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9) : 하풍고개-금자봉-오서산 왕복-물편이재-스므고개
10월 27일(토).
가고파 산우회의 안내로 금북정맥 9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하풍고개-공덕고개-금자봉-오서산 왕복-가루고개-우수고개-물편고개-스므고개』로 정맥 마루금의 도상거리는 11.6km, 오서산 왕복을 포함하면 약 15km 정도가 된다.
맑게 갠 가을 날씨다. 가스가 끼어 원거리 조망이 시원치 않고, 일교차가 심하여 아침저녁은 쌀쌀하지만, 낮에는 덥다. 가을철을 맞아 산을 찾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설악산, 지리산, 내장산 등 단풍으로 유명한 산들은 일찌감치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 잡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가고파도 "으악새 슬피 우는 오서산"에 간다는 홍보 덕을 톡톡히 보아, 45인승 버스에 빈자리가 거의 없다.
버스는 서해안 고속도로 서산휴게소에서 30분간 정차한다. 휴게소 뒤편의 작은 공터에 돌탑을 만들고, 국화를 심었다, 펜스를 타고 오른 넝쿨 장미 몇 송이가 강렬한 색깔로 시선을 끈다. 여행객들은 좀처럼 들여다보지 않는 작은 공간을 이처럼 아름답게 가꾸어 놓은 것은 이곳 사람들의 여유다. 이런 여유는 어디서 생기는 것일까? "인심은 광에서 난다." 라는 말이 있듯, 여유도 역시 광에서 나는 법이다. 선진국이 되는 길은 광을 부유하게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다시는 행복도시 같은 것에 현혹되지 말아야한다.
서산 휴게소 뒤뜰, 작은 공터의 꽃밭
버스는 광천!C에서 고속도로를 버리고, 96번 국지도를 달려 장곡에 이르러 지난번 우리들이 걸어 내려왔던 시멘트도로로 진입하더니, 10시 44분, 하풍고개에 도착하여 정맥꾼들을 내려놓는다. 정맥꾼들은 길을 건너, 높은 시멘트 옹벽을 넘고, 가파른 절개지를 오른다.
하풍고개
산행시작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44) 하풍고개-(10:45) 산행시작-(10;50) 임도-(11:00) 공터 지나 나무터널-(11;05) 상풍고개-(11:07) 해주 오공의 합장묘-(11:10) 갈림길, 좌-(11:12) 임도 건너 직진-(11:14) 안동 장공의 합장묘-(11:17) 너른 공터-(11:20) 임도 삼거리, 좌-(11:36) 너덜길-(11:43) 너른 임도-(12:00) 375m봉, 우-(12;01) 봉수지맥 분기봉-(12:13) 공덕고개-(12:20) 광성주차장 갈림길-(12:27) T자, 좌-(12:35) 금자봉-(12:36~14:14) 마루금 갈림길/오서산 왕복/중식-(14:20) 이정표<휴양림 주차장 0.6Km>-(12:28) 휴양림 주차장 가는 비포장도로-(14:29) 삼거리, 좌-(14:30) 가루고개-(14:36) 봉-(14:44) 송전탑/절개지-(14:48) 갈림길, 좌-(14:51) 임도-(14:53) 38번 송전탑-(14:57) 임도-(14:59) 갈림길, 우-(15:00) 우수고개-(15:11) 봉-(15:15) 갈림길, 우-((15:22) 봉, 90도 우-(15:26) 안부 사거리, 직진-(15:27) 보령고개-(15;40) 봉-(15:45) 봉, 좌-(15: 47) 33인 합장묘_15:49~16:00) 삼거리/길 찾기-(16;05) 갈림길, 우-(16:10) 평산 신공의 합장묘-(16:15) 밤나무 숲길-(16:24~16:32) 물편고개-(16:33) 인동 장공의 합장묘-(16:35) 56번 송전탑-(16:43) 안부사거리, 직진-(17:01) 갈림길, 직진-(17:04) 봉, 우-917:12) 갈림길, 직진-(17:13) 산판길-(17:18) 무덤봉-(17;21) 공터-(17:29) 스므고개』중식 20분 포함, 총 6시간 44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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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사람의 도움을 받아 높은 시멘트 옹벽에 올라서고, 가파른 절개지를 오른다. 비가 왔었는지 젖은 비탈길이 미끄럽다. 절개지에 올라, 밭 왼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진행하다, 임도로 내려서고, 임도는 다시 묵은 밭 옆을 지난다.
밭 옆으로 이어지는 임도.
잡초덤불이 무성한 공지를 지나, 산행을 시작한 지 10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등산로는 오르막 숲길로 이어지고, 완만한 오르막길을 지나, 아름다운 나무터널을 통과한다. 11시 2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묘역으로 나서니, 정면으로 시야가 트이며 비로소 산이 보인다. 이어 발자국을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시멘트 도로가 지나가는 상풍고개에 내려선다.
공터를 지나 아름다운 숲 터널로 등산로는 이어지고
묘역에 올라서니 비로소 산이 보인다.
하풍고개의 고도는 약 80m 정도다. 다소간의 업 다운은 있지만 고도 100m내외의 마루금 주변은 이미 여러 형태로 개발되어 능선의 형태를 찾아 볼 수가 없다. 따라서 길 찾기가 어렵고, 알바를 할 위험이 크다. 하여 앞사람들의 뒷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열심히 따라왔지만, 역시 역불급이다. 상풍고개까지가 한계인 모양이다. 이후 혼자 산행할 각오로 내 페이스를 되찾아 천천히 진행한다. 순식간에 앞사람들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진다.
상풍고개에서 시멘트 도로를 건너 임도로 들어선다. 다시 밭가를 지나고, 해주 오공의 합장묘를 지난다. 11시 10분, 갈림길에서 표지기의 안내에 따라 왼쪽으로 진행하고, 2분 후, 임도에 이르러 직진한다. 왼쪽으로 신풍저수지가 보인다. 완만하게 오르는 능선이 뚜렷하게 이어진다. 인동 장공의 합장묘를 지나고, 조금 더 올라서서 너른 공터에 이르니, 오른쪽으로 광제마을과 지나야할 능선이 한눈에 보인다.
왼쪽으로 신풍저수지가 보이는 임도를 건너고
너른 공터에 올라 오른쪽으로 광제마을과 지나야할 능선을 본다.
11시 20분, 임도 3거리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한다.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며 여러 기의 묘를 지난다. 이후 한동안 산책길 같이 기분 좋은 길이 이어지더니 점차 경사가 가팔라지며 너덜지대를 지난다. 뜻밖에 뒤쪽에서 인기척이 들리며 대원 두 사람이 다가온다. 내가 최후미인줄 알았는데 뒤에 대원들이 있다니 반갑다. 한사람은 "화요맥"에서 자주 만나는 사람이고, 다른 한 사람은 알바라는 ID를 사용하는 종주대원이다.
뒤돌아본 가족 묘
너덜길 오르막
점점 오르막이 가팔라진다. 주력이 좋은 화요맥 대원이 앞장서서 오르고 두 사람은 힘들게 그 뒤를 따른다. 11시 43분, 대형 트럭도 다닐 수 있는 너른 임도에 올라서니 앞서 오른 화요맥 대원이 쉬고 있다. 대간과 9정맥을 모두 마친 배테랑 산꾼은 고향이 이 근방이라, 고향도 들러 볼 겸 오늘 참여했다고 한다. 어찌됐건 뜻밖의 장소에서 화요맥 대원을 만나니 무척 반갑다.
너른 임도에 오르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임도를 건너, 한층 더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을 허위허위 오른다. 12시 정각, 375m봉에 오르니, 화요맥 대원이 GPS로 고도를 확인하고 있다. 워낙 낮은 곳에서 시작하여 급경사를 오르다 보니 400m도 안 되는 봉우리지만 오르기에 무척 힘이 든다.
375m봉에서 GPS로 고도를 확인하는 화요맥 대원
오른쪽으로 굽어,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1분 쯤 걸어, 능선 분기봉에 이르자, 화요맥 대원은 이곳이 봉수지맥 분기점이라고 알려준다. 주변의 잡목들을 모두 잘라 시원하게 정비된 등산로가 평탄하게 이어진다. 12시 13분, 이정표가 있는 공덕고개를 지난다. 이정표는 오서산까지 거리가 2.7km라고 알려준다. 이후 오서산까지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뚜렷한 등산로가 이어지고, 갈림길에는 이정표가 있어, 지형도를 들여다 볼 필요가 없다.
시원하게 잘 정비된 등산로
공덕고개 이정표
12시 20분, 오서산 2.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12시 35분, 금자봉 팻말이 있는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정맥마루금과 오서산 갈림길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 갈림길은 1분 정도, 더 진행하여, 휴양림 주차장 0.9Km, 오서산 정상 1.7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화요맥 대원은 휴양림 주차장으로 하산하여 고향을 둘러볼 생각인 모양이다. 아쉽게 작별을 하고 오서산으로 향한다.
금자봉
길가의 화사한 단풍
정맥 마루금과 오서산 갈림길의 이정표
갈림길에서 오서산 정상까지의 왕복거리는 약 3.4Km, 여유 있게 걸으면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오서산(烏棲山)은 오대산에서 발원한 산줄기가 서해로 향하다가 대천 앞 바닷가에 이르러 마지막으로 솟구쳐 올라간 산으로, '서해의 등대'라고 불린다. 평야에 올돌하게 우뚝 솟아 있어 정상에 오르면 대천, 보령, 서산, 일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마치 비행기에서 내려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또한 오서루에서 정상까지의 긴 능선 주변에 억새가 무성하여 가을철에는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명산이다.
오서산 오르다 본 오서루 방향
전망바위에서 본 장곡면 방향의 조망
전망바위에서 본 지나온 능선
주능선에서 본 오서산 정상
오서산 정상석
서쪽의 청소면과 성연저수지
오서산 정상에 올랐다, 전망바위로 되돌아와 그 부근에서 약 20분간 점심식사를 하고, 마루금이 분기되는 곳으로 되돌아온 시각이 2시 14분이다. 점심시간 20분을 포함하여 1시간 38분이 걸린 셈이니, 비교적 빠르게 진행한 편이다. 정맥 마루금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약 6분 정도 지나, 비로소 등산로가 평탄하게 이어지며, 이정표를 지난다. 너른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휴양림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비포장도로에 내려선다. 이정표가 있다.
정맥 마루금 갈림길로 되돌아오고
급경사 내리막이 끝나는 곳에서 본 이정표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걷는다. 바로 옆으로 나지막한 능선이 따라온다. 마루금이 틀림없다. 2시 29분, 삼거리에 이르러 정면으로 오서산을 보고, 왼쪽 임도로 접어들어 광산 김공의 묘를 본다. 이곳이 가루고개인 모양이다. 휴양림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비포장도로로 떨어져서, 잠시 벗어났던 마루금을 다시 찾아든 것이다.
휴양림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도로 삼거리에서 본 오서산
임도를 건너 절개지를 오르고 봉우리를 넘고, 송전탑을 지난다. 등산로가 뚜렷하고 갈림길에는 표지기들이 있어, 방향만 확인하면 등로를 이탈할 위험은 없다. 능선에서 내려서서 임도를 걷다, 왼쪽으로 38번 송전탑을 확인하고, 계속 진행하여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우수고개에 이른다. 청양군 화성면 교통표지판이 보인다.
38번 송전탑의 번호를 확인하고, 메모하는 알바대원
우수고개
도로를 건너 철책을 따라 절개지 위로 좁게 이어지는 미끄러운 길을 따라 걷는다. 자칫 미끄러지면 도로 위로 곤두박질 할 것이 뻔하다. 미끄러운 곳은 철책을 잡고 조심스럽게 진행한다. 이윽고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철책을 따라, 절개지를 버리고 숲으로 들어서서, 오르막길을 오른다.
철책을 따라 절개지 위를 위태롭게 진행하고.
철책을 따라 오르막길을 오른다.
3시 11분, 봉우리 하나를 넘어 왼쪽으로 내려서고, 2분 후,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크게 굽어지며 남쪽으로 향한다. 이어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안부를 지나 썩은 나무들이 길을 막는 거친 오르막을 오른다. 3시 22분, 고도 약 260m정도의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급히 꺾어 내리고, 3시 26분, 안부 4거리인 보령고개에 이른다.
보령고개
급경사 오르막을 힘들게 올라, 봉우리 하나를 넘는다. 3시 40분, 293m봉을 지나, 다시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내려서며 오른쪽으로 장현 저수지를 보고, 이어 33인의 합장묘를 지나 삼거리에 내려선다. 좌우 양쪽에 표지기가 걸려 있는데, 마루금 방향인 직진 능선에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우선 방향은 틀리지만,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3~4m 진행하니 무덤 2기가 있는 곳에서 길이 끊어진다.
오른쪽에 장현 저수지를 보고
33인의 합장묘를 지나
삼거리에 이른다.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와 능선의 흐름을 자세히 살핀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능선이 왼쪽으로 굽어 내리고 있다. 왼쪽의 너른 임도를 따라 가파른 길을 달려 내린다. 안부 가까이에서 왼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과 만날 것이라고 생각 한 것이다. 안부에 이르러 무덤이 있는 오른쪽 사면으로 올라서니 과연 능선에 이른다. 하지만 올라선 능선은 무덤을 지나 골짜기로 떨어져 죽는 모습이고, 오른쪽으로 다른 능선이 살아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마루금이 틀림없다.
왼쪽의 너른 임도를 오르내리고
내려섰던 너른 임도를 올라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온다. 다시 찬찬히 주위를 살핀다. 이윽고 직진방향에서 조금 오른쪽 잡목에 숨겨진 등산로를 알바대원이 찾아낸다. 잡목을 헤치고 들어서니, 뚜렷한 등산로가 능선으로 이어진다. 이 길을 찾느라고 11분을 헤맨 것이다.
비로소 마루금을 찾는다.
4시 5분,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진행하고, 5분 후 평산 신공의 합장묘를 지나 평탄한 밤나무 숲을 지난다. 이어 작은 고개를 넘어서니, 오른쪽으로 민가가 보이고, 그 너머로 아스팔트도로가 이어진다. 민가 쪽으로 내려서서 시멘트도로를 따라 610번 지방도로에 이르러 왼쪽 불편고개 마루턱으로 향한다. 헌데 알바 대원이 보이질 않는다. 오른쪽 민가 쪽으로 내려서지 않고 직진하여 마루금을 이어간 모양이다.
밤나무 숲길
물편고개
도로를 건너, 등산로에 올라서서, 알바대원을 기다린다. 시간이 지나도 알바대원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불안하여 소리를 질러 불러 본다. 도로 건너편에서 반응이 오고 이어 모습을 드러낸다. 4시 33분, 인동 장공의 합장묘를 지나 숲으로 들어서서 산행을 계속한다.
인동 장공의 합장묘
56번 송전탑을 지나고, 뚜렷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서둘러 걷는다. 4시 43분, 안부에 이르러 직진하고 이어 만나는 여러 차례의 갈림길에서는 표지기를 따라 진행하며 방향을 확인한다. 산판길을 걷고, 무덤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 뛰듯이 달린다. 5시 21분, 너른 공터를 지나고, 5시 29분,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스므고개에 도착한다.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 산행이다.
산판길을 지나고
너른 공터
스므고개
버스는 오서산 산행을 마친 일반대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광천으로 달린다.
(2007.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