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길 – 3구간
명품 소나무길 산책
2015년 4월 3일(금)
좋은사람들 산악회의 안내로 바우길 3구간을 간다. “어명을 받은 소나무길”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바우길 3구간은 『게스트하우스(2.4K)-장승쉼터(2.9K)-어명정(1.1K)-술잔바위(2.3K)-임도삼거리(3.5K)-명주군왕릉(0.3K)-주차장』으로 코스길이 12.5Km에 4~5시간이 소요되는 구간이다.
코스개념도
어명을 받은 소나무길(펌)
어제부터 새벽까지 제법 많은 비가 내려 우중 트레킹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우려 속에서도 참여인원이 대폭 늘어 빈자리가 눈에 뜨이지 않는다. 버스는 9시 경 횡성휴게소에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하라고 25분 동안 정차한다. 비는 그쳤지만 운무가 가득하여 가시거리는 고작 3m~4m 정도다.
운무가 가득한 횡성휴게소
버스는 횡계에서 고속도로를 버리고 456번 국지도를 달려 대관령을 넘는다. 차창 밖으로 대관령 돌 표지가 스쳐 지나가고, 운무에 싸인 강릉시가 후딱 후딱 보인다. 비온 뒤, 좀처럼 보기 어려운 멋진 풍광일 터인데, 무심한 기사양반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비온 뒤 대관령에서 굽어보는 운해가 얼마나 멋진가를 모를 리가 없는 등반대장일터인데, 대원들을 위해 적당한 곳에서 버스를 세워달라고 기사양반에게 부탁 한마디 없다. 아쉽다.
한동안 국지도를 달리던 버스는 도로를 버리고 왼쪽 지름길을 통해 대관령 유스호스텔로 향한다. 좁은 시멘트도로다. 좁은 길을 조심조심 운행하던 버스는 갈림길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다, 차를 돌릴 수 있는 공터가 있는 곳에서 멈춰 선다. 계속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10시 13분, 차에서 내린 대원들은 시멘트도로를 따라 걷는다.
하차
날씨가 맑아지며 푸른 하늘이 모습을 보인다. 비가 온 뒤의 산과 들, 그리고 마을의 집들이 정갈하다. 지난번 내려왔던 개울 뚝길을 다시 걸어, 10시 26분, 이정표가 있는 보현길로 나와 왼쪽 대관령 유스호스텔로 향한다.
비온 뒤 하늘은 푸르고
개울가의 주택이 아름답다
보현길 길가 전봇대에 걸린 이정표
대굴령 바우길 게스트하우스 안내판
독특한 모양의 게스트하우스
개울 건너 우리들이 걸어 내려왔던 산길
무쇠골 돌 표지를 지나고, 길가에 보이는 통합기준점을 카메라에 담는다. 10시 35분, 대관령유스호스텔 앞에 도착하여, 화장실도 다녀오고, 바람막이도 벗어 배낭에 챙기는 등 먼 길 떠날 준비를 한 후, 10시 40분 바우길 3구간으로 들어선다.
통합기준점 1
통합기준점 2
유스호스텔
어명을 받은 소나무길
바우길 3구간 출발
비온 뒤 도로가 말끔하고 도로변에는 벚꽃이 화사한데, 오른쪽 계곡으로 힘차게 흐르는 물이 맑고 시원하다. 길가 넓적바위에 누군가가 ‘彌勒佛’ 석자를 음각해 놓았다. 아마도 독실한 불교 신자의 솜씨인 모양이다.
비온 뒤 말끔한 도로와 화사한 벚꽃
맑은 계류
미륵불
도로변에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은 금강 소나무들이 아름답다. 다만 비를 맞아 붉은 나무 등걸이 검게 보이는 것이 ‘옥의 티’라 하겠다. 11시 3분, 머리 위로 지나는 영동고속도로를 통과하고, 6분 후, 이정표가 있는 보현사 갈림길에서, 도로를 버리고, 오른쪽 산길로 들어선다. 산길에서 보는 소나무들이 더욱 청청하다.
도로변의 소나무 1
도로변의 소나무 2
머리 위의 영동고속도로
이정표 1
이정표 2
보현사 입구
더욱 청청해 보이는 소나무 숲
싱그러운 소나무 숲 사이로 등산로가 구불구불 이어져 경사를 죽인다. 곳곳에서 진달래가 화사한 모습으로 우리들을 반긴다. 대원들이 환호한다. 11시 22분, 어명정 2.30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어 능선 마루턱을 지나 평탄한 길을 걷는다. 좌우의 수종이 다르다, 왼쪽은 여전히 소나무 숲이 따라오고, 오른쪽으로는 잎이 모두 떨어진 앙상한 나무들이 도열해 있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 1
소나무 숲길 2
이정표
능선 마루턱에서 즐거워하는 대원들
평탄한 길
11시 38분, 어명정 1,70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어 바위를 쪼개고 바위 사이에 뿌리를 내린 노송을 만난다. 무서운 힘이다. 이번에 바우길을 걸으면서 강원도 분들이 산림관리에 철저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느 곳이건 간벌이 잘 되어 나무들이 햇볕을 잘 받고, 잘 크도록 관리가 잘 되어있어 반갑다.
바위와 소나무
간벌
다시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쉼터에서 쉬고 있는 부부 곁을 지난다. 독립군인 나에게는 부럽기만 한 그림이다. 이어 햇빛에 따라 달리 보이는 소나무의 모양을 카메라에 담으며 유장하게 걷는다.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쉼터
청청한 소나무
햇빛 속의 화사한 소나무
12시 1분, 이정표가 있는 거북등에 이른다. 산림유전자 보호구역 안내판이 보인다. 이곳에서 바우길은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강릉시와 동해가 내려다보인다. 12시 11분, 어명정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본다.
이정표
산림유전자 보호구역 안내
임도
강릉시와 동해
어명정
어명정은, 2007년 11월 29일, 경복궁 복원에 사용된 금강소나무를 벌채하기에 앞서, 교지를 받은, 산림청장과 문화재청장이 산신과 소나무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위령제를 지낸 곳이라고 한다.(발췌)
금강송 위령제 터(펌)
금강송 위렬제를 기리며
문화재용 금강소나무 대경목 3본(크기 90센티미터)을 베어가고 어린 묘목을 심은 곳으로 벌채된 대경목 그루터기를 그대로 보존하여 역사적 산림 문화와 자연을 후손들에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명정을 건립하였다고 한다.(발췌)
어명정 그루터기(펌)
어명정에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라 땀이 식으면서 춥게 느껴진다. 바람막이를 꺼내 입고, 어한주 두어 모금을 마셔 한기를 쫓는다. 느긋하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어명정을 나와, 길 건너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 산길로 들어선다.
어명정 이정표
도로를 계속 따라 내리면 사기막 저수지다.
산길이 능선을 따라 가파르게 이어진다. “어명을 받은 소나무 길”이라는 별명에 잘 어울리는 명품 소나무들이 여기 저기 눈에 뜨인다. 가파른 능선길이 끝나고, 작은 규모의 평전(平田)이 펼쳐진다. 나무에 걸린 표지기, 둘레길 표지판이 길을 안내한다. 12시 56분, 멧돼지 쉼터를 지난다.
소나무 1
소나무 2
소나무 3
표지기
바우길 표지판
멧돼지 쉼터
안내판
12시 59분,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 안내문을 만난다. 산림청에서 산림생태계 보전을 위해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이곳의 출입 자제를 당부하고, 이곳에서의 임산채취를 일절 금한다는 내용이다. 그래서일까? 여기저기 방치된 고사목들이 눈에 뜨인다.
산림 유전자원 보호구역 안내
고사목 1
고사목 2
고사목 3
1시 4분, 이정표가 있는 3거리에 이른다. 우리들이 가야할 명주군 왕묘는 오른쪽이고, 왼쪽은 대공산성으로 가는 길이다. 잘 알려진 등산로인 모양이다. 대공산성으로 오르는 등산객들이 눈에 뜨인다. 1시 7분 술잔바위에 이른다. 바위 위에 너 댓 군데 술잔처럼 움푹 파인 곳이 있어서, 호주가(好酒家)들이 붙인 이름인 모양이다. 하지만 요산자(樂山者)들은 아마도 ‘백두대간 조망바위’라고 명명(命名)했을 것이다.
송이거리 이정표
술잔바위
풍력발전기들이 줄 지어선 대간능선
구름을 이고 있는 오대산
울창한 숲 사이로 평탄한 길이 이어지고, 숲 속에서 길을 잃지 말라고, 나뭇가지에 걸린 둘레길 표지판이 길을 인도한다. 둘레길이 임도에 가까이 다가 가더니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너른 공토로 내려선다. 안내판이 보인다. 이곳이 사기막 임도이고, 보현사 입구에서 8.4Km 떨어진 곳이라고 한다.
울창한 숲 사이로 이어지는 바우길
숲 속에서 길을 안내하는 바우길 안내판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공터
안내판
너른 공터에서 보는 조망이 압권이다. 동쪽으로 강릉시와 동해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남쪽으로는 대관령 방향의 산세가 아득하다. 한동안 주위 조망을 둘러 본 후,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린다. 왼쪽에 보이는 이정표가 명주군 왕릉까지 3.7Km 남았다고 알려준다. 조금 더 내려서자 도로 차단막이 앞을 막고, 임도통행 준수사항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보인다.
동쪽 조망
남쪽 조망
이정표
임도통행 준수사항
차단막을 지나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여 능선으로 오르는 길, 오른쪽의 뚜렷한 등산로, 왼쪽의 임도, 갈림길이다. 잠시 멈춰 서서, 나침반을 꺼내 방향을 확인하고, 임도 쪽을 살려보니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기가 보인다. 큰 소리로 앞서 오른쪽 길로 들어선 아주머니를 불러 함께 황토길 임도를 따라 내린다. 도로변 나무들이 깔끔하게 손질된 모습이 눈길을 끈다.
황토길 임도
잘 손질된 산림
오후 2시, 명주군 왕릉 2.9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시멘트도로로 변한 임도를 터덜터덜 따라 내린다. 좌우로 멋 진 명품 소나무들이 울창하다. 2시 24분, 명주군 왕릉 1.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도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이어 이정표가 있는 바우길 4구간, 바우길 10구간 갈림길을 거쳐, 2시 40분, 왕릉으로 내려선다.
명품 소나무길 1
명품 소나무길 2
이정표
명주군 왕릉
규모가 큰 능이다. 시간도 충분하여 찬찬히 능 주위를 둘러본다. 이 묘는 신라 태종 무열왕의 5대 손이며, 강릉 김 씨의 시조인 김주원의 묘라고 하니, 천년이 넘는 긴 세월을 간직한 유서 깊은 묘소라 하겠다.
명주군 왕릉 안내
안내문
신도비
능정전
왕릉 묘 1
왕릉 묘 2
석물
사당
제실 1
제실 2
3시 경, 묘역까지 들어와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대원들의 하산을 기다리며 주위를 둘러본다. 입구 쪽에 왕릉비각도 있고, 강릉 김씨 대종회에서 안내하는 안내문도 보인다. 관심 있는 분들 참고하시라고 그 안내문을 소개한다.
강릉 김씨 대종회 안내문
대원들이 모두 하산하고, 버스는 3시 30분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5.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