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서 본 도봉산

 

주능선에서 본 주봉, 뜀바위, 만장봉, 선인봉

 

2013년 1월 10일(목)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으면서 용종 3개를 제거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병원에서는 용종을 제거한 곳에서 출혈이 생길 위험이 있으니, 2주 동안은 산에도 가지 말고, 반주도 삼가라고 한다. 병원에서 지시한대로 즐기던 반주도 삼가고 산에도 못 가며 지내려니 죽을 맛이다.

 

용종은 점막에 생긴 혹이라고 하는데, 점막에 생긴 상처는 그 상처가 아무는데 2주나 걸린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납득하기가 어렵다. 인터넷에 들어가 용정제거 후, 상흔이 아무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알아보니 대체로 1주 정도라고 한다. 그러면 그렇지...

 

반주는 어제 오후부터 조심스럽게 시작하고, 날씨가 제법 추울 것이라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도봉산으로 향한다. 코스는 『도봉탐방지원센터-구봉사-성도원-용어천계곡-관음암 갈림길-주봉-도봉주능선-보문능선-도봉탐방지원센터』로 도상거리 약 8Km에, 산행시간은 점심시간 25분포함, 5시간 30분이다.

 

산행코스

 

 도봉산의 봉우리들, 왼쪽부터 주봉, 뜀바위, 신선대, 자운봉, 만장봉, 그리고 선인봉

 

날씨가 추워서인지 언제나 붐비는 도봉산에도 등산객들이 뜸하다. 도봉탐방지원센터를 지나자 그나마 눈에 뜨이던 등산객들이 다양한 코스로 흩어져, 구봉사 쪽으로 이어지는 도봉계곡길은 더욱 더 한적하다. 얼어붙은 등산로는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다져져 많이 미끄럽지는 않아, 아이젠은 착용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성불사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성도암 쪽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완전히 인적이 끊겨 모처럼 도봉산을 통째로 전세 내어 유유자적 즐기는데, 문사동(問師洞) 마애각자가 있는 곳에서 인기척이 난다. 60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양반이 벌써 하산하는 길인지, 바위에 새겨진 초서 글씨가 아름답다고 감탄한다.

 문사동 마애각자 앞에서 만난 사람

 

성도암을 지나 계속 계곡을 따라 오르며 이따금씩 마주 내려오는 사람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한다. 아마도 우이암 쪽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인 모양이다. 산행을 시작해서 1시간 정도 지나, 이정표가 있는 주봉 갈림길에서 오른쪽 용어천계곡으로 들어선다. 이정표는 주봉까지의 거리가 1.5Km라고 알려준다.

 이정표

 

용어천계곡 뒤로 도봉산의 주봉인 자운봉, 신선봉, 그리고, 신선대, 뜀바위 등이 보이지만, 주봉은 왼쪽 능선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용어천계곡은 도봉산에서도 빼어나게 아름다운 계곡이지만, 주봉으로 오르는 길이 가팔라, 눈 쌓인 겨울에는 찾는 사람들이 드믄 곳이다. 아니나 다를까? 계곡으로 들어선 후, 관음암 갈림길 까지 1시간 동안은 한사람도 만나지를 못한다.

눈 덮인 용어천계곡

 

관음암 갈림길 이정표

 

겨울의 용어천계곡은 역시 만만치가 않다. 두어군데 왼쪽 가파른 사면에서 흘러내리는 계류가 얼어붙어 등산로가 빙벽에 묻혀 버렸다. 비로소 아이젠을 착용하고, 계곡으로 내려서서 빙벽을 우회 한 후, 길 없는 눈 덮인 사면을 치고 올라, 다시 등산로로 들어선다. 다행히 언제 지난 발자국인지, 선답자가 있어, 그 양반 발자국을 따라 진행한다. 이러다 보니 약 500m를 전진하는 데 30분이 넘게 걸린다.

빙폭(氷瀑)으로 변한 등산로를 우회하여 계곡으로 내려서고

 

선답자의 발자국을 따라 사면을 치고 오른다.

 

관음암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주봉으로 향한다. 가파른 암릉길이 미끄럽다. 12시 30분경, 주능선 바로 아래, 양지바른 넓은 공터에 이르러 자리를 잡고 어한주를 마시며, 컵라면과 떡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1시경에 주능선으로 진입하여 우이암으로 향한다.

주봉 아래, 주능선 가까이에서 점심식사.

 

남서쪽으로 면한 계곡을 오를 때는 바람이 없어 추운 줄 몰랐는데, 주능선으로 들어서자, 분위기가 일변하며 차가운 바람이 품속으로 파고들고, 볼이 따가울 정도로 춥다. 주봉에서 우이암까지는 약 1.9Km, 1시간 정도가 걸리는 거리다.

 

추운 날 주능선을 걷고 보문능선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잡은 것은 능선을 걸으며 아름다운 도봉의 봉우리들을 둘러보자는 것이 목적인데, 이처럼 차갑게 추위가 느껴져 체온을 잃게 되면 건강에 해롭다. 하여 견디기가 어려울 정도로 계속 춥게 느껴지면, 계획을 변경하여, 도중에 계곡 쪽으로 하산하기로 하고, 주능선을 탄다. 주능선에서 보는 조망이 가히 환상이다.

주능선에서 뒤돌아본 주봉

 

칼바위

 

뜀바위와 신선대

 

칼바위, 뜀바위, 만장봉, 선인봉

 

칼바위

 

여성봉

 

오봉

 

주능선에는 등산객들의 왕래가 제법 빈번하고, 이들이 밟고 지나간 눈이 얼어붙어 미끄럽지만 아이젠 덕에 큰 어려움은 없다. 추위도 몸이 점차 적응함에 따라 견딜만하여, 두 차례 계곡으로의 탈출로를 그냥 지나친 후, 우이암 에 도착하여, 보문능선으로 접어들고, 왼쪽의 멋진 도봉의 암봉들을 바라보며 하산한다.

보문능선에서 본 도봉-왼쪽부터 주봉, 뜀바위, 신선대,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도봉산의 봉우리에 대해 알아볼까요?

 

모처럼 눈 덮인 한적한 도봉의 설경을 즐겼다. 유감스러운 것은 작은 카메라만을 들고 나와 사진의 화질이 떨어지는 점이다.

 

 

(201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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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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