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지맥 산행기

수도지맥(8) : 산주리-안부-만대산-노태산-지릿재-시리봉-장승재-기미재

Urimahn 2012. 12. 15. 15:52

 

 황혼 속의 만대산- 기미재 쉼터에서 찍은 사진


2007년 4월 24일(화).

"화요맥"과 함께 수도지맥 여덟 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이번 구간은『산주리 마을-564.3m안부-만대산(688.1m)-노태산(498m)-지릿재(33번국도)-시리봉(408m)-장등재-기미재(907지방도로)』로 들머리 약 1.5Km, 마루금 도상거리 약 13.8Km, 합계 약 15.3Km에 달한다.


지구 온난화 현상의 영향인가?" 계절의 변화가 빨라지는 것 같다. 흔히 5월을 신록의 계절이라고 했는데, 남녘에는 지금 신록이 한창이다. 아마도 5월로 접어들면 이곳의 야들야들한 신록은 이미 짙은 녹음으로 변해 있을 것 같다.


산주리 마을에서 564.3m 안부에 이르는 임도 주변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산벚꽃들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신록이 온 산에 가득한데, 임도를 버리고 산 사면을 타고 오르는 길에는 철쭉이 아름답다. 만대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주변이 넓게 정비되고, 곳곳에 벤치도 눈에 뜨인다. 걷기에 편한 길이다. 하지만 이제는 지맥의 매력은 찾을 수가 없고, 넓은 길에서 방심하다 그만 등로 이탈까지 하게 된다.


노태산에서 지릿재로 향하는 구간, 그리고 장등재 전후 구간에는 펑퍼짐한 능선에 송림이 울창하여 등산로가 끊기는 곳이 많다. 이런 곳에서는 진행방향에 나침반을 맞추고, 표지기를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등로를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구름이 낮게 드리워진 흐린 봄 날씨다. 30여명의 대원들을 태운 버스는 낮 익은 도로를 달려 산주리에 이르러, 녹대산을 들러 오겠다는 대원들 대여섯 명을 중간에 내려주고, 11시 39분, 도로가 끝나는 지점까지 올라선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40) 산행시작-(11:44) 만대산 등산로 안내판-(12:17) 안부-(12:19) 이정표<만대산 0.62Km>-(12:35~12:37) 만대산 정상-(12:48) 양주 최씨 묘-(12:51) 헬기장-(12:59~13:24) 546m봉/등로 이탈-(13:33) 안부-(13:44~14:00) 노태산 정상/중식-(14:13) 무명 묘-(14:19) 안부-(14:28) T자 능선, 우-(14:34) 성산 김씨 묘-(14:38) 340m봉, 우-(14:57) 너른 공터-(15;02) 안부-(15:05) T자 능선, 좌-(15:15) 307m봉-(15:21) 지릿재-(15:26) T자 능선, 좌-(15:27) 경주 전공 합장묘-(15:34) 276m봉-(15:42) 큰재-(15:59~16:03) 364.5m봉/산불감시초소-(16:11) 암릉길-(16:16) 시리봉 정상-(16:28) 안부 갈림길, 직진-(16:45) 장등재-(16:54) 255m봉-(17:14) 안부 사거리-(17:32) 309m봉-(17:49) 암릉지대-(15:53) 278.3m봉-(18:07) 안부-(18:14) 괴산 피공 묘-(18:21) 기미재』들머리 37분, 중식 16분, 마루금 5시간 48분, 총 6시간 41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버스에서 내려, 11시 40분, 앞에 보이는 고령신씨 시조 세덕비(高靈申氏始祖世德碑)를 향해 공사 중인 비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하여, 11시 44분, 만대산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는 임도로 들어선다. 고령군에서 세운 튼튼한 안내판에는 "녹색농촌 체험마을과 연계하여 고령의 명산 만대산에 아름다운 숲길 조성" 이라는 제(題)하에, 2006년, 6.5Km의 등산로를 만든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고령신씨시조세덕비


임도를 따라 싱그러운 숲을 천천히 걸어 오른다. 지난 주 화사하게 피었던 산벚꽃들은 이미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임도 주변은 온통 은은한 녹색의 세계로 모습을 바꾸었다. 12시 12분 경, 임도를 버리고, 지난번 하산지점인 안부를 향해, 오른쪽 철쭉단지로 들어선다. 산사면이 온통 만개한 철쭉 밭이다. 12시 17분, 마루금인 564.3m 안부에 이르러 오른쪽 만대산으로 향한다.

임도 주변의 신록

산사면을 뒤 덮은 철쭉밭


만대산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도 온통 철쭉 밭이다. 붉은 철쭉 밭을 헤집고 작은 언덕을 넘어, 이정표가 보이는 안부에 내려선다. 만대산에 등산로를 정비하며 세운 이정표인 모양이다. 이곳에서부터 만대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방화로 만큼이나 넓게 다듬어지고, 그 많던 철쭉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등산로를 넓히면서 모조리 잘라 버린 모양이다. 아깝다.

이정표

만대산 가는길 - 방화로 만큼이나 넓은 등산로에 벤치가 보인다.


12시 35분, 통신시설, 보상사의 방향과 거리를 알려주는 이정표, 정상표지판, 삼각점<합천 24, 1988 복구>이 있는 만대산 정상에 오른다. 북서쪽으로 멀리 오도산, 두무산, 비계산이 보이고, 남동쪽으로 24번 도로와 황강이 조망된다.

만대산 정상

동남방향의 조망


12시 37분, 신작로처럼 넓게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동쪽의 노태산으로 향한다. 정면에 보이는 670m봉의 신록이 곱다. 12시 43분, 바위에 서서 북서 방향의 오도산, 두무산을 카메라에 담고, 12시 48분, 원통형 묘비가 특이한 양주 최씨 묘를 지난다. 12시 51분, 산뜻하게 새로 페인트칠을 한 헬기장을 거쳐, 12시 59분, 546m봉을 넘고, 신작로 같은 등산로를 따라, 직진하여 급경사 비탈길을 내려선다.

만대산을 내려서며 본 670m봉의 신록이 곱다.

 

나뭇가지에 가린 오도산, 그 옆의 두무산, 그리고 비계산(우)

양주 최 씨 묘의 묘비


1시 5분, 이정표<만대산 정상 1.16km, 보상사 1.43Km>가 있는 안부를 지나고,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내려선다. 앞서 걷던 심산대장이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이 없다며 갑자기 멈춰 선다. 지도를 꺼내고, 나침반을 보니. 아뿔사! 마루금은 동쪽으로 이어지는데, 우리는 지금 북쪽으로 가고 있지 않은가?"오른쪽에 동쪽으로 흐르는 능선이 뚜렷이 보인다.

 

1시 10분, 온 길을 되돌아, 원점회귀를 시도한다. 1시 14분, 다시 안부의 이정표를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1시 24분, 마루금이 동쪽으로 굽어지는 지점에 도착한다. 표지기들이 여러 가닥 걸려있는데, 이를 모르고 지나친 것이 이상하다. 신작로 같은 길을 따르다 방심을 한 모양이다. 덕분에 급경사를 오르내리며, 약 25분 간, 등로를 이탈하게 된 것이다.

동쪽 갈림길- 546m을 내려서서 얼마 지나지 않는 지점이다. 넓은 길을 내려서며 오른쪽을 주의 깊게 살펴야한다.


동쪽 능선을 따라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내려, 1시 33분, 고도 400m 정도의 안부에 내려선다. 노태산 정상까지는 도상거리 250m에, 고도차가 약 100m에 달하는 급경사 오르막이다. 11분이나 걸려 도상거리 250m를 진행하여, 1시 44분, 노태산 정상(498m)에 오른다. 좁은 정상에는 표지기들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고, 조망도 별로다.

노태산 정상


알바를 하는 통에 최후미로 쳐졌지만 점심은 먹어야 한다. 심산대장, 젊은 영구대원과 함께 좁은 정상에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2시 경, 점심을 마치고 일어서는데 녹대산을 들렀다 오는 대원들이 모습을 보인다. 한 시간이 더 걸리는 녹대산을 다녀왔는데도 벌서 노태산에 이른 걸 보면, 역시 대단한 준족들이다. 이들에게 자리를 내 주고 우리 일행은 오른쪽 비탈길을 내려선다.


능선이 점차 넓어지며, 송림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희미하다. 동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비탈진 사면을 내려선다. 2시 13분, 묘 1기를 지나 안부에 내려서고, 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2시 28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2시 34분, 성산 김씨 묘를 지난다. 길가에 소담하게 핀 보랏빛 야생화가 아름답다.

임도를 따라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송림 숲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진행하여, 2시 38분, 340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남쪽을 향한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고, 2시 57분, 너른 공터를 지나, 창녕 조씨 묘 등 여러 기의 묘를 거쳐, 3시 2분, 잡목 안부에 내려서니 오른쪽에서 차량들이 왕래하는 소리가 들린다.

340m봉


3시 5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3시 15분, 307m봉에 오른다. 오른쪽으로 33번국도가 내려다보인다. 이어 여러 기의 무덤을 지나, 3시 21분, 33번 국도가 지나가는 지릿재에 내려선다. 경상남도 합천군 율곡면을 알리는 교통표지판이 보인다.

지릿재


지릿재 쉼터에 걸린 표지기의 안내를 받아, 3시 26분, 절개지를 타고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서, 경주 전공(全公)의 합장묘를 지나, 안부 사거리에 이르러 직진한다. 3시 34분, 276m봉을 내려서니, 헬기장이 잇달아 3곳이 나타나고, 3시 42분, 시멘트도로가 지나가는 큰재에 이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형님 묘로 이어지는 도로가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다. "權不十年에, 花無十日紅이란 말도 헛말이군, 권좌에서 떠난 지 20년이 흐른 지금도 세력이 막강하네...."라고 누군가가 촌평을 한다.

지릿재 쉼터의 표지기들

 

큰재의 묘소 가는 길


시멘트 도로를 건너,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364.5m봉으로 오르며, 왼쪽으로 미숭산을 본다. 3시 59분, 산불감시초소에 이른다. 조망이 좋다. 산불감시 요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주위를 조망한다.

미숭산

364.5m봉의 산불감시초소와 산불감시원

만대산과 그뒤 두무산, 비계산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동남쪽 조망

당겨 찍은 황강과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부근

북서방향의 조망


4시 3분, 산불감시초소를 뒤로하고, 시리봉으로 향한다. 4시 11분, 암릉지대를 지나고, 4시16분, 시리봉 정상(408m)에 오른다. 특별히 다른 표시는 없고, 표지기들만 요란하게 걸려있다. 북서 방향으로 만대산, 비계산 등이 보인다. 4시 28분, 조그만 물웅덩이가 있는 안부에 이르러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오르다. 연못도 아닌 것 같은데 황토 빛 작은 물웅덩이에 물고기가 사는지 물방울이 떠오르고, 작은 파문이 인다.

시리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길

시리봉 정상

안부의 물웅덩이


울창한 송림 숲 사이로 희미한 둥산로가 이어졌다 끊겼다를 반복한다.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주위의 표지기들을 유심히 살피며, 조심조심 진행한다. 4시 33분, 365.5m봉에 오르고, 4시 45분, 임도가 지나가는 장등재에 이른다. 이어 절개지를 거쳐, 4시 54분, 무덤이 있는 255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계속하여 봉우리 두 개를 넘는다. 5시 32분, 서흥 김공 묘가 있는 309m봉에 올라, 만대산과 오도산을 바라본다.

장등재

304m봉에서 본 만대산, 오도산


울창한 송림 숲 사이로 둥산로가 흐릿한데, 펑퍼짐한 능선이라 길 찾기가 쉽지 않다,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표지기를 눈여겨보며 진행한다. 5시 49분, 암릉지대를 지나고, 5시 52분, 성터자리를 넘어서니, 가선대부 동지 중추부사 김공지묘(嘉善大夫同知中樞府使 金公之墓)가 있는 278.3m봉이다. 봉우리를 내려서자 잇달아 묘지들이 이어진다. 6시 7분, 안부를 지나 작은 봉우리를 넘고, 6시 14분, 괴산피공(槐山皮公) 묘를 지나니, 저 아래 도로변에 산악회 버스가 눈에 들어온다. 이어 6시 20분, 기미재로 내려서면서, 황혼속의 만대산과 오도산을 카메라에 담고, 6시 21분, 907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기미재 쉼터에 내려선다.

가선대부 김공의 묘

내려다 본 기미재

 

황혼 속의 만대산


영산홍 붉은 꽃이 아름다운 쉼터에는 먼저 하산한 대원들이 지는 해를 받으며 한가롭게 쉬고 있다.

기미재 쉼터


뒤풀이.

쉼터 나무아래에서 대원들과 둘러 앉아 막걸리 잔을 주고받으며 하산 주를 즐긴다. 때맞추어 지는 해가 오도산 위에 걸려 있어, 더 한층 주흥을 돋운다. 하산길에 등로를 이탈했던 대원도 무사히 도착하고, 미역국 수제비로 식사를 하면서, 뒤풀이 분위기는 더욱 더 고조된다.


(2007. 4. 26.)





우림 at 04/27/2007 04:34 pm comment

사비나 님 산행후기 만큼 재미없는 것도 없지요?그 곳을 다녀오신 분이나, 가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이나 관심을 갖는 게 보통인데,험한 길 끝까지 따라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어떻게 보답을 드려야하나?강아지 좋아 하세요? 좋아하시면, '일반글'로 들어오셔서 우리 '짱아' 한번 만나보세요.귀여운 놈이지요.

savina at 04/27/2007 11:20 am comment

산주리에서 기미재까지....따라다녔더니 다리가 아프네요.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