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지맥 산행기

수도지맥(4) : 장자동고개-두리봉-가야산 상왕봉-칠불봉-백운동 주차장

Urimahn 2012. 12. 15. 15:42

 

 가야산 정상부의 암봉


2007년 3월 27일(화).

"화요맥"이 안내하는 수도지맥 종주 네 번째 산행일이다. 가야산은 지맥 마루금에서 벗어나 두리봉에서 동쪽으로 약 2.5Km 정도 떨어져 있다. 화요맥의 베테랑들은 이미 몇 차례씩 다녀 온 곳이지만 수도산에서부터 줄 곳 그 위용을 다시 보게 되니, 그냥 지니 칠 수가 없는 모양이다. "봉 따먹기"에 치중하는 몇몇 대원들이, "간 곳을 뭣하러 또 가느냐?" 라며 이견을 보이기도 하지만, 다수가 원한다는 것을 알자, 선선히 양보를 한다. 그 덕에 오늘은 덤으로 명산 가야산을 구경한다.오늘의 산행 코스는 『장자동고개-남산깃대봉-살푸지평전-두리봉-코박이재-상황봉-칠불봉-서성재-백운사터-용기골-대성동 주차장』으로 도상거리는 약 12.8Km이다.


구름이 낮게 깔린 흐린 날씨다. 하지만 두리봉을 오르는 길에서부터, 간간히 햇님이 얼굴을 보이며, 거대한 바위산인 가야산 정상 부위로 향하는 우리 일행을 반기는 듯싶다. 오늘은 길지 않은 구간이라, 모두들 서둘지 않고, 여유 있게 산행을 한다. 죽전에서 5시 30분에 집을 나와, 산행에 참여한 여자대원은 하산 후, 환상적인 산행을 즐겼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참여인원은 지난 번 보다 2명 늘어난 36명, 버스 안이 꽉 차는 느낌이다. 이들을 태운 버스는 1099번 지방도로를 달려, 지난 번 하차했던 개금마을 입구를 지나, 장자동고개로 이어지는 아스팔트 도로를 구불구불 오르더니, 11시 20분 경, 고개 마루턱 가까이에 우리들을 내려준다.


오늘이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20) 장자동고개 도착-(11:24) 산행시작-(11:29) 고개마루턱, 좌-(11:55) 갈림길, 좌-(11:59~12:02) 남산 깃대봉-(12:08) 안부-(12:18) 살푸지평전-(12:40) T자 갈림길, 좌-(12:50) 1050m봉-(12:57) 개금마을 갈림길-(13:06~13:31) 두리봉 정상/ 간식-(13:34) 헬기장-(13:46) 안부 삼거리-(14:08)코박이재-(14:15)안부-(15:02)이정표<상왕봉 0.1Km>-(15:06~15:11) 상왕봉 정상-(15:27~15:35) 칠불봉 정상-(15:42) 백운동 갈림길-(16:16) 백운암지-(16:57) 가야산성해설판-(17:00) 탐방지원센터-(17:05) 백운동 주차장』으로 간식 15분 포함, 총 5시간 41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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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동고개 에서 지난번에 지났던, 단지봉, 좌일곡봉, 용두암봉으로 이어지는 지맥 마루금을 한눈에 본다. 가히 장관이다. 사진을 찍느라고 한동안 꾸물거리는 사이에 대원들은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절개지를 오르고 있다.

장자동 고개에서 본 파노라마

 

고개 마루턱을 향해 오르는 대원들


11시 29분, 고개마루턱에 선다. 왼쪽에 가야산국립공원 사무소장 명의의 커다란 출입금지 안내판이 보인다. < ■ 구간 : 마장동-깃대봉 ■ 목적 : 자연자원 보호, 탐방객 안전사고 예방 ■ 기간 : 영구 ■ 벌칙 : 본 구간을 허가 없이 출입한 때에는 자연공원법에 의거 과태료(50만원) 처분을 받게 됩니다.> 기간이 '영구'라는 것이 다소 신경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이 출입금지 안내판은 어떤 하자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그런데 왜 이 안내판이 우리들을 슬프게 하는 것일까?"

 

범법자가 되어 출입금지 지역으로 들어선다. (범법자가 되지 않으려면 "허가 없이"가 아닌, "허가를 받으면" 되겠는데,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허가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울창한 송림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린 후, 11시 55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11시 59분, 너른 헬기장인 남산 깃대봉에 오른다. 헬기장 한 귀퉁이에 정상석과 삼각점<가야 313, 1981.5 재설>이 보인다. 북쪽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나무들의 방해를 받아, 조망은 별로다.

남산 깃대봉에 모인 대원들

 

깃대봉에서 본 단지봉

 

정상석과 삼각점


참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 찬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내린다. 12시 8분, 안부에 내려서고, 이어 푹신한 능선길을 지나, 12시18분, 너른 살푸지평전에 이른다. 너른 분지에 여러 개의 갈래 길이 보이고, 길마다 표지기들이 걸려 있어 헷갈린다. 잠시 멈추어 서서 가야할 방향을 나침반으로 확인하고,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너른 살푸지평전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12시 40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바람이 심한 편이지만, 이미 봄바람이다. 전혀 차갑지가 않다. 흐린 날씨에 간간이 햇님이 얼굴을 보인다. 12시 50분, 1050m봉에 올라, 철쭉이 빽빽한 북쪽 능선으로 내려서고, 안부를 지나 날등길을 걷는다. 빽빽하게 들어찬 거센 철쭉가지들이 무척 성가시다. 12시 57분, 개금마을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을 만나, 직진하여, 1시 16분, 두리봉 정상에 오른다.

빽빽한 철쭉 능선

 

두번째 1050m 봉

 

두리봉 정상 비닐 표지판- 지난 번 찍은 사진


햇빛을 받고 눈앞에 찬연하게 우뚝 솟아 있는 가야산은 지난번 흐린 날씨에 보여 주었던 모습과는 달리 우람하고 장중하다. "악마의 성이 사라졌다."라고 가야산의 다른 모습에 감탄한 김 여사가 소리친다. 나이와는 관계없이 천진한 모습이다. 이에 비해 단지봉으로 이어지는 긴 마루금은 가스에 가려 흐릿하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오히려 신비감을 더해준다.


두리봉에서 15분 동안 간식을 즐기고, 가야산을 향해 비탈길을 내려서서. 1시 34분, 헬기장에 이른다. 가야산이 더 폭 넓게 보인다. 헬기장을 지나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오른다. 삼각점이 있는 또 다른 두리봉이라고 하지만 삼각점은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친다.

헬기장

 

헬기장에서 본 가야산


가파른 내리막 능선을 달려 내린다. 시야가 트이며 왼쪽으로 신계리가 보인다. 1시 46분, 오른쪽으로 하산길이 뚜렷한 안부 삼거리를 직진하여 능선을 오르면서 남산제일봉을 본다. 바람이 강해진다. 철쭉능선, 싸리능선, 키를 넘는 산죽 밭 사이로 좁은 등산로가 이어진다. 2시 8분, 코박이재를 지나고, 2시 15분, 억새가 무성한 너른 안부에서 가야산을 가까이 우러러본다.

싸리능선

산죽밭

안부에서 가까이 본 가야산


가파르게 이어지는 암릉길을 오른다. 등산로는 북쪽과 남쪽의 거대한 암봉 사이로 이어진다. 암봉들이 가까워지고,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뒤돌아 지나온 능선을 바라본다. 3시 1분, 상왕봉-두리봉 간의 출입금지 공고문을 지나고, 1분 후, 상왕봉 아래에 세워진 이정표 앞에 선다. 강한 바람을 피해, 주발대장이 바위를 등지고 앉아 후미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가까위지는 암봉 1

암봉2

암봉 3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 멀리 단지봉, 수도산이 희미하다.

상왕봉 아래 이정표


바람이 차고 강해, 재킷을 꺼내 입고, 배낭을 놔 둔 채, 홀가분한 몸으로 상왕봉으로 향하는 철계단을 오른다. 3시 6분, 정상이다. 더 높은 곳이 없다. 사방이 탁 트인 암봉 위에는 정상석<가야산/우두봉/ 해발 1439m>과 가야산 경관 해설판 등이 눈에 뜨인다.

가야산 정상

정상 건너편 암봉

멀리 보이는 남산 제일봉


상왕봉을 내려서서 배낭을 둘러메고 칠불봉으로 향한다. 3시 18분 등산 안내판을 지나고, 이어 이정표<상왕봉 0.2Km, 백운동 주차장 4.4Km>를 거쳐, 3시 27분, 칠불봉 정상에 오른다. 정상석과 가야산 전설을 새긴 석비가 세워져 있다. 칠불봉에서 보는 조망이 뛰어나다.

칠불봉 정상석

가야산 전설

칠불봉에서 본 상왕봉과 지나온 암릉

남쪽 조망


3시 40분 경, 백운동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서성재, 백운암사지를 지나, 용기골로 들어서니, 맑은 계류가 시원스럽게 흐른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옥 같은 물로 세수를 한다. 돌 많은 하산길을 달려 내린다. 5시 정각, 탐방 지원센터를 지나고, 5시 5분 경, 백운동 주차장에 머물고 있는 버스에 도착한다.

철계단 하산길

식사 후 둘러본 백운동 군민 화합공원


뒤풀이

강 위원장이 별미인 닭도리탕을 준비하고, 하산하는 대원들을 기다린다. 하산하는 대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들며, 막걸리로 하산주를 즐기고, 닭도리탕으로 식사를 한다. 정성들인 음식장만, 귀찮은 식사 후 뒷정리 등 산행을 마치고 돌아온 대원들 위해 헌신하는 강 위원장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2007.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