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 역 승차장 앞, 카페 밖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승객들
2019년 3월 7일(목)
우리일행은 카이로 행 비행기를 타려고 두바이를 출발하여, 11시 40분 경, 아부다비 공항에 도착한다. 이어 체크인을 하고 9번 게이트로 이동하여 탑승을 기다린다.
아부다비공항 도착
탑승구로 이동 – 멋진 공항이다,
창밖으로 본 ETIHAD 항공기
이윽고 EY 665기에 탑승하여, 카이로로 항진(航進)한다. 비행시간은 약 2시간 10분, 카이로 도착 예정시간은 16시 45분이라고 한다. 카이로 공항에 도착하여 입국 심사를 기다린다. 아부다비의 멋진 공항에 비해, 카이로 공항은 좁고, 어둡다. 심사대도 몇 개 안 돼, 시간이 걸린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짐을 찾아 나오기까지 1 시간 가까이 시간이 걸린다.
짐을 찾고 나와 현지 가이드 앞에 모인 대원들
태우고 갈 버스가 아직 안 왔는지 잠시 더 기다리라고 한다. 기다리는 동안 이리저리 둘러보다 클레오파트라의 입상을 발견, 카메라에 담고, 이집트에 왔음을 실감한다.
클레오파트라 입상
6시가 다되어 버스가 도착하고, 이집트 사람, 에즈딘 알하싼 가이드의 안내로, 버스에 오른 일행은 카이로 역으로 향한다. 통역과 전문 가이드로 활약을 하는 에즈딘 씨는 연세대 어학당에서 우리말을 배웠다고 한다. 어투나 억양이 자연스럽지 못하지만, 비교적 정확한 어휘를 구사하기 때문에 그의 말을 알아듣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아부심벨에서 상형문자를 풀이해주는 에즈딘 가이드
인사가 끝나자 그는 카이로 시내의 교통체증이 심해 역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이집트에 관해 간단히 설명을 하겠다고한다.
이집트 국토는 100만Km²가 조금 넘는 면적으로 지구상에서 30번째로 큰 나라이지만 국토의 95%가 사막이고, 5%가 오아시스라며, 이집트는 사막 가운데, 5%의 오아시스에 건립된 나라라고 한다. 인구는 1억 4백만 명 정도이고, 그중 2,700만 명이 카이로에 거주하는데, 주거환경이 열악하여, 부자들은 대부분 사막 쪽으로 나가 살고, 가난한 사람들만 어쩔 수 없이 카이로에서 살고 있다고 설명한다.
차창 밖으로 본 카이로시 골목길
도로변 상점들
차선도 없고, 뒤 엉킨 차량들
이어 그는 이집트의 현대사에 관해 언급한다. 영국의 보호령으로 있던 이집트는 1922년 왕국으로 독립한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국제 연합의 회원국으로 가입 하지만, 제1차 중동 전쟁에서 패배하자, 그 여파로, 1952년 가말 압델 나세르(1918~1971)와 무함마드 나기브(1901~1984)를 중심으로 한 군 장교들의 쿠데타로 왕정이 폐지되고 공화국이 된다.
1956년 총선에서 대통령이 된 나세르는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하고, 아스완 댐 건설 등 이집트 근대화 정책의 추진으로 이집트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여, 대중의 인기를 얻지만, 반대파에서는 그의 권위주의와 인권 탄압, 군의 민간지배, 그리고 이로 인한 이집트의 군부독재 출현의 계기를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1970년 나세르가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그의 후계자 안와르 사다트가 대통령이 되고, 1973년 제 4차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에 큰 타격을 주며, 이스라엘에 빼앗겼던 시나이 반도를, 협상으로 되돌려 받는 조건으로.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맺는다. 하지만 그는 1981년 아슬람 과격파에게 피살된다.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되자, 부통령이던 호스니 무바라크가 대통령직에 올라, 30년간 독재정치를 편 끝에, 결국 2011년 이집트 혁명으로 무바라크가 사임하고 국회는 군에 의해 해산된다. 이후 군부 위원회와 헌법재판소장이 이끄는 과도정부를 거쳐, 무함마드 무르시가 2012년 6월 30일 대통령에 취임하였으나, 2013년 7월 3일 군부에 의해 연금되면서 대통령직을 박탈당하고, 그의 후임으로 아들리 만수르(Adly Mansour)를 과도정부 대통령에 앉힌다.
이처럼 군부세력이 이집트를 지배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인권을 무시하고 반대파를 억압하는 사태가 이어져, 천연가스 수출 세계 6위, 하루 원유 70만 배럴을 생산하여, 그중 50만 배럴은 자체 소비하고, 20만 배럴을 수출하는 자원부국임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경제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마도 부자나라인 아랍에미리트를 거쳐 온 우리들이 카이로 등 이집트를 둘러보고 너무 실망하지 말라는 뜻에서 이집트의 현대사를 언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가 이집트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4명이나 된다고 언급하면서 설명을 마치는 것을 보면 더욱 더 그렇다.(아랍에미리트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한 사람도 없고, 한국도 고작 한 사람뿐이지 않는가?)
버스는 7시가 조금 넘어 카이로 역에 도착한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남았고, 밖으로 나가면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혼잡하니, 버스에서 기다리라며 인솔자와 현지 가이드가 먼저 역으로 나간다.
카이로 역 도착
30여분 쯤 후, 탑승장 앞 카페에 자리를 잡아 놓았다며, 이동하라는 지시에 따라, 차에서 내려 탑승장으로 들어서니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들 사이를 비집고 지나, 카페에 이르러, 잡아 놓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인솔자의 도움으로 음료수를 주문한다.
탑승장을 가득 메운 기차 기다리는 사람들
카페 안
커피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더니, US$1이라고 한다. 화장실에 가려고, 인솔자에게 위치를 물으니, 인솔자는 가까이에 유료 화장실이 있는데, US$1면, 8사람이 쓸 수 있으니, 갈 사람들은 모아 함께 가서 US$1를 쏘라며, 웃는다. 하여 5사람들과 함께 화장실로 이동, $1를 지불하고 용무를 본다.
US$1에 8사람까지 이용할 수 있는 유료 화장실
이집트는 대부분의 화장실이 유료인데, 혼자서 $1을 내고 들어가도 거스름 돈은 팁으로 생각하고 거슬러 주는 법이 없다고 한다. 하여 우리의 인솔자는 미리 이집트에서의 화장실 이용비용으로 1인당 3불씩 걷어, 우리들 화장실 이용의 뒷바라지를 해주고, 번거로운 물장수를 자청하여, 1불에, 500CC 생수 2병을 공급해 준다. 이래서 1불 짜리를 30~40장 준비하라고 한 모양이다.,
우리 인솔자는 10년이 넘는 캐리어를 자랑하는 베테랑이다. 달변에, 요점만 간략하게 이야기하는 뛰어난 재주가 있고, 현장 탐방 시에는 항상 후미에 쳐져, 미아방지에 신경을 쓴다. 이처럼 신경 쓰이는 우리들 뒷바라지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항상 웃는 얼굴이다. 이런 인솔자 덕분에 우리들 대부분은 환전에 신경을 쓰지 않고, 1불 짜리에 의존, 여행을 마치게 된다.
제주도에서 온 30대 젊은 부부와 그 옆의 V자를 그리는 인솔자 - 순간적인 스냅 사진인데도 제주도 비바리와 인솔자가 반응을 보인다.
기차가 잇달아 들어오고 그 때마다, 기차를 기다리던 승객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가 난다. 흡사 6.25때 피난열차에 서로 타려고 아귀다툼을 하던 우리들의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다.
기차가 들어온 승강장, 승강장의 시계가 9시 50분을 가리키고 있다.
우리가 타야하는 기차는 예정시간 보다 1시간이 나 늦어, 10시가 조금 넘어서야, 들어온다. 침대차다. 가이드 말로는 1시간 정도의 연착은 해피한 것이라고 한다. 밤새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하며, 우리가 타는 침대차는 30년 전에 스페인에서 수입 한 낡은 것이라고 한다.
침대차 복도 – 13, 14호. 침대가 두 개지만 나 혼자 쓴다.
한 차량에 객실이 10개, 객실 마다 침대가 1층, 2층에 배치되어, 한 차량에 20명이 탈 수가 있다. 1층 침대는 취침 전, 소파로 변형하여 사용할 수 있고, 세면대, 타올, 옷걸이, 2층 침대로 오르는 계단 등 갖추어야 할 것은 오밀 조밀 다 갖추어져 있는데 문제는 화장실이다.
객실 내부 –1층은 소파 또는 침대로, 2층은 침대
타올, 컵, 세면대, 옷걸이
화장실은 차량 앞뒤에 각각 2개씩 모두 4개가 있다. 5명 당 1개꼴이니 붐비지는 않지만, 화장실 변기가 고개를 젓게 한다. 3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 간 변기..., 물론 덮고 앉으라고 얇은 비닐을 비치해 놓았지만 그 위에 엉덩이를 까고 앉을 용기가 좀처럼 나지 않는다. 남자들이야 아침에 한번 정도 앉으면 되겠지만, 여러 차례 앉아야 하는 여자들에게는 참으로 끔찍한 경험이겠다.
이집트 철도청에 제안한다. 제발 변기 앉는 자리만이라고 정기적으로 교체하고, 깨끗하게 관리해서, 여성관광객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신경을 써주었으면 한다.
기차가 출발하자 저녁식사를 가져다준다. 오후 3시가 넘어 기내식으로 간단히 점심을 한 후, 10시가 넘어 받는 저녁식사다. 배는 고프지만 식욕이 나지 않아. 백새주와 보드카 칵테일로 식욕을 돋우고 나서야 겨우, 내일을 위해, 남김없이 먹어치운다.
11시가 넘어, 새벽추위에 대비하여, 겉옷을 입은 채로, 2층 침대로 올라가 잠자리에 든다. 규칙적으로 덜컹대는 소리가 자장가 같아, 금방 깊은 잠속으로 빠져든다.
(2019. 3. 30.)
'이집트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집트 여행(6) 나일강 크루즈 여행, 에드푸 신전 (0) | 2019.04.24 |
---|---|
이집트여행(5) 아스완 하이댐, 미완성 오벨리스크, 콤 옴보 사원 (0) | 2019.04.18 |
이집트여행(4) 아스완 도착, 아부 심벨 (0) | 2019.04.12 |
이집트여행(2) 두바이 경유 (1) | 2019.03.28 |
이집트 여행(1) 아부다비 경유 (2) | 2019.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