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imahn 2012. 12. 17. 17:54

 


20대들을 제외한나머지 대원들의 모습-엘로라의 카알라쉬 사원 앞에서

 

2011년 2월 15일(화)
11시 50분 경, 미팅 장소인 인천국제공항 3층 K체크인 카운터에 도착한다. 창가에 놓인 의자에 젊은 아가씨들이 조용히 앉아 있다. 별일도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며 시끄럽게 떠들어 댈 나이들인데, 긴장한 탓인지 모두들 얌전하다. 배낭커버에 ‘인도로 가는 길’ 로고가 찍혀있고, 몇몇 사람들이 들고 있는 배낭여행 자료집을 보면 미팅 장소를 재대로 찾은 것이 분명하다.

 

12시가 가까워지자 쿰부히말 동창인 김연수 사장도 모습을 보이고, 중년의 신사 몇 분들도 다가오지만, 여전히 젊은이들의 수가 압도적이다. 8명이 출발한다고 하더니, 마지막 단계에서 젊은 사람들이 대거 참여를 한 모양이다. 12시 정각, 정성원 사장이 커다란 배낭을 지고, 큰 여행용 트렁크를 끌며 나타난다.

 

이윽고 회사 여직원이 모인 사람들에게 여권과 전자티켓을 나누어 주며 탑승수속을 도와준다. 가만히 참여자 수를 헤아려보니 나까지 모구 13명이다. 적당한 인원이다. 하지만 할배벌 늙은이는 나 혼자 뿐이다. 집사람이 걱정한 것처럼 늙은이가 주책없이 끼어들어 젊은이들의 여행분위기를 망치는 것은 아닌가?  은근히 걱정이 된다


미팅 장소에서의 첫 만남

 

 

탑승권을 나눠주는 회사 여직원, 김해설양, 구아연양의 얼굴이 보인다.

 

짐을 부치고 탑승권을 받는다. 좌석번호 33C, 단체여행자들의 좌석치고는 꽤 좋은 자리다. 처음부터 일이 잘 풀리는 느낌이다. 탑승구는 121번이다. 인천국제공항의 101번에서 132번까지의 탑승구는, 탑승수속과 출국심사를 하는 건물과 떨어진 별개의 건물에 있어, 셔틀열차로 이동해야한다. 짧은 기간 동안에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엄청 늘었다는 이야기이다.

탑승구로 이동

셔틀열차(귀국 시 찍은 사진)

 

AI 317기에 탑승한다. Boing777-300 새 비행기다. 창가의 A석은 김연수 사장, B석은 공석, 통로자리인 C석이 내 자리이니, 널널해서 좋다. 인도항공(Air India)은 처음이다. 화려한 제복의 인도 스튜어디스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향수냄새인지 체취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강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비행기는 거의 만석이다. 인도로 가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가?  의아해할 정도다. 이윽고 비행기가 이륙하고 기내식이 제공된다. 음료수로 맥주, 와인, 위스키 등 주류도 청할 수 있다. 맥주를 달라고 하니 하이네켄을 준다. 식사는 양고기와 닭고기 중에서 선택하라고 한다. 양고기를 택한다. 고기가 부드럽고, 맛도 괜찮다. 레드 와인을 청하니, 금방 가져다준다. 와인 맛은 별로지만 인도항공의 기내식은 수준급이다.

기내에서 서비스 받은 맥주와 포도주

 

앞좌석 등받이에 걸린 모니터를 통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본다. 언제 보아도 즐거운 영화다. 이윽고 비행기가 홍콩에 착륙하고, 승객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간다. 아하! 홍콩승객들이었구나. 비로소 이해가 된다. 청소부들이 올라와 한바탕 떠들썩하게 빈자리를 정돈한 후, 인도 행 승객들이 새롭게 오르지만 몇 사람 되지 않는다. 1시간 만에 비행기가 다시 이륙한다. 김연수 사장이 편하게 누워가라고 빈자리로 옮겨 앉아 이번에는 존 웨인 주연의 ‘수색자’를 본다. 이윽고 저녁식사가 서브된다. 이번에는 닭고기를 택하고 수면제가 되라고 언더 럭 3잔을 연달아 청해 마신다.

 

한밤중에 비행기가 델리공항에 도착한다. 무척 규모가 큰 공항이다. 공항청사시설도 인천국제공항 못지않게 모던하다. 우리들의 최종목적지가 뭄바이기 때문에 국내선 공항으로 이동하여 비행기를 바꿔 타는 줄 알았는데, 뭄바이는 델리국제공항에서 다른 국제선으로 바꿔 타듯 바로 트랜지트 시켜주어 편하다. 옮겨 탄 비행기는 깔끔한 에어버스 321인데 승객이 별로 없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기내식이 나온다. 한밤중이라 식사를 거절하고, 술을 청해보지만, 술은 없다는 대답이다.

델리 국제공항청사 1

델리 국제공항청사 2 -트랜지트 승객 보안검사

델리 국제공항청사 3 -‘수르야(Surya)’ 신상

 

날이 바뀌고, 새벽 2시경에 비행기는 문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역시 큰 공항이다. 뭄바이는 우리들이 학교에서 ‘봄베이’로 배웠던, 인도에서 델리 다음으로 큰 도시다. 공항을 확장하는지 여기저기 공사장 칸막이가 보인다. 봄베이가 언제, 왜 문바이로 바뀌었는지? 당연한 궁금증이만, 길잡이도, 인도인 누구도, 시원한 대답을 해주는 사람이 없다. 

문바이 공항의 이미그레션 체크

문바이 짜뜨라빠띠 사바지 국제공항 외관

긴 비행시간 후에도 피로한 기색 하나없는 청춘들

짐을 찾아들고 공항 밖으로 나오자 우리들의 길잡이 김용환 씨가 기다리고 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우리들은 택시에 나누어 타고 호텔로 향한다. 택시는 거의 한 시간 동안을 달려 가리가움 교회 근처. 시장 통에 있는 호텔 히라(Hira)에 도착한다.

호텔 히라

 

* 귀국 후 구글을 검색하여 아래와 같은 대답을 얻었다.

“뭄바이(Mumbai)는 봄베이(Bombay)의 원래 이름입니다. 원래 뭄바이이던 곳이 지배자인 영국인의 발음취향에 맞도록 바꾼 것이 봄베이랍니다. 원래 쉥깡이던 지명을 영국인의 발음에 편리하도록 홍콩으로 바꾼 것과 같습니다. 오랫동안 봄베이로 불리던 이 도시가 옛 이름 뭄바이를 되찾은 것은 1995년으로 우익정당인 힌두보수당이 집권하면서라고 합니다. 힌두당은 뭄바이 뿐만 아니라 마드라스는 첸나이로, 캘커타는 꼴까타로 그 이름을 돌려놓았다고 합니다.“

 

(2011.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