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산행기

거문산(1155m), 금당산(1173m)

Urimahn 2012. 12. 17. 19:34

당겨찍은 금당산

 

2011년 7월 6일(수)
정 산악회를 따라 평창에 있는 거문산과 금당산을 간다.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하여 독일의 뮌헨, 프랑스의 안시와 삼파전을 벌리고 있던 평창이 드디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었다. 2088년 하계올림픽 개최 후, 30년 만에, 동계올림픽도 우리나라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평창이 세 번째 도전에서 이룬 쾌거이고, 모든 국민들이 열망했던 결과다. 이런 중대한 결정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평창의 거문산, 금당산을 찾는 의미가 각별하다.

 

금당산과 거문산은 눈이 많이 내리는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에 있는 산이다. 금당산 서쪽은 기암절벽 아래로 금당계곡이 깊고, 동쪽으로는 대화천이 흐른다. 금당계곡은 골이 깊어, 이 골물 저 골물들의 물들이 합쳐져서 수량이 풍부하고, 여름철에는 많은 피서객들이 찾는 곳이다

금당계곡

 

봄에는 진달래, 여름에는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울창한 숲, 가을의 오색의 단풍, 그리고 겨울의 눈꽃으로,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산이다. 하지만 산악회의 단체산행 외에는 등산객들이 많지 않아, 주 산행코스 외에는 길이 뚜렷하지가 않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울창한 참나무 숲

 

장마철에 모처럼 비가 내리지 않고, 참여 인원도 30명에 가까워, 산행이 예정대로 진행되어 다행이다. 오랜만에 산악회를 따라 나선 산행이다. 느긋한 마음으로 차창 밖 풍광을 즐긴다. 잔뜩 흐린 날씨에 안개마저 드리워져 고속도로변의 가까운 산들도 좀처럼 그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버스가 원주를 지난다. 안개가 걷히며 하늘 금을 긋고 있는 먼 산들이 우람하고, 가까운 산들이 녹음이 짙은 깊은 계곡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있어, 한여름의 생동하는 생명력이 차안에 까지 느껴진다. 횡성 휴게소에서 15분간 정차했던 버스는 9시 44분, 대화천을 건너, 등산안내도, 정자 등이 보이는 산행들머리인 법장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법장사 주차장

금당산 등산안내도

 

오늘의 산행코스는 『고대동-법장사-독주골-거문산-금당산-왕관바위-금당골』로 도상거리 약 8.5Km에, 산악회가 제시한 산행시간은 후미기준 4시간 30분이다. 산악대장은 2시 30분까지 하산해 달라고 대원들에게 당부한다.

산행코스

 

9시 48분, 잘 포장된 매끈한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길 가에 예쁘게 핀 이름 모를 꽃들이 일제히 반겨주고, 오른쪽으로 펼쳐진 고랭지 채소밭이 강원도 오지에 들어섰음을 알려준다. 9시 53분, 이정표와 뾰족봉 등산안내도를 지난다. 도로 오른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뾰족봉인 모양이다.

산행시작

꽃들의 환영 1

꽃들의 환영 2

고랭지채소밭

이정표와 등산 안내도

도로가 점점 가팔라지며 오른쪽으로 굽어지고, 예쁜 펜션이 보이는 왼쪽 계곡 쪽에서 들리는 물소리가 요란하다. 10시 7분, 입산통제기간을 알리는 안내판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 10시 11분, 법장사 경내로 들어선다. 등산로는 정면으로 보이는 요사채 왼쪽으로 이어지고, 법장사 본당은 오른쪽 돈대위에 높직이 자리를 잡고 있다. 법장사를 구경하러 오른쪽으로 들어서자, 돌연 백구 두 마리가 맹렬히 짖어대며 달려 나온다. 아마도 잡인 출입이 수도에 방해가 되어 개들을 풀어 놓은 모양이다. 접근을 포기하고 요사채 옆 나무계단을 올라 다리를 건넌다.

입산통제 안내판

법장사 입구

백구 두 마리가 엄중히 경비를 하고 있는 법장사

요사채 옆 등산로

 

10시 13분, 거문산 1.7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장마로 물이 흘러내린 흔적이 역력한 돌 많은 가파른 산길을 천천히 오른다. 왼쪽 복주골 계곡물 소리가 요란하다. 등산로는 더욱 더 가파르게 이어지고, 앞서 가던 대원들이 길섶에 앉아 쉬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뜨인다. 10시 38분, 거문산 정상 0.4Km/법장사 0.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며 등산로는 복주골과 멀어지고, 울창한 소나무 숲 속으로 가파르게 이어진다.

이정표

돌 많은 산길

울창한 소나무 숲

가파른 산길을 힘겹게 오르는 대원들

 

'거문산 정상 0.4Km/ 법장사 0.6Km'를 알리는 이정표의 표기는 잘 못된 것이 분명하다. 법장사 요사채 옆의 이정표에는 법장사에서 거문산 정상까지의 거리가 1.7Km라더니, 이곳에서는 갑자기 !Km로 줄어 버렸다.

 

10시 59분, 임도에 이르러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바로 왼쪽 절개지를 타고 올라 능선으로 진입한다. 이제 정상이 코앞일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한차례 오르고 나면 또한 한 오름이 앞을 막는다. 이러기를 몇 차례나 반복하더니, 11시 24분, 비로소 이정표가 있는 거문산 정상에 오른다. 1,000m가 넘는 산이 호락호락할 리가 없다.

잘못 표기된 이정표

임도, 우

왼쪽 절개지

 

정상 이정표

 

왼쪽 외솔베기 방향이 조금 더 높아 보인다. 혹시 조망이 있나 해서 올라가보지만, 울창한 나무들이 방해를 하여 조망은 별로다. 이정표 있는 곳으로 되돌아와 2.1km 떨어진 금당산을 향해 북쪽 능선을 따라 내린다. 금당산 가는 길은 암릉길의 연속이다. 몇 차례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아, 왼쪽으로 우회하고,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이 들어찬 참나무 숲길을 헤치며 진행한다.

이정표 왼쪽으로 조금 높아 보이는 곳

암릉길

길을 막는 큰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빽빽한 참나무 숲

 

11시 50분, 이번에는 커다란 암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5분 후 전망바위에 올라 금당산을 가까이 본 후, 한동안 평탄하게 이어지는 관목능선을 유장하게 걷는다. 12시 24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사거리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이정표는 금당산 정상까지의 거리가 0.4Km라고 알려준다.

북서쪽 조망

금당산

당겨 찍은 금당산 절벽

290도 방향의 백암동

안부사거리

이정표

 

12시 32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0.2Km 떨어진 정상을 향해 왼쪽으로으로 진행하고, 5분 후, 정상석, 삼각점 등이 있는 금당산 정상, 헬기장에 오른다. 북서쪽으로 태기산(1,261m), 서쪽으로 청태산(1,200m)과 대미산(1,232m), 남서쪽으로 백덕산(1,350m) 그리고 동쪽으로 잠두산(1,243m)과 백석산(1,365m) 등이 조망된다는 정상에 오르지만, 주위의 무성한 나무들에 가려 웅장한 산줄기들을 볼 수가 없어 유감이다. 나무들의 방해를 받지 않는 겨울에 다시 한 번 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삼거리 이정표

정상석

삼각점

 

헬기장에는 벤치도 두어 개 놓여있지만 햇볕이 따갑다. 12시 40분, 정상을 조금 내려선 길섶에 자리를 잡고 앉아, 차게 해온 맥주로 갈증과 더위를 쫓고, 산악회에서 준 떡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이어 1시 5분, 산행을 속개하고, 3분 후, 삼거리에 이르러 왼쪽 길로 내려선다. 울창한 참나무 숲 사이로 아름다운 길이 이어진다.

아름다운 하산길

 

1시 17분, 밧줄을 잡고 왕관바위로 오른다. 바위가 삐죽삐죽 솟아 있어 왕관 바위인 모양이다. 모처럼 시야가 트여 주위를 조망한다. 남쪽으로 금당산을 가까이 돌아보고, 북서쪽으로 멀리 태기산, 240도 방향으로 대미산, 그리고 동쪽으로 잠두산과 백석산을 본다.

왕관바위에 늘어진 로프

왕관바위

금당산
 

340도 방향의 가까운 능선

북동방향의 조망

대미산 방향의 조망

멀리 태기산 방향의 조망

동쪽 조망

 

왕관바위에서 10여분 동안 탁 트인 조망을 즐긴 후, 다시 밧줄에 매달려 능선으로 되돌아와 하산을 계속한다. 1시 36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왼쪽 금당동으로 내려선다. 이정표는 금당동까지의 거리가 2.4Km라고 알려준다. 가파르고 미끄러운 돌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물기를 머금은 바위에 미끄러져 한차례 엉덩방아를 찧는다.

왕관바위 하강

금당동 갈림길 이정표

 

2시 경, 물소리가 요란한 금당골로 내려서고, 2시 22분, 금당동 0.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펜션들 사이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리다. 뒤돌아 지나온 산줄기를 카메라에 담는다. 2시 33분, 등매교를 건너고, 다리 아래에 정차해 있는 버스에 도착하여, 배낭을 내려놓고, 개울가로 향한다.

금당골

뒤돌아 본 지나온 길

다리를 건너고

개울에서 땀을 씻는 대원

 

개울에서 시원하게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뒤풀이 장으로 끼어들어 시원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식사를 한다. 모든 대원들이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3시 25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1.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