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철쭉단지

사자산


2009년 2월 15일(일).

송암산악회의 호남정맥 12구간 당일산행에 따라 나선다. 오늘코스는 『시목재(220m)-작은산(685m)-제암산(807m)-곰재(510m)-곰재산(614m)-사자산(666m)-561.7m봉-골치(450m)-용추마을』로 마루금 도상거리 약10,2Km, 날머리 약 1.4Km 합계 11.6Km다. 산악회에서는 교통의 편의, 사자산 두봉 산행의 제한 등을 염두에 두고 역코스를 취한다.


오랜 가뭄 끝에 지난 이틀 동안 단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마저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한낮에도 영하권을 맴돈다. 잔뜩 흐린 날씨에 때때로 안개가 자욱하게 끼고, 눈발이 날린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다.


제암산, 사자산 등 명산 덕에, 버스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성황이다. 코스를 설명하는 등반대장은 제암산으로 이어지는 암릉길에서 서둘지 말 것, 임금바위에서의 전망이 좋으니, 다소 껄끄러운 암벽을 올라야하지만, 바위를 무서워하지 않으면 한번 올라가 보라고 권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욕심을 내는 사자산의 두봉 왕복은 2시 30분 이전에 사자산에 도착한 선두그룹에만 허용한다고 선을 긋는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47) 시목치 도착-(11:49) 산행시작-(11:55) 이정표<감나무재 700m>-(12:07~12:08) 소공원-(12:16) 송전탑 봉-(12:27) 망바위-(12:38) 김재종 서기관 신위-(12:42) 이정표<관광농원 갈림길>-(12:51~12:52) 682m봉-(12:53) 헬기장-(13:14) 권중웅 불망비-(13:30) 이정표<임금바위 0.6Km>-(13:41) 임금바위 아래-(13:42) 구멍바위-(13:43~13:45) 휴식-(13:46) 정상석-(13:52) 상동갈림길-(13:53) 헬기장-(13:56~14:06) 간식-(14:08) 형제바위 갈림길-(14:26) 곰재-(14:42) 만경굴 갈림길-(14:46) 헬기장-(14:50) 곰재산-(14;57) 큰 바위 왼쪽 우회-(15:02) 간재-(15:23~15~24) 사자산-(15:29) 이정표<골치산 3.5Km>-(15:38) 갈림길, 좌-(15:42) 휴양림 갈림길, 직진-(15:49) 갈림길, 좌-(16:12) 561.7m봉, 우-(16:13) 등산안내도-(16:18) 갈림길, 좌-(16:28) 골치 4거리-(16:49) 용추마을』간식 외 12분포함, 총 5시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버스는 먼 길을 달려내려, 11시 47분, 시목치(감낭재-감나무재)에 도착하여, 이정표가 보이는 산행들머리에 대원들을 내려준다. 차에서 내린 대원들은 우선 급한 용무부터 해결한 후, 이정표 앞에 모두 모여 단체사진을 찍는다. 생각보다 춥지는 않지만, 바람이 강하다.

시목재

강남재 이정표


낙엽송 조림지 사이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대원들이 줄을 지어 오른다. 제암산의 고도가 705m, 시목치는 220m이다. 약 500m의 고도차가 나지만 초입이라 그런지 경사가 심하지 않아 다행이다. 11시 55분, '감나무재 700m'라고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 억새와 철쭉이 무성한 민둥산을 오른다. 가파른 곳에는 통나무계단을 만들어 등산로를 정비해 놓았다.

산행시작

정비된 등산로


제암산 등산로주변의 나무와 철쭉은 장동면 면민들의 헌수금으로 식재한 것이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철쭉이 피는 이 땅에 아름다운 철쭉단지를 만들어 5월이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리는 명소로 개발한 이곳 사람들의 애향심을 소개하는 안내문이다.

안내문


"이 땅에 철쭉꽃이 맨 먼저 상륙하는 남도 끝자락의 바닷가.... 바로 전남 장흥군과 보성군의 경계에 솟아있는 제암산(807m)이다. 산허리가 철쭉으로 활활 불타오른다. 전남 장흥군에 위치한 남도 제일의 철쭉꽃 밭.... 제암산과 사자산 (666m) 사이에 있는 곰재산이 그 유명한 철쭉군락지다. 수 만평의 너른 땅이 온통 철쭉으로 뒤덮여 있어 장관을 이룬다." (펌-한국의 산천)


12시 7분, 정자, 쉼터, 그리고 이정표가 있는 소공원에 오른다. 이정표는 제암산까지의 거리가 3.2km라고 알려준다. 능선을 따라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반산리 너른 들이 내려다보인다. 12시 11분,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약 5분 동안을 힘겹게 오르니 송전탑이 있는 고도 약 420m의 봉이다.

소공원

송전탑이 있는 봉우리


잠시 완만하게 이어지던 능선길이 다시 가팔라지며 눈앞에 전망바위가 우뚝하다. 개념도에 표시된 망바위인 모양이다. 12시 27분 망바위에 서서 300도 방향으로 정맥능선을, 그리고 북쪽으로 지나온 능선과 반산리를 굽어본다. 이어 암릉길을 지나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자, 682m봉이 커다랗게 막아선다.

망바위

만년리와 정맥능선

지나온 능선과 반산리

682m봉


능선 안부에 내려섰다 682m봉을 가파르게 오른다. 산죽 밭을 지나고 암릉길을 걷는다. 왼쪽으로 682m봉에서 북동쪽으로 분기되어 장흥군 반산리와 보성군 강산리를 갈라놓은 능선이 날카롭게 흐르고 있다. 등산로 오른쪽 길가에 '김재종 서기관의 신위'가 보인다. 부근에는 사고가 날 정도로 위험한 곳이 없는데 이상하다. 게다가 서기관이면 차관급에 해당하는 고위 공무원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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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산리와 강산리를 가르는 능선

김재종 서기관 신위


12시 42분, 이정표가 있는 관광농원 갈림길을 지난다. 이제 682m봉이 지척이다. 빽빽한 철쭉능선 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막길을 오르며 오른쪽으로 제암산을 바라본다. 12시 51분, 이정표가 있는 682m봉에 올라, 제암산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보성군 강산리의 너른 들을 굽어본다. 682m봉을 주민들은 작은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이정표의 현 위치표기는 큰산으로 되어있다. 헷갈린다.

이정표 

보성군 강산리


12시 53분, 헬기장을 지나고, 암릉길을 걸으며 제왕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멋진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암릉길이 좁아지고 칼날능선으로 변한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 몸의 균형을 잡기가 어렵다. 좁은 암릉을 네 발로 기며, 권중옹 불망비, 지나온 능선, 그리고 사자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제왕산 가는 길

불망비

뒤돌아 본 682m봉


 

사자산


암릉길을 지나 철쭉능선을 걸으며 임금바위를 가까이 본다. 바람이 좀 자저 드는가 싶더니, 안개가 내려. 조금 전 까지 멀쩡하게 보이던 임금바위를 삼켜 버린다. 요상한 날씨다. 1시 30분, 임금바위 0.6Km를 알리는 이정표 앞에 선다.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우쭐우쭐 임금바위를 향해 솟아있다.

임금바위

안개가 임금바위를 삼키고

선바위와 투구바위

 

제암산 정상-오른쪽이 임금바위


"제암산(帝岩山) 정상의 바위를 향하여 주변의 여러 바위와 봉우리들이 임금에게 공손히 절을 하고 있는 형상이어서 임금바위(제암)이라고 부르고, 아울러 이산을 제암산이라 한다고 전해진다."(펌-한국의 산하)


다시 바람이 거세지며 안개가 흩어지고 제암산의 암봉들이 홀연히 모습을 보인다. 이정표가 있는 임금바위 아래에 선다. 올려다 보이는 직벽은 암벽등반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은 오르기가 어렵겠다. 날씨라도 좋다면 찬찬이 오르는 길을 찾아보겠는데, 짙은 안개와 거센 바람 때문에 오르기를 포기하고, 건너편 바위에서 임금바위 정상을 우러러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아쉽다.

제암산 정상의 바위들

가까이 본 임금바위

임금바위 아래 이정표

건너편 바위에서 본 임금바위


"수 십 명이 한자리에 앉을 수 있는 임금바위에 서면 호남의 5대 명산 중 의 하나인 천관산, 호남의 금강으로 불리는 월출산, 광주의 진산인 무등산 그리고 바다 건너 고흥반도의 팔영산이 시야에 들어온다."(펌-한국의 산하)


아쉬움을 안고 암릉길을 내려선다. 오른쪽에 뻥 뚫린 바위구멍이 보인다. 임금바위에서 내려서서 통과하는 곳이라고 한다. 암릉길을 내려서서 바람을 피해 바위를 등지고 앉아 어한주 겸 정상주를 마신 후, 손이 시려 장갑을 꺼내 끼고 출발한다. 다시 안개가 짙어진다. 안개에 가린 임금바위를 뒤돌아보고, 1시 46분, 길가 바위 위에 세워 놓은 제암산 정상석을 지난다.

구멍바위

제암산 정상석


1시 52분, 이정표가 있는 상동갈림길을 거쳐, 안개가 짙은 억새밭 길을 걷고, 이어 헬기장을 지난다. 1시 56분, 길가에 모여 식사를 하던 대원들이 함께 식사를 하자고 부른다. 5시 30분에 새벽밥을 먹고, 10시경, 버스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은 터라, 떡 몇 조각에, 어한 주 두어 모금을 마시고 먼저 일어선다.

안개 낀 억새밭


2시 8분, 돌탑과 이정표가 있는 형제바위 갈림길에서 곰재산과 사자산을 바라보고 평탄한 능선길을 걸으며 오른쪽에 기암을 본다. 2시 26분, 이정표와 제암산 철쭉군락지 안내판이 있는 곰재를 지나고, 이어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며 뒤돌아 제암산과 지나온 능선을 바라본다. 바람은 여전하나 제암산을 지날 때 짙게 드리웠던 안개는 말끔히 걷혔다.

곰재산과 사자산

기암

곰재

뒤돌아 본 제암산과 지나온 길


2시 50분, 정상석, 돌탑, 그리고 이정표가 있는 곰재산에 오른다, 사방이 온통 억새와 철쪽이다. 가깝게 보이는 사자산으로 향한다. 2시 57분,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3시 2분, 간재에 내려선다. 이정표, 철쭉단지안내판, 등산안내 등이 보인다. 사자산 가파른 오름길을 오른다. 전망바위에서서 뒤돌아 제암산과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고, 그리고 북동방향으로 담안제와 대산리를 굽어본다.

곰재산

곰재산에서 본 사자산

우회한 바위

간재 이정표

철쭉군락지 안내판

제암산과 지나온 능선

담안제와 대산리


이제 사자산 정상이 코앞이다. 3시 23분, 이정표와 정산석이 있는 사자산에 올라 오른쪽의 두봉을 바라본다. 산악회에서 두봉을 다녀와도 좋다고 허용한 시간인 2시 30분은 이미 1시간 가까이 지난 시각이다. 거센 바람 속에서 정상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암릉길을 따라 사자산을 내려선다.

사자산 정상

이정표

정상석

사자산과 두봉


좁은 암릉길이 이어진다. 3시 29분, 골치산 3.5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마루금은 암릉길을 버리고 왼쪽 로프가 걸린 내리막길로 떨어진다. 바위 사이로 이어지는 급경사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3시 42분, 이정표가 있는 휴양림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봉우리 하나를 넘고, 3시 49분, 봉우리를 눈앞에 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좁은 암릉길

이정표


3시 51분, 640m봉을 오른쪽 사면으로 우회하고, 4시 12분, 561.7m 분기봉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골치 1Km를 알리는 등산안내도를 지나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며, 정면에 보이는 부드러운 일림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왼쪽 낙엽송 숲길을 따라 용추골로 탈출하는 대원들이 보인다. 4시 28분, 골치 4거리를 지나고, 4시 49분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도착한다.

등산 안내도

일림산

골치 4거리


산악회가 제공하는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김치찌개에 밥을 말아 시장기를 달랜다. 이윽고 두봉을 다녀온 대원들도 모두 도착하자, 버스는 5시 20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2. 17.)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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