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산행기

낙영산(落影山, 681m) / 도명산(道明山, 643m)

Urimahn 2012. 12. 17. 19:41

 

헬기장 아래 전망바위에서 본 파노라마

 

2011년 8월21일(일)
여름 내내 비가 와 올여름에는 무더위가 발도 붙여보지 못한 채 여름이 다 가버린 느낌이다. 모처럼 화창한 일요일 ‘푸른 꿈 산악회’를 따라, 충북 괴산의 낙영산과 도명산을 간다.

푸른 꿈 산악회의 안내는 처음 받아 본다. 7시 10분, 경유지인 군자역 8번 출구에 도착하여 산악회 버스를 기다린다. 7시 15분, 지정시간 보다 10분 빨리, 버스가 도착한다. 보통은 지정된 시간보다 산악회 버스의 경유지 도착이 늦는 것이 보통인데, 의외다.

 

푸른 꿈 산악회는 3년 전에 동호인들이 모여 만든 산악회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산악회 운영에서 발생한 이익금으로 장애인을 돕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회비도 다른 산악회에 비해 10,000원 정도 싼 것 같고(25,000원), 가족적인 분위기에, 산행방식도 다른 산악회와는 다르다. 산행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모든 대원들이 함께 모여 여유 있게 산행을 한다.

 

충남 괴산군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한 가령산, 낙영산, 도명산의 세개의 산은 화양동계곡 남쪽에 삼각형 형태로 자리를 잡고 있다. 3산 모두가 산세가 빼어나고, 아기자기한 암릉과 노송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가 하면, 암봉에서 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이들 세 개의 산은 각각 개별 산행으로 즐기기도 하지만, 흔히 가령산-낙영산-도명산의 3개산을 연계하여 산행을 하던가, 또는 낙영산-도명산의 2개산만을 이어 산행 하고, 화양구곡의 명소들을 둘러보는 여유 있는 일정을 잡기도 한다. (관련자료 발췌)

 

푸른 꿈 산악회의 오늘 산행코스는『 공림사 → 대슬랩 → 낙영산 → 능선삼거리 → 도명산 → 학소대 → 화양구곡 입구』로 역시 여유 있는 일정이다. 산행 후 Watch GPS인 Pyxis 기록에 의하면 공림사에서 학소대까지의 산행거리는 6.96Km에 산행시간은 4시간 2분이고(중식, 휴시시간 제외), 학소대에서 화양구곡 입구 주차장까지의 거리는 2.47km에 소요시간은 38분이다.

산행코스

 

45인 승 버스에 빈자리가 없다. 대부분이 동호인 회원들이고, 비회원은 나를 포함하여 6사람에 불과하다. 대원들의 용무를 위해 음성휴게소에 잠시 들렀던 버스는 9시 58분, 산행들머리인 사담리에 도착하지만, 붐비는 차량에 막혀 한동안 멈춰 섰다, 10시가 조금 넘어, 공림사 일주문 밖의 간이 주차장에 도착한다.

사담리에 도착하고

 

다른 산악회에는 버스가 산행지에 도착하면, 성미 급한 대원들이 앞 다투어 뛰듯이 산행을 시작하지만, 이곳은 좀 다르다.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이 산행준비를 마친 후, 모두 함께 모여,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10시 10분, 공림사로 향하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공림사에서 마이크를 통해 낭랑한 염불소리가 크게 들린다.

스트레칭

산행시작

공림사 일주문 현판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진 낙영산이 공림사 뒤로 보습을 나타낸다. 신라 진평왕 때 당나라 고조의 세숫물에 비쳐, 낙영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전설이 있는 산이다. 10시 19분, 공림사 사적기를 카메라에 담고, 공림사를 둘러본다. 대웅전, 관음전, 범종각, 삼성각, 감인선원 등의 전각과 적광탑, 석가탑이 보이는 제법 규모가 큰 가람이다. 이곳에서도 역시 다른 산악회와는 달리 많은 대원들이 여유 있게 절을 둘러보고, 절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고목 아래에서 쉬면서 절 구경하는 대원들을 기다려준다.

낙영산

공림사 사적기

대웅전

대웅전 앞에서 바라본 적광탑, 범종각 그리고 남산

 

절 경내에 수령 990세의 느티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키 12m, 둘레 8m에 이르는 이 거대한 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된 것이, 29년 전인 1982년이라고 하니, 지금은 수령이 1,019년이라는 이야기이다. 느티나무를 구경하고 관음전과 부도탑을 둘러 본 후, 10시 30분, 절 오른쪽 송림 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로 들어선다.

수령 1,000년이 넘는 느티나무

8m에 달한다는 나무 둘레

관음전 불상

부도탑

절 오른쪽 산길

 

10시 45분, 암릉지대를 통과한다. 왼쪽으로 거대한 슬랩이 보이지만, 등산로는 이 슬랩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암릉을 지나, 로프가 걸린 암벽을 오르고, 바위 틈새를 거쳐, 11시 전망바위에 올라, 주위 산세를 둘러본다. 공림사 일주문에서부터 1.5km 떨어진, 고도 495m의 지점이다. 일주문 부근의 고도가 270m 정도였으니, 그 동안 약 225m를 오른 셈이다.

암릉지대를 지나고

암릉을 오르다 뒤돌아 본 남산과 그 뒤로 속리산 주능선

로프가 걸린 암벽을 오르고

암벽을 오르는 대원들 모습을 찍는 대원

전망바위에서 본 대슬랩

전망바위에서 본 사담리

 

산행을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채 못 된 시각이지만, 가파른 암릉을 오르다 보니 힘이 들었는지, 전망바위 옆 숲에서는 때 이르게 막걸리 잔이 돈다.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얻어 마시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천천히 이리구불 저리구불 오르다. 11시 25분, 오른쪽에 보이는 또 다른 전망바위에 올라, 동남쪽의 백악산과 남쪽으로 보이는 산들을 파노라마로 잡는다.

동남쪽으로 가까이 보이는 백악산

 

11시 30분, 고도 687m인 헬기장에 오르고, 이어서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낙영산으로 향한다. 직진하는 길은 578m봉을 거쳐 바로 도명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확 트인 조망을 즐기며 아기자기하게 이어지는 암름길을 걷는다.

암릉길 1

암릉길 2

암릉길 3

남산과 속리산 줄기

쌀개봉

11시 44분, 등산객들로 붐비는 낙영산 정상(681m)에 오른다. 공림사 오른쪽의 대슬랩 쪽으로 오르는 등산객들은 많지 않았었는데, 정상이 이처럼 사람들로 붐비는 걸 보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공림사 왼쪽 능선을 타고, 절고개를 지나, 낙영산으로 오르는 모양이다. 정상에 이정표와 표지석이 보인다.

낙영산 정상 -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들로 정상석이 바쁘다. 사진은 마포에서 온 산악회.

 

정상에 있는 이정표는 공림사까지의 도상거리가 1.8Km라고 되어있다. 이에 비해 Pyxis의 실제거리가 2.59Km인 것을 보면, 고도를 감안하더라도 공림사의 왼쪽 코스보다 오른쪽 코스가 다소 긴 모양이다. 한동안 정상에 머물다, 가파른 참나무 숲 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내려, 12시 4분, 이정표가 있는 고도 554m인 절고개에 이른다. 이곳도 등산객들로 장터처럼 붐빈다. 한 옆에 괴산 미륵산성 안내판이 보이고, 쌀개봉 오르는 길은 출입금지 팻말이 막고 있다.

낙영산 정상의 이정표

절고개 이정표

괴산 미륵산성 안내

 

대원들이 모두 모여 이곳에서 점심상을 펼친다. 동호인들의 모임이라, 음식과 술이 풍성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모처럼 참여한 이방인들을 환대한다. 40여분 동안 느긋하게 점심식사를 즐긴 대원들이 12시 50분, 기러기 편대를 형성하고 도명산으로 향한다.

식사 후 단체사진을 찍고

기러기 편대

 

1시 1분, 도명산 0.9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1시 9분, 이정표와 산성안내판이 있는 고도 511m인 도명골 안부에 이른다. 역시 많은 등산객들로 붐빈다. 왼쪽에 출입금지 팻말이 걸린 거대한 암봉이 우뚝한데, 록 클라이밍(Rock Climbing) 훈련을 받은 사람들 인지, 가파른 슬랩을 오르는 몇몇 등산객들이 보인다.

인파로 붐비는 도명골 안부

암봉을 오르는 사람들

이정표와 산성 안내판

 

이곳에서 10여 분간 휴식을 취한 대원들은 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가파른 길을 구불구불 올라, 12시 31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왼쪽길이 우회한 암봉에서 오는 길이고, 오른쪽은 하산길이다. 이정표는 도명산정상까지 200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정상을 향해 가파른 통나무 계단길을 오른다.

암봉 오른쪽 우회 1

 

암봉 오른쪽 우회 2 - 만신창이가된등산로

암봉 쪽에서 오는 길

삼거리 이정표(하산 시 찍은 사진)

도명산 정상 가는 길

 

암봉이 앞을 막는다. 안전시설로 철 계단이 설치돼 있다. 1시 40분, 첨성대 3.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2분 후, 인파로 붐비는 정상에 오른다. 도명산 정상과 그 주변의 암봉 위에서 즐기는 멋진 조망이 오늘 산행의 백미인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복잡하고, 시끄러운 것이 옥의 티이다.

정상석

조망안내판 앞의 인파

정상 바위 위의 등산객

도명산 경관 안내

첨성대 쪽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

낙영산

무영봉

코뿔소 바위(전면 중앙), 덕기산(좌), 금단산(우)

화양리 방향의 조망

 

하산을 시작하여, 1시 50분, 학소대 2.8Km를 알리는 이정표을 지나고, 2시, 삼거리를 거쳐, 도명산 마애삼존불 앞에 선다. 오랜 세월의 풍상에 시달려, 불상의 선이 많이 흐려져 안타깝다. 암릉 사이로 지루한 하산길이 계속된다. 2시 30분, 학소대 1.1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마애삼존불상 1

마애삼존불상 2

 

하산길

 

2시 40분, 시원하게 흐르는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서서, 땀을 씻고, 웃옷을 갈아입는다. 2시 57분, 다리를 건너, 학소대에 이르러 산행을 마친다. 이어, 잘 정비된 아름다운 계곡길을 따라 주차장으로 향하면서, 화양구곡의 명소들을 둘러보고, 3시 40분, 차량들로 가득한 주차장에 이른다.

다리를 건너고

학소대(우)와 계곡

학소대 안내판

능운대

첨성대

금사담과 암서재

운영담

멋진 산책로

주차장

 

이윽고 대원들이 모두 모여, 1시간이 넘게, 삼겹살을 안주로 하산주를 즐긴 후, 5시가 넘어,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좋은 산악회를 만나, 유유히 명산 산행을 즐긴 멋진 하루였다. 푸른 꿈 산악회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

 


(2011.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