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31일(일)
안전산악회를 따라 복계산을 간다. 2006년 12월 한북정맥을 마감하면서 복계산을 코앞에 두고 돌아서면서, 언제고 한번 꼭 올라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산이다.
복계산은 강원 철원군 근남면에 자리 잡은 산으로, 비무장지대와 가장 근접한 최북단의 산행지이다. 군사분계선 안에 있는 대성산을 지나는 한북정맥은 대성산의 날머리인 수피령(950m)으로 내려서면서, 비로소 접근 가능한 땅으로 들어서고, 수피령에서 서쪽으로 1.2Km를 달려 촛대봉(1010m)을 일으킨 후, 방향을 바꿔 남쪽의 복주산(1,152m)으로 치닫는다.
복계산은 촛대봉에서 북서쪽으로 1.2Km 떨어져 있어, 한북정맥을 약간 벗어난다. 생육신의 한 사람이었던 매월당 김시습이 세조가 왕위를 찬탈하자 관직을 버리고 은거했던 산이다. 이 복계산 기슭에 위치한 높이 40m 절벽위에 솟은 매월대, 그리고 매월폭포가 명승지로 알려지고, 복계산 정상에서 보는 대성산과 철원평야, 그리고 한북정맥 줄기 등의 빼어난 조망으로 유명한 곳이다.(이상 관련자료 발췌)
장마가 끝나고 연일 계속되는 폭우로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 여러 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많은 인명피해를 입는 천재지변을 겪는다. 주말에도 전국적으로 비가 그치지 않아 대부분의 산악회들이 성원미달로 행사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는데도 안전산악회의 복계산 산행은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한다.
안전산악회는 차주인 기사양반이 산악회 회장이고, 부인이 회원들의 음식수발을 직접 하기 때문에 음식이 맛이 있고 푸짐하여, 비교적 많은 고정회원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도 참여인원 수가 30명을 넘어 보인다. 버스는 구리를 지나 47번 국도를 달리다, 8시 50분 경, 운악산 근처, 주유소 옆 공터에 정차하더니 아침식사를 차려준다. 콩나물국과 밥에 김치와 버섯, 고사리나물이 반찬이다.
잔뜩 흐린 날씨에 비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산허리에 걸려있다. 산행지역의 기상청 예보는 오후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 비를 맞으며 식사를 하지 않아 다행이다.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건너편 매점이 있는 휴게소에 잠시 들른 후, 이동면에 이르러 372번 국지도로 갈아타더니, 9시 47분, 매월동에 도착하고, 산악대장은 대원들에게 3시까지 하산해 달라고 당부한다. 버스에서 내리자 빗방울이 흩날린다. 철원군 관광안내도, 매월대 안내판 등을 잠시 둘러보고, 비포장도로를 걸어 산행들머리로 오른다.
매월동 도착
매월대 안내판
9시 49분, 둘머리에 도착하여, 복계산 등산안내도와 복계산 안내판을 살펴본 후, 9시 50분 왼쪽 산길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매월동-덕구바위-매월대능선-철쭉로-삼거리-정상-삼거리-서남능선-굴골-청석골 세트장-매월동』으로 산행거리 7.8 Km에 산행시간은 간식시간 18분 포함, 총 4시간 11분이다.
산행들머리
복계산 안내판
산행시작
산행코스
비가 내리지만 울창한 숲이 우산 역할을 해주어, 구지 방수재킷을 꺼내 걸칠 생각도 않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경사가 급해지며 잡고 오르라고 등산로에 로프가 매어져 있다. 5시 59분, 커다란 석굴과 로프가 걸려있는 10여 미터 직벽인 덕구바위 앞에 선다. 들머리에서 약 315m 떨어진 지점이다. 빗물에 번들거리는 직벽을 로프에 매달려 한사람씩 차례로 오른다.
덕구바위
덕구바위 표지판
석굴
가파른 사면을 지그재그로 오르고
덕구바위를 지나 가파른 산사면을 지그재그로 오른다. 비는 여전히 부슬거리지만, 바람이 시원하여, 덥지 않아 좋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하산할 때 내려서야하는 서남능선을 건너 쪽에 바라본다. 이윽고 능선에 올라, 10시 10분, 작은 암봉을 넘고, 10시 16분, 매월대 하단부분에 이르러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비에 젖은 암릉을 네발로 기어오른다.
서남능선
암봉을 넘고
매월대를 왼쪽으로 우회한다.
매월대 직벽에 걸린 밧줄
10시 19분, 가는 밧줄이 걸린 직벽을 올라, 매월대에 이르지만, 빗속에 보이는 것은 고작 비구름이 걸린 북서쪽의 희미한 능선뿐이다. 아쉽다. 매월대를 지나 한동안 좁은 암릉길을 걷고, 이어 로프가 걸린 직벽을 조심스럽게 두 차례 내려선 후, 10시 31분, 고도 약 635m의 안부에 이른다.
북서쪽 조망
능선길의 고목
10시 40분, 670m봉을 지나고, 이어 가볍게 오르내리는 능선을 편하게 걷는다. 11시 1분, 들머리에서 2.85Km 떨어진 철조망이 보이는 능선을 걷는데 빗발이 굵어진다. 가는 비에 이미 옷이 모두 젖어버린 상태라, 빗방울이 굵어진다고 별다르게 신경은 쓰이지 않지만, 처절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11시 4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인 810m 삼각봉에 이른다. 오른쪽에 매월폭포를 거쳐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보이고, 우리가 올라온 매월대 능선 쪽으로는 등산로 폐쇄 안내팻말이 걸려있다.
진달래 능선인가?
삼거리 이정표
등산로 폐쇄 안내
삼각봉/ 헬기장 300m
11시 10분, 헬기장을 지난다. ‘삼각봉 300m/철쭉로 800m’를 알리는 노란 표지판이 보인다.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길을 빠르게 걷는다. 빗방울이 다시 가늘어지며 소강상태를 보인다. 11시 28분, 복계산 정상 500m를 알리는 철쭉로 이정표를 지나고, 이어 가파른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른다. 안개가 낮게 드리워진 능선길이 뿌옇게 흐려 보인다.
헬기장 이정표
부드러운 능선길
철쭉로 이정표
안개가 낮게 드리워진 능선길
11시 42분, 이정표가 있는 하산길 삼거리에서 직진하고, 암릉을 지나 11시 47분, 이정표와 정상석이 있는 복계산 정상에 오른다. 전망이 좋다는 복계산 위에 섰지만, 비는 여전히 부슬부슬 내리고, 지금은 사방이 온통 비구름에 가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산길 삼거리 이정표
정상석
이정표
산악회의 당초 계획은 촛대봉을 거쳐 남쪽능선으로 내려서고, 990m봉에서 원골계곡으로 하산하는 것이었지만, 비도 오고, 990m봉에서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분명치 않아. 하산길 삼거리로 후퇴하여, 서남능선을 타기로 변경했다고 한다. 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정상에서 잠시 머물다, 왔던 길을 되 집어 내려선다.
삼거리로 하산하다 돌아본 정상
11시 54분, 하산길 삼거리에 이르러, 자리를 잡고,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젖은 옷에 바람을 맞으니, 오싹 춥다. 배낭에서 재킷을 꺼내 걸치고, 약 18분 동안 휴식을 즐긴다. 비는 다시 소강상태다. 청청한 하산길이 운무에 싸여 신비롭게 느껴진다. 12시 16분, 철조망이 쳐진 곳을 지난다.
하산길 팻말
운무에 싸인 하산길
철조망 지대
빗방울이 굵어지고, 빗줄기가 거세지며, 운무가 가신다. 12시 35분, 884m봉을 지나고, 12시 49분, 묵은 헬기장을 통과한다. 빗발은 더욱 거세지고, 걸음이 빨라진다. 12시 56분, 능선을 버리고 왼쪽 골짜기로 내려선다. 물이 없는 돌 많은 골짜기 상류다. 비에 젖은 돌에 미끄러질세라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884m봉
골짜기 상류로 내려서고
이윽고 물소리가 요란한 굴곡으로 내려선다. 물이 불어난 계곡을 서너 차례건너고, 1시 32분, 하류에 걸린 좁은 나무다리를 지나 청석골 세트장에 이른다. 하산시간이 3시인데, 2시도 못되어 하산을 한 셈이다. 1시 36분, 매월대 폭포 400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마침 비도 소강상태라 뒤에 오는 후미대장에게 매월대 폭포구경을 하겠다고 신고를 하고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나무다리를 건너면서 본 굴곡
매월대 폭포 400m
400m면 대충 10분 거리다. 폭포로 가는 길에는 펜션도 있고, 계곡에는 운치 있는 나무 아래에 평상도 보인다. 1시 46분, 작은 폭포에 이른다. 유명한 매월대 폭포치고는 규모가 너무 작다고 생각하면서도 10분을 걸어들어 온 터라, 먼저 하산한 대원들이 기다릴 것을 생각하고, 발길을 돌린다. 귀로에 버스 안에서 다른 대원이 찍은 사진을 보니, 진짜 폭포는 아담한 폭포 뒤에 있었던 모양이다.
계곡의 멋진 나무와 평상
아담한 폭포
매월대 폭포(펌)
1시 55분, 매월산장을 지나고, 2시가 조금 넘어, 계곡 옆 놀이터 정자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대원들과 합류한다.
(2012.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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