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주 1회, 백두대간 산행을 하다보니, 이제는 주 1회 산행이 습관이 되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산행에 참여하지 못했을 때는 생활의 리듬이 깨진 듯, 몸도 마음도 개운치가 못하다. 그래서 대간이 끝날 무렵이면 다음 산행지를 고민하게 되나보다. 전형적인 대간병 증세다.

이러한 대간병 환자들을 위해, 산악회는 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 산행을 기획하고. 월 2회, 둘째  넷째 토요일을 산행일로 정한다. 나머지 2주는 대간 땜방 산행을 하거나. 옛 대원들과 반갑게 만날 시간을 주려는 배려인 듯 싶다. 첫 산행일은 4월 23일(토)이다.

 

금남호남정맥는 금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이다. 백두대간 13 정맥 중에 하나로, 장수 영취산에서 분기되어, 장안산, 팔공산, 마이산을 지나 완주 주화산까지 이른다. 도상거리 약 77Km, 이를 6구간으로 나누어 산행을 하게되니, 한 구간의 평균 거리는 약 13Km로 비교적 여유 있는 산행을 줄길 수 있는 코스이다. 이 금남호남정맥이 북으로 이어지면 금남정맥(錦南正脈), 남으로 연결된 것이 호남정맥(湖南正脈)이다.

<밀목재의 금남호남정맥 해설판>

2004. 4. 23(토)
6시 30분 대문을 나서니 아침 공기가 상큼하다. 어제까지 황사(黃砂)에 시달리던 서울도 한밤을 지나면서 상큼한 봄날로 뒤돌아왔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기온, 날씨는 쾌청하다. 양재 서초구청 시민회관 앞에는 산악회 버스를 기다리는 산꾼들로 북적인다. 3차대 대원들을 만나 서로 반가워한다. 뜻밖에 대학 동기를 만난다. 이 친구는 백두대간 길을 2번이나 걷고, 100대 명산을 오른 베테랑이다. 별명은 관록에 걸맞게 深山이다.

 

7시 20분 경 산악회 버스가 도착하자 많은 낮선 산꾼들이 버스로 몰린다. 버스에 오르니 좌석이 모자랄 정도다. 족히 40명은 넘는 인원이다. 백두대간 1차대, 2차대, 3차대 대원들과 일반대원들이 함께 모인 혼성팀이다. 혼성팀의 첫날 산행이라 시간을 못 지키는 대원이 생기나보다. 버스는 7시 47분까지 기다려 대원을 태우고,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한다.

 

톨게이트를 지나, 수원 근방에서 2차대 회장이 승차를 하니, 산악회 역대 대간 팀의 저명 인사들이 모두 모인 셈이다, 3차대 회장은 불가피한 일로 결간 했지만, 1차대 회장, 2차대 회장이 모두 참여를 했고, 그 동안 개별적으로 팀을 만들어, 정맥, 기맥 산행을 해온, 고래 님, 놋지맨 님 등도 격려 차 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룬다. 3차 대원들은 12명이나 참여한다.

 

버스가 대전에 가까워지자, 차창으로 보이는 산과 들이 이제까지와는 달리, 점차 녹색이 짙어지기 시작한다. 이제까지 지나온 산과 들은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이 지천으로 피어, 서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지만, 헐벗은 나뭇가지들은 아직도 회색 빛이었다. 하지만 대전을 지나면서 는 이미 신록의 계절이다.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30분간 정차한 버스는 다시 출발하여, 장수 인테체인지에서 내려서서, 장수를 거쳐, 무령고개로 향한다. 논개 생가를 지나고, 버스는 743번 지방도로로 진입하여 어린 벚나무 터널을 지난다. 벚꽃들이 만개하여, 하얀 꽃 터널을 이루자 여자대원들이 탄성을 지른다. 굽이굽이 감돌아 오르는 오르막길을 버스는 힘겹게 오른다. 대곡호(大谷湖)가 차창 밖으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호숫가에는 벚꽃, 개나리, 진달래가 한창이다. 버스 안에서는 또 다시 탄성이 터진다.

<743지방도로변의 벚꽃- 대원사진>

<화사하게 만개한 벚꽃- 대원사진>


 

11시 17분 버스는 무령고개 주차장에 도착한다. 단체 사진을 찍고, 11시 20분 산행을 시작한다. 영취산으로 오르려하자, 3차 대원 대부분이, 이미 2차례나 영취산에 올랐다고 바로 장안산으로 오른다. 동무 따라 강남 간다는데... 순순히 발걸음을 돌려 대원들을 따라 다시 도로로 내려서서 오른쪽 사면으로 오른다.

<정맥 대장정 단체사진- 대원사진>

오늘의 주요구간 별 산행시간은 아래와 같다.
(11:20) 무령고개 출발-(11:30) 괴목마을 갈림길-(11:47) 샘터 이정표-(11;55) 하봉-(12:19) 장안산정상-(12;28) 암릉지대 도착-(12;45)이정표<장안산 1.1K>-(12:51)이정표<장안산1.4K>-(13:00) 중식-(13:20) 중식후 출발-(13:52) 955m봉-(14:02) 947.9m봉-(14:07)이정표<장안산4.6K>-(15:15) 960m봉-(15:34) 벌목재

<오늘의 산행코스>

마루금 도상거리 약 12.3Km를 3시간 54분에 걷고, 중식 20분을 포함하여, 총 4시간 14분이 소요된 짧은 산행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마루금을 걸으면서 명산(名山)의 봄을 만끽한 산행이었다.

 

무령고개 오른 쪽 절개지를 오르니 등산로는 울창한 송림으로 이어진다. 소나무 향기와 송진 냄새가 향긋하다. 반대쪽 영취산으로 오르는 잡목과 산죽길. 먼지가 풀풀 나던 등산로와는 딴판으로 아름다운 길이다. 송림이 끊기고, 잡목지대가 이어진다. 잡목사이로 연분홍 진달래꽃이 화사하다. 숲 전체가 환해지는 느낌이다. 괴목마을 갈림길 이정표를 지난다. <장안산 2.5K, 무령고개 0.5K, 괴목마을 4.0K> 잡목과 키 작은 산죽 사이를 오르니, 북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장안리가 내려다보이고, 백남제 저수지가 햇볕에 반짝인다.

<괴목마을 이정표>

<장안리 백남제 저수지>

키를 넘는 산죽길을 통과하니 이번에는 왼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백운산이 커다랗게 누워있다. 샘터를 알리는 이정표를<샘터20m, 무령고개 1.5K, 장안산 !.5K>지나, 억새가 우거진 하봉에 오른다. 전망이 좋다. 정면 억새 밭 너머로 장안산이 보인다. 왼쪽으로는 멀리 지리산의 천왕봉과 중봉, 그리고 주능선이 뚜렷이 보인다. 이를 배경으로 함께 모여 사진을 찍는다. 백운산이 더욱 가까이 보인다.

<키큰 산죽밭길>

<가까이 보이는 백운산>

<하봉에서 본 장안산>

<멀리 보이는 지리산 능선>

억새 밭을 헤치고 장안산으로 향하는 대원들의 모습이 그림 같다. 탁 트인 억새 밭은 내리막 사면을 덮으며 이어지더니 나지막한 안부에서 산죽에게 자리를 내준다. 등산로는 잡목이 우거진 급경사로 이어지고, 장안산 정상에 이른다.

<장안산으로 오르는 대원들>

<뒤돌아 본 하봉>


 

장안산 정상은 비교적 넓은 공지다. 무령고개와 범연동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고, 커다란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는다. 북쪽 방향의 조망이 확 트였다. 장안리가 내려다보이고, 북동쪽으로 멀리 덕유산 흐름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석>

오른쪽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암릉길이 나타나고 로프가 걸려있다. 이어서 급경사 하강 길은 통나무 계단으로 이어진다. 안부에 이르니, 산죽 사이로 길이 이어진다. 장안리 지보 갈림길 이정표를 지난다. <장안산 1.1K, 장안리지보1.6K> 잡목 사이로 연분홍 진달래가 화사한 곳에 벌목재까지 7.3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암릉길>

<통나무 계단길>

<밀목재 7.3Km를 알리는 이정표>


 

연분홍 진달래꽃은 순박하고 포근하여, 다정한 누님 같은 느낌을 주는 꽃이다. 또 두견의 한 맺힌 절규로, 흘려진 피가 꽃이 된 것이라는 설(說)처럼, 선홍색의 꽃 색은 애처로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소월의 진달래가 우리 정서 속의 진달래를 잘 표현하고, 미당은 귀촉도에서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리" 라는 표현으로 서역에 대응하는 공간 요소와 이별의 절절함을 함께 표현하는 등, 시인들의 사랑을 받아 온 꽃이기도 하다. 이런 진달래가 곳곳에서 얼굴을 내 밀어. 대간길을 꽃길로 만들고 있다.

<다정한 누님 같기도하고, 수줍은 새아씨같기도한 진달래 꽃>

 

955m봉을 향하는데 벌써 1시다. 점심을 먹기로 하고, 등산로를 벗어나, 햇볕이 잘 드는 낙엽 위에 3차대 대원들이 모여 앉는다. 우정 님이 울릉도에서 가져온 명이나물과 더덕무침이 단연 인기다. 1시 20분 경 식사를 서둘러 마친 여자대원들이 먼저 출발하고, 뒤로 쳐진 나는 천천히 이들을 따라 955m봉으로 향한다.

 

길이 가팔라지고, 진달래가 활짝 핀 사이로 어지럽게 산행리본이 걸린 955m봉에 올라, 장안산에서 부터 지나온 능선을 나뭇가지 사이로 돌이켜 본다. 울퉁불퉁 험한 능선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10여분 지나 947.9m봉에 오른다. 947.9m봉 정상은 좁은 공간으로 달랑 삼각점 하나가 박혀있을 뿐이다. <함양 810, 1988년 제설>

<955m봉>

<뒤돌아 본 장안산>

947.9m봉을 내려서 안부에 이르니 이정표가 서 있고, <장안산 정상 4.6K, 밀목재 4.7K>, 길은 크게 왼쪽으로 굽어, 남으로 향한다. 호젓한 오솔길이다. 오른 쪽으로 동촌리가 내려다보이고, 잡목 사이로 진달래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유달리 선홍색을 띤 진달래가 눈길을 끈다. 지나온 955m봉을 나뭇가지 사이로 당겨 잡아 카메라에 담는다.

<밀목재 4.7Km를 알리는 이정표>

<나뭇가지 사이로 되돌아 본 955m봉>

네모 진 조그만 바위를 지난다. 주위에는 잡목들을 벌목하여, 몸뚱이는 가져가고, 나머지 잔가지들은 어지럽게 버려 놨다. 잘못하여 화재가 나면 이것들이 불 쏘시게 가 되어 산불이 커진다. 강원도에 자주 산불이 나고, 산불이 났다하면 커지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가 이처럼 벌목한 나무들의 잔가지들을 방기(放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른쪽으로 동촌리가 더욱 가까이 그림처럼 누워 있다. 앞섰던 3차 대원 일부가 이 근방에서 늦은 식사를 한 모양이다. 함께 어울려 간식을 먹고, 기념 사진을 찍는다. 深山을 선두로 늙은이들이 먼저 출발한다. 소나무 숲을 지나는 등산로는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오른 쪽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시원하게 땀을 식혀준다. 묘 1기가 나타나고, 길은 다시 오른 쪽으로 떨어진다.

<가까이 보이는 동촌리>

<숲속에서 기념사진>

<송림으로 이어지는 오솔길>

안부를 지나 잡목이 빽빽이 들어찬 오름길을 올라 960m봉에 선다. 좁은 정상에는 삼각점이 박혀 있고, 전망이 좋다. 남쪽으로 지리산 주능선이 보인다. 반야봉의 큰 덩치를 당겨서 카메라에 담는다. 장수 팔공산도 보이고, 저 아래로 밀목재를 지나는 도로가 보인다. 일행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하산한다. 중간 중간 통나무 계단길이 이어지는 급경사 길이 마치 신작로처럼 잘 나있다.

<장수 팔공산>

무덤 2기가 있는 곳에서 뒤돌아 960m봉을 카메라에 담고, 오른쪽으로 90도 휘어진 송림으로 내려선다, 3시 34분 밀목재 포장도로에 이른다. 밀목재에는 금남호남정맥을 설명하는 안내판과 장안산 정상까지 9.3Km라고 쓴 이정표가 서있다.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버스가 정차해 있다.
버스 쪽으로 가다보니 오른 쪽으로 샘이 보인다. 세수를 하고, 땀에 젖은 상의를 갈아입은 후 버스에 오른다.

 

매점도 없는 이곳에서 산악회에서는 오뎅을 한 양푼 가득 끓여, 대원들에게 소주 안주로 제공한다. 바람이 시원한 시멘트 바닥에 주저앉아 소주 파티가 벌어진다. 도로변 주위는 벚꽃, 진달래꽃이 만개하여 아름답고, 나뭇잎들이 파릇파릇 돋아나 신록의 푸르름이 싱그럽다. 영취산에 올랐던 대원들이 도착하여, 소주파티는 계속되고, 산악회가 준비한 소주가 바닥이 나고서야 버스에 올라, 4시 55분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밀목재 도로변의 진달래>

<밀목재 도로변의 벚꽃과 신록>

버스는 742번 지방도로를 따라 장수로 내려선다. 도로 양쪽에는 어린 벚나무들이 하얀 꽃을 활짝 피우고 도열해 있다.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선 버스는 버스전용차선을 거침없이 달린다. 7시 10분 경, 천안을 지난다. 이때부터 7시 40분 경까지 해 떨어진 서쪽 하늘을 하염없이 내다본다. 해진 후의 서쪽 풍광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버스는 8시 20분 경 서울에 도착한다.


(2005. 4. 24.)

[우정 / 2005-04-26,10:24:18]

3차대간이 끝난지 한달여만에, 첫번째 정맥길에서 만나는대원들의

모습은 마치 초등학교 동창생이라도 만나는 기분이었습니다.


낯선얼굴도 있었지만, 그래서 뭔가 새로운 시작이 더욱 느껴지는

그런 산행이었습니다.

대부분 백두대간을 한번쯤은 완주한, 고수?들이

새로운 먹이?를 찿아 나선 정맥길이다 보니,한결 느긋한 분위기가

여유로웠던 하루였고요.

정말 봄날의 energy가 충만한 산행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한달에 두번 있을 정맥길과 더불어

우림님의 명작후기가 기다려집니다. [삭제]

2 [우림 / 2005-04-29,09:47:13]

우정 님은 여전히 부지런하시군요.

모처럼 많은 대원들을 한 달만에 만나니 얼마나 반갑던지....

그래요, 초등학교 동창생 모임 같았죠.

이제 매 주는 못 만나도, 격주로 만날 수 있으니, 무척 다행이지요.

하지만 매주 만날 수 있는 껀도 만들어야지요.

이번 주말은 방태산 갑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를....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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