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지맥(2) : 배티고개-봉산-우두령-수도산-불석안부-수도리
기맥(岐脈)과 지맥(枝脈)은 어떻게 다른가?
배티고개로 향하는 "화요맥"의 버스 안에서 대원들 간에 '수도지맥'이 옳으냐? 아니면 '수도기맥'이 옳으냐?를 놓고 열띤 논쟁이 벌어진다.
흔히 수도지맥이라고 부르지만, 수도기맥이라고 호칭하는 분들도 있다. 신 산경표의 저자인 박성태씨는 '수도지맥'을 16개의 지맥 중에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박성태씨가 기맥의 기준으로 제시한 다음 요건들을 보다보면, 기맥으로 호칭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만하겠다.
기맥(岐脈)은 대간에서 분기하기도 하고 정맥에서 분기하기도 하며,
기맥의 대상은 다음의 하나에 해당되고 그 길이가 100km이상인 것으로 한다.
- 본류나 지류에 관계없이 10대강과 비슷한 규모의 강 울타리가 되는 산줄기.
- 원 산경표의 정맥이 [신 산경표]의 구분 기준에 따라 가지줄기가 된 산줄기
- 육지의 최북단과 최남단으로 가는 산줄기
지맥(枝脈)은 대간, 정맥, 기맥을 제외한 모든 산줄기 중에서 이름을 붙인 산줄기다.
양각산에서 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가운데는 봉산, 그 뒤로 멀리 덕유능선
2007년 3월 13일(화).
꽃샘추위도 한풀 누그러져, 한낮의 기온이 10도를 상회하는 따듯한 봄날에, 바람도 없는 맑은 날씨라 산행을 하기에는 최적이다. 오늘은 "화요맥"과 함께 수도지맥 종주 두 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배티고개-봉산(901.6m)-우두령-양각산 분기봉(1237m)- 수도산(1316m)-불석안부-수도리』로 마루금 도상거리 약 10.3Km, 날머리 2.5Km, 합계 12.8Km이다.
고도차가 제법 있는 구간이지만, 잘 알려진 수도산을 중심으로, 등산로가 뚜렷하고, 키 작은 진달래들이 드믄 드믄 보이는 송림 숲이 유난히 많아, 화창한 봄날. 하이킹의 묘미를 만끽한다. 산은 역시 커야 멋이 있다. 키를 넘는 산죽 밭을 지나기도 하고, 등산로 변의 커다란 바위에 올라, 확 트인 사방을 둘러보면 가슴이 다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이윽고 주능선에 올라, 좁은 암릉길을 걸으면서 보는 주위 조망이 또한 일품이다. 경방기간의 입산통제 때문인지, 그 너른 산에 사람은 "화요맥" 대원들뿐이다. 수도산을 독점해서, 호젓해 좋다며 류 회장이 즐거워한다.
오늘도 참여인원은 30명이다. 명산인 수도산을 지나기 때문인지, 새로운 얼굴들이 2~3명 보인다. 이들 대원들을 태운 버스는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20분간 정차한 후, 3번 국도를 달려, 10시 57분, 지난번 하산했던 배티고개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58) 산행시작-(11:01) 작은 봉-(11:04) 시멘트 도로-(11:08) 임도 버리고 왼쪽 숲-(11:15) T자 갈림, 좌-(11:19) 670m봉, 우-(11:40) 목림이 고개-(11:51) 능선분기봉, 좌-(12:14~12:16) 봉산-(12:19) 갈림길, 좌-(12:33) 능선분기봉, 우-(12:43) 시멘트도로-(12:52) 1099번 아스팔트 도로-(12:54) 우두령-(13:06~13:26) 헬기장/중식-(13:51) 861m봉-(14:20) 바위봉-(14:39) 990m봉, 좌-(14:48) 1130m봉-(15:14) T자, 우-(15:16~15:20) 1237m 분기봉-(15:27) 능선분기봉, 좌-(15:59) 서봉 갈림길, 좌-(16:01) 서봉-(16:10~16:25) 수도산 정상-(16:50) 불석안부-(17:20) 수도리』중식시간 20분포함, 6시간 22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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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건너, 입구에 '오산마을' 표지석이 있는 시멘트 도로를 따라 걸으며 산행을 시작한다. 이어 잡풀이 무성한 능선으로 진입하고,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작은 봉우리에 올라 한기리 마을을 굽어본다. 희미한 등산로를 따라 가시넝쿨이 둘러쳐진 밭을 지나고, 11시 4분, 시멘트 도로에 내려서서, 맞은 편 임도로 들어선다.
시멘트 도로를 걷다, 줄 지어 능선을 오르는 대원들
소나무가 서 있는 작은 봉우리에서 내려다 본 한기리 방향의 조망
시멘트 도로 건너, 임도로
인적이 드믄 조용한 산골 마을에 낮선 사람들이 떼 지어 몰려들자, 동내 개들이 요란하게 짖어댄다. 11시 8분, 임도를 버리고, 표지기들의 안내를 받으며,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오른쪽에 바로 안동 김 씨의 무덤이 보인다. 송림 사이로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11시 15분, T자 갈림길에서 왼쪽 길을 따른다.
11시 19분, 고도 67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이어 뚜렷이 이어지는 평탄한 등산로를 따라 걷는다. 나무에 노란 페인트가 칠해진 벌목지대를 지나고, 11시 31분, 울창한 낙엽송 지대를 거쳐, 11시 40분, 목림이 고개에 이르러, 직진하여 가파른 사면을 오른다.
평탄한 송림 숲을 기분 좋게 걷는다.
목림이고개
곳곳에 진달래가 보이는 완만한 송림 능선을 지나, 11시 51분, 능선 분기봉에 오른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서, 안부를 지나자, 등산로가 가팔라지며 암릉지대가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조망이 훌륭하다. 멀리 향적봉, 삼봉산, 삼도봉, 그리고 국사봉에서 배티고개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뚜렷하고, 동쪽으로 수도산과 양각산 능선이 가깝다.
봉산으로 오르는 암릉지대에서 본 북쪽 파노라마
12시 14분, 봉산에 오른다. 삼각점과 거말산(봉우산)이라고 음각된 정상석이 있다. 역시 조망이 좋다. 서북쪽으로 멀리 향적봉이, 그리고 남쪽으로 흰대미산, 보해산, 금귀산 등이 보인다. 정상에서 억새를 헤치고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12시 19분, 선두 대장이 땅바닥에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대로, 왼쪽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내려, 12시 32분, 안부에 이른다.
봉산 정상
봉산 정상에서 본 남쪽 조망
뚜렷이 보이는 향적봉
12시 33분, 작은 봉에 올라,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표지기를 무시하고, 왼쪽으로 내려서는 것이 마루금을 타는 올바른 진행인 것 같다. 우리들은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낙엽송이 울창한 안부에 이르러, 넓은 등산로를 따른다. 12시 37분, 역시 표지기의 안내로, 넓은 등산로를 버리고, 왼쪽 숲으로 들어서서, 작은 봉우리에 오르니, 눈앞에 우두령 마을이 펼쳐진다.
우두령 마을- 왼쪽 시멘트 도로를 따르면 우두령에 이른다.
비탈길을 내려선다. 잘 손질된 합천 이공과 밀양 박씨 부부 묘, 이어 벽진 이공과 밀양 박씨 부부 묘에 이르러, 왼쪽에 보이는 시멘트 도로로 내려선다. 12시 43분, 도로 왼쪽 언덕배기에 심산대장이 여자 대원 두 명과 함께 기다리고 있다. 대원들 대부분은, 시멘트 도로 정점까지 진행하여, 오른쪽의 나지막한 능선의 마루금을 찾아 갔다고 한다.
시멘트 도로에서 망설이는 심산대장- 뒤에 보이는 능선이 마루금이다.
이윽고 류 회장이 합류하고, 의견을 나눠본다. 마루금이 어딘가를 확인했으니, 그쯤에서 만족하고, 이제는 편하게 시멘트 도로를 따라 진행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다. 뒤돌아 시멘트 도로를 내려서서, 평화로운 우두령 마을의 외곽을 지난다.
12시 52분, 1099번 아스팔트 도로로 내려서고. 왼쪽 우두령 고개 마루 턱에 보이는 푸른 교통 표지판을 향해 도로를 따라 오른다. 고개 마루턱에서 아스팔트 도로는 끊어지고, 비포장도로가 이어진다. 왼쪽 가파른 절개지 앞 옹벽위에 '도로공사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우두령을 지나는 1099번 도로
우두령 도로공사 안내판
고개 마루턱 직전, 오른쪽 시멘트 도로로 들어서는 대원들
고개를 다시 내려와, 시멘트 도로로 들어선다. 몇 발자국 걷지 않아, 바로 왼쪽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잡목 숲으로 들어서서, 넓은 등산로를 따라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1시 6분, 너른 헬기장에 이른다. 심산대장이 점심채비를 하고 있다. 류 회장도 새로 참여한 대원 두 사람과 함께 모습을 나타내고, 모두 함께 어울려 점심식사를 한다.
헬기장에서의 중식
시멘트 도로를 걷지 않고, 마루금을 타고 우두령으로 내려선 마루금 고수파들이 하나 둘 모습을 보인다. 임 사장, 현 사장, 죽천, KJSUN.....모두 내노라 하는 고수들이다. 이들이 합류하여, 즐거운 점심식사 자리가 커진다.
1시 26분, 고수들에 앞서, 후미 일행이 먼저 일어선다. 가파르게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천천히 오르다, 뒤돌아 봉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1시 53분, 861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눈앞에 1130m봉이 막아서고, 그 뒤 로, 양각산으로 분기되는 분기봉이 보인다.
뒤돌아 본 봉산
1130m봉과 1237m 능선 분기봉
1시 59분, 작은 봉우리를 넘어, 뚜렷하게 이어지는 넓은 등산로를 걷는다. 산 좋고, 길 좋고, 날씨마저 좋으니 이보다 더 좋은 산행이 없겠다. 2시 20분, 고도 850m 정도의 바위가 있는 봉우리에 오르자, 등산로는 이어지는 바위지대를 직진, 또는 좌우로 우회하며 뻗어 나간다. 이윽고 3~4m 정도의 바위를, 걸려 있는 슬링에 매달려 내려서니, 바위지대가 끝나고, 둥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진다. 2시 32분, 정면으로 시야가 트이며, 1237m 능선분기봉이 가깝게 보인다.
양각산 분기봉
2시 39분, 990m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서 안부를 지나니, 키를 넘는 산죽밭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2시 48분, 철쭉이 가득한 봉우리를 지나서, 싸리나무 잡목으로 뒤덮인 1130m봉을 오른다. 이어 3시 14분,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 1237m 양각산 분기봉으로 향한다. 분기봉에서 보는 조망이 훌륭하다. 남서 방향으로 양각산, 그 왼쪽으로 보해산 금귀산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우두령을 넘어, 봉산이 가깝고, 그 뒤로 멀리 덕유산의 마루금이 길게 이어진다. 북쪽으로 대덕산, 국사봉이 보인다.
싸리나무 군락지 1130m봉
우두령너머 봉산, 멀리 덕유산 줄기
3시 20분 경, 뒤돌아 내려 좁은 칼날 능선을 따라, 수도산으로 향한다. 정면의 봉우리를 오르는 대원들이 보이고, 뒤쪽으로 양각산, 흰대미산, 보해산, 금귀산이 웅장하다. 가스 때문에 지리산이 보이지 않는 것이 유감이다. 3시 27분, 고도 1225m 정도의 봉에 오른다. 좌우로 표지기들이 요란한데, 선두대장이 바닥에 선두가 놓고 간, 종이 표지판의 화살표가 왼쪽을 가리킨다.
앞 봉우리를 오르는 대원들
양각산 줄기
보해산, 금귀산, 흰대미산
1225m보에서 수도산을 바라보는 대원들
철쭉 군락지가 이어지는 비탈길을 내려서며 정면으로 수도산을 가까이 본다. 이어 좁은 능선길을 따라 오르내리며 좌우로 보이는 조망이 일품이다. 3시 56분, 능선 위에 올돌하게 솟아있는 바위를 지나고, 3시 59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굽어, 4시 1분, 금오지맥 분기점인 서봉에 오른다. 정상에는 커다란 참호 같은 웅덩이만 보일뿐 아무 표시도 없고,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기들만 요란하다.
가야산
단지봉, 두리봉, 가야산
월매산
대덕산과 지나온 능선
가까이 본 수도산
서봉을 내려서서 4시 10분, 수도산 정상에 오른다. 좁은 바위정상에는 삼각점<무풍 11, 1988 재설>, 정상석<수도산 1316.8m>과 돌탑이 서있다. 한동안 머물며 사방을 둘러본다.
가까이 본 수도산 정상
뒤돌아 본 서봉
돌탑과 정상석
건너편 전망바위와 그 뒤로 가야산
양각산과 지나온 능선
류 회장이 대원 두 사람과 함께 정상에 모습을 보인다. 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잠시 더 머물다가, 4시 25분, 먼저 하산을 시작한다. 중간 중간에 구조요청 안내판, 이정표들이 보인다. 4시 50분, 불석안부에 이르러, 왼쪽으로 달려 내린다. 저 아래 수도리가 내려다보인다. 고도가 낮아지며, 지는 햇빛을 받고 서 있는 자작나무들이 아름답다.
불석안부
수도리
자작나무 숲
5시 7분 시멘트도로에 내려서고, 5시 20분 경, 버스에 도착하여 대원들과 함께 막걸리로 갈증을 달래고, 돼지고기를 넣고 따끈하게 끓인 김치찌개에 밥을 말아 시장기를 달랜다. 이윽고 류 회장이 오늘 처음 참여한 두 사람의 신입대원들과 함께 도착한다. 고래대장의 결간으로 오늘은 류 회장이 자청해서 수고를 한 것이다. 이들이 식사를 마치자, 6시 10분,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7.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