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지맥(8) : 옥실차도-960.8m봉-1067m봉-은곡차도-지억산-유전차도
2007년 6얼 29일(화)
"화요맥"의 정기산행일이다. 정선지맥 여덟 번째 구간은『옥실차도-960.8m봉-1087m봉-은곡차도-지억산-유전차도』로 도상거리가 10Km도 못되어, 가까운 민둥산을 다녀오기로 계획하지만, 땡볕 속에서 민둥산을 다녀오겠다는 사람 수가 적어, 삼내약수를 구경하고 고병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기로 계획을 수정한다.
모처럼 여유 있는 산행을 즐길 수 있겠다는 기대는 뜻밖의 해프닝으로 무산 돼 버리고 만다. 일 년이 넘게 아무 탈 없이 우리들을 실어 나르던 버스가 호법분기점에 이르러 갑자기 고장을 일으키더니 움직이기를 거부한다. 강 위원장이 수리를 해보려고 애를 쓰지만 속수무책이다. 이윽고 강 위원장도 수리를 포기하고 다른 버스를 수배한다. 수배한 버스가 거의 도착할 무렵, 무심코 시동을 걸어보니, 버스는 언제 고장을 일으켰냐는 듯이 제 기능을 십분 발휘하는 것이 아닌가?" 격무에 지친 버스가 모처럼 여유가 생기자 잠시 휴식을 취한 것처럼, 꼭 우리들이 물놀이 할 시간만큼을 쉬어 버린 것이다. 다시 움직이는 버스 속에서 주발대장은 고병계곡에서의 물놀이를 포기하고 유전차도에서 산행을 마치겠다고 선언한다.
장마가 시작됐지만 다행이 오늘은 비 소식이 없다. 구름이 다소 낀 맑은 날씨에 바람도 없다. 햇볕은 내려 쪼이지, 습기는 많지, 바람도 없는 이런 날씨가 산행하기에 제일 어려운 날씨다. 이런 날에 무리를 하면 쉽게 탈진하고, 따라서 여러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조심해야 한다.
거리는 길지 않지만, 오늘 산행코스가 만만치 않다. 1000m 내외의 고지에서 오르내리게 되니, 업 다운은 심하지 않으나, 은곡차도에 이르기 까지는 칼날능선이 많고, 잡목이 우거져 진행이 어려운데, 능선 분기봉도 많아 무작정 달릴 수가 없다. 은곡차도 이후에는 등산로가 훨씬 편해지지만 , 펑퍼짐하게 너른 능선들이 호시탐탐 알바를 유도한다.
제멋대로 약 한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한 버스는 11시 57분, 옥실차도 고개마루턱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57) 옥실차도 산행시작-(12:04) 이동통신탑-(12:14) 930m봉-(12:29) 능선 분기봉, 우-(12:39) 964.1m봉-(12:57) 1012m봉, 좌-(13:13) 갈림길, 좌-(13:24) 벌목지대-(13:33~13:50) 1037m봉/중식-(13:54) 1004.1m봉, 우-(14:02) 1067m봉_(14:22) 능선분기봉, 우-(14:44) 능선분기봉, 좌_(15:02) 은곡차도-(15;32) 전위봉-(15:57~15:59)) 지억산-(16:09) 임도-(16:13~16:25) 등로이탈-(16:49) 갈림길, 좌-(17:09) 790m봉-(17:21) 유전차도』중식 17분, 알바 12분 포함, 총 5시간 24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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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은 깎아지른 절개지를 바로 오르지 못하고, 남쪽으로 10여 미터 후퇴하여 발붙이기 좋은 곳을 찾아 오른다. 어디고 산행리본이 보이지 않는다. 절개지를 지나 마루금에 오르는 길이 한 곳일 수만은 없음으로 맥꾼들은 각자가 편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을 택해 오른 모양이다.
절개지를 오르는 대원들
절개지를 어는 정도 오르니 등산로가 나타나고, 등산로는 무덤을 지나, 왼쪽 사면으로 가파르게 이어진다. 어제 내린 비로 습도도 높아 온몸이 금방 땀투성이가 된다. 12시 4분, 이동통신탑을 지나고, 고도 930m 정도의 봉우리를 넘은 후, 키를 넘는 잡목을 헤치며 좁은 능선을 걷는다. 물기 먹은 돌에 발이 미끄러져 초장부터 보기 흉하게 나둥그러진다. 풀냄새가 코를 찌른다.
930m봉
12시 29분 능선 분기봉에 오른다. 정상에는 삼각점을 파낸 구덩이가 보인다. 왼쪽은 사북리로 내려가는 능선이고,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굽어져 북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북쪽으로 내려선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민둥산이 가깝게 보인다.
민둥산
12시 39분, 삼각점과 한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삼각점 관리표찰이 있는 961.4m봉에 오른다. 넓은 내리막 능선이 펼쳐진다. 붉게 꽃이 핀 싸리나무 단지를 헤집고 내려서서 생명력이 충만한 원시림 속을 천천히 걷는다. 머릿속이 텅 빈 듯 아무생각이 없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백운산과 두위봉이 보인다.
원시림
백운산, 두위봉
12시 57분, 능선 분기봉인 1012m봉을 왼쪽으로 내려선다. 다시 칼날능선이 이어진다. 이따금 암릉길이 이어지기도 한다. 칼날 암릉길을 내려서서 바람골 안부에 선다. 서쪽 골짜기 아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땀이 식으니 오싹 한기가 느껴진다. 1시 13분, 갈림길에서 뚜렷한 직진 길을 버리고, 표지기가 걸려있는 왼쪽 내리막길로 달려 내린다. 이윽고 안부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며 잠시 벌목지대를 통과한다.
벌목지대를 통과하며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
서쪽 골짜기
다시 능선이 좁아진다. 허리를 잔뜩 구부리고 진달래 터널을 지나, 1시 33분, 1037m봉에 오른다. 잡목이 가득한 좁은 정상에서 죽천부부가 오붓한 점심상을 차리고 있다. 하지만 잇달아 후미그룹이 도착하여 합세하니, 좁은 산봉우리가 금시 시끌버끌해 진다.
허리를 잔뜩 굽히고 통과한 진달래 능선
1시 50분, 점심을 마친 일행이 먼저 왼쪽으로 진달래 능선을 타고 내린다. 1시 54분, 능선분기봉인 1004.1m봉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2시 2분, 1067m봉을 지나 다시 원시림을 걷는다. 이어 능선이 좁아지며 암릉길이 나타난다. 오른쪽으로 우회로도 보이지만, 위태로운 암릉 길을 나무를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1067m봉
2시 22분, 능선분기봉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한 동안 평탄한 길이 이어지더니, 등산로는 급경사 내리막으로 떨어진다. 조심조심 내려서는데도 젖은 흙에 발이 미끄러지며 엉덩방아를 찧는다. 2시 44분, 다시 분기봉에서 이번에는 왼쪽 사면을 지나 능선에 올라 외길을 달려 내리다, 왼쪽으로 은곡차도를 굽어보고, 가야할 방향으로 지억산을 본다. 이윽고 빽빽하게 들어 찬 낙엽송 숲을 지나, 3시 2분, 은곡차도에 내려선다. 오른쪽 길가에 도로공사 내용을 알리는 표지석이 보인다.
지억산
굽어 본 은곡차도
은곡차도의 공사 표지석
차도를 건너, 왼쪽으로 조금 내려서니 임도가 보이고, 오른쪽 절개지에 산행리본이 걸려 있다. 급한 오르막을 지나니, 울창한 낙엽송 숲으로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3시 32분, 전위봉을 지나고, 진달래 군락지를 거쳐, 3시57분, 정상석, 삼각점<임계 23, 1995복구> 그리고 구조물이 있는 지억산(芝億山) 정상에 오른다. 정상석에는 '몰운산, 해발 1116.7M'라고 쓰여 있다. 남동쪽 방향이 트여 노목산에서 이어지는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지억산 정상석
노목산에서 이어지는 지나온 능선
정상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길과 서쪽으로 이어지는 길, 두 개의 길이 보인다. 마루금인 서쪽 내리막길을 따라 내리자, 얼마 지나지 않아,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는 길은 민둥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인데, 그쪽에서 대원 한사람이 겸연쩍은 얼굴을 하며 올라오고 있다. 오른쪽 길을 따라 내린다. 울창한 낙엽송 숲 사이로 하얀 로프가 매어져 있다. 아마도 민둥산을 오르는 일반 등산객들이 지나는 길인 모양이다. 로프를 따라 내려서서 임도에 내려서고,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올라, 화장실이 있는 고개마루턱에 이른다.
울창한 낙엽송 숲으로 하얀 로프가 이어지고
임도에 내려선다.
이곳에서 삼내약수 쪽으로 등로이탈을 하여 약 12분 동안 알바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처구니없는 알바다. 현재위치도 정확히 알고 있겠다, 같이 움직이던 원 여사가 화엄약수 쪽으로 산악회 표지기가 보인다고 하는 소리를 듣고서도, 표지기가 걸려있는 삼내약수터 쪽으로 진행을 하고, 도중에 아무리해도 알바 같다며 되돌아오는 이 사장을 만난 후에도 무작정 삼내약수터로 진행을 했으니 그 까닭을 도통 모르겠다. 삼내약수터에 가서 약수도 맛보고, 땀도 닦고 싶다는 잠재의식이 작용했다고 밖에는 설명할 말이 없다.
삼내약수터 방향으로 진행하고
심산대장이 이상하다며 내미는 지도와 나침반을 보니, 북쪽으로 이어지는 마르금과는 반대로 우리는 남쪽으로 내려서고 있지 않은가?" 무엇에 홀린 느낌이다. 네 사람은 이정표가 있는 원점으로 되돌아와 화엄약수 쪽으로 이어지는 평탄하게 너른 길로 들어선다. 오른쪽에 '보산'이라고 쓰인 파란 표지기가 보인다. 아름다운 길을 따라 산책하듯 걷는다.
아름다운 길을 산책하듯 걷고,
1049m봉은 언제 지난지도 모르게 지난다. 4시 49분, 갈림길에서 화엄약수쪽의 길을 버리고, 표지기들이 걸려 있는 왼쪽 사면을 따라 내린다. 이윽고 안부에 이르러, 앞에 보이는 봉우리로 향한다. 5시 9분, 790m봉, 송전탑 아래에서, 왼쪽으로 유전차도를 내려다보고, 뒤돌아 모르고 지나친 1049m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화엄약수 길을 버리고 왼쪽 사면을 들어서고
송전탑 아래에서 되돌아 본 1049m봉
잡목이 우거져 하산길이 분명하지 않다. 왼쪽으로 보이는 도로를 향해 잡목 숲을 똑바로 헤치고 내려서자, 오른쪽으로 고개 마루턱에 서 있는 버스가 보인다. 5시 21분, 유전차도에 내려서서, 강 위원장이 따라 주는 막걸리로 갈증을 달랜다.
유전차도
앞서 내려온 대원들은 땀을 씻으러 고병계곡으로 갔다고 한다. 이윽고 류 회장이 후미와 함께 도착하고, 이어서 홀로 민둥산을 다녀온 젊은 대원도 뒤따라 도착한다. 모자를 썼는데도 젊은 대원의 얼굴이 빨갛게 익었다. 버스는 후미그룹을 태우고 고병계곡으로 향한다.
(2007. 6.27.)
현 사장님!!잘 찾아 오셨네요.좋은 분들이 많이 모인 토요맥 덕에 하기 어려운 오지산행을 할 수 있는거죠.다른 산악회에서는 찾기 어려운 강점이 화요맥에는 있는 것 같아요.현 사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앞으로도 계속 화요맥 운영에 크게 기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장마비로 집에서 쉬는 모양이군.이달에 황병지맥을 시작하고,내달 21일부터 두위지맥을 시작하지, 그때 두위봉을가게되지요. 그 시점에서 만날 방법을 찾아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