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련

 

순결하고 청정(淸淨)한 꽃, 점화시중(拈花示衆)의 꽃, 그뿐인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고, 연못 가득히 향기를 채우는 꽃,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워지는 꽃, 보는 사람에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꽃 등의 10개 덕목을 가진 꽃이 바로 연꽃이다. 부용(芙蓉)이다.

페리기념연못-연꽃은 지고 연밥과 연잎이 가득하다.

 

7월에 들어서면 전국 각지에서 연꽃축제가 열리고 인파가 몰린다. 더 늦기 전에 서울에서 가까운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洗美苑)에서 열리는 연꽃축제를 둘러보기로 한다. 꽃을 좋아하는 집 사람이 모처럼 따라나서겠다고 한다. 신이 나서 지하 차고에서 잠만 자고 있는 차를 꺼내 달려보아야 하겠다는 생각도 해 보지만, 세미원이 중앙선 양수역에서 내리면 약 700m, 걸어서 15분 거리라, 편리한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한다.

세미원 연꽃박물관

 

2014722()

매주 월, , 금요일에는 집사람은 가까운 스포츠 센터로, 나는 불암산으로 출근을 하는 터라 사람들이 붐비는 주말을 피해, 세미원을 방문할 수 있는 날은 화요일과 목요일뿐인데, 일기예보는 중부지방에 오늘 오후 늦게부터 주말까지 내내 장마 비가 내린다고 한다.

 

내주면 연꽃축제도 파장 무렵의 어수선한 분위기일 터이니, 간다면 오늘 뿐이다. 하여 비가 오기 전 아침나절에 잠시 다녀오기로 한다. 9시 경찰의 유병언 변사체 발견 발표를 듣고, 류현진 출전의 LAD2점을 선취하는 기분 좋은 장면을 보고 나니, 어느덧 지하철의 러시아워도 지난 시간대라, 집사람과 함께 가벼운 기분으로 집을 나선다.

 

집에서 강남구청역까지는 5분 거리, 7호선을 타고 10 정류장 떨어진 상봉역에 도착한 후, 중앙선으로 갈아타면, 양수역까지는 다시 10 정류장을 더 가야한다. 도합 20 정류장, 족히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다. 원거리 지하철을 몹시 답답해하는 집사람이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상봉역에서 내려, 운 좋게 대기 중인 중앙선에 바로 오른다. 러시아워도 지난 시간이라 기차 안이 한적해 좋다. 기차가 땅 속이 아닌 지상을 달리고, 차창 밖 풍광이 수시로 바뀌자, 집 사람이 답답해하지 않아 다행이다. 우리가 탄 기차의 종착지가 덕소이기 때문에 양정역에서 내려, 잠시 기다린 후, 용문 행으로 바꿔 타고, 1025분 경, 양수역에 도착한다.

양정역에서 용문 행 열차를 기다리고

 

출찰구를 지나 에스컬레이터로 역 광장에 내려서자, 물소리길 안내판이 환영을 한다. 제주도 올레길에 이어 전국적으로 둘레길 붐이 일고 있는데, 양평에서는 물소리리길 트레킹코스를 개발 중이다. 현재 양수역~국수역 간의 13.8Km/1코스와 국수역~양평전통시장 간의 16.4Km/2코스 개발이 완료 되었다고 한다. 언제 한 번 시간을 내어 돌아보아야겠다.

양평 물소리길 안내판(사진 크릭하면 커짐)

 

양수역에서 체육공원 삼거리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걷는다. 도로주변의 카페들이 곱게 꽃단장을 하고 있어, 집사람이 자주 한눈을 판다. 음식점 화단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있고, 푸른 채소밭으로 변한 남한강 고수부지에서는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화우카페 꽃을 들여다보는 집사람

 

 

팀버리 카페 화분들, 물을 제대로 주지 않아 꽃들이 목말라 한다고 집사람이 야단을 친다.

 

 

한여름의 생명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강변 고수부지

 

 

식당 화단의 꽃 1 - 무궁화 비슷한데 엄청 크다.

 

 

          식당 화단의 꽃 2

 

인도 옆에 관광안내도와 두물머리 이야기 #1이 세워져 있고, 뒤로 화사한 용늪 연꽃이 내려다보인다. 길가에서 맛보기로 보는 양수리의 연꽃이다. 이윽고 체육공원 삼거리에 이르러 횡단보도를 건너, 공원 앞에 세워진 부용산 등산로 안내도와 세미원을 설명하는 두물머리 이야기 #2를 카메라에 담고 왼쪽에 보이는 세미원으로 향한다.

두물머리 이야기 #1

 

 

관광안내도(사진 크릭하면 커짐)

 

 

용늪 연꽃 -손질이 덜 간 탓일까? 더  자연스럽다.

 

 

부용산 등산로 안내도(사진 크릭하면 커짐)

 

 

 두물머리 이야기 #2

 

우선 두물머리 연가와 애련(愛蓮)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세미원 연꽃박물관을 둘러보며 에어콘 바람으로 잠시 더워진 몸을 식히며 숨을 돌린다.

연꽃 박물관입구

 

 

박물관 입구의 꽃

 

 

2층 두물머리 연가 전시장

 

 

전시물 1

 

 

전시물 2

 

 

3층 애련 초대전

 

 

전시장

 

 

전시물

 

세미원은 평일인데도 관람객들로 붐빈다. 매표소 앞에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 표를 산다. 경로 우대요금 2,000(일반요금 4,000) 4,000원을 카드로 계산하고, 입장권 2매와 무료 음료권 2장을 받는다. 매표소에 비치된 관람 안내도를 참고하여 관람코스를 정한다.

 

불이문을 지나 세미원 안으로 들어선다. , , 중앙 세 방향으로 길이 나있다. 시끄러운 단체 관람객들을 피해 중앙의 징검다리 길로 들어서서 국사원과 장독대분수를 둘러본다.

불이문

 

 

태극문양 격벽

 

 

세족대

 

 

징검다리

 

 

국사원

 

 

장독대분수 1

 

 

장독대분수 2

 

 

장독대분수 3

 

정자에 올라 페리기념 연못을 보고, 오른쪽 길을 따라 걸으며 검은 잉어연못의 연꽃을 보다가, 연못 안 돌다리로 들어선다. 집사람은 연꽃들이 너무 많이 졌다고 아쉬워한다.

정자

 

 

정자 위에서 본 페리기념연못, 연꽃이 많이 졌다

 

 

연꽃 1 꿏밥이 많이 솟아올랐다

 

 

연꽃 2 늦게 피는 꽃

 

 

연꽃 3 만개(?)

 

 

연꽃 4 점화시중(拈花示衆)

 

 

연꽃 5 – 꽃들의 군무

 

 

연못 속으로

 

 

백련

 

 

연잎

 

검은 잉어연못을 나와 홍련지와 검은 잉어연못 사잇길을 걸어내려 신양수대교 아래에 이른다. 강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일시에 더위를 날려 보낸다. 시원한 곳에 여러 가지 조형물들이 보인다.

홍련지

 

 

홍연지의 대표선수 - 수집은 꽃

 

 

노송과 돌 물길

 

 

분수와 해바라기

 

신양수대교 아래에서 길이 갈린다. 직진하면 세심로(洗心路), 오른쪽은 세한정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우리는 직진하여 사랑의 연못에서 김명희씨의 테라코타전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고, 세한정으로 향한다.

세심로 돌표지

 

 

세심로를 걸으며 본 세한정과 배다리

 

 

우리들의 이야기

 

 

사랑의 연못 1

 

 

수련

 

 

사랑의 연못 2

 

 

사랑이 연못 3

 

 

우리들의 이야기 1

 

 

우리들의 이야기 2

 

 

추사 하루방

 

 

세한정 입구

 

 

세한정 1

 

 

세한정 2

 

 

세한정 3

 

 

세한도

 

세한정을 나와 배다리를 건너고, 2매표소를 나와, 연아이스림을 먹으며, 두물머리로 향한다. 두물머리를 둘러본 후, 이곳에서 다시 세미원으로 들어오려면, 입장권을 제시하여야 한다. 만약 입장권을 버렸다면 다시 구매해야하니 주의 하시기를...

배다리 1

 

 

두물머리 이야기 #7

 

 

배다리를 건너며(사진 크릭하면 커짐)

 

 

배다리 2

 

 

배다리 3

 

배다리를 건넌 시간이 1145분경이니, 양수역에서 내린 후, 1시간 20분 동안 쉬지 않고 걸은 셈이다, 운동화는 발이 갑갑하다며 샌들을 신고 나온 집사람이 힘들어 한다. 하지만 짱아를 생각하면, 지난날 짱아와 함께 왔었던 두물머리를 생략하고, 그냥 돌아갈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느티나무

 

 

물안개 쉼터

 

 

소원쉼터

 

 

두물머리 연꽃

 

 

남한강

 

다시 배다리를 건너고 빠른 길로 세미원을 지나 체육공원 삼거리에 이른다. 몰상식한 운전자가 눌러대는 크락션 소리에 크게 놀라 좋았던 기분이 잡친다. 제발 남을 배려하는 마음 좀 갖고 사시기를...

되돌아가는 길

 

 

체육공원 삼거리와 사람 놀라게 한 승용차

 

점심식사를 하러 삼거리에 있는 망향 비빕국수집으로 들어선다. 잔치국수, 비빔국수와 캔 맥주를 주문한다.(15,000) 시원한 실내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국수 나오기를 기다린다. 맥주를 다 마셨는데도 소식이 없다. 우리가 들어왔을 때는 손님이 별로 없었는데도 30분 가까이 지나서야 비로소 국수가 나온다. 국수 맛을 보고 나니 이해가 된다. 면발이 독특하다. 국수를 좋아하고, 맛에 까다로운 집사람이 칭찬을 할 정도다. 아마도 주문을 받고 나서 음식을 만드나 보다.

 

왔던 길을 거꾸로 집어, 230분경에 집에 도착한다. 모처럼 집사람과 5시간 동안 외출을 한 셈이다. 하늘은 더 어두워졌지만 아직 비는 내리지 않는다.

 

 

(2014. 7. 24)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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