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인천-파리-생 장 파드포르

Urimahn 2018. 8. 20. 16:09

 몽파르나스 TGV

 

201857()

인천공항에서 1640분에 출항하는 중국국제항공(에어 차이나)에 탑승하여, 2시간 정도 비행한 후 1745분 베이징공항에 도착한다. 중국비행기도 이제는 운항시간도 정확한 편이고, 기내 서비스도 많이 향상된 느낌이다.

   베이징 공항도착

 

앞으로의 진행은, 이곳에서 8시간 20분 동안 대기한 후, 80205분에 출항하는 파리 행 비행기로 환승하여야 한다. 하여 여유 있게 비행기에서 내려, 베이징공항을 구경하다, 630분 경, 중국식당을 찾아 들어가, 느긋하게 저녁식사를 한 후, 사전에 신청한 환승라운지(Transit Lounge) 접수처에서, 여자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휴게실로 들어선다. 푹신한 안락의자와, 긴 소파, 그리고 테이블이 배치되고 화장실까지 있는 방이다.

   베이징 일반 환승대기 장소

 

 베이징 환승라운지 Booking,

 

환승 라운지 접수처(펌)

 

가장 안쪽에 자리를 잡고, 화장실을 들른 후, 휴대폰에 8일 새벽 1시에 알람이 울리도록 세팅을 해 놓고, 9시 경 소파에 누워 잠을 청한다.

 

201882()

알람소리에 잠이 깨어, 세수를 하고 배낭을 챙긴 후, 탑승구로 이동하여, 파리 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비행기는 거의 12시간을 날라, 80705분 경, 드골공항에 도착한다.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하자, 기내에 반입한 배낭 외에 다른 짐이 없는 나는 서둘러 입국 수속을 마치고, 공항 안의 안내데스크를 찾아가서, 몽파르나스 TGV(Gare Monparnasse)까지 가야하는데, 우선 이곳에서 제2터미널로 가는 셔틀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그리고 제2터미널 어디에서 GER B 열차를 탄 후, 어디에서 지하철로 갈아타야 몽파르나스 TGV역에 이를 수 있는지 등을 묻는다. 예약한 기차는 파업으로 운행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은 이미 알았지만, 예약한 기차표의 환급을 위해서는 출발역에서 기차표에 “NOT USED”도장을 받아야 한다기에 출발역으로 가는 것이다.

 

아래 사진은 출발 전에 카미노의 친구들 연합에서 발췌한 드골공항에서 GER B 열차를 타고 지하철 몽파르나스 역으로 가는 방법이다,

  PER 탑승장

 

 지하철 환승(사진 크릭하면 커짐)

 

안내 데스크의 아가씨가 알려주는 내용도 발췌해 온 자료와 대동소이 하다.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22번 출구를 찾아 거리로 나온다. 2터미널로 가는 버스가 도로 이쪽에서 타는 지, 건너편에서 타는지 알 수가 없다. 하여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제2터미널로 가는 셔틀버스는 어디서 타냐고 묻지만, 모두들 고개를 젓는다. 영어를 모르는 눈치다. 그런데 젊은 친구 하나가 다가오더니 요즘은 셔틀 버스가 다니지 않는 것 같으니, 공항 안에 들어가 확인해보라고 한다.

 

다시 공항 안으로 이동하여 안내데스크 쪽을 바라보니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드골공항이 하도 커서 공항에서 어쩌다 길을 잃게 되면 2~3시간은 후딱 지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그게 사실인 모양이다,

 

안내 데스크를 기웃거리면서, 길을 물을 만한 사람을 찾는데, 마침 중년의 동양인 남자가 눈에 뜨인다. 반갑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2터미널로 가야하는데 어떻게 가면 되느냐고 묻자, 이 양반, 자기도 제2터미널로 가는 길이니 따라오라고 한다.

 

운 좋게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을 만나, 쉽게 무료 셔틀트레인(CDGVAL)을 탄다. 차안에서 덕분에 쉽게 제2터미널로 이동할 수 있게 되어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 나는 한국인이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 보려고 가는 길이라고 했더니, 이 양반 웃으며, 자기는 파키스탄사람인데 프랑스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기차는 채 10분도 되지 않아, 2터미널 역에 도착한다. 기차에서 내린 후 파키스탄 양반은 나를 파리교외선(PER) 타는 곳까지 안내 해준 후, 순례길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하고, 자기 길을 간다. 고마운 양반이다.

 

파리교외선(PER) 매표소에서 표(10.30유로)를 산 후 기차에 오른다. 빈 자리를 찾아 중년부인 옆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이윽고 기차가 출발하고, 나는 휴대폰을 꺼내 PER의 노선도를 열심히 들여다보며 지하철로 갈아타야하는 역 이름을 기억하려고 애를 쓴다.

 

당페르 로쉐로역(Denfert Rocherrau)에서 에뚜알(Toile)방향의 M6로 환승...”

 

옆에 앉은 프랑스 부인이, “어디를 가느냐?”고 묻는다. 뜻밖이다. 프랑스여자들은 도도한 편이라 좀처럼 모르는 사람에 말을 거는 법이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영어로 말을 걸어오니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

 

몽파르나스 TGV역으로 가야하는데, 초행길이라, 도중에 지하철로 환승해야하는 것이 신경이 쓰인다.”라고 대답을 하며 보니, 사람 좋아 보이는 40대 아줌마다.

 

이어 나는 한국인이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러간다고 소개를 하자, 놀랍다는 표정으로 나이가 많아 보이는데 800Km를 걷는데 문제가 없겠느냐고 걱정스러워한다.

 

나는 2003년에 은퇴를 한 후 15년 동안 꾸준히 산행(山行)을 하여, 한국의 산들을 오른 후, 히말라야의 쿰부히말, 안나푸르나, 랑탕 트레킹 코스 등을 걸어본 경험이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대답한다.

 

아주머니는 자기도 여행을 좋아해서 3년 전에, 2주 동안 한국을 여행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한국은 산이 많아 풍광이 아름다운 나라로 기억하고 있고, 특히 음식이 다양하고, 맛이 있어서,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가고 싶다며, 뜻밖에 한국 사람을 만나 무척 반갑다고 한다.

 

나는 가방에서 봉산 탈이 달린 열쇠고리 하나를 꺼내, 아주머니에게 건네며, “한국을 사랑하시는 분에게 드리는 작은 기념품.”이라고 하자, 아주머니는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열쇠고리를 받더니, 탈을 가리키며 이것은 무엇이냐고 묻는다.

봉산 탈 열쇠고리

 

한국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봉산 탈춤이라는 춤이 있는데 하층계급의 상민들이, 여러 종류의 탈을 쓰고 춤을 추면서, 지배계급인 양반들의 생활상을 익살과 웃음으로 코믹하게 풍자하여, 일상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내용이다. 라고 설명을 하고, 혹시 더 관심이 있으면 유 튜브(YOU TUBE)에서, “Korean Bongsan Talchum또는 “Korean Mask Dance”를 검색하면, 춤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한다.

  봉산 탈춤 비데오

 

이러는 사이에 어느덧 지하철로 바꿔 타야 할 역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아주머니는 다음 역에서 지하철로 바꿔 타고 몽파르나스 역으로 가자며, TGV역까지 안내를 하겠다고 한다. 초행길이지만 지도도 있고, 대강 가는 길을 파악하고 있으니, 그러실 필요가 없다고 사양해 보지만, 파리 지하철이 생각보가 복잡하고, 파리사람들이 영어를 잘 못해, 물어 볼 곳도 마땅치 않은 터이니, 사양 말고 따라 오라고 한다.

 

아주머니를 따라 지하철로 바꿔 타고, 몽파르나스 역에서 내려, 조금 떨어져 있는 몽파르나스 TGV역에 도착하여 아주머니와 악수를 하고 헤어진다. 프랑스 아주머니의 친절한 안내로 쉽게 목적지에 도착하여,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런 친절이 무척 고맙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마도 이런 친절은 종교의 영향, 그리고 선진국 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의 발로라고 생각된다. 어찌됐던 부럽다.

 

몽파르나스 TGV역 사무실은 열차운행 중단에 다른 업무폭주로 많은 사람들이 구불구불 이어진 긴 줄을 따라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줄 뒤에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이윽고 내 차례가 되어, 빈 창구로 다가가, 예매한 기차표를 건네니, 창구직원이 1253분에 출발, 1647분에 바욘에 도착하는 기차표로 바꿔줄 수 있는데 이용하겠냐고 묻는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해결책이다. O.K. 했더니, 새 기차표를 내준다. Thank You 라고 인사를 하고, 받아든 새 기차표를 본다. 날아갈 듯 기분이 상쾌하다.

   몽파르나스 TGV역 사무실

 

 고객창구

 

기차 출발까지는 2시간이 넘게 기다려야한다. 몽파르나스 TGV역은 탑승구가 여러 개나 되는 큰 역이다, 잠시 역 주위를 둘러보고, 탑승구, 탑승절차 등을 확인한다. 이어 느긋하게 점심식사를 한 후, 한동안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TGV INOUI 8451 열차, 13객차에 올라, 44번 좌석을 찾아 앉는다.

   몽파르나스 TGV

 

 타야할 13호 객차와 기차표(사진 크릭하면 커짐)

 

기차가 광활한 초원을 달린다. 아마도 농촌지역을 지나는 모양이다. 노란 유채꽃이 가득한 벌판, 농작물이 자라는 녹색 경작지와 수확이 끝나 텅 빈 밭, 그리고 그 속에 섬처럼 떠있는 농가...국토가 작은 한국의 농촌풍광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부럽다.

   유채꽃 벌판

 

 녹색 경작지와 수확이 끝난 밭의 공존

 

 농가

 

기차는 4시간여를 달려 447분 바욘 역에 도착한다. 하지만 철도파업으로 이곳에서도 기차운행은 올 스톱이고, 대신 버스를 이용하면, 오후 10경이면 생 장 피드포르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너무 늦다. 기차표를 환급 받고, 역 밖으로 나와 같은 처지에 놓여, 동행자를 찾는 사람들과 합류하여, 택시를 이용. 5시가 조금 넘어 생 장 피드포르에 도착한다. (택시비 100유로, 125유로)

 

생 장 피드포르에 도착한 후, 서둘러 순례자 사무실을 찾아 들어, 신청서를 작성하고, 순례길, 일베르게 등에 대한 지루한 설명을 들은 후, 순례자여권(크리덴시알)을 발급 받고, 급히 55번 알베르게로 달려가 운 좋게 1개 남은 침대를 차지한다.

생 장 피드포르 지도()

 

 순례자 사무실의 야고보상

 

 55번지 알베르게()와 야고보의 문

 

 한 개 남은 침대

 

알베르게에 짐을 풀고, 샤워를 한 후, 생 장 피드포르를 둘러본다. 피드포르(Pied de Port)는 피레네지방의 방언으로 통로의 발치라는 의미라고 한다. 로마의 십자군, 게르만 민족, 나폴레옹의 군대, 순례자, 무역상 등이 이곳을 거쳐 피레네산맥을 넘었다고 하니, 피드포르라는 이름이 과연 제격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름답다. 이어 괜찮아 보이는 식당을 찾아 들어, 오늘의 메뉴로 식사를 하고 알베르게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

  전망대

 

 전망대 오르다 본 생 장 피드포르

 

 아름다운 스페인 거리(Rue d’Espagne)

 

 스페인 거리의 식당

 

 오늘의 메뉴

 

 

(2018 .8.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