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항산(太行山) 관광(1)
칭다오 五.四 廣場의 “5월의 바람”
五.四 廣場 주변 해안도로와 산책로
중국의 태항산을 아시아의 그랜드캐넌이라고 하는가 하면, 혹자는 태항산을 황산, 장가계에 계림을 합쳐 놓은 것 같이, 풍광이 빼어나고 경관이 다양하다고 칭송이 자자하다.
여행사들이 모객을 위해 만들어 낸 말일 터이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듯이, 별 것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언제고 한번 가보야 할 곳으로 여겨왔던 모양이다.
하지만 황산, 화산, 숭산, 태산 등 중국의 쟁쟁한 명산들이 노약자들도 다닐 수 있게 돌계단을 만들고, 계곡에는 현수교를 놓는가 하면, 암벽허리에 잔교를 붙여놓는 등, 등산의 묘미를 모두 회손 시켜 버렸기 때문에, 중국의 산은 다시 갈 곳이 못된다고 접어 왔던 터라, 일부러 기회를 만들어 갈 생각은 전혀 없었던 곳이다.
그 뿐인가? 태항산 패키지를 트레킹 상품으로 취급하는 산악회가 있는 가하면, 관광 상품으로 판매를 하는 여행사들도 많아 헷갈린다. 관광을 하는 곳 인지? 트레킹을 하는 곳인지가 불분명하다 보니 선뜻 가겠다는 결정이 어렵다.
여름 성수기가 지나고, 가을 시즌도 끝나갈 무렵이라, 4박 5일짜리 패키지가 30만 원 대로 떨어진다. 정상적인 가격, 60만원~80만원에 비해 많이 싸다. 마침 갈만한 곳을 찾고 있던 터라, 싼 가격에 끌려, 트레킹이 아닌 관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서도, 보물섬투어에 예약을 한다.
회사에 지불한 금액은 단체 비자비용 40,000원을 포함, 319,000원이다. 여기에다 천계산 운봉화랑 일주 및 노야정 케이블카 비용 $50, 왕망령 빵차 이용비용 $60, 현장에서 가이드가 추천하는 비나리길 탐방 $30, 그리고 기사 팁 $50에 발마사지 비용 $10(가이드가 $10을 깎아준 것이다), 합계 $200-약 220,000원이 추가되어 총액은 541,000원으로 늘어난다. 3군데 추천 선택 관광은 말이 선택이지, 이를 선택하지 않으면, 여행 자체가 무의미해짐으로 필수코스로 보아야한다. 그래도 4박 5일 여행에 540,000원은 싼 편이다.
자 이제 태항산이 어떤 산인가? 살펴보자. 태항산(太行山)- 가운데 行은 “행”으로 읽지 않고 “항”으로 읽는다. 항으로 읽는 경우는, 순서, 차례, 많은 것들이 늘어선 것을 지칭할 때다. 대표적인 예가 항렬(行列)이다.
중국의 태항산(太行山)은 河北省(하베이성), 河南省(허난성), 山西省(산시성) 등 3개의 성(省) 접경에 걸쳐있으며, 하나의 독립된 산이라기보다는 네이멍구에서 중국내륙, 남서쪽으로 400㎞정도 길게 뻗은 산맥이다. 이 태항산맥에 속하는 모든 산들 통칭하여 부르다 보니 태행산이 아닌, 태항산이 된 것이다.
아래 지도를 보자 태항산 대협곡 안에, 만선산, 구련산, 천계산 등이 있고, 빵차를 타고 이들 산을 돌면서 대협곡을 조망하는 것이 관광이라면, 대협곡 안의 길을 따라 걷는 것이 트레킹이겠다. 하지만 태항산 관광지 개발역사가 짧아 어느 정도 트레킹 코스를 정비했는지가 잘 알려지지 않아 대부분이 빵차를 타고 이동하는 관광이 주류를 이루는 모양이다.
2014년 11월 16일(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칭다오 행 OZ 317 출항시간이 9시다. 회사에서는 7시까지 3층 M 카운터에 모이라고 한다. 9호선 첫차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하여, 공항철도로 바꾸어 타면, 7시 3분경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게 됨으로, 약 10분 쯤 늦겠다고 미리 회사에 양해를 구한다.
이번 여행의 참여인원은 모두 16명이다. A팀 9명에, B팀 7명으로 단체비자를 받아, 9명, 7명은 항상 같이 움직여야 한다. A팀은 모두 모여 회사 여직원의 설명을 듣고, E-Ticket을 교부 받아, 체크인을 하러 떠났는데, B팀에는 2사람이 7시 30분경에 모습을 보인다. 체크인을 하고 비행기를 타려면 시간이 바쁘다.
다행히 군산에 오신 부부 중 한 분이 미리 줄을 서 준 덕에 서둘러 체크인을 마치고 보안검사를 기다리는 긴 행렬 뒤에 선다. 일요일이라서인지 여행객들이 무지 많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탑승구로 뛰 듯이 달려가니, 8시 45분, 이미 탑승이 시작됐다.
비행기에는 빈 좌석이 많다. 시즌이 지났기 때문인 모양이다. 어째 됐건 세 자리를 혼자서 차지하고 보니 일등석을 타고 가는 기분이다. 칭다오까지의 비행시간은 50분, 비행시간이 짧은 것이 유감이다.
비행시간이 짧으니, 아침 기내식도 간단하고, 맥주 한 캔 청해 마실 수도 없다. 주류는 일체 싣지를 않았다는 대답이다. 비행기는 1시간 쯤 날라, 칭다오 류팅 국제공항(青岛流亭国际机场)에 도착한다. 나는 다른 짐이 없고, 기내에 반입했던 배낭이 전부라 일찍 감치 밖으로 나오니, 보물섬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이 두 사람이다. 안내문에 현지 가이드 이름이 류영희라고 알은 터라 여자에게 다가가 태항산 팀이냐고 물으나 고개만 까딱한다. “저 분은 요?”라고 보물섬 피켓을 든 다른 사람을 가리키자, 청도관광 팀이라고 대답한다.
칭다오 공항
이윽고 일행들이 다 모이자 버스로 이동한다. 관광버스라, 자리가 널널하여 나는 사진을 찍겠다고 양해를 구한 후, 문 쪽의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버스가 출발하고, 가이드가 자기소개를 한 후, 오늘의 일정을 알려준다. 조선족 3세대의 40대 부인, 집은 연변이지만, 1년 내내 청도에서 가이드 생활을 하고 있고, 남편은 한국 김포에서 외화 벌이 중이라, 초등학생, 중학생 두 딸은 연변에서 시부모들이 돌보고 있다고 한다. 이번이 금년도 마지막 일이라, 이 일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 딸들을 만날 수 있다고 기뻐한다.
칭다오공항
오늘 일정은 五.四 廣場으로 이동하여, 한국의 3.1운동에 자극을 받아, 중국에서 일어났던 五.四반일 만세운동 진원지를 참관한다. 이어 팔대관을 버스를 탄 채 차창 밖으로 바라본 후 점심식사를 하고 랴오청(聊城)으로 이동하여 숙박한다.
첫날 행적: 칭다오출발-G20번 고속도로타고-웨이팡-쯔보를 거쳐, 지난을 우회하고,랴오청
음산하게 흐린 날씨다. 공항을 출발한 버스는 고속도로를 약 50분 정도 달려 11시 경, 五.四 廣場 에 도착한다. 가이드는 五.四운동은 한국의 3.1운동과 같은 운동으로, 청도가 그 진원지이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것이 五.四 廣場이라며, 광장 주변을 자유롭게 둘러 본 후 11시 50분 까지 다시 모이라고 당부를 하고는, 휑하니 혼자 사라져 버린다.
五.四 廣場 가는 길
五.四 廣場 뱃머리 모양의 조형물
해변과 五.四 廣場 조형물
우선 다시 모이기로 한 뱃머리 조형물 부근을 둘러보고, 요트경기장이 있다는 곳을 들러 볼까하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 방향을 돌려 붉은 횃불 모양의 조형물이 보이는 광장으로 향한다.
뱃머리 데크의 상인들
요트 경기장 방향
해변 길
해변 보행로
<5월의 바람>, 五.四 廣場 조형물의 이름이다. 높이 30m, 직경 27m, 무게 700톤 이상의 <5월의 바람>은 五.四 廣場의 역사적인 작품으로, 중국에서 현존하는 철 조각품 중 가장 큰 것 중의 하나이다. 이 작품은 五.四 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던 칭다오의 정신을 담고, 바람과 불꽃의 소용돌이로, 나라사랑의 요체인 반제국주의, 반봉건제도를 명확히 표출하고, 강력한 국력의 고양을 표현한 것이다. 간결한 예술적인 수법, 단순한 선, 그리고 견고함과 육중함이 힘(力)을 느끼게 하는 바람의 소용돌이로 묘사한 것이다. 이 조각품은 칭다오의 역사적인 관광자원 중 하나로 전해오고 있다. (이상 안내문)
5월의 바람
안내문
五.四 廣場과 그 주변을 둘러보고, 만나기로한 장소로 되돌아오다. ‘칭다오 특산 공예품 도매상’ 간판이 붙은 상점에 들러, 반주용으로 칭다오의 대표적인 백주(白晝), 랑가타이(53도,500CC)를 60元을 주고 산다.
五.四 廣場 1
五.四 廣場 2
광장 산책로
조각 ‘바람을 타고’
안내문
주변 1
주변 2
40여분 동안 五.四 廣場을 둘러보고, 만나기로 한 장소로 되돌아와 일행들을 기다린다. 부부단위로 헤어졌던 일행들이 다시 모이고, 11시 50분 정각에 모습을 나타낸 가이드와 함께 버스에 올라, 팔대관을 차창 밖으로 보며, 식당으로 향한다.
차창 밖 1
차창 밖 2
차창 밖 3
팔대관이란 곳이 어떤 곳인데 이처럼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도 되는 곳 인가하는 의문이 들어 귀국 후 관련 자료를 검색해본 결과를 옮겨 놓는다.
팔대관 풍경구(八大关 风景区)는 타이핑만과 후이천만 해안를 따라 이어지는 수 킬로미터의 해안선 주변에 조성된 아름다운 도로와 주택 지대를 말한다. 이 팔대관은 1930년대에 지어졌다. 이 지역에 8개(현재는 10개)의 주요도로를 건설하고, 그 도로의 이름을 중국의 유명한 관문에서 따서 붙였기 때문에 팔대관이라고 부른다. 그 열개의 관문은 산해관, 정양관, 가욕관, 문승관, 자형관, 정무관, 거용관, 소관, 함욕관, 임진관이다.
팔대관은 청도 해변풍경의 아름다움으로 소개되지만, 진정한 매력은 그 곳의 건축물들이다. 독일, 러시아, 영국, 미국,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 일본식 등의 다양한 품격의 200여개 건축물들이 팔대관의 매력이며, 이들 건축물들은 모두 24개 국가의 건축 양식을 표현하고 있는데, 모든 건축물들이 각국의 건축 품격을 잘 반영하고 있다. 1996년 역사적인 보호지역으로 선정되었으며 2005년 중국의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혔다.(관련 자료발췌)
팔대관 풍경구 안내판
이곳은 칭다오의 유명 관광지 중에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태항산 가는 길에 잠시 들른 우리들은,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풍광에 만족하고 후일을 기약할 뿐이다.
1시 15분 경, 삼겹살 무한 리필이 가능하다는 ‘꾸워’식당에 도착하여 식사를 한다. 조선족이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한다. 한창 때에는 같은 스타일의 식당을 여러 곳에서 운영했었지만 지금은 한 개 남은 이곳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꾸워 식당
식사 중인 대원들
식사를 마친 일행은 2시경, 다시 버스에 올라 약 500Km 떨어진 랴오청으로 향한다. 청도시내를 통과하고,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G20번 국도를 달린다. 차창 밖으로 화북평원의 밀밭이 펼쳐진다.
청도시내를 통과하고
톨게이트를 지나
G20번 고속도로
하북평원 밀밭
4시경 웨이팡 휴게소에 들러 잠시 용무를 보고 다시 고속도로를 달린다. 가이드는 웨이팡 지역은 채소의 산지로 유명하다고 한다. 차창 밖으로 양떼도 보이고 끝없이 펼쳐진 비닐하우스가 장관을 이룬다.
위이팡 휴게소
온 땅을 뒤 덮은 비닐하우스
5시가 넘자 고속도로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버스는 용무를 위해 다시 쯔보 휴게소에 잠시 머문다. 용무를 보고난 후, 나는 슈퍼에 들러, 4원을 주고 칭다오 맥주 1캔을 사들고 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어둠 속을 달린다. 고속도로에는 이따금씩 커다란 화물트럭이 달릴 뿐 차량통행이 많지 않은 편이다. 이윽고 버스는 랴오청(聊城)시로 들어선다. 늦은 시간인데도 사무실 같아 보이는 건물에는 불빛이 휘황하다. 가이드 설명으로는 신흥공업도시라고 한다.
7시 45분, 버스는 오늘의 숙박지, 正泰東方大酒店에 도착한다. 4성급 호텔이다 특이한 것은 1층 메인 로비에 옥을 깎아 만든 배추 조각품을 전시해 놓은 것이다. 방을 배정받고, 짐을 옮긴 후, 식당으로 내려와 식사를 한다. 뷔폐식 음식이 괜찮은 편이다.
正泰東方大酒店
호텔로비의 옥 배추
조개껍질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술을 마시던 중국인들이 늦게 도착한 관광객들을 손을 들어 환영해 준다. 자신에 찬 당당한 모습이다. 과연 중국이 엄청 변했다.
내일 일정은 5시 40분 모닝콜, 6시 10분 식사, 6시 40분 출발이다.
(2014.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