤집힌 '한국 철강'…미국, 사실상 무역 전쟁 예고 / SBS  

 

 

일본의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이 20일 "미국이 동맹국인 일본으로부터 철강, 알루미늄을 수입하는 것은 안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가 최근 '외국산 철강 수입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53% 관세 부과 대상으로 추려낸 12개 국가 중 일본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일본은 미국에 일곱째로 철강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다.

일본 각료가 다른 나라 행정부의 결정 배경을 짐작만 갖고 설명했을 리 없다. 미국의 제재 대상에서 빠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동맹국인 일본의 대미 수출은 미국 안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설명을 미국 측으로부터 들었거나 일본이 그런 논리로 미국을 설득했거나 둘 중의 하나다.

한국도 미국 동맹국이긴 마찬가지인데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우리 정부는 그 이유를 "미국은 전통적으로 안보와 통상 이슈를 구분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미국이 일본과 안보 관계를 고려해 통상 보복 선정 과정에서 배려했다"고 정반대 설명을 내놓은 것이다. 실제로도 미국은 말로는 안보와 통상을 구분한다고 하면서도 통상 문제가 안보에 부담되지 않도록 신경 쓴다는 건 상식이다.

정부가 "우리도 안보와 통상을 분리해 강경(强硬) 대응하겠다"고 한 것은 잘못된 진단에 바탕을 둔 잘못된 처방이다. 아베 일본 총리는 미 상무부의 철강 보고서가 나오기 직전인 14일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일본 기업의 미국 내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도 트럼 프 측근으로 활동하던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을 만나 관계를 돈독히 했다. 미국이나 중국 같은 수출입 대국의 통상 압박에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하겠다는 것은 그럴듯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실효성은 없는 얘기다. 차라리 왜 일본은 피해가고 우리만 당하게 됐는지 원인조차 설명 못 하는 우리 통상본부의 조직과 전력을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편이 낫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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