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6) : 망가리고개-형제봉-광교산-백운산-지지대고개
2008년 8월 12일(화).
심산대장과 함께 한남정맥 광교산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망가리고개(1.2Km)-매봉(1Km)-버들치고개(2.8Km)-형제봉(2.1Km)-광교산(1.6Km)-백운산(4.3Km)-지지대고개』로 도상거리는 약 13Km이다.
이번 구간의 대부분은 수지와 수원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산책로다. 소나무 숲이 아름답고 신작로처럼 넓은 등산로가 부드러운데 곳곳에 보이는 이정표들이 가야할 곳의 방향과 거리를 알려준다. 지형도나 나침반도 필요가 없다. 이정표만 보며 가도 충분하다. 한남정맥에서 가장 높은 산인 광교산의 시루봉에서 보는 조망이 압권이다. 안양 쪽의 수리산(475m), 의왕 방향의 모락산(385m), 그리고 수도권의 관악산, 청계산이 가깝고,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이 뚜렷하다.
밤새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진다. 천둥소리에 놀란 "짱아"가 얼굴을 핥아대는 통에 잠이 깬다. 새벽 3시다. "짱아"는 나이를 먹으면서 천둥소리를 무서워하고, 빗소리를 싫어한다. 온 식구가 모두 깨어 "짱아"를 안정시키다 보니 날이 샌다. 수도권에는 50미리 정도의 비가 온다고 했으니, 이 정도로 비가 내렸으면, 올 비는 다 온 모양이다. 산행 중에 큰 비를 만날 걱정은 없을 것 같다.
8시 양재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수많은 버스가 지나가도 망가리고개를 지난다는 버스는 없다. 5500-2번 버스가 다가온다. 지도를 보며 기사양반에게 상현동에 가느냐고 물으니, 반갑게도 간다는 대답이다. 버스에 올라, 지난번에 산행을 마치고, 버스를 탔던 벽산, 풍산 아파트 앞 정류장을 지나느냐고 묻지만, 못 알아듣는다. 두산기술원 등 주변의 이름 있는 곳을 열거하자, 그제야 감이 잡히는지, 아이 파크 앞에서 내리면 멀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준다.
9시 정각, 수지교회와 현대건설 공사장 사이의 계단 길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인근 아파트에서 산책을 나온 아주머니 한 분이 따라온다. 폐활량을 늘리라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매일 등산로를 따라 산책을 하는데, 오늘처럼 비온 뒤 흐린 날에는 산책객들이 드물어, 혹시 나쁜 사람을 만날까 두려워 함께 갈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들머리 계단
반대편 벽산 아파트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09:00) 망가리고개/산행시작-(09:07) 지적도근점-(09:18) 군부대 철조망, 우-(09:26) 일반 등산로-(09:29) 매봉샘-(09:33) 돌탑-(09:35) T자, 우-(09:40) 버들치고개-(09:56) 시 "당신은 참 좋은 사람"-(10;09) 천년약수터 갈림길-(10:18) 이의동 입구-(10:22) 백년약수터 갈림길-(10:28) 데크 등산로-(10;35) 시 "산에서"-(10;39) 전망대-(10:40) 로프 걸린 암릉-(10:45) 시루봉 정상-(10:52) 전망바위-(11:00) 양지재 정상-(11:16) 김준용장군 전승비 갈림길-(11:22~11:54) 비로봉/중식-(11:58) 토끼재-(12:19) 시루봉 갈림길-(12:23~12:27) 시루봉 정상-(12:30) 시 "광교산"-(12:33) 노루목 대피소-(12:41) 송신소 왼쪽 우회-(12:47) 억새밭-(12:55~13:00) 전망바위-(13:08) 백운산 갈림길-(13:15) 통신대 분기점-(13:17~13:18) 백운산 정상-(13:29) 계단길 시작-(13:37) 군부대 철책-(13:41) 부대 정문-(13:42) 통신대 헬기장-(14:20) 광교 헬기장-(14:36) 수의 사거리-(14:40) 범봉-(14:45) 산마루-(14:58~15:14) 굴다리/알탕-(15;20) 지지대고개』중식 및 휴식 약 50분 포함, 총 6시간 20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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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현대건설, 오른쪽의 대림건설 공사장 사이로 좁은 산책길이 이어진다. 습기 많은 울창한 숲 속을 걷는다. 등산로에 지적도근점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철제 펜스가 따라오고, 오르막길에는 통나무 계단으로 등산로를 정비해 놓았다. 경고판이 걸린 군부대 철조망이 앞을 가로 막는다. 매봉정상을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철조망을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철제 펜스에 상현동 1.2Km를 알리는 이정표가 걸려 있다.
군부대 철조망과 경고판
이정표
군부대 철조망과 펜스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잠시 후 부대 철조망이 왼쪽으로 굽어진다. 철제 펜스를 버리고, 부대 철조망을 따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철조망 너머로 비구름이 걸린 광교산이 보인다. 철조망을 따르던 길이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넓은 일반등산로로 내려선다.
철조망과 펜스 사잇길
멀리 보이는 광교산
9시 29분, 산책객들이 모여 있는 매봉샘에 들러, 샘물을 받아 마신다. 물맛이 좋다. 이후는 잘 정비된 등산로가 마치 산책길처럼 이어진다. 오르막에는 통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계단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사면을 따라 우회하는 뚜렷한 우회로를 따르면 된다. 9시 35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5분 후, 광교산 등산안내도 가 있는 버들치고개로 내려선다.
매봉샘
버들치고개
비포장도로를 건너 통나무계단을 오르자. 아름다운 산책길이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형제봉이 보이고, 나뭇가지에 시(詩)가 걸려있다. 10시 9분,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안부를 지난다. 왼쪽은 수원, 오른쪽은 천년 약수터로 이어지는 길이다.
아름다운 산책길
형제봉
등산로에서 만난 시
직진하여 완만한 오르막을 지나 싱그러운 송림 속을 걷는다. 10시 17분, 이정표가 있는 이의동 갈림길에 이른다. 이정표는 형제봉까지 1,030m 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10시 22분, 백년수 갈림길을 지나며 광교산 출입통제구역을 알리는 안내판을 본다.
싱그러운 송림
이의동 갈림길 표지목
이의동 갈림길 표지판
광교산 휴식년제 알림판
10시 28분, 형제봉 테크 등산로에 이른다. 등산로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380계단이다. 통과하는데 약 6분 정도가 소요되는 긴 계단이다. 10시 50분, 박재삼의 시, "산에서"를 보고, 5분 후, 전망대에 서서 140도 방향으로 수원시를 굽어본 후, 밧줄에 매달려 암봉에 올라, 잠시 북쪽 조망을 즐긴다.
테크 등산로 안내판
계단길
산에서
전망대에서 본 140도 방향
50도 방향의 분당
10시 45분, 정상표지판이 있는 형제봉 정상(448m)에 이른다. 직진하여 동쪽으로 내려서면 도마치고개고, 마루금은 왼쪽이다. 왼쪽으로 진행하여 미끄러운 암릉을 내려서서, 이정표가 있는 경기대 갈림길에 이른다. 형제봉에서 64m 내려선 지점이다.
형제봉 정상
10시 52분, 등산로에서 왼쪽으로 조금 벗어난 전망바위에서 가까이 보이는 광교산을 카메라에 담고, 다시 등산로로 돌아와, 가파른 계단길을 내려선다. 11시 이정표가 있는 양지재를 통과 하여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전망바위에서 본 광교산
돌탑과 양지재
11시 16분, 병자호란 때 광교산에서 청나라 군사를 물리친 김준용 장군의 전승비 갈림길을 지나고, 3분 후, 형제봉 갈림길을 거쳐, 11시 22분, 정자가 있는 비로봉에 오른다. 다소 이른 감은 있지만 정자에 오른 김에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남서쪽으로 수원시의 아파트 군이 가깝고, 수지 넘어, 운무가 걸린 산줄기가 아름답다.
김용준 장군 전승지 갈림길
정자,
수지 너머 운무가 걸린 산줄기
소나기가 한 줄기 쏟아진다. 비를 피해 산책객들이 정자로 모여들어 든다. 대부분이 인근에 거주하는 아주머니들이다. 이윽고 비가 멎자, 정자를 내려서서 시루봉으로 향한다.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가야할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토끼재에 내려섰다 암릉을 지나고, 12시 19분, 시루봉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4분 후, 시루봉 정상(581m)에 오른다.
가야할 능선
토끼재
시루봉 갈림길
정상에는 화성 모형의 정상석, 그리고 경도, 위도와 높이까지 표시된 삼각점이 있고. 북쪽으로 시야가 확 트였다. 관악산, 청계산이 가깝고, 멀리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이 뚜렷하게 보인다. 한동안 조망을 즐긴 후, 갈림길로 되돌아와 백운산으로 향한다.
정상석
정상석 이면의 광교산 유래
삼각점
청계산
관악산
북한산, 도봉산
12시 30분, 갈림길에 있는 "광교산"이란 시를 잠시 훑어보고, 산책길을 따라 걷는다. 노루목 대피소를 지나고, 송신소를 우회한다. 12시 47분, 억새밭을 지나면서 비로봉에서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동행을 하던 수원 아주머니들과 작별을 한다.
시, "광교산"
노루목 대피소
돌탑 쉼터
커다란 바위가 앞을 막아서고 등산로는 왼쪽으로 우회한다. 바위 위에서 사람소리가 들린다. 직등하여 바위에 올라선다. 수원 아줌마 네 명이 탁 트인 조망을 보며 즐거워한다. 오늘 지난 곳 중에서 최고의 조망을 선사하는 전망바위다. 아주머니들과 함께 이곳, 저곳을 확인하며 한동안 어울린다.
뒤돌아본 송신소
한눈에 보이는 수도권의 산들, 관악산,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청계산
분당방향
광교마을
백운산 방향
1시 8분, 갈림길에 이르러 오른쪽 백운산으로 향한다. 등산로는 군 시설물 철책을 따라 좁게 오르내려. 1시 15분, 통신대 분기점에 이른다. 철책은 왼쪽으로 굽어 내리고, 백운산 정상은 오른쪽이다. 1시 17분, 정상석, 삼각점, 그리고 이정표가 있는 백운산 정상(567m)에 오른다.
백운산 갈림길
통신대 분기점에서 본 군 부대시설
정상석
삼각점
이정표
정상에서 서쪽으로 조금 벗어난 전망바위에서 지지대고개로 이어지는 능선을 가늠하고, 수안산을 가까이 본 후, 하산을 시작한다. 다시 통신대 분기점으로 되돌아와 철책을 따라 내려선다. 빗발이 후둑후둑 떨어진다. 서둘러 방수재킷을 걸치고 배낭커버를 씌운다.
가야할 능선
안양, 과천 방향
통신대 분기점 (올라 올 때 찍은 사진)
1시 29분, 계단길로 접어들어 이를 따라 내린다. 1시 37분, 미군부대 철책을 만나 왼쪽으로 우회하고, 4분 후, 부대정문에 이르러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내린다. 1시 42분, 통신대 헬기장을 지나, NO. 13 표지목의 안내로, 왼쪽 등산로로 들어선다. 표지목은 지지대고개 까지의 거리가 3,750m라고 알려준다.
부대철책
부대정문
NO. 13 표지목
잘 정비된 등산로 여기저기에 벤치가 보인다. 훌륭한 산책로다. 빗발은 가늘어졌지만 추적추적 계속 비가 내린다. 발이 젖지 않을 정도로 내리는 이런 비는 오히려 더위를 쫓아주어 고맙다. 청련암 갈림길을 지나고, 2시 21분, 광교 헬기장을 건너, 이정표가 있는 수의 사거리에 이르러 직진한다.
등산로 변의 벤치
광교 헬기장
수의 사거리
2시 40분, 나지막한 범봉을 지나고, 산마루를 넘는다. 차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이윽고 시야가 트이며 북수원IC가 내려다보인다. 2시 58분, 굴다리에 이르러 수로를 따라 흐르는 맑은 물로 땀을 씻어내고 젖은 옷을 갈아입는다. 3시 20분, 1번 국도로 나와 지지대고개를 넘어, 골사그네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이제 비는 완전히 그쳤다.
범봉
산마루
북수원IC
굴다리
1번 국도
5시 35분 경, 골사그네 정류장에서 777번 버스를 타고 사당에 도착하여 생맥주집으로 들어선다. 하이네켄 6% 짜리 생맥주가 빛깔도 좋고 맛이 일품이다. 체코에서 마셨던 같은 도수의 유명한 프라하 맥주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다.
(2008. 8.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